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cover Professor at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40
◈ 240화 붉은 피의 재회 (2)
“스승님.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 합니까.”
루드거는 스승의 상태를 보며 걱정하듯 물었다.
평소에 권태와 지루함에 빠져 살던 그의 스승이었지만, 지금은 선물상자를 받은 아이처럼 순수하게 기뻐하고 있었다.
루드거는 속으로 침음성을 흘렸다.
‘실책이로군.’
자신이 마법을 보여 준다면 적당히 수련의 공로를 인정받아서 그냥 넘어가 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스승인 그란데르는 오히려 루드거의 성과에 눈을 크게 뜨며 기뻐하며, 더 많은 것을 내놓으라 하고 있었다.
사탕을 받은 아이가 더 단것을 먹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연쇄였다.
무서운 점이라면 사탕을 탐하는 아이는 어른이 제지할 수 있지만, 그란데르는 누구도 제지할 수 없는 절대자라는 점이었다.
절대자의 아집과 투정.
그것은 가히 자연재해와도 같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게냐, 제자야. 이렇게까지 재미있는 걸 보면, 이젠 그만둘 수 없지 않겠느냐.”
“…….”
“최선을 다해야 할 거다. 네가 가진 것, 그리고 내가 잠든 사이에 새롭게 배운 것들. 그 모든 것들을 짜내서 내게 보여 줘야 내 기분이 풀릴 테니 말이다.”
장난처럼 하는 말이었지만, 그 목소리에 거짓은 없었다.
“나의 제자라면 유구한 세월을 살아온 이 스승에게 즐거움 정도는 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이 너에게도 즐거운 일일 테고 말이다.”
“저는 별로 즐겁지 않습니다만.”
“즐겨라. 스승의 명령이다.”
억지에 가까운 말에 루드거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말한다면 더 이상의 설득은 무의미하다.
‘아직 대낮이라 아테르 녹터누스의 최대 효율을 뽑아낼 수 없는데.’
그러나 밤이라고 해서 딱히 유리할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밤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쌩쌩해지는 것이 그의 스승님이었으니까.
루드거는 그림자 속에서 지팡이를 꺼냈다.
손잡이에 까마귀의 모습이 조각된 고급진 신사 지팡이였다.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설 수도 없는 노릇.’
이렇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죽고 싶지 않다면.
“갑니다.”
* * *
“그러면 메릴다 씨는 오늘 여기에 처음 오신 건가요?”
“네? 네, 뭐.”
알렉스의 질문에 메릴다는 조금 심드렁하게 답했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알렉스가 관심을 가져 주고 질문을 하는 것이 딱히 싫은 건 아닌지, 표정까지 냉담하지는 못했다.
“그보다 세오른의 교사라니. 굉장하시네요. 거기는 보통 마법사들은 가기 힘든 곳이잖아요?”
“뭐, 별거 아니었어요.”
메릴다는 새침한 척 말했지만, 그녀의 입가는 승천하기 직전이었다.
메릴다 본인은 애써 티를 내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상대인 알렉스와 제삼자인 셰릴은 그녀가 이미 풀어질 대로 풀어졌다는 것을 확신했다.
‘뭔가 첫인상은 다가가기 껄끄러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렉스는 웃는 얼굴을 유지하며 속으로 메릴다는 분석했다.
메릴다는 겉모습만 보면 냉철한 이미지였는데 의외로 속은 물렁했다.
남자를 많이 만나 봤을 것 같은 분위기와 다르게 숙맥인 티가 확 났다.
‘학창 시절에 공부만 한 사람인가?’
하긴. 세오른의 교사가 될 정도라면 매일 공부를 해야 가능한 일이겠지.
어차피 알렉스에게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한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쪽지를 받았을 때는 무슨 큰일인가 싶었는데.’
루드거를 미행하는 사람이 있다 했던가.
그래서 우연을 가장하면서 접근을 했는데, 대화를 나눠 보니 위험한 사람은 아니었다.
이건 일종의 기사로서 감이었다.
‘굳이 내가 나서서 방해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맡은 일은 충실히 이행해야겠지.’
알렉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메릴다와 셰릴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두 사람은 자신이 뮤지컬 공연장으로 안내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실상은 반대.
알렉스는 의도적으로 길을 꼬아 다른 곳으로 안내하는 중이었다.
‘뭐, 저기 여학생은 눈치가 빠르니 이 방법도 오래 못 가겠지만.’
적어도 루드거가 자리를 벗어날 때까지 시간을 끌 수는 있으리라.
들키면 그때 가서 웃음으로 무마하면 그만이고.
‘그보다 리더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려나.’
이렇게 귀엽고 예쁜 아가씨들이 쫓아다니다니.
인기인의 삶은 부럽다니까.
알렉스는 속으로 피식 웃으며 길 안내를 계속했다.
자기도 리더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 * *
“갑니다.”
첫 공격은 루드거가 가져갔다.
그란데르는 절대적 강자의 자리 때문에 선공을 양보하는 경향이 강했다.
기회를 준다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루드거가 싸움에 임하는 자세였다.
그걸 가르쳐 준 것이 눈앞의 스승님이기도 했고.
[소스코드]로 인해 신속으로 완성된 마법들.루드거가 지팡이를 뻗자 형형색색의 무수한 마법이 빛의 창날이 되어 그란데르를 향해 쏘아졌다.
순식간에 시야를 가득 채우는 무수한 마법의 향연에 그란데르가 휘파람을 불었다.
“호오. 그때 나에게 가져와서 도안을 보여 주었던 그 마법이로구나.”
루드거가 사용한 소스코드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린 그란데르는 씨익 웃으며 정면에 마력을 둘렀다.
동그란 형태의 마력 장벽.
어떠한 속성도 기교도 없이 만들 수 있는 마력 장벽은 방어 마법의 기초라고도 불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8위계 마법사가 펼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붉은빛 마력의 방패.
일반적인 마력 장벽의 강도보다 훨씬 더 강한 방패는 대포의 화력마저도 손쉽게 튕겨 낼 정도.
그것이 무려 10겹이 넘는 것임에야 말할 것도 없었다.
퍼퍼퍼퍼펑!
실제로 방벽 위로 충돌하는 무수한 마법은 방벽에 흠집 하나 내지 못한 채 자그마한 폭발과 함께 사라지고 있었다.
그 광경은 강철의 우산을 두드리는 소나기 같았다.
우산은 절대로 뚫리지도, 꺾이지도 않았다.
‘녀석도 그것을 모르진 않을 텐데.’
항상 제자라는 이름 앞에 모자란, ‘멍청한’이라는 형용사를 붙였다지만.
그란데르는 실제로 루드거를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렴 누구의 제자인데.
진짜 멍청한 녀석이었다면 그녀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즉 이 마법 자체는 눈속임. 다른 노림수가 있다고 봐야겠지.’
그 생각대로였다.
갑자기 양옆에서 마력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그녀의 예리한 기감에 잡혔다.
“호오.”
마력 장벽 내부에서 마법이 구현되고 있었다.
그란데르는 그것이, 루드거가 사용했던 공간을 뛰어넘는 마법의 변형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파앗!
그리고 이뤄지는 빛의 폭발.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진 섬광 속에서 그란데르의 시야가 일순 하얗게 점멸하듯 빼앗겼다.
루드거는 그 틈을 노렸다.
여전히 유지되는 마력의 장벽.
그림자를 몸에 두른 루드거가 그 안으로 공간 이동을 사용해 그란데르의 지척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끼릭.
까마귀 지팡이의 손잡이 부분이 반 바퀴 돌아가며 안쪽에서 새하얀 도신을 뽑아냈다.
루드거는 눈앞에 보이는 스승님의 가녀린 목을 향해 소드스틱을 휘둘렀다.
죽일 각오로 휘두르는 일격.
눈을 감고 있던 그란데르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서걱.
한줄기 섬광과 함께 그란데르의 머리가 잘려 나갔다.
붉은 마력의 방패가 사라지고 공중에 뜬 그란데르의 몸이 땅바닥에 추락했다.
지면 위로 피가 흐르고 일순 침묵이 맴돌았다.
지상에 착지한 루드거는 말없이 그란데르를 응시했다.
그때 풀밭 위에 쓰러진 그란데르의 몸통이 갑자기 상반신을 벌떡 일으켰다.
믿기지 않는 광경임에도 루드거는 당황하지 않았다.
옛날에 너무 많이 봤으니까.
촤아악.
잘린 목의 단면 속에서 새빨간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더니 이윽고 머리가 재생됐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새하얀 피부. 그리고 눈부신 금발까지.
완전히 재생을 끝낸 그란데르는 목을 살짝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은 시도였다, 제자야.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구나.”
그란데르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쥔 양산을 뻗어 루드거에게 겨누었다.
그리고 생겨나는 마법 술식.
아테르 녹터누스의 그림자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더니 거대한 양팔을 이루었다.
그것이 교차하듯 루드거의 앞을 막아 세우는 것과 동시에 그란데르의 마법이 완성됐다.
피처럼 붉은 기둥이 루드거를 향해 쏘아졌다.
그림자와 핏빛 마력이 충돌하며 주변에 거대한 굉음을 자아냈다.
거대한 폭발과 함께 루드거는 뒤로 밀려났다.
그는 양팔을 해제한 뒤 주변 풍경을 보며 물었다.
“죽일 생각이십니까?”
두 마법이 충돌한 부분을 기점으로 지면에 거대한 상흔이 새겨져 있었다.
그야말로 무수한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초토화된 대지는 절대 평범한 마법사가 일으킨 참상 따위가 아니었다.
“무얼 죽는다는 거냐. 이렇게 멀쩡히 막아 냈으면서. 자. 다음이다.”
그란데르가 미소 짓는 것과 동시에 하늘이 붉게 변했다.
루드거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대낮인데도 노을이 진 것처럼 붉게 물든 하늘 위에는 그란데르의 핏빛 마력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피의 안개.
그 안개의 일부가 뭉쳐지더니 피의 창으로 변했다.
그 숫자만 무려 천을 넘어섰다.
한 발 한 발이 필살의 일격인 공격.
그 수가 무려 1,000발.
저 정도 물량의 마법을 즉석에서 저렇게 짜 올린다는 것부터가 그란데르가 얼마나 규격 외의 존재인지 말해 주고 있었다.
‘스승님의 혈마법.’
그란데르가 사용하는 마법인 [혈마법(血魔法)]은 마법의 분류를 따지면 특이 계열에 속하는 마법이다.
다만, 혈마법은 특이 계열 마법 중에서 가장 하자가 많은 마법이었다.
마력에 해당 마법 발현자의 피를 섞어야 하는데, 그것이 실전에서 여의치 않은 것이다.
혈마법은 일반 마법에 비해 그 위력과 파괴력이 남다를 정도로 강하다.
그러나 힘이 강한 만큼 요구하는 피의 양도 높았다.
평범한 인간이 혈마법을 사용한다면 마법 하나에 상응하는 피를 요구당해 과다 출혈로 사망한다.
혈마법이 특이 계열이지만, 흑마법사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치부당해 핍박을 받는 것은 이런 이유였다.
4위계 이상 마법 하나에 인간의 생명 하나.
그렇기에 혈마법은 무수한 목숨을 사용하는, 악마의 마법인 것이다.
‘그러나 스승님의 혈마법에는 그런 제한이 없다.’
하지만 피를 다루는 흡혈귀는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았다.
단 한 방울만으로 어떤 마법 시약보다도 대단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흡혈귀의 피다.
하물며 그 흡혈귀 중에서도 최고위, 진혈의 흡혈귀라면 오죽할까.
그란데르는 자신의 피를 섞은 방대한 마나를 넓게 퍼뜨려 위력과 양을 모두 한꺼번에 챙기는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생겨야 할 당연한 부작용마저도 8위계 마법사라는 폭력적인 위계로 찍어 누르기까지 했으니.
약점은 약점대로 사라지고, 강점만이 남아 버리는 전천후 마법이 탄생해 버리고 만 것이다.
‘평범한 마법보다 훨씬 더 위력이 높은 혈마법을 저 정도로 많이 펼치다니.’
그란데르는 손대중이라는 것을 하지 않았다.
여기서 루드거가 제대로 막지 못해 죽더라도 그것은 막지 못한 본인의 책임이라는 듯.
그것이 그란데르의 교육 방식이었다.
까득.
루드거는 곧바로 입안에 마력 회복약을 털어 넣은 뒤 그것을 꿀꺽 삼켰다.
순식간에 차오르는 마나를 말도 안 되는 장악력으로 다루기 시작하며 그대로 바깥을 향해 방출했다.
슈슈슉.
그란데르가 손짓을 하자 하늘 위에서 붉은 창이 비처럼 쏟아졌다.
조금 전 루드거가 마법을 난사하듯 날린 것에 대한 복수라는 듯 반대의 양상이 펼쳐졌다.
루드거는 곧바로 아테르 녹터누스에게 명령을 내렸다.
주인의 명령을 받은 아테르 녹터누스는 곧바로 반응했다.
등 뒤로 까마귀와 같은 새까만 날개가 활짝 펼쳐지더니 루드거의 몸을 감싸듯 휘감은 뒤 맹렬히 회전했다.
카가가강!
날아오는 피의 창은 검은 소용돌이와 충돌하자 바깥으로 튕겨 나갔다.
그란데르는 그 광경을 보며 폭소했다.
“하하하! 그림자를 통한 공간 왜곡으로 공격을 비껴 나가게 한 거로구나!”
좌표를 알고 그곳에 마법을 송신할 수 있다면, 반대로 기존의 좌표에 왜곡점을 추가해서 공간 자체를 약간이지만 휘어 버리게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공간 이동의 매개체인 그림자가 필요하고 거기에 따른 막대한 마나가 소모되지만, 루드거는 그 부족한 걸 마법수와 약으로 보충했다.
천 발이 넘는 창을 모조리 때려 박는다고 하더라도 저 방어를 뚫을 수는 없으리라.
“다만, 그럴 경우에 자리에 가만히 박혀 있어야 한다는 약점이 있구나.”
스르륵.
지면에 무수히 튕겨 나간 핏빛 창이 얼음이 녹듯 형체가 무너졌다.
붉은 마력은 곧바로 루드거를 보호하는 검은 그림자를 둘러쌌다.
“쏟아지는 ‘점’을 모두 튕겨 낼 수 있다지만, 광범위한 ‘면’적의 공격은 어찌 방어할 거냐.”
그란데르가 그림자를 향해 손을 내민 뒤 펼쳤던 손을 꽈악 쥐었다.
링 형태로 루드거를 포위하던 핏빛 마력이 거대한 짐승의 아가리로 변해 주변 일대를 한꺼번에 집어삼켰다.
번쩍──!
거대한 섬광이 폭발하며 피의 짐승을 찢어발겼다.
아무리 힘 조절을 했다지만, 일반적인 마법으로 부술 수 있는 기술이 아니었는데.
평범한 마법이 아니다.
그 중심에서 모습을 드러낸 제자의 모습을 보며 그란데르는 차가운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8위계 마법사로서의 직감과 흡혈귀의 본능이 외치고 있었다.
루드거가 사용한 마법이, 당대의 마법이 아니라는 것을.
“아하하하. 역시 대단하구나! 술식도 뭣도 없는 마법! 이제는 고대에 소실되어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순수한 기적을, 네가 재현시키다니!”
루드거가 흔히 말하는 ‘진짜 마법’을 목도한 그란데르는 광소를 터뜨렸다.
그녀의 붉은 홍채가 서서히 커지더니 그란데르의 눈 전체가 붉게 물들었다.
그 섬뜩한 아름다움 속에서 피어나는 붉은 홍소(哄笑)를 마주하면서 루드거는 조용히 마법을 펼쳤다.
“게부라(GEBURA).”
루드거의 등 뒤에 빛으로 이루어진 세피로트의 나무가 나타났다.
동시에 땅에서 거대한 불의 기둥이 피어오르며 그란데르를 집어삼켰다.
그란데르도 방어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펼친 마력 장벽은 불에 닿는 순간 타서 사라지고 말았다.
세피로트의 나무의 5번째 세피라이자, 신의 버너라 불리는 천사 카마엘의 힘.
불을 관장하는 미카엘의 힘이 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카마엘의 화염은 말 그대로 ‘파괴’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그란데르의 혈마법처럼 강력한 마법을 정면에서 깨부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파괴의 화염뿐이었다.
불기둥은 그란데르를 집어삼키고도 맹렬히 회전하며 소용돌이를 그렸다.
일반적인 마법사라면 형태를 유지하기는커녕 재조차 남지 않을 초고열의 화염.
깔깔깔.
그 안에서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고 들려왔다.
루드거는 불기둥을 응시했다.
푸화악!
그 순간 주홍빛 화염의 틈새를 비집고 커다랗고 새빨간 양팔이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