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cover Professor at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14
◈ 114화 루드거’s 8 (2)
루드거가 보낸 신호는 다른 멤버들에게 전부 전해졌다.
‘오너께서 행동 불가? 이 작전 괜찮은 건가?’
키 마스터의 개인 룸까지 따라온 비올레타는 휴대용 무전기를 통해 들려온 소식에 고민했다.
그러나 그들은 사전에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예비 인원이 대신 움직이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일단 믿고 맡기는 수밖에.
철컥.
키 마스터는 방의 문을 걸어 잠그며 음흉하게 웃었다.
“흐흐흐. 이봐, 아가씨. 우리 재미있는 놀이 할까?”
“어머. 놀이 좋지요.”
비올레타는 언제 취했냐는 듯 쌩쌩한 어조로 답했다.
그녀가 취기로 비틀거릴 거라 생각하던 키 마스터는 순간 벙찐 얼굴이 되었다.
콰악!
그 순간, 비올레타의 가녀린 손이 그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당혹스러워하는 키 마스터를 향해 비올레타가 눈을 가늘게 뜨며 고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이런 놀이는 어때요?”
콰앙!
그리고 있는 힘껏 키 마스터를 바닥에 패대기쳤다.
“크헉!”
낙법을 취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로 키 마스터는 헛바람을 내뱉으며 눈을 까뒤집고 기절했다.
비올레타는 자신의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손에 실린 마력을 몸 곳곳으로 순환시켰다.
그녀의 양팔이 은은한 마력으로 빛났다.
‘마력에 의한 육체 강화. 정말 신비한 감각이야.’
비올레타가 사용할 줄 아는 마법은 와 이 전부였다.
심지어 원소의 경우에는 주로 바람의 원소밖에 다루지 못해, 진짜 마법사라기보다는 그저 어깨너머로 배운 반쪽짜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루드거가 그녀의 능력을 알아보고 부족한 나머지 반쪽을 채워 주었다.
비올레타는 자신이 얼마나 마법에 적성이 있는지 재각(才覺)했다.
그녀는 마법의 5계열 중에서 발현계열에 특화되어 있었다.
그렇게 루드거의 도움으로 비올레타는 단기간에 발현 계열의 나머지 특화인 와 까지 터득하게 됐다.
아직은 심화 단계에 미치지 못한 겉핥기일 뿐이지만, 지금 당장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어찌 됐든 일단 열쇠를 챙겨야 해.’
비올레타는 쓰러진 키 마스터의 몸을 구석구석 뒤졌다.
하지만 아무리 찾으려 해도 열쇠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키 마스터는 지금 열쇠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곳은 키 마스터가 거주하는 룸. 그렇다면 여기 어딘가에 있겠지.’
비올레타는 한쪽 벽에 굳게 닫힌 선반을 향해 걸어가 그것을 양쪽으로 확 열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이런.”
선반 안쪽에 주렁주렁 달린 열쇠들을.
눈대중으로만 봐도 수백 개가 넘어 보이는 열쇠는, 전부 이 쿤스트 경매장과 호텔에서 쓰이는 열쇠들이었다.
* * *
‘제길. 왜 하필이면 내가 직접 가야 하는 거냐고.’
한스는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옷을 챙겨 입으며 나갈 채비를 끝마쳤다.
“한스 씨. 가시게요?”
“그래. 형님이 직접 움직이기 힘드시니 내가 나설 수밖에. 그러니 아르파. 이 기기의 사용은 네가 대신 부탁한다.”
“아. 아 그러고 보니 한스 씨. 문제가 하나 생겼어요.”
“문제? 무슨 문제?”
아르파는 한스가 맡긴 기계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작동이 안 되는데요?”
“뭐? 그럴 리가 없는데?”
“시험 삼아 한번 눌러 봤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어요. 신호가 약한 건가?”
한스는 심각해진 얼굴로 세리단이 만들어 준 발명품을 살폈다.
이것의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그저 정해진 타이밍에 맞춰서 버튼을 누르면 되는 거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작동한다는 증거로 기계의 전등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끔 설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르파가 시범용으로 버튼을 눌렀는데 붉은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
오히려 치지직 거리는 소리만 울려 퍼질 뿐이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은 한스는 황급히 세리단에게 무전을 보냈다.
“이쪽은 . 지금 연락 가능해?”
[어. 이쪽은 야. 무슨 일인데?]“그쪽이 만들어 준 이 기계가 제대로 작동 안 하는 거 같아. 이거 맞아?”
[어? 정말? 잠깐만. 혹시 지금 위치가 어딘데?]“경매장 맞은편 건물이야.”
“치지직 거리며 불이 제대로 안 들어와. 그 외엔 이상한 점을 찾아볼 수 없어.”
[아무래도 신호 문제 같은데? 경매장 내부와 바깥의 사이에 모종의 방해 전파 같은 것이 있는 건가.]뭐라고 중얼거리던 세리단은 이윽고 결론을 하나 내렸다.
[아직 불은 제대로 들어오지?]“어. 작동이 잘 안 될 뿐이지, 기계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여.”
[전파 문제라면 답은 하나야.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사용하는 것밖에 없어.]“가까이? 그게 어느 정도인데.”
[적어도 도로 건너편 건물에 있는 것보다는 더 가까이겠지.]돌겠군.
한스는 머리가 아파 오는 걸 느꼈다.
이렇게 된 이상 아르파도 함께 움직여야 하지 않은가.
[어떻게 할 거야?]“……해야지. 형님이 맡긴 일이니까.”
[그래. 수고하도록 해 . 이쪽도 이제 움직일 시간이니까.]세리단과의 통신을 끝낸 한스는 손가락 끝으로 미간을 툭툭 두드리며 아르파에게 말했다.
“나가자. 지금 움직여야 해.”
“그러죠.”
한스와 아르파는 기계를 보자기에 싼 뒤 건물을 나섰다.
* * *
VVIP 룸에서 멍하니 누워만 있던 에렌디르는 이대로 가만히 있자니 좀이 쑤셔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대로 그냥 가만히 있다가 가도 좋지만, 그러자니 뭔가 좀 그러네.’
그래도 처음으로 사귀게 된 친구인 리네에게 경매장에서 어떤 신비한 물건들이 나왔는지 이야기라도 해 줄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는가.
에렌디르는 자신이 처음으로 사귄 후배에게 여기서 뭘 보았는지 멋지게 설명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눈동자를 빛내며 그것을 경청하는 리네의 모습까지.
그렇게 선배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 주며 동경 어린 시선을 받는 거다.
‘나름 괜찮은데?’
그렇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자 에렌디르는 뭔가 의욕이 고취되는 걸 느꼈다.
그녀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로 내려갈 채비를 끝마쳤다.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종이 그녀가 나오자 황급히 곁에 따라붙었다.
“황녀님.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지금 경매가 막 열리는 참이죠? 구경이라도 갈까 해요.”
“예. 최고 VVIP석으로 직접 모시겠습니다.”
에렌디르는 사용인의 안내를 받으며 경매장이 열리는 장소로 향했다.
1층의 넓은 홀.
오페라의 객석처럼 많은 좌석이 놓여 있고, 그곳에는 비싼 복장을 차려입은 귀빈들로 가득했다.
에렌디르는 그중에서 초대받은 손님들만 앉을 수 있는 귀빈석에 앉게 됐다.
경매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다른 객석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상석.
그곳에 앉자 때마침 경매가 시작됐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도 저희 쿤스트 경매장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자가 나서며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곧바로 경매를 시작했다.
“자, 그러면! 오늘 2일 차 경매에서 나올 첫 번째 물품은 바로 이겁니다! 인어의 눈물!”
오오오오!
첫 시작품부터 대단한 것이 나왔다.
인어의 눈물은 그 이름에 걸맞은 아름다운 푸른 보석이었다.
마치 정말 전설 속의 인어가 직접 흘린 것처럼 눈물 모양을 한 보석은 영롱하고 청아한 빛을 내고 있었다.
‘와.’
저런 것에 별로 관심이 없던 에렌디르도 아름다운 보석의 자태에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자! 그러면 시작 금액은 100만 데나르부터입니다! 자유롭게 입찰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시작되는 경매는 처음부터 과한 열기를 머금었다.
어느덧 5억 데나르가 넘어가는 값이 나왔을 때, 에렌디르는 이제 대단함을 넘어 질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봤자 진짜 인어의 눈물도 아닌 그냥 보석이잖아. 저런 사치스러운 물품에 저 정도의 돈을 쓴다고? 그 돈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자 괜히 이 자리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욕망과 탐욕이 엉키는 자리가 내뿜는 부정적인 에너지.
언니를 마주할 때와는 비할 바도 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이 분위기가 편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일어날까.’
그렇게 생각하려던 찰나, 그녀의 빈 옆자리에 누군가 와서 앉았다.
“별로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으시네요.”
“아, 예.”
그녀에게 말을 건 것은 사이드 포니테일의 헤어스타일을 한 하늘색 머리카락의 여인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쪽을 응시하는 푸른 바다와 같은 눈동자.
신비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인어의 눈물은 대양에 산다는 전설의 인어가 흘린 눈물이라고 하죠. 물론, 지금 저기 무대 위에 올라가 있는 인어의 눈물은 가짜지만요.”
“그걸 어떻게 확신하시죠?”
“진짜를 봤거든요. 적어도 아름다운 빛은 그대로지만, 인어의 눈물에는 잔잔하게 흐르는 물과 같은 마력이 느껴져야 하죠. 하지만 저건 그러지 않아요.”
그녀의 푸른 눈동자는 저 보석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어 보듯 반뜩였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마력이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나?
에렌디르는 그것에 감탄하면서도, 갑자기 자신에게 말을 건 여인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그보다 누구시죠? 이런 자리까지 오신 걸 보면 평범하신 분은 아닌 것 같은데.”
“아. 그러네요. 제 소개가 늦었어요. 저는 이런 사람이랍니다.”
그녀는 능숙하게 자신의 품 안에서 검지와 중지로 명함을 꺼내 에렌디르에게 건넸다.
예의라고는 느껴지지 않은 행동이었지만, 그것이 퍽이나 어울리는 사람이었기에 에렌디르는 명함을 받아들였다.
명함의 이름에는 [케이시 셀모어]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친절하게 [직업: 탐정]이라는 직함까지도.
케이시 셀모어. 케이시 셀모어.
속으로 그렇게 이름을 중얼거리던 에렌디르는 ‘헉!’ 하고 경악성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설마! 그 유명한 천재 탐정인 셀모어?!”
“어라. 저를 알아보시네요.”
“그, 그야 당연하죠! 악명 높은 범죄자인 제임스 모리아티를 체포한 장본인! 심지어 물의 원소 마법사로서 비색의 칭호까지 얻은 분이잖아요!”
마법을 배우는 에렌디르이기에 케이시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마탑에서 색의 칭호를 얻은 마법사는 흔하지 않았으니까.
“이런 자리에서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에렌디르 3황녀님이시죠?”
“어? 저에 대해서 알고 계셨나요?”
“아니요. 오늘 처음 만났죠.”
“그런데 어떻게…….”
당황해하는 에렌디르에게 케이시가 싱긋 웃었다.
“경매를 보고도 지루하다는 얼굴을 하고 계셔서요. 게다가 뒷머리가 살짝 눌리신 걸 보아 조금 전까지 룸에서 누워 계셨죠? 룸 청소용으로 쓰는 방향제의 향이 묘하게 남아 있네요.”
“……!”
자신의 행동거지가 들키자 에렌디르는 황급히 머리를 매만졌다.
케이시는 어깨를 으쓱이며 추리를 이어 나갔다.
“그렇다고 향수를 따로 뿌리지 않으셨고, 화장도 거의 안 했죠. 이런 귀빈석에 앉으시는 분에게는 볼 수 없을 정도의 소탈함.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 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눈치 볼 필요가 없는 압도적인 신분을 지닌 사람이라는 뜻이 되죠.”
이런 경매조차 여흥으로 느끼지 못하고 따분해하며, 그러면서도 초대받은 사람만 올 수 있는 귀빈석에 앉아서 경매를 지켜본다.
“이번 경매장에 황가의 자제분이 참여하셨다는 소문은 이미 손님들 사이에 퍼져 있죠. 그러면 결과는 하나뿐이지 않겠어요?”
“……대단하시네요.”
에렌디르는 케이시의 추리에 감탄하며 그 말이 맞음을 인정했다.
과연, 대륙 전체에 소문이 날 정도로 이름이 높은 천재 탐정다웠다.
그러다 문득 에렌디르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경매장에 케이시 셀모어가 왜 온 걸까?
“궁금해하시는 눈치시네요.”
“네, 뭐.”
“뭐, 저도 때마침 레더벨크로 오게 됐을 때 초대장을 받은 거거든요. 그냥 무시하자니 좋은 객실에 훌륭한 대접도 해 준다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었죠.”
“그러면 이 경매를 구경하러 오신 이유는요?”
“이 경매에 참석한 온 이유는, 굳이 말하자면 감?”
“감, 이요?”
“네. 무수한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이 한곳에 모이는 이런 큰 이벤트일수록, 사건이 일어나는 법이거든요.”
사건이라니. 에렌디르는 케이시의 말을 농담으로 치부했다.
이곳이 어떤 곳인데 사건이 일어난단 말인가.
황녀인 그녀가 보기에도 이 쿤스트 경매장의 경비는 황궁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삼엄했다.
게다가 이곳에 찾아온 손님들이 데리고 온 개인 호위들까지 있는 걸 감안하면, 이 내부에 어떤 범죄자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순식간에 제압당할 것이다.
“황녀님은 제가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 보군요.”
“네? 아, 아니요. 그건 아니고…….”
“뭐, 이해해요. 난데없이 문제가 터진다고 말하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죠. 그러니 두고 보면 알지 않겠어요?”
에렌디르는 케이시의 확신에 찬 발언에 묘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 * *
쿤스트 경매장 건물과 맞닿은 골목길.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쓰레기장 근처 너저분한 골목길에서 한스와 아르파가 벽에 기댄 채로 기계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이렇게 인가?”
“오, 한스 씨. 이거 보세요. 불이 제대로 들어왔어요. 신호가 제대로 잡히나 본데요.”
“좋아. 그나마 안쪽까지 들어갈 필요는 없겠네. 그리고 여기서는 나를 라고 불러. 이름 노출시킬 일 있어?”
“아, 맞다. 그러네요. 카프카 씨도 저를 라고 제대로 불러 주세요.”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가볍게 투덜대던 한스는 이제 정해진 시간에 이 기계를 작동할 준비를 끝마쳤다.
그 순간이었다.
“어이. 거기 누구야?”
둘의 떠드는 소리를 들었는지 정장을 차려입은 덩치 하나가 골목길로 들어왔다.
민머리에 턱수염이 수북한 그의 손에는 전등이 들려 있었다.
‘이런! 들켰나!’
한스는 당황했다. 하필이면 외부 경비가 이런 골목길까지 직접 순찰을 돌 줄이야.
“뭐야. 너희들 거기서 지금 뭘 하는 거지?”
외부의 순찰조에게 걸렸으니, 그가 신호를 보내면 다른 동료들이 다 올 것이다.
한스는 어쩌면 좋을지 고민했다.
그 순간, 아르파가 쭈그렸던 몸을 일으키더니 순찰을 도는 경비를 향해 다가갔다.
‘야, 야! 뭐 하게!’
한스가 뒤에서 조용히 불렀지만, 아르파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엉? 뭐야. 꼬맹이잖아?”
순찰조 남자는 어려 보이는 아르파를 보고 순간이지만 경계심을 풀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패착이었다.
뻐억!
“끄억!”
아르파의 작은 주먹이, 그보다 머리 2개는 더 큰 가드의 복부에 제대로 틀어박혔으니까.
가드의 거구가 허물어지듯 쓰러졌고, 한스는 그 광경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방금. 뭘 한 거지?’
저 거구를 일격에 잠재웠다고? 쿤스트 경매장 외부 경비는 내부에 비해서 수준이 조금 떨어진다고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평범한 인간은 아닐 텐데?
그러나 그 믿을 수 없는 일을 태연히 해낸 아르파는 방긋 웃는 얼굴로 한스를 돌아봤다.
마치 ‘저 잘했죠?’ 하는 그 얼빠진 표정에 더욱 아르파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힘들어졌다.
‘저 자식. 대체 정체가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