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mythical shepherd slave RAW novel - Chapter 491
“젠장···!!”
갑자기 적들의 탄환이 그의 유일한 약점을 향해 집중되기 시작한다. 당황한 그의 발걸음이 꼬이자 화살 하나가 곧장 그를 향해 쏘아지고···
-피슉.
“커, 커흑···.”
오디세우스가 어깨로 그를 막아낸다.
“오디세우스 님!!!!”
“닥치고 계속 싸우기나 해!! 그 편이 모두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지니까!!”
아킬레우스는 오디세우스의 말에 소리지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빌어먹게도 맞는 말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언제나 맞는 말만 늘어놓았다. 내 말만 따르면, 우리는 이길 것이다.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그의 말만 들으면 아킬레우스는 살아남을 수 있었고,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킬레우스는 문득, 아주 잠시 멈춰서며 주위를 둘러본다.
인간과 괴물의 시체로만 언덕이 십수 개씩이나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적들은 지평선을 까맣게 메우며 몰려들고 있었다. 우리가 얼마나 죽였을까? 수백? 수천? 어쩌면··· 수만?
이아손과 아르고 호의 영웅들이, 아우톨리코스가 힘써 싸워준다 하더라도 무한한 적들보다 더 강할 수는 없었다. 무한 앞에 선 유한은 언제나 무의미했다.
“···.”
끝장이다.
오디세우스가 진작에 느낀 사실을 뒤늦게나마 아킬레우스는 깨달았다. 허탈감이 밀려온다. 잠들지도, 먹지도 못한 채 수도 없이 죽인 결과가 고작 이거라니···.
파멸이라니···.
그 순간 누군가의 칼날이 그의 허벅지를 스친다. 스치면서, 아킬레우스는 그것이 어디로 향할지 깨닫는다.
그의 유일한 약점.
그를 죽일 곳으로.
반쯤 피투성이가 되어 있던 파트로클로스가 그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다가온다. 그 때문에 대열이 무너지며 헥토르가 누군가 던진 투창에 어깨를 맞고 쓰러진다.
끝이다.
이제는.
아킬레우스는 눈을 감았고.
한참 지난 뒤···
눈을 떴다.
“···어?”
그러자 아무것도 없었다.
시체로 쌓은 언덕도.
무한히 몰려오는 적도.
파트로클로스가 달려와 그를 끌어안는다. 울먹이며, 아킬레우스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한다.
“끄, 끄, 끝났어···! 끝났다고!”
정말로···
끝이다.
***
트로이아 시민들 중 3할쯤 되는 이들이 이제 알렉산드로스의 신도였다. 그의 기적을 가장 가까이서 목도한 이들인 만큼 그들은 누구보다도 신실했다.
재구름이 다가오자 그들은 자기들 스스로도 이유를 모르면서 가장 넓은 광장에 장작을 쌓아올리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그곳에 둘러앉아 기도를 올렸다.
직접 부상자들을 살피고 물자의 이동을 살피던 프리아모스가 당황하여 그들을 말리려 했지만, 신도들의 망설임 없는 행동을 보고서는 조용히 비켜설 뿐이었다.
아니, 오히려 그도 왠지 모를 확신에 잠겨 그들의 공사를 감독했다.
곧 불이 올라오고.
그 속에서 망치를 든 남자의 형상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재구름이 물러나고 눈들이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며.
프리아모스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입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찬 공기를 많이 마셔서 그런가?
···아니다.
그냥, 때가 된 것일 뿐이리.
초탈한 표정으로 웃으며 프리아모스는 그렇게 조용히 자리에 쓰러졌다.
경악한 시종들이 기절한 그를 급히 궁전으로 옮겼지만 프리아모스의 미소는 풀리지 않았다.
도시는 살아남았다.
···내 아들들이, 성공했다.
***
“···카산드라 님?”
“···.”
“···카산드라 님? 정신이 드십니까?”
“아··· 여기가, 어, 어디···”
카산드라는 몸을 일으키며 오소르콘의 물음에 답했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수많은 이들이 그녀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마치 이 도시의 시민 전부가 이 광장에 모여 있는 것처럼.
그리고 그녀의 발밑에는 타들어가는 장작이 보였다.
카산드라는 자신이 파리스를 도우러 가기 전에 어떤 명령을 내려놓으라 했었는지 기억해냈다. 사람들을 모으고, 장작을 모아 불에 사르며 기도를 올리라 했었다.
정신을 되찾은 카산드라는 그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불꽃으로부터 걸어나온다. 뒤돌아보자 불꽃으로 된 파리스의 형상이 그녀를 보고 가볍게 웃었다.
[잘 했어, 내 동생.]“오라···버니···?”
[내 무녀로서 첫 예언을 펼쳐봐야지. 이야기해봐. 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화륵.
그리고 거짓말처럼 불꽃은 사그라들었다. 이곳에 모인 안탄드로스의 시민들 역시 방금의 대화를 들었다.
수만 명이, 그녀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그녀의 ‘예언’을 무시하고, 잊어버리고, 웃어넘기려 하는 게 아니라.
“···아.”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으로 어떤 말귀들이 스며들어온다. 더 이상 그 내용들을 이전처럼 억지로 토해내거나 참아내려 애쓸 이유가 없었다.
그 목소리는 자신의 것이기도 했으니까.
[···신탁을 내리겠다.]카산드라는 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했었다.
그에게 예속되고 굴종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시간을 돌린다 해도 똑같은 결정을 내리겠지만 지금은 그때의 판단이 틀렸음을 안다.
신은 자연, 세계, 존재.
인간이 자신보다 크고 불가해한 것들을 이해하고 가두려 만들어 낸 틀.
그것을 거부함은 곧 세상을 거부함이었으니.
이제 그녀는 세상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얽메이거나, 세상에 좌절당하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의 왕은 필멸자의 몸으로 위대한 불사신이 되었다. 이 도시의 수호신은 이제 헤파이스토스가 아니라 알렉산드로스다. 모두가 그에게 경배하라. 그는 인간의 위대한 의지와 약동하는 삶의 현현이니.그가 이 재앙을 끝냈다.
겨울을 끝냈다.]
대신 그녀는 말할 것이다.
모두가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점차 수런거리기 시작한다.
환희는 폭탄처럼 짧게 터지는 대신 물감처럼 진하게 번져나갔다. 눈물과 환호성이 퍼져나가며 잦아들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가 그녀의 말을 들었다.
모두가 그녀의 말을 믿었다.
카산드라는 뺨으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누군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럼 그 녀석, 아니 파리스 님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으시는 겁니까?”
스클레오스였다.
카산드라는 그 말에 답해주었다.
***
[···한 노예 소년이 있었다.]제우스는 천천히 읊조린다. 나를 똑바로 주시하며.
[여러 지난한 모험과 시련을 거쳐 그는 위대한 왕이 되었다. 지상의 필멸자와 천상의 불사신들이 지금껏 본 적 없는, 그런 위대한 왕이 말이다.]그는 손가락을 들어 천정을 향해 번개를 내뿜는다. 그러자 무한한 듯하던 공동에 구멍이 뚫리고 그 너머로 헤클라 산의 정상도 멀리 올려다보였다.
그곳에 있던 티폰은 힘을 잃고 쓰러져가고 있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인력에 의해 끌려가고 있었다. 아마 에트나 산이 그 목적지가 되리라.
[무엇보다도 단단한 삭구와 웅대한 함선을 짓는 조선공이었다. 그가 지은 배를 보면 그의 대담함을 알 수 있을 터였다..]제우스가 입을 닫자 이번에는 포세이돈이 입을 열었다. 창으로 나를 가리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아름다운 소년이여, 너는 수많은 질병을 막았지. 너는 어느 의사보다도 많은 삶을 살렸다.]그러자 아폴론이 포세이돈의 창을 치우며 곁에 다가와 속삭인다. 그런 아폴론의 옆으로 불쑥 튀어나온 아르테미스가 깔깔거렸다.
[네가 만든 사냥기구들이 얼마나 많은 산짐승들을 쏘았는지 세어보면··· 사냥꾼들의 벗이라 할 수 있지. 특히 석궁은 아주 훌륭했다.] [아르테미스, 그것들은 전쟁을 위한 도구요. 내가 보건데 저놈은 전장의 지배자가 맞다고.] [내가 우둔한 형제와 의견을 함께하게 될지는 몰랐건만, 이번에는 아레스의 말도 옳소.]아르테미스의 말에 아레스와 아테나가 끼어들어 다투는 동안 다른 신들이 달려와 서로 다투듯 입을 열었다.
[너는 가장 훌륭한 농부였다. 너처럼 많은 땅을 기름지게 만든 이가 또 어디에 있겠느냐?] [그리고 상인이자 도적이기도 했지. 아이깁토스를 불태운 네 업적은 잊히지 않을 테니.] [사도여, 너의 술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방되었는지 나는 안다.] [수많은 가정의 모범이었다. 너는 무엇보다도 정조를 지킨 남편이었다.] [그러면서도 부인과 함께 얼마나 많은 사랑을 나누었는지··· 훌륭했다, 나의 소년아.] [가장 끔찍한 추위가 덮쳤을 때, 너의 화로가 사람들을 구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그리고.
마지막 신이 절뚝이며 나서자 모두가 침묵하며 뒤로 물러선다.
헤파이스토스는 지팡이를 짚으며 내 앞에 선 다음, 한쪽 무릎을 꿇으며 나와 시선을 맞춘다.
[그 소년은 어느 제왕의 칼과 갑옷보다도 단단한 강철을 벼려내는 대장장이였지. 영특한 소년이었다.]“···헤파이스토스 님.”
[그리고 훌륭한 소년이었지. 명예롭고, 강력했으며, 아름답고, 정의로웠다. 너는 필멸자 중에 으뜸이었고, 영웅 중의 영웅이었다. 헤라클레스가 우리에게 한 말이 옳았구나.네가, 가장 위대한 영웅이다. 완력으로 산을 집어던지지도, 창을 던져 바위를 꿰뚫지도 못하는 네가.]
나는 그의 말에 뭔가 울컥거리는 것을 느낀다. 그는 조용히 내게 손을 내민다.
[자, 가자.저 천상에 너를 위한 옥좌가 준비되어 있으니.]
“···.”
[아, 네 도시가 걱정되느냐? 괘념치 말거라. 이제 안탄드로스··· 아니, 알렉산드리아는 네 것이다. 역사와 계몽과 문명을 관장하는 알렉산드로스가 그 땅을 다스리지 않으면···]“···헤파이스토스 님?”
[···그래.]“제가 무슨 말씀을 드릴지 알고 계시지요?”
내 말에 헤파이스토스는 입꼬리를 환하게 들어올리며 몸을 일으킨다. 그는 기분 좋게 지팡이를 흔들며 올림포스의 일원들에게 고한다.
[나의 친애하는 혈족들이여, 이 아이는 자신의 가족들이 너무 소중하여 지상을 떠날 수 없다는구려.그러니 말미만 줍시다. 한··· 30년 정도만.]
신들은 대답조차 없었다. 원래 그러기로 했던 것처럼. 다만 헤라와 아프로디테만이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제우스가, 다시 걸어온다.
[저쪽으로 나가거라, 우리의 자랑이여.]제우스가 가리킨 곳에서 빛이 새어들어온다. 그 너머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가거라. 가서 네 소중한 사람을 만나거라.]나는 여기서 어떤 감사인사를 올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뭔가 복잡한 예절을 보이거나 제물을 바쳐야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제우스 앞에서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나갔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한 순간이라도 빨리.
뒤에서 헤라와 아프로디테의 웃음이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
오이노네는 주위의 평야와 언덕을 돌아본다.
그러자 시체로 만들어진 언덕과 핏물이 흐르던 시내가 사라지고 북구의 평화로운 섬이 눈앞에 드러난다.
드문드문 풀밭이 흩어져 있고, 주위에 흐르는 해류 덕에 같은 위도의 시베리아보다 따스하고 평화로운 땅이 있다. 풀 뜯을 짐승들도 많지 않은 들판에서는 산들바람만이 제가 주인인 듯 자유롭게 나부낄 뿐이다.
이번에는 두 눈을 찡그려 그 너머 수평선을 훑는다.
···어떤 문명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그들의 카라보스만이 해안에 정박해 있을 뿐 바다는 완전히 고요해졌다. 강철과 목재로 만든 함대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다시, 그녀는 헤클라 화산 쪽을 돌아본다.
···화산은 잠잠했다.
재와 화염으로 이루어진 기둥이 하늘까지 치솟아 오르지도 않는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돌과 바위로 치솟아오르던 분노 어린 포효성 역시 들리지 않는다. 티폰은 사라졌다.
모든 게 끝났다.
아우톨리코스는 그들을 향해 시선을 돌리더니 환히 웃으며 손가락을 튕긴다. 그러자 그와 함께 나타났던 영웅들 역시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으며 하얀 빛이 되어 흩어졌다.
하지만···
“···파리스?”
그녀가 기다리던 단 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이노네는 모두가 기뻐하는 사이에 홀로 파리스가 사라져간 그 구덩이로 향한다. 아까까지 그곳을 지키고 빼앗으려 모두가 피흘리고 죽어갔던 곳이다.
그곳은 여전히 막혀 있었다.
오이노네는··· 울먹이며 숨을 죽인다. 흙바닥에 귀를 대본다. 어떤 소리라도 들리지 않을까 해서.
그리고.
[찾았다.]오이노네의 몸이 갑자기 훅 꺼지는 흙더미와 함께 앞으로 거꾸러지려 한다. 그러자 그 속에서 나온 무언가가 하늘로 솟구쳐오르며 오이노네의 몸을 안고 가볍게 날아오른다.
‘그것’은··· 반짝였다.
그것은 오이노네의 뺨을 쓰다듬었다. 오이노네의 몸을 안아올리고서는 천천히 지면에 양 발을 내딛는다.
그 순간 이 자리에 있던 모두가 숨조차 멈춘 채 그 두 사람을 지켜본다.
‘그것’은··· 숨 막히도록 아름답고 거룩한 어느 양치기 소년은 한번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그러자 광휘는 가시고 원래의 몸으로 돌아와 있었다.
“파리···스? 너··· 살아있지?”
그는 아겔라오스와 프리아모스의 아들 파리스였다.
“늦어서 미안.”
그는 오이노네를 끌어안았다. 마치 태어나 처음으로 그녀를 끌어안듯이.
조심스럽게, 부드럽게.
엑소도스 (完)
“···그러니까, 파리스.”
“왜 그러시오?”
“이제껏 다닌 곳마다, 그, 그대만 보면 시민들이 머리를 조아리던데··· 그··· 크흠, 그대가 혹시···”
“인간 맞소.”
“후우우. 난 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르오, 나의 벗이여! 내가 그대에게 친 장난이 몇 개인데 만약 정말 그대가 뭐라도 됐다면 나는···”
“앞으로 30년 동안은.”
“···.”
“···.”
“···내가 그대를 아끼고 사랑한다고 말했었던가?”
“관두시오, 오디세우스. 이노도 아니면서 달라붙지 마시오.”
“아무튼 신이 되면 나도 좀 잘 부탁한다 이 말이오.”
“그야 30년 뒤에 두고 보면 될 일이지. 그대도 30년 뒤면 늙어죽기 직전일 텐데 무슨 걱정을 하는 거요? 그렇게 오래 살고 싶소?”
“아, 물론이오. 오래 살고 싶지. 망각의 강물을 마시고 페넬로페와 내 아들딸을 잊을 바에야 차라리 타르타로스로 갈 테니.”
“그 집념 하고는. 원래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군.”
“‘원래’는 어땠길래?”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오. 나중에 술 몇 잔 걸치고 둘이서 서로 기억도 잃어버리게 될 때쯤 되면 얘기하지.”
“그거 좋소. 진탕 취하는 거 기분이 나쁘지 않더만.”
“···.”
“···.”
“···어, 이렇게 어색한 거 싫은데. 계속 침묵에 침묵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젠장.”
“···.”
“허리 피시오. 어깨도 펴시고. 그대는 왕이자 신이란 말이오. 저들에게 최대한 위엄 있게 보여야지.”
“파리스? 나도 오디세우스의 말에 동의한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할지도 모른다. 너는 저들에게···”
“형님.”
나는 헥토르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헥토르가 내게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고맙습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뭐··· 같은 마음이죠.”
다시 뒤돌아보자 이번 여정을 함께한 이들이 보인다. 살아남은 철쇄대원들, 아이네이아스, 펜테실레이아, 오디세우스, 아킬레우스, 파트로클로스, 디오메데스.
이들 중 누군가는 전장에서 죽었다.
이들 중 누군가는 고향을 잃고 떠돌았다.
이들 중 누군가는 신들의 저주를 받아 10년 동안 바다를 떠돌았다.
다시 옆을 본다.
“···힘들면, 심호흡하고.”
신화 속에서 이름조차 나오지 않은 한 남자가 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는 평민이며 신의 아들도 아니었기에.
그러나 내게는 소중한 이웃이고, 스승이자, 벗이었다. 나는 포다르케이아의 테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