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385
00385 평원 공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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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준비됐나?”
진유하의 일군이 평원에서 나온 적들을 유인하는 사이 근처의 숲에 숨어 있던 방통은 가볍게 손을 들었다.
그의 신호를 본 장합은 고개를 끄덕인 후 조순을 보았다.
호표기 천, 그리고 청주의 정예병 삼천.
고작해야 사천에 불과히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평원을 공략할 수 있었다.
“충차의 준비는 됐겠지?”
“예.”
“좋아. 자네는 위치에 있다가 시간에 맞춰서 잘 움직이도록 하게.”
조순에게 몇가지를 당부한 장합은 그가 떠나가자 방통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의 준비도 모두 끝났다.
“그럼 가자.”
말에 오른 장합은 고삐를 잡았다.
평원 공략을 위한 정란이나 다른 공성도구는 많이 준비할 수 없었다.
충차가 두대, 그리고 사다리 몇개가 전부다.
하지만 이정도면 충분했다.
이번 전투는 속도가 중요하다.
“출발.”
병사들이 말에 오르고 전투 준비를 마치자 방통은 차분히 말했다.
지금 평원에 남아 있는 이는 원희와 병사들 사천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그렇다면.
“작전대로 가자고.”
“알겠습니다.”
“부탁하네.”
“맡겨주십시요.”
방통과 장합이 일대, 그리고 조순이 이대를 이끈다.
아무리 원희만이 성을 지킨다고 하더라도 평원 역시 성은 성이다.
공성도구로 고작해야 충차만 가지고 간다고 해서 쉽게 뚫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작전을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았기에 사전에 작전을 모의했었던 그들은 적들을 유인하던 진유하의 군이 다시 적들과 싸우기 시작하자 바로 움직였다.
“가자!!”
방통의 호령과 함께 병사들이 움직인다.
숲에 숨어 있던 기병들이 평원성으로 움직이는 것을 본 적들이 당황하며 그들을 막기 위해 빠지려고 했지만 방통은 그저 웃을 뿐 이었다.
진유하의 군은 끈덕지게 그들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기세가 대단한 그들을 제대로 정리하지도 않은 채 평원성을 지키려고 되돌아가면 후미를 공격당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알고 있는 적장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순간 머뭇거렸고 그 틈을 진유하의 군은 놓치지 않았다.
“신경쓰지마!”
멀리서 싸우고 있는 아군과 적군의 움직임을 무시해야 한다.
말을 타고 달리며 방통은 강하게 외친 후 평원성을 보았다.
평원성 위에 있던 병사들은 숲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기병들을 보며 기겁하고 화살을 들었다.
“막앗!!”
기병들의 손에 들려 있는 방패가 위로 치솟았다.
순식간에 벽을 만들어버렸다.
쏟아지는 화살비를 막아내고 있음에도 아군 기병들은 전혀 다치지 않았다.
정예병들인만큼 이정도는 쉽게 막아낼 수 있는 것이다.
“충차!!”
충차를 이끌던 이들이 말에서 내려 성문 바로 앞에 자리 잡았다.
수레를 개조하여 만든 커다란 충차에 기병들이 달라붙는 것을 보며 방통은 씩 웃었다.
“궁!!”
방패를 들고 있던 병사들의 일부는 방패를 놓았다.
그리고 대신 든 것은 활과 화살.
기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확실히 좋구만.”
정예병인데다가 등자를 사용한 덕분에 말 위에서도 제대로 화살을 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단궁 정도이지만 이정도 거리라면 충분히 사거리를 잡을 수 있었다.
충차가 설치 되는 동안 성벽 위의 병사들을 향해 화살을 쏘거나 그들이 던지는 돌들을 방패로 막아내던 정예병들은 충차의 설치가 끝나는 것을 확인하고 씩 웃었다.
“뚫어!!”
쿵!
충차가 움직이며 문을 강하게 후려친다.
한번 부딪힌 것만으로 두터운 문에 금이 가는 것이 보였다.
그것을 보고 만족한 방통이 다시 한번 외치자 충차가 뒤로 빠졌다.
“기름! 조심해라!”
충차가 계속 남아 있다면 위험하다.
성문 위쪽에서 충차를 노린 기름주머니들이 떨어지는 것을 본 방통은 빠르게 외쳤다.
몇개의 기름 주머니는 방패로 막아냈지만 몇개는 충차에 닿아버렸다.
이윽고 쏘아진 불화살.
기름을 머금은 충차에 불화살이 닿으면 충차는 사용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모래를 뿌려라!”
충차에 있던 이들은 기름이 닿은 쪽에 준비한 모래를 뿌렸다.
흙먼지와 함께 고당항에서 준비한 고운 모래들은 기름을 완전히 뒤덮어 기름이 있는 부분을 가려버렸다.
이정도면 기름이 닿았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뚫어!!”
기름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이 충차는 한번 더 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그것을 확인한 방통은 강하게 외쳤고 충차는 다시 한번 평원성의 성문을 후려쳤다.
굳게 잠겨 있는 평원성의 문이 크게 흔들린다.
대충 상태를 보아하니 세번에서 네번 정도면 되겠다.
방통은 피식 웃고 고개를 들어 성문 위를 보았다.
당황한 듯한 원희가 무언가 외치고 있었다.
“사다리!!”
성벽을 기어 오르기 위한 사다리들이 준비되었다.
밧줄을 챙기고 성벽에 사다리를 걸자 성벽 위에 있던 병사들이 움직여 사다리를 타고 올라 올 적병들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것 조차도 속임수에 불과했다.
“한번 더!!”
사다리를 타고 올라 올 적들을 막기 위한 배치를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충차를 공격할 수 있는 병력은 줄어든다.
성벽 위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와 범위를 생각한다면 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법.
방통에게 속아 충차를 향한 공격을 순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었던 평원의 적병들은 이를 갈았다.
사다리를 걸고 올라오는 척 하다가 다시 충차를 움직이게 할 줄이야.
치사하기 그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은 다시 충차를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이제 네, 다섯번 정도만…”
성문은 눈에 띄게 벌어져 있었다.
성문 안쪽에서 보수를 하려는 듯 보였지만 그래봤자 몇번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그것을 본 방통은 대기하고 있던 장합에게 외쳤다.
“올라가!”
“예!”
사다리를 걸었으면 써야지.
충차를 준비시키던 방통이 신호하자 장합은 자신의 부대를 이끌고 사다리를 타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속임수라고 생각한 적병들은 사다리를 타고 오르려는 이들을 무시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속임수.
이번에는 충차가 아니었다.
“하아압!!”
적들이 충차에만 공격을 집중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약해진 공격을 막아내며 십여명의 정예병들과 함께 성벽 위로 올라간 장합은 씩 웃었다.
“아군이 올라 올 수 있게 길을 만든다!!”
“예!!”
지금은 열댓명이지만 자리를 마련하면 아군이 기어올라올 것이다.
장합과 열명 정도의 정예병들이 몰려드는 적병들을 상대하는 동안 병사들은 밧줄을 걸고 그것을 아래로 던져버렸다.
사다리와 함께 수줄의 밧줄이 길을 만든다.
그것을 잡은 이들이 기어오른다.
사다리와 밧줄을 타고 평원성으로 올라가는 이들이 늘어가자 원희는 당황했다.
무엇을 먼저 공격해야 한단 말인가.
성벽?
아니면 충차?
그 어떤 것이든 치명적인 공격일 수 밖에 없었다.
“군수님! 큰일입니다!”
여기서 더 큰일이 있을 수 있나?
원희가 당황한 사이 그에게 다가 온 부장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동, 동문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뭐!?”
적이 또 있었단 말인가?
원희는 당황했다.
지금 있는 곳은 서문 쪽이다.
정 반대편으로 언제 적이 갔단 말인가?
아니.
어쩌면 애초에 처음부터 진형을 저렇게 만들어 놓았을 수도 있었다.
모든 것이 속임수였단 말인가?
저 밖의 진유하도.
이 밑의 충차도.
저 사다리도.
동문을 공략하기 위한 미끼였단 말인가.
“젠장!”
그렇다고 이곳을 떠야하나?
하지만.
성벽 위에서는 장합이 이끄는 이들이 계속해서 성벽 위로 오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저들은 성벽 위를 장악하게 될 것이고 그리 되면 저들은 성문을 방어하는 쪽으로 올 것이다.
그렇다고 저들에게 신경을 쓰게 된다면 적의 충차는 성문을 부수게 된다.
미끼라고 하나 저들의 공격은 하나 하나가 평원을 뚤을 수 있는 치명적인 것들이다.
그리고 이렇게 망설이며 시간을 때우게 된다면 동문이 뚫릴 것이다.
“젠장…!!”
진유하의 도발에 넘어가지만 않았어도 동문을 방어할 수 있었을 텐데.
치고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 쉽지 않았던 원희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고민했다.
“동문으로 가겠다!”
“하지만…!”
“닥쳐! 동문마저 뚫리게 둘 수는 없다! 지원이 올 것이니 잘 막고 있어!
원희의 말에 그의 부장은 무겁게 고개를 떨궜다.
“호오.”
적들의 방어가 약해졌다.
성벽 위를 공격하던 장합이 신호를 보내자 방통은 피식 웃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 아무것도 아니야.”
원희가 사라졌다.
그가 간 곳은 조순과 호표기가 공격하고 있는 동문이 아닐 것이다.
‘소영을 만나러 갔겠지.’
소영을 데리고 평원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이제 평원성은 거의 끝났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도망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법.
소영을 데리고 탈출하여 후일을 도모하려 할 것이다.
“어차피 잡을 생각도 없었고…”
비록 등신같기는 하지만 원희는 원소의 자식이었고 지금 한참 상승세인 원담과 대항하는 이였다.
그를 잡을 수 있다면 아군의 사기를 올릴 수 있겠지만 자연스레 원소군 내에서 원희를 지지하는 이들은 지금 상승세인 원담을 지지하게 될 것이고 그리 된다면 후계자 구도가 더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그것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좀 더 싸워줘야지.’
전풍이 자신에게 밀려서 북방으로 이주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병력을 잃었다고?
글쎄.
과연 그럴까?
전풍 정도 되는 사람이 그 많은 병력을 한번에 잃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다.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서 숨겨놨겠지. 문제는 어디에 숨겨놨느냔데…’
전풍이 준 병력을 데리고 있는 이가 누구일까.
아직까지는 이렇다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지금 알 필요도 없고 말야!!”
지금은 평원을 치는데 집중하자.
원희가 도망간다고?
놔주지. 뭐.
무럭무럭 자라서 원담을 견제할 수 있는 이가 되어주렴.
방통은 새끼 물고기를 방생한다 생각하면서 여유있는 표정으로 외쳤다.
“뚫어!!”
충차가 부딪힌다.
그와 동시에 한계에 도달해 있던 성문이 부숴지며 충차에 적병들이 깔리고 죽어나간다.
열려버린 성문.
그것을 본 아군 정예병들이 평원 성으로 들어가 도륙을 시작하는 것을 본 방통은 성벽 위의 장합에게 외쳤다.
“내려와서 합류해!!”
성문이 뚫리고 물밀듯이 적병들이 들어오는 것을 본 원소군 병사들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무기를 떨어트렸다.
부장들은 어떻게든 병사들을 독려하며 다시 싸우게 하려고 했지만 이미 패색은 짙었다.
적들이 성 내부로 들어와 아군을 공격하는 것이 보이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나.
거기에.
“항복해라! 항복한 자는 죽이지 않겠다! 우리는 황제 폐하를 모시는 조공의 군대!! 역적은 원소와 원소를 따르는 그 일가들 뿐! 병사들에게 죄를 묻지 않겠다! 항복해라!! 항복한 자는 죽이지 않겠다!!”
성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 온 방통의 외침.
그것은 전의를 잃어버린 병사들이 더욱 전의를 잃어버리게 하는 외침이었다.
“아…아아…”
신나하며 성벽에 걸려 있는 원소군의 깃발을 불태우는 적병이 보인다.
그리고 세워지기 시작한 조가의 푸른색 깃발.
그것을 본 원희의 부장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고 그에게 다가간 장합은 검을 들었다.
“잘 싸웠다.”
장합의 검이 내려쳐지고.
전투는 끝났다.
평원성은 함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