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452
00452 마무리를 지을 때 =========================
새집이 대충 정리가 되었다.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영이는 나에게 다가와 꿀물을 건네주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흠… 아냐.”
아까 전에 하후돈이 왔다간 후 부터 내 머리 속은 복잡했다.
유비에 대한 처리 때문이었다.
유비를 죽이는 것에 대한 생각은 아직까지 변하지 않았다.
그가 폐인이 되었든 말든 그건 중요한게 아니다.
그를 풀어 놓는 것은 위험하다.
어쨌든 그는 황족이고, 또 그 황족이 남아 있다는 것은 차후를 생각해도 위험한 상징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숨겨 둔 여자라도 있나요?”
“그럴리가 있나.”
내 옆에 앉은 영이가 농담을 건넸지만 지금은 농담을 받을 여유가 없었다.
원소에 대한 일도 마무리가 되었으니 이제 유비를 잡을 때가 되었다.
공개적으로 잡든, 비공개적으로 잡든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냥 잡으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려둔 것 자체가 나로서는 불만인 상황이니만큼 내가 유비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조조는 크게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나 좀 나갔다가 올게.”
아예 조조에게 확답을 받자.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영이는 고개를 갸웃거린 후 내 손을 잡았다.
“여보.”
“왜?”
“당신이 무슨 선택을 하든 저는 당신의 편이에요. 그러니까 고민하지 말아요.”
“하하… 응. 알겠어.”
“…여자만 새로 데려오는 게 아니라면.”
“으, 으응. 그런데 견희랑은 어떻게 잘 지내는 것 같네?”
영이. 그리고 나중에 청이가 오는 것과 견희. 마지막으로 완이까지.
내원에 있는 건물에 방을 마련한 상태였다.
진가의 공식적인 안주인인 영이인만큼 그녀들의 방을 다른 곳으로 마련해도 괜찮을텐데 영이는 깔끔하게 그들을 내원에서 살게 해주었다.
영이가 인정을 해주지 않은 것이라면 그렇게 할 수 없었을텐데.
내 말에 영이는 히죽 웃었다.
“그럼 지금이라도 다른 곳에서 살게 할까요?”
“아, 아니 그런건 아니고.”
“어쩌겠어요? 이미 결혼은 했고… 그 아이들도 모두 저를 큰언니처럼 따르겠다고 했는데.”
역시 대단하다.
완이를 빼곤 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을텐데 어느새 서열정리를 끝내버린걸까?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는 영이를 보니 내 고민은 정말 하등 쓰잘데기 없는 고민처럼 느껴졌다.
“넌 언제나 쉽게 문제를 해결하네.”
“어렵고 복잡한 문제일 수록 간단한 방법을 택할 수 있지요. 당신은 가끔씩 보면 너무 일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너무 멀리를 생각하지 말아봐요.”
영이는 내 품에 안긴 후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머리가 아닌 마음이 시키는대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문제가 터지면 어쩌겠어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막아내는 것도 좋지만 막을 수 없다면 그냥 지르는 것도 나쁘지 않죠.”
망설이고 있는 나를 응원하는 듯한 영이를 내려다보았다.
날 올려다보며 베시시 웃은 영이는 내가 끌어안으려 하자 혀를 날름거리며 품에서 빠져나왔다.
“얼른 갔다와요. 오늘은 다 함께 저녁을 먹을거니까.”
“응. 알겠어. 늘 응원해줘서 고마워.”
“별 말씀을~ 천하의 진동장군이 이렇게 약한모습을 보이면 곤란하다구요. 저녁에는 청이도 올거니까 늦지 말고 와야해요. 알았죠?”
내 볼에 입맞춰주고 영이는 쪼르르 내원으로 가버렸다.
하하.
정말 못당하겠다.
가끔씩 보면 영이가 내 머리 위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난 쓰게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어디 가십니까?”
“따라와. 관청에 간다. 요화. 뒷정리를 부탁할게.”
“맡겨주십시요.”
꾸벅 인사한 요화가 안으로 들어가자 난 서황과 함께 바로 관청으로 향했다.
관청에 도착하자마자 조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조공께 인사드립니다.”
“어서 오게나. 그럼 자네는 이렇게 처리하도록 하게.”
순욱과 환담을 나누고 있었는지 자리에는 순욱도 있었다.
그는 날 보며 미소짓고 밖으로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난 당당히 말했다.
“유비를 죽이겠습니다.”
“그러게나. 공식적인 처형을 할 생각인가?”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한때 유비를 잡는 것을 망설였던 이유는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그가 황족이라서.
두번째는 그에 대해서 백성들이 열광을 했기 때문에.
하지만 동승이 반란을 일으키고 그것이 실패함으로써 황제의 권위와 힘은 대폭 추락했다.
그리고 유비가 오랜 시간동안 잡혀 있으며 아무런 활동도 하지 못해 백성들은 그의 이름을 점점 잊어가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라면 이제 죽여도 무탈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죽이지요.”
“그러게나. 고작해야 광증에 걸린 아무 쓸모없는 인간 하나가 뭐가 그리 경계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네가 그토록 원한다니 허락하지.”
“감사합니다.”
“다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네.”
“…..”
내가 생각하고 있는 문제와 같은 문제일 것이다.
조조는 죽간을 들어 나에게 건네주었다.
“이번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이들의 명단이야.”
“흠.”
죽간을 읽어보았다.
죽간에 있는 두 이름에 난 눈쌀을 찌푸렸다.
“관우가 문추를 죽였고 관평이 고람을 잡았군요.”
“그래. 큰 공을 세웠지.”
“…이 공을 대가로 그들이 유비를 살려달라고 할 것을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래. 그것을 생각해서 큰 상을 내리려 했지만 관우와 관평 둘 모두가 그것을 받지 않고 돌려보냈다고 하더군. 자신의 포상은 자네가 줄 것이라면서.”
“그렇습니까…”
이건 또 예상치 못한 문제다.
조조는 빙긋 웃은 후 내가 돌려 준 죽간을 받아 내려 놓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자네의 선택을 따르지. 이제와서 내가 개입하는 것도 문제가 있고. 물론 자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돕겠네만.”
“…..”
보고에 따르면 관우는 문추를 단 일격에 무력화시켰다고 했다.
그 외에도 내 밑에서 전투를 치루며 많은 공을 세운 관우다.
그 관우를 데리고 있다면 반드시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관우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이상 그를 중용하기는 어려웠다.
“어쩔 생각인가? 그 둘이 원하는 것이라면 자네는 들어줘야 할지도 모르지. 어쩌면 유비를 살리는 것만으로 관우와 관평. 그들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
“선택은 자네의 것이네.”
말을 마친 조조는 눈을 감았다.
조조에게 허락은 받았다.
죽이든 살리든 내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다.
“하아…”
집으로 돌아 온 나는 식사 준비가 아직 덜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을 생각하며 혼자 앉아 멍하니 생각하는 동안 장원의 문이 열렸다.
“저 왔습니다.”
“오. 왔어?”
장합도 이 장원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들어 온 그는 나에게 인사를 한 후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십니까?”
“아까 관청에 다녀오시고 나서부터 계속 이러시네.”
서황의 말을 들은 장합은 쓴웃음을 지으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걸까?
“장군님.”
“왜.”
“관평이 장군님을 뵙길 청하고 있습니다.”
“관평이?”
관평이 날 왜?
포상을 위해서인가.
장합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오라고 해.”
관평이라면 괜찮겠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한번 들어보자.
유비에 관련된 이야기라면 바로 내쫓아버리고.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장군님.”
“그래. 어서와. 네 아버지는 어디가고 너 혼자 왔냐? 그도 나한테 할 말이 있을텐데.”
“지금 취해 잠들어계십니다.”
마련된 내 방에 들어 온 관평은 꾸벅 인사했다.
머뭇거리던 그는 자신을 따라 들어 온 장합을 보았다.
“뭐야?”
“그게… 독대를 요청드리려는 것이라.”
독대?
상관없겠지.
“나가 있어.”
장합이 밖으로 나가자 관평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어째 분위기가 쎄하다.
“무슨 소리를 하려고 이렇게 분위기를 잡아? 그러지 말고 제대로 의자에 앉아.”
“장군님.”
진지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다.
그 목소리에 난 한숨을 내쉬었다.
“왜.”
“백부님을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결국 나왔군.
유비를 어찌할 것이냐라는 질문.
사실 고민은 이미 끝낸 상황이었다.
“어쩌길 바라는데?”
“하아…”
관평은 작게 한숨을 내쉰 후 날 올려다보았다.
그의 진지하고 맑은 시선을 마주하면서도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다리자.
차를 준비하는 동안 할 말을 생각하는지 관평은 그저 신음만 하고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두잔의 차를 준비해 자리에 놓았을 때가 되어서야 관평은 입을 열었다.
“과거… 아버님과 백부님들과 함께 천하를 떠돌았습니다.”
“알아. 들었다.”
“그때 유 백부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천하는 지금 잘못되었다고. 그 흔들리는 천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그래?”
“예. 저는 잘 모르겠지만 아버님과 장 숙부님은 유 백부님과 함께 천하를 구하기 위한 결의를 하셨습니다. 처음은 황건적, 다음은 동탁… 그리고 그 다음은…”
“조공이었겠지.”
“…예.”
과거의 일은 딱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적이었다고?
그래서 뭐.
지금이 중요하다.
“장군님께 패배하고 결국 장군님의 편에 가담하게 되고…”
“….”
“서주에서 살았습니다. 그때 많은 것을 보았지요.”
서주에서 참 많이도 일했다.
산양군에서 시행하던 정책을 한개의 주 전체에 시행하는게 보통 일은 아니었지.
관평의 말을 들으며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정말 많은 일을 했습니다. 평소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던 농사일부터 시작해서. 백성들과의 사소한 다툼을 중재하고. 또 도적을 격파하고… 말을 돌보고.”
“그랬지. 고생 많았다.”
“…그때마다 본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글쎄?”
“백성들의 웃음이었습니다.”
속에 담아 있는 것을 털어내듯 관평은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난 그의 말을 기다렸다.
“유 백부님께서 그리 주장하시던 제대로 된 한이라는 나라. 모든 백성들이 웃고 떠들며 배부르게 먹고 잘 수 있는 나라. 그것이 바로 서주에 퍼져 있었습니다.”
“그랬나.”
“백성의 삶은 고달픕니다. 그들은 땅을 개간하더라도 그 땅을 관에 빼앗기게 되지요. 결국은 소작을 하게 되고, 결국은 그 가난과 배고픔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굴레를 장군님께선 아무렇지도 않게 깨버리셨지요.”
지금 서주는 천하를 통틀어 가장 부유한 주일 것이다.
철제 농기구를 이용한 심경, 그리고 순무와 어설프긴 하지만 그럭저럭 만들어낼 수 있는 오줌 액비 및 퇴비의 활용 등으로 다른 곳의 풍작 수준의 추수가 가능했다.
결국은 재산이 많아야 한다.
그것을 쓸데없이 쓰는 것이 아닌 백성에게 돌리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난 그것을 서주에서 증명해 내었다.
“많은 수확량도 그렇고, 또 가진 자들이 더 가지지 못하게 억제하는 것도 그렇고. 장군께서 시행한 정책은 그러한 것들 뿐이었지요.”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장황하게 말하는 거지?”
관평은 날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아버님께선 필시… 문추를 죽인 공을…들어 백부님을 살려달라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래. 그러겠지. 그가 나에게 원하는 것은 그것 밖에 없을테니까.”
내 말에 관평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 백부께서, 아버님과 장 숙부께서 원하시던 천하는 이미 만들어졌습니다.”
“….”
“더이상… 천하는 나뉘어져서는 안됩니다. 그러니 장군께 부탁드리겠습니다.”
관평은 머리를 바닥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천하가 더이상 나뉘어지지 않게 해주십시요. 그럼으로써… 아버님을 구해주십시요. 그럼으로써 백성이 더 이상 고통스럽게 만들지 못 하게 해주십시요. 이것이 제가 장군께 원하는 포상입니다.”
“너 지금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하는 말이냐?”
내 질문에 그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 백부님을 죽여주십시요.”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임다.
오늘은 딱히 할 말이 없구만요
바로 대댓글 갈게요 ㅋ
트릭스타 // 으잌ㅋㅋ 신작준비중이에염! at the last는 노블로 옮길거라서…
나데스 // 핥핱
백우사신 // ㅎㅎㅎ
천공의행검 // 와 진짜 손목 엄청 아픈데 그게 터널증후군때무인가;;;
유령캐 // 조앙의 촉이 강해서 ㅋㅋㅋ 위험한 쪽은 피하려는거죠 ㅋㅋㅋ
돔페리뇽 // 비바! 방치플레이!
니알라토텝 // 그건 얀끼때문이 아니라 속터져서 때린거죠 ㅋㅋㅋ
날사랑한그대 // 으아~ㅠㅠ 언능 한가해지세요ㅕ ㅎㅎ
방귀장이뿡 // 저도 그러고 싶네요ㅠ퓨
샤마신 // 아직 안나온 책사들도 등장합니다 ㅋㅋㅋ 잔머리 대전!
LauraStuart // 2부를 기대해주셔용!
keylan // 늘 감사드려요~
인페르니우스 // 항상 감사…ㅠㅠ
라피르and진트 // 촉쟁이죠 ㅋㅋㅋ
류미연 // 2부때는 제대로 꽁냥을…!
제국검 // ㅋㅋㅋㅋ본의아니게 영혼거부를!
ppk12 // ㅋㅋㅋ한현은 지금 유표 밑에 있슴다 ㅋㅋㅋ
암천회류 // 항상 감사드려요~
프리라스트 // 주면 피곤해지죠 ㅋㅋㅋ
철의노래 // 으잌ㅋㅋㅋ
면도날드 // 캐릭설정 붕괴… 네요 ㅋㅋㅋ
허니앙쥬 // 위험한 자는 본능적으로 피해버리는거죠 ㅋㅋㅋ
Bobbylow // 으앜ㅋㅋㅋㅋ 완전 무섭 ㄷ
현실과소설 // 악희는 안녕하고 가버렸네요… 는 나중에 나옴ㅋ
무흐니 // 짱짱맨 클라스…!
koreaabce // 그래서 좀 버프가 들어갈겁니다 ㅋㅋ
나물 // 항상 감사드립니다~!!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Xiayu // 땡큐썰!
클리너63 // 뭐 그런 이유도 있죠 ㅋㅋㅋ 조앙은 지 맘에 드는 사람은 끔찍히 챙기는지라 ㅋㅋㅋ
카노이드 // 항상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만나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