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393
394화
자신을 아는 척을 하지 않는 귀신에게 강진이 다시 말을 걸었다.
“저기…… 귀신님.”
강진의 말에 멍하니 바다를 보던 귀신이 깜짝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자신을 보는 귀신을 보며 강진이 웃었다.
“제주도 저승식당이 어디에 있나요?”
“네?”
“저는 서울에서 저승식당 운영하는 이강진입니다. 제주도 저승식당을 좀 찾아가려고요.”
“저승식당…….”
놀란 눈으로 강진을 보던 귀신에게 배용수가 말했다.
“아저씨, 여기 저승식당 어디예요?”
배용수의 말에 귀신이 그를 보다가 강진을 보았다.
“저승식당…… 사장님?”
“네. 제주도 온 김에 제주도의 저승식당을 가 보려 합니다.”
강진의 말에 귀신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밝 농원 옆에 삼다식당이라고 있습니다. 거기가 저승식당입니다.”
“한밝 농원?”
“지도 맵 보시면 나옵니다.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거기 영업은 어떻게 하나요?”
“그야 저녁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죠.”
“그거 말고 사람 상대하는 영업요.”
“사람 장사는 저녁에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진이 고개를 숙이고 몸을 돌리자, 귀신이 멍하니 그를 보았다.
“서울 저승식당?”
바닷가에서 해산물로 요기를 한 일행은 초원에서 말도 타고 사진도 찍었다.
물론 조순례는 구경만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맛집으로 소문이 난 갈치조림 집에서 밥을 먹었다.
이곳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갈치조림을 시키니 회가 서비스로 꽤 많이 나왔다.
갈치조림이 서비스인지 회가 서비스인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맛집이라 그런지 음식들이 다 맛이 있었다.
어쨌든 맛있게 식사를 한 강진과 일행은 화이트 홀 호텔로 이동을 했다.
먼 이동은 아니지만 조순례의 몸 상태도 있으니 호텔에서 좀 쉬었다가 이동하려는 것이다.
화이트 홀 호텔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급히 나왔다.
“오셨습니까.”
황민성이 고개를 끄덕이자 직원이 한쪽을 가리켰다.
“이쪽으로…….”
직원들이 황민성 일행의 짐을 받아 대신 들고는 안내를 했다.
직원들과 함께 이동을 한 황민성이 카운터에서 카드키를 받았다.
그러고는 오 실장과 의사 선생님에게 카드를 내밀었다.
“여기 온천 좋습니다. 그리고 호텔 서비스 같은 것은 이 카드로 이용들 하세요.”
황민성의 말에 오 실장과 의사가 카드를 받았다. 카드를 받아든 의사가 황민성을 보았다.
“어머니 컨디션 확인 좀 하겠습니다.”
“저희 방 2032실입니다.”
“10분 후에 가겠습니다.”
의사와 오 실장이 각자의 방으로 향하자 황민성 일행도 걸음을 옮겼다.
호텔 룸에 들어온 강진은 깜짝 놀랐다.
‘이게 룸이야? 집인데?’
강진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규모였다. 거실이 있고 옆에는 주방이 있었다.
거기에 방도 세 개가 더 있었다.
“와.”
강진이 호화로운 내부를 보며 놀란 눈을 하고 있을 때, 황민성이 말했다.
“너는 이쪽 방 쓰고, 어머니하고 장 여사님은 이쪽 방, 나하고 이슬 씨는 이쪽 방 쓸 겁니다.”
그러고는 황민성이 강진을 보았다.
“혹시 불편할 것 같으면 말해. 방 따로 잡아 줄 테니까.”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웃었다.
“이렇게 대 놓고 말을 하는데 불편하다는 말을 어떻게 해요?”
“그런가? 방 잡아 줘?”
“괜찮아요. 어차피 하루 자고 가는 건데.”
“방 봐.”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그가 가리킨 방의 문을 열었다. 방은 강진의 안방보다 컸다.
그리고 침대도 크고 푹신해 보이고…….
침대 매트리스를 손으로 꾸욱꾸욱! 눌러 본 강진이 슬쩍 누워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편하네.”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침대를 보다가 말했다.
“확실히 좋아 보인다.”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여자 귀신들을 보았다.
“여기 온천 좋다고 하던데 가 보실래요?”
“그냥 저희는 호텔 구경할게요.”
“그러세요. 그럼…… 세 시에 이동할 때 부를게요.”
“네.”
여자 귀신들이 스윽 하며 문을 나서자 강진이 배용수를 보았다.
“너는?”
“주방에 있을게.”
“주방?”
“여기 5성 호텔이잖아. 5성 호텔 주방이면 배울 점이 있지.”
배용수가 방을 나가자 잠시 침대에 누워 있던 강진이 가방을 내려놓고는 거실로 나왔다.
황민성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요?”
“방에서 쉬고 계셔.”
강진이 자리에 앉자 황민성이 일어나서는 한쪽에 있는 냉장고를 열었다.
“뭐 먹을래?”
“그거 막 먹어도 돼요?”
“먹으라고 둔 건데.”
말을 하며 황민성이 캔 커피를 하나 꺼내고는 강진을 보았다.
“뭐?”
뭐 먹을지를 묻는 황민성을 보며 강진이 말했다.
“저도 커피요.”
강진의 말에 황민성이 들고 있던 캔 커피를 휙 하고 던졌다.
탓!
강진이 커피를 잡자, 황민성이 주위를 보았다.
“용수는?”
“호텔에 있는 레스토랑에 갔어요.”
“레스토랑?”
“호텔 레스토랑의 주방 구경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면서 갔어요.”
강진의 말에 황민성이 커피를 꺼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너도 호텔 주방 구경할래?”
“괜찮아요.”
캔 커피를 따서 마신 강진이 황민성을 보았다.
“저승 커피 맛있는데.”
“저승 커피? 저승에도 커피가 있어?”
“있더라고요. 아주 맛이 좋아요.”
“그래? 소주도 있고 커피도 있고, 저승이라는 곳도 사람 사는 곳 같네.”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이니까요. 그래서 저승이나 이승이나 비슷해요.”
“다행이다.”
다행이라는 말에 강진이 그를 보자 황민성이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가 쉬고 있는 방을 보았다.
“어머니도 언젠가는 가셔야 할 곳이니까.”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다 가는 곳이죠.”
강진의 말에 황민성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입맛을 다셨다.
“거기에도 감방 같은 곳 있지?”
“이승에 감방이 있다면 저승에서는 지옥이 있죠.”
“나는 좀 무섭네.”
강진이 보자 황민성이 커피를 마셨다.
“난 나쁜 짓 많이 했잖아.”
“그건…….”
강진이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말대로 황민성은 젊었을 때 나쁜 짓을 많이 해서 확실히 지옥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강진이 머뭇거리자 황민성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죄 지은 건 사실이고…… 지은 죄 피할 생각도 없어. 죄 지었으면 벌 받아야지.”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형은 좋은 일도 많이 하니까, 저승 가면 좋은 변호사 선임할 수 있을 거예요.”
“변호사?”
“아…… 그런 것이 있어요.”
웃으며 무마하는 강진을 보며 황민성이 웃다가 말했다.
“형 감옥 가 있으면 면회 와라.”
“저 보고 죽으라는 악담하는 거예요?”
“사람은 누구나 죽는데 너라고 안 죽겠냐? 어쨌든 사식 챙겨서 면회 와라.”
“사식요?”
“외부에서 들여오는 음식을 말하는 거야. 어쨌든 너무 일찍 오지는 말고 좀 이따가 시간 날 때 와.”
“그러죠.”
강진이 고개를 끄덕일 때, 황민성의 전화가 울렸다. 모르는 번호에 황민성이 잠시 고민하더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네. 그럼 몇 분이지요? 네 분. 알겠습니다. 그럼 도착은…… 방은 두 개면 되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전화를 마친 황민성이 강진을 보았다.
“승무원 온대.”
“네 명요?”
“응.”
그러고는 황민성이 소파 옆에 있는 전화를 들어서는 버튼을 눌렀다.
“손님이 있습니다. 네 분, 방 두 개면 됩니다.”
그것으로 통화를 끊는 황민성의 모습에 강진이 말했다.
“고맙습니다.”
“고맙기는…….”
황민성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 승무원, 남일 같지 않아.”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그를 보았다.
“형하고는 사정이 다르죠.”
“그쪽 사정은 모르지만…… 어머니 마음 아프게 하는 것은 같지.”
그러고는 황민성이 입맛을 다셨다.
“그 친구도 나처럼 후회하며 살지는 않았으면 해. 지금이야 밉고 미울 수 있지만, 나중에는 분명 후회할 거니까.”
이야기를 나눌 때 딩동 소리가 들렸다. 그에 나가 보니 주치의가 들어왔다.
“어머니 방에 계십니다.”
황민성의 말에 그녀가 방에 들어가 조순례를 살폈다. 그 뒤를 따라간 황민성이 물었다.
“어떠십니까?”
조순례의 혈압을 재고 상태를 확인한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체온이 있으시지만 괜찮으십니다. 조금 쉬시면 좋아질 겁니다.”
“그럼 일출봉은 가도 되는 겁니까?”
“네.”
“감사합니다. 가서 쉬세요.”
황민성의 말에 의사가 고개를 숙이고는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
“어머니 어떻게, 온천 좀 하시겠어요?”
“아니. 좀 자고 싶네. 너희들끼리 다녀와.”
“아닙니다. 아! 밑에 수영장에서 바다가 보이는데 거기에 갈까요?”
“괜찮아.”
조순례의 말에 장 여사가 말했다.
“언니 피곤하신 것 같습니다. 좀 주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장 여사의 말에 황민성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순례의 손을 잡았다.
“좀 주무세요.”
미소를 지은 조순례가 침대에 슬며시 눕자, 황민성이 옥난을 머리맡에 조심히 놓고는 장 여사를 보았다.
“부탁드려요.”
“네.”
김이슬과 함께 나온 황민성이 그녀를 보았다.
“이슬 씨는?”
“저는 수영장에서 커피 한 잔 마시려고요.”
“그럼 같이 갑시다.”
그러고는 황민성이 강진을 보았다.
“너도 같이 가자.”
그에 강진이 김이슬과 황민성을 보다가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이서 데이트하세요. 저는 잠시 나갔다 올게요.”
“어디 가게?”
“제주도에 아는 분이 식당을 해서요. 잠시 거기 좀 들렀다가 오려고요.”
강진의 말에 황민성이 물었다.
“차 가져갈 거야?”
“제주도 길도 모르는데 택시 타려고요.”
“하긴, 모르는 길은 택시 타는 것이 낫지. 그럼 가서 늦어질 것 같으면 전화해. 우리 먼저 일출봉으로 갈 테니까.”
“알겠어요.”
“나가자.”
황민성이 방을 나서자 강진이 그 뒤를 따라나섰다.
부웅!
제주도의 한 농원 앞에 택시가 멈췄다. 그리고는 택시 기사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말했다.
“내비에는 여기라고 돼 있는데…… 가게는 안 보이네.”
택시 기사가 내비게이션을 보며 다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에 강진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의 눈에 삼다식당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여기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식당이 안 보이는데…….”
다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택시 기사가 말했다.
“여기 택시 잘 안 다니는 곳이라 길 모르면 고생할 텐데?”
“괜찮습니다.”
그러고는 강진이 택시비를 주자 계산을 해 준 택시기사가 콜택시 명함을 하나 내밀었다.
“혹시 여기 아니면 바로 전화해요. 멀지 않으면 데리러 올 테니까요.”
택시 기사의 말에 강진이 명함을 받고는 차에서 내렸다.
“수고하세요.”
“여행 잘 해요.”
택시 기사가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출발을 하자 강진이 삼다식당을 보았다.
삼다식당 뒤에는 농원이었다. 농원은 귤을 키우는 듯 귤나무가 쫘악 펼쳐져 있었다.
귤나무들을 배경으로 서 있는 삼다식당은 강진의 가게와 비슷한 크기로,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었다.
강진의 가게처럼 1층은 식당이고 2층은 가정집인 것 같았다.
그리고 하나 더 눈에 보이는 것은 귀신들이었다. 가게 주위로 귀신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수는 대략 서른 정도? 어쨌든 많은 귀신들이 삼다식당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래서 택시 기사가 눈앞에 삼다식당을 두고도 발견하지 못하고 두리번거린 것이다.
삼다식당을 보던 강진이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