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802
“아. 물론 그러시는 것이 낫겠지.”
“윽… 숙부님.”
“이 녀석아. 잠시 경조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라고 했지 내가 할 말을 다꺼내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경조윤께서도 아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오해도 생길 것이고…”
“시끄럽다.”
꽤나 투박하군.
마대가 사과하자 마등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이 녀석이 말한대로요. 서량의 유목민들이 과하게 반대를 하고 있소.”
“유목민들이? 농경에 대해서 말씀하시는거요?”
“그렇소이다.”
마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유목민들에게 유목을 포기하고 농사를 지으라고 한다면 불만을 가질 것이다.
저유와 저족 일당들도 처음에는 굉장히 불만을 보였으니까.
다만 안정적으로 양과 말에게 먹일 수 있는 초지가 빠르게 만들어지는 것에 그 불만은 금방 사그라들었을 뿐이다.
“좌풍익 일대는 기존에 살고 있던 한족들의 수가 어느정도 되니까… 농경을 기반으로 목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으로 아오. 그게 맞소?”
“어느정도는?”
좌풍익을 발전시키고 개간할 때 좌풍익 내에서 살고 있는 백성들, 그리고 이당지가 데려 온 화전민과 유민들을 끌어들였다.
그리고 저족은 저유의 부족 하나 뿐이었지.
개간이 어느정도 되고, 목장이 만들어진 이후에 저유가 데려 온 저족이나 다른 유목민들이 좌풍익에 합류한 형태다.
거기에 저유의 부족을 끌어들인 것은 힘에서 한번 크게 누른 이후였다.
강자를 따르는 유목민의 논리에 의해 그는 불만이 있어도 그 불만을 억누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량은 사정이 다른 모양이다.
“서량 쪽은 한족들보다는 유목민들이 더 많소. 특히 서량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무위 같은 경우는 한족들의 수가 아주 적지.”
“그래서?”
“그들의 입장에서는 당장 유목을 멈추고 개간을 하라고 하는 것이…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라고 받아들일 것이오. 그리고 자신들이 한족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 서량을 개발하고 농경을 도입, 농장을 만듬과 동시에 목장을 만들게 된다면 서량의 관리는 현재의 양주목에게 맡길거요.”
서량인들은 성정이 거세고 난폭하여 한인을 보내봐야 크게 도움도 안될거다.
그럴바에는 우리에게 우호적인데다가 오랜 시간 서량에 자리잡고 있는 마가와 손을 잡는 것이 훨씬 낫다.
그럼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
적당히 서량의 자존심도 살려주고, 또 쓸데없는 마찰도 생기지 않고.
이래저래 나쁠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런 의견이 나왔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렇긴 하지. 하지만 그들에게 몇번이나 말했는데도 다들 강경하게 거부하더군. 경조윤께서 사기를 치고 있다고…”
마등의 말에 속이 조금 뜨끔했다.
힘으로 공격하든 문화로 공격하든.
결국은 이것 역시도 정복전쟁이다.
유목민에게 유목을 포기하게 하고, 농경과 목축업을 제시하여 그들이 위국에 소속되게 한다.
그럼으로써 그들에게 세금을 받으며 문제시 군역을 부과한다.
그게 나의 최종적인 목표인데.
나를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구만.
“사기라…”
“한의 문화에 흡수되면 결국 강족과 융족은 자신들을 잊게 된다는 이야기지.”
“이상한데… 그들이 그리 받아들였단 말이오? 좌풍익 일대에서 괜찮은 성과를 나타내었는데?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경조 쪽에서도 풍년을 이뤄 많은 식량이 있는데도?”
“음.”
“농사를 짓는다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고, 목축을 한다면 어렵지 않게 양과 말을 키울 수 있는데? 그런 이득을 포기하겠다는거요?”
“음… 문제는 그게 아니오. 그들은 경조윤과 좌풍익이 오기 전의 삶에 만족하고 있었다오. 제일 큰 문제는… 지금 그들이 좌풍익 때문에 큰 피해를 입었다는 거요. 그것 때문에 적대감이 아주 커졌지.”
“적대감? 뜬금없구만. 양주목과 이래저래 거래를 하고 있지만 서량과는 크게 마찰을 일으키지 않았는데? 설마 도적 몇놈들 잡은 것 때문에 그러는거요?”
“그런 것은 아니오. 도적들을 우리 입장에서도 상당히 골치아픈 놈들이니까.”
“그럼?”
“이쪽에서 생산되는 양과 양고기, 양모가 많아졌다고 들었소.”
“그런데? 그게 문제라도?”
“유목민들의 입장에서는 큰 문제지. 좌풍익의 목장에서 양을 키우며 그 양이 늘어나게 되었소. 그리고 그로 인해서…”
“서량의 교역 상황이 틀어져가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양 한마리에 곡식을 세섬은 교환했었는데… 상인들이 한섬 이상으로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아하.”
서량과 거래를 못하면 좌풍익에서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인가?
저족보다 강족과 융족이 유목을 많이하며 많은 양과 말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만큼 양의 가격은 정해져 있었는데 좌풍익에서 목장을 실시하며 양의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그것때문에 열받았나보군.
“시대의 흐름을 보지도 못하고, 그리고 당장의 이득만 생각하는건데.”
“그렇소. 하지만 그것을 말해주어도 그들은 쉽게 납득하려 하지 않더군.”
내가 놓친 것이 있었군.
서량에 있는 놈들이 병신 머저리 멍청이라는 사실을 놓쳤다.
당연한 것 아닌가?
싸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상인들은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된다.
그런데 그것을 원망하다니.
한심한 놈들 같으니라고.
“그래서? 그러니까 제시하는 거잖소. 목장을 만들자고. 그 목장에서 양을 키우고 안정적인 삶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자는 건데 그것을 거부한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소.”
“허.”
“조상대대로 살아 온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아하는 이들이 큰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만큼…”
“모든 강족과 융족이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긴 하지만… 대부분이 그런 반응을 보이고 있소. 서량 대회의 때 대부분의 부족장들이 거칠게 반응하고 있어서… 나로서도 쉽게 그들을 막을 수 없었지.”
“그것 하나 막을 수 없는거요?”
내 질문에 마등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내가 지원을 해준다면? 농지를 만들어주고 목장을 만들어 놓는다면?”
“애초에 그들은 지금 경조와 좌풍익을 당장 공격하고 싶어하는 이들이요. 그것을 막는 것도 쉽지 않았지.”
마등의 답변에 난 얼굴을 감싸쥐었다.
뭐 쉽게 되는게 하나도 없구만.
내가 인상을 쓰자 마등은 쓴웃음을 지었다.
“뭐라 할 말이 없구려.”
“아니 뭐…”
마등도 마등 나름대로 필사적이었을 것이다.
만약 마등과 마대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의 입지가 서량에서 점점 좁아 들어갔을 테니까.
“결국 전 경조윤을 도운 것 때문에 그 서량 대회읜가 뭔가에서 양주목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란 거요?”
“그렇소. 그때 이후로 많은 이들이 나를 경계하고 있소.”
“어떤 식으로?”
“과거 장온이 했던 것처럼 위국을 등에 업고 서량을 공격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오.”
“이런… 아니 공격할 거였으면 진작 했지.”
그거 하기 싫어서 이짓하고 있는데 자기들이 알아서 경계하고 있다고?
미쳐버리겠다.
내 얼굴에 짜증이 담기자 마대는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
“저희 역시도 필사적으로 그들의 마음을 돌리려 하고 있지만… 계속 방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방해? 누가?
“한수가 그들의 뒤에서 그들을 부추기고 있소.”
마등의 대답에 난 인상을 찌푸렸다.
******
“결국 성공해버렸군. 좌풍익과 경조 일대에서 농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니…”
성공영이 준 보고서를 받은 한수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양주목은 좌풍익으로 갔겠지?”
“예. 지금 마가에 있는 것은 마초와 마철 뿐입니다. 그리고 방덕 역시도…”
“흐음…”
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삶은 달걀이 가득 담겨진 바구니에서 한수는 천천히 달걀의 껍질을 부쉈다.
하얀 달걀을 한입 베어 문다.
잘 익은 흰자의 안에 들어 있는 노른자.
그것을 지켜보던 한수는 피식 웃었다.
“우리는 이 노른자라고 볼 수 있어.”
“노른자… 입니까?”
뜬금없는 말이다.
성공영이 의아해하자 한수는 남은 달걀을 입에 넣었다.
“흰자라는 서량대회의 안에서… 이 노른자에 속하는 이들만이 전체적인 움직임을 조율할 수 있지.”
“그렇…습니까?”
“그래. 대회의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부족과 가문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달걀을 까 입에 넣은 한수는 술을 한모금 마셨다.
시금털털한 마유주의 맛을 음미하던 그는 술잔을 내려 놓았다.
“마가, 그리고 북궁가, 변가, 이가… 그리고 우리 한가지.”
“옛날에는 동가도 있었지요.”
“동탁의 동가? 하하하… 뭐 그렇긴 했지. 하지만 이제 그들은 서량대회의에 낄 자격이 없는 이들이야. 얼씨구나 하고 한족들에게 들러붙은 이들에 불과해.”
“….”
성공영은 한수를 불안감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솔직히 마가의 움직임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위국은 지금 욱일승천하는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과 적대관계를 보이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맞아. 서량만 놓고 본다면 그렇겠지.”
성공영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의 위국은 과거 약해빠졌던 한과는 그 위세부터 차이가 나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국의 방식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결국 서량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되어버린다. 결국 그들이 주는 달콤한 먹이를 먹고 사는 돼지가 되어버릴거야.”
“하오나…”
“그만. 이미 많은 이들의 의견은 모여져 있어. 내가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들이 나서게 될 것이고… 그리 된다면 우리 모두 끝장나버리겠지.”
“….”
한수의 대답에 성공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 그를 향해 한수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네가 마가의 장남과 친분이 있다는 것은 안다. 그러니 묻겠다. 너는 어찌 할 생각이냐?”
“…저는…”
“나를 버릴 생각이냐? 그럴 생각이라면… 그래도 너를 원망하지 않겠다. 너도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다. 내가 비록 너의 목숨을 구했다 하나 지금까지 날 도운 것만으로도 그 빚은 다 갚았다고 생각한다.”
차분하기 그지 없는 한수의 말이다.
그 말에 성공영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어찌 어르신을 버릴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저로서는 어르신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 있는데 왜 그것을 버리고 고난의 길을 가시려는 것입니까.”
“왜?”
한수는 히죽 웃었다.
“초원에서 살아가는 자는 초원에서 죽어야 하는 법이다.”
“하아… 저 역시 융족이지만… 주군께서 왜 그런 생각을 하시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하하… 이해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내 조상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는 것이지.”
“어르신을 따르는 이들은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들에게도 말해두었다. 하지만… 다들 나와 함께 한다고 말하더군. 성공한다면 서량은 우리의 것이 되겠지. 허나 실패한다면 결국 지방에서 반란을 일으킨 역적이 될거야.”
“실패의 확률이 더 높습니다만…”
“안다. 하지만 도전해 볼만하지 않은가? 사내라면 한번쯤 기회를 잡고, 그 기회를 이용해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법.”
“…..”
“마지막으로 묻겠다. 따르겠나? 따르지 않을 것이면 지금 나가도록 하거라.”
“…따르겠습니다.”
주군이 위험한 길을 가는 것 쯤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영은 차마 그를 버릴 수 없었다.
“좋다. 그럼…”
한수는 검을 허리에 착용한 후 말했다.
“마등과 마가의 정예병들이 그를 따라 좌풍익에 간 틈인 지금이 기회다. 마가를 공격한다. 지금 마가를 장악하고 복귀한 마등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그는 좌풍익과 경조윤의 지원을 받을 것이다. 마등이 좌풍익과 경조윤의 힘을 업고 서량에 들어온다면… 더 이상 기회는 없을것이다.”
“알겠습니다.”
“강직에게도 연락을 해두도록. 익주에서 사람이 올 것이니 그들과 함께 움직이라 전해라.”
“예.”
한수가 나가자 성공영은 자신의 창을 잡았다.
창에 새겨져 있는 글씨를 본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미안하네. 더 이상 나를 친구라 생각하지 말아주게나.”
마가의 장남인 마초와 바꾼 창이다.
그 창을 들고 차마 마가를 치러 갈 수 없었던 성공영은 귀한 창을 구석에 놓아 둔 후 병사들이나 쓰는 창을 들고 한수를 뒤따랐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당
어우 졸립다.
언능 대댓글 쓰고 잘게요!
리수진 // 늘 감사드려요~
Combustion // 항상 감사합니다 ㅎ
트릭스타 /// 마등 등장! 마량은 전부터 들어 올 낌새가 있었죠 ㅋㅋ
의리의돌쇠 // 뭐 내정하는거에서 딱히 쓸 얘기도 없고 문제거리도 없어서 빠른 스킵!
류미연 // 내정 일일히 다 쓰다간 진짜 이천편 가게 생겨서 ㅋㅋㅋㅋ 이제 별 의미없겠다 싶은 부분은 빠르게 넘기면서 갈라구요
내가길을 안다 // 오오 ㅎㅎ 감사합니당ㅎ
우중월야 // 과연 장중경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노가에 있어서는 화타급의 의원인데!
Annaka // 아이고ㅠㅠ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당ㅠㅠ
Pandemonic // 늘 감사드려요~
Crow_쿠온 // 인지도는 높아지는데… 결국 또다시 전쟁이…ㅠ
마스터칼솔럼 // 히히 감사합니당 ㅎㅎ
현실과소설 // 중간부분 스킵! 이네요 ㅎㅎ
인페르니우스 // 7 ~ 8개월 정도 스킵입니다ㅋㅋ
Guaaaak // 헉ㅋ 이런 실수를… 수정했습니다 ㅎ
암천회류 // 항상 감사드려요~
위스퍼링 // 최고 긴 스킵은 4년이죠 ㅋㅋㅋ 수경원에서 있었던 일들 통째로 날려버림ㅋㅋㅋ
ppk12 // 대역병과 대기근은… 삼국지 시대에는 크게 없었죠 황충의 창궐이 몇번 있긴 했는데.
정사상 기록으로 남아 있는 대역병 정도는 그… 위가 오를 공격했을 때 시기 정도… 라고하더라구요. 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도마뱀DX // 옷… 실수를…ㅠ 수정했습니당
바이러스 // 늘 감사드려요~
천공의행검 // 트루 워치프님이 그립읍니다…
허니앙쥬 // 진짜 우유 한팩에 3000원… ㄷㄷ
건필하십쇼! // 빠르게 엔딩을 보기 위한 수작입니다ㅠㅠ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ㅎㅎ
Bobbylow // ㅋㅋㅋㅋㅋㅋ 항상 맞춰서 안해주시는듯 ㅋㅋㅋ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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