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429
430화
주방에 들어온 강진은 김치전을 하는 배용수에게 말했다.
“유트버래.”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만들던 김치전을 접시에 덜고는 홀을 보았다.
“유트브 하는 사람들이야?”
“그렇다네.”
“신기하네. 그런데 지금 방송 중?”
“응.”
둘의 대화에 여자 귀신들이 슬며시 다가와서는 홀을 보았다.
“진짜 유트버인가 봐.”
“무슨 방송 하는 거지?”
“사장님, 저 사람들 이름이 뭐래요?”
여자 귀신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홀을 보며 묻자 강진이 말했다.
“여니하고 정부라고 하던데요?”
“여니하고 정부?”
강진의 말에 이혜미가 핸드폰으로 유트버에 들어가 검색을 했다.
“먹방, 소통을 하는 평범한 여자의 일상.”
이혜미가 유트버에 뜬 이름을 보고는 라이브 방송에 들어갔다.
“우리 가게가 이렇게 나오는구나.”
이혜미가 영상 속 가게를 가리키며 하는 말에 귀신들과 강진이 화면을 보았다.
늘 보는 가게가 유트버 방송에 나온다 생각하니 신기했다.
“음식 하자. 기다리겠다.”
배용수가 홀을 힐끗 보고는 김치전이 담긴 접시를 가리켰다.
“2층에 가져다드리고 저쪽도 한 장 가져다드려라.”
배용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강진이 김치전 두 접시 중 하나를 2층에 있는 차달자에게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접시는 서비스로 두 여자 손님에게 들고 갔다.
“저희 직원들하고 먹으려고 만들었는데 괜찮으시면 한 장 드세요.”
“감사합니다.”
강진의 말에 여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젓가락으로 김치전을 한 입 크기로 찢어 먹고는 웃었다.
“오징어 많이 씹히네요.”
“제가 오징어를 좋아해서 많이 넣었습니다.”
채팅창에 올라온 글에 여니가 말했다.
“마요네즈에 찍어 먹어 보셨어요?”
“김치전에 마요네즈요?”
강진이 의아한 듯 말하자 여니가 웃었다.
“여기 한 분이 마요네즈 찍어 먹으면 맛있다고 해서요.”
“상상이 가지는 않는데…… 어떻게, 마요네즈 좀 드려요?”
“주시면 감사하죠.”
여니의 말에 강진이 주방으로 들어왔다. 그 사이 배용수는 음식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샐러드에 설탕 넣고 햄 몇 조각 넣은 햄버거 만들 줄 알아?”
“그건 만들 줄 아느냐 마느냐가 아니지 않냐? 그냥 설명에 레시피 다 있고만.”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설명만 들어도 답이 나오는 음식이기는 했다.
“어릴 때 동네 빵집에서 팔던 햄버거 같은 건가 보네.”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그를 보았다.
“느낌 알아?”
“넌 안 먹어 봤어?”
“먹어는 봤는데…… 요리 연습장에 없는 음식이라서. 그리고 엄청 어릴 때 먹어 봤던 거라.”
강진의 답에 배용수가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손님 가고 나면 연습해 봐. 어떤 음식이든 홀로 태어난 건 없어.”
계란 프라이를 잘하면 계란말이를 해볼 수 있게 되고, 김치찌개를 잘 끓이면 다른 찌개 요리도 좀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어떤 음식이든 해 보면 다른 요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말을 한 배용수는 양배추를 꺼내 햄버거를 만들 준비를 시작했다.
배용수가 이미 마요네즈를 꺼내 놨기에 강진이 작은 종지에 마요네즈를 짰다.
“그건 왜?”
“김치전을 마요네즈에 찍어 먹겠대.”
“김치전을 마요네즈에?”
배용수도 자신과 같이 황당해하는 것에 강진이 피식 웃었다.
“음식은 개취 아니겠냐?”
“아무리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는데…… 김치전 같은 음식은 매콤한 간장양념장에 찍어 먹어야지.”
요즘 음식에 퓨전이 많다고는 하지만 정통 한식 요리사인 배용수로서는 충격적인 조합이었다.
김치전에 마요네즈라니…….
고개를 젓던 배용수가 작은 그릇에 간장을 담고는 고춧가루와 매실청을 살짝 넣었다.
그러고는 매운 고추를 작게 종종 썰어 넣고는 마지막에 참기름을 한 방울 톡 떨어뜨렸다.
“사도가 정도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겠어. 같이 가져가.”
맛있게 만들어진 양념을 보며 피식 웃은 강진이 마요네즈와 간장양념을 들고 홀로 나왔다.
“마요네즈와 간장양념입니다. 취향대로 찍어 드셔 보세요.”
“감사합니다.”
양념장을 준 강진이 주방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양배추를 썰던 배용수가 강진을 보며 말했다.
“햄버거 빵 좀 사 와라.”
“햄버거 빵?”
“뒷문으로 나가서 골목 좀 가면 빵집 있어. 거기 가서 햄버거 빵만 몇 개 사와.”
“그냥 식빵으로 해도…….”
“내가 늘 말했지. 주문을 안 받았으면 모르지만 받았으면…….”
“최선의 요리를 내야 한다. 알았어. 그럼 금방 갔다 올 테니까 준비 좀 해 줘.”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양배추를 마저 썰기 시작했다.
그 사이 강진은 가림막 사이로 홀을 슬쩍 보았다. 여자 둘은 핸드폰을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마요네즈에 찍어 먹으니 고소하네요.”
“근데 양념장도 맛있다.”
“그러게. 양념장도 너무 맛있어요.”
“달달하면서 살짝 맵고, 매운 고추하고 같이 먹으면 또 더 맵고.”
“이따가 사장님 오시면 양념장 레시피 좀 알려 달라고 할게요.”
마요네즈와 양념장 맛을 비교하는 두 유트버를 보던 강진이 지갑을 챙겨서는 뒷문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서둘러 빵집으로 뛰어갔다. 그리 멀지 않아 금방 빵집에 도착한 강진이 햄버거 빵을 사서는 급히 돌아왔다.
빵을 들고 주방에 들어간 강진은 음식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어느새 배용수가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고 있었다.
“나 안 찾아?”
“다행히 안 찾더라. 빵은?”
“여기.”
강진이 햄버거 빵이 담긴 봉지를 들자 배용수가 프라이팬을 놓고 물러섰다.
그에 강진이 배용수가 잡고 있던 프라이팬을 잡고는 요리를 이어나갔다.
매운 닭발을 볶고, 한 손으로는 계란찜을 숟가락으로 긁어 올렸다.
뚝배기의 바닥과 면을 긁어내는 식으로 해야 흔히 말하는 화산 계란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요네즈가 맛있는 모양이다.”
“왜?”
“밖에서 둘 하는 이야기 들으니…… 둘 다 맛있다고 하는데, 공들여 만든 내 간장양념이 마요네즈와 비슷하다니…….”
그러고는 배용수가 마요네즈를 보았다.
“저녁에 김치전 만들어서 마요네즈에 찍어 먹어봐야겠어. 무슨 조합인지 궁금하네.”
배용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강진이 한쪽에서 끓고 있는 김치찌개를 살짝 맛봤다.
“조금 더 끓이면 되겠다.”
김치찌개가 끓어오르는 것을 힐끗 본 배용수가 닭발을 그릇에 담았다.
배용수가 닭발을 담자 강진이 김치찌개를 크게 한 번 젓고는 그 위에 파를 썰어 올렸다.
“음식 가져가.”
“햄버거는?”
“일단 가져가.”
배용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강진이 쟁반에 음식들을 담았다.
매운 닭발, 주먹밥, 계란찜, 김치찌개와 소고기 미역국, 밑반찬으로 가득 채워진 쟁반을 든 강진이 홀로 나왔다.
“음식 나왔습니다.”
그러고는 음식들을 식탁에 하나씩 올렸다.
“사장님, 냄새 너무 좋아요.”
“맛있게 드세요.”
그러다가 여니가 채팅창을 보고는 말했다.
“그런데 햄버거는요?”
“햄버거는 지금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운 닭발은 기름장에 살짝 찍어 드시면 매운맛도 잘 가시고 맛이 있습니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강진이 뒤로 물러나 주방으로 들어가자 여니가 화면을 보았다.
“와…… 한상 가득이다.”
“맛있겠다.”
가격을 물어보는 채팅에 여니가 강진을 불렀다.
“사장님.”
여니의 부름에 강진이 홀로 나왔다.
“필요하신 것 있으세요?”
“이거 가격이 어떻게 돼요?”
여니의 물음에 강진이 음식을 보며 말했다.
“매운 닭발 세트는 만이천 원입니다. 그리고 집밥은 오천 원, 햄버거도 오천 원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강진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원래는 햄버거도 싸게 드릴 수 있는데, 가게에 식빵밖에 없어서 뒤에 있는 빵집에서 햄버거 빵을 사 왔습니다. 빵만 오천 원이라 원가가 좀 올랐습니다.”
“아!”
강진의 말에 여니가 말했다.
“그럼 너무 싼 것 아니에요? 빵만 오천 원인데?”
“네 개 들어 있으니 두 개 쓰면 두 개는 남습니다.”
핸드폰에서 들리는 전자음에 강진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많이는 안 남지만 조금은 남고 있습니다.”
강진의 말에 여니가 말했다.
“정해진 가격은 없으신가 봐요?”
“재료값과 제 인건비 정도 생각해서 받는 거라 정해진 가격은 따로 없습니다. 그래도 비싸지는 않죠?”
강진의 말에 여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좋아요. 맛있게 먹겠습니다.”
여니의 말에 고개를 숙인 강진이 주방으로 들어갔다. 주방에서 배용수는 손을 놓고는 홀을 보고 있었다.
“햄버거 안 만들어?”
“생각해 보니까 지금 만들면 음식 먹다가 햄버거를 먹어야 하잖아.”
“그렇지?”
“한식 먹다가 케첩하고 마요네즈 섞인 햄버거 먹으면 이상하지 않을까?”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남은 음식을 보다가 웃었다.
“제주도에서 박문수 사장님이 초밥 줬을 때 한 말 기억 나냐?”
“뭐?”
“원래는 맛이 약한 초밥부터 먹고 맛이 강한 걸 먹어야 제맛을 느끼지만, 그냥 먹고 싶은 대로 먹으라고 하셨던 말.”
“기억 나지.”
“그것과 같지 않겠냐? 코스로 먹는 서양 요리도 아니고 한식은 그냥 한 상에 여럿 쌓아 놓고 먹고 싶은 대로 먹잖아.”
“그건…… 그렇지.”
한식은 한 상에 많은 메인과 밑반찬들이 올라간다. 맛있게 먹으려고 한다면 양념이 적은 것부터 먹어야겠지만, 한식은 그냥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
양념이 강하면 밥을 좀 더 먹고, 양념이 약하면 그 맛 그대로 즐기는 식이었다.
“그리고 술집에서 닭발 안주에 양배추 샐러드도 같이 나오잖아. 그리고 통닭하고 피자도 같이 먹기도 하고.”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음식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도 맞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대로 먹는다. 좋은 말이라 생각을 한 배용수가 가스레인지 불을 켜고는 햄버거 빵을 반으로 잘라 프라이팬에 올렸다.
기름을 두르지 않고 햄버거 빵을 앞뒤로 살짝 구운 배용수가 그 안에 양배추 샐러드와 햄을 몇 조각 넣었다.
그러고는 설탕을 듬뿍 샐러드에 뿌렸다.
촤아악! 촤악!
“무슨 설탕을 그렇게 많이 넣어?”
“원래 이런 건 과하다 싶게 넣어야 맛난 거야.”
“당 맞는 것 아니냐?”
“원래 이런 음식을 먹을 때 건강 걱정은 잠시 넣어 두는 거야. 괜히 길거리 음식이겠냐?”
“한식 요리사가 그렇게 해도 되는 거야?”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웃었다.
“자주 먹는 것 아니고 가끔이잖아. 가끔은 괜찮아.”
설탕을 뿌린 배용수가 접시에 햄버거를 올리고는 말했다.
“가서 바로 드시라고 해.”
“바로?”
“설탕 녹은 것하고 안 녹은 것하고 식감, 맛 차이가 있어. 일단 한 입…… 가. 설탕 녹는다.”
배용수가 설탕 녹겠다며 재촉하자 강진이 햄버거 두 개를 들고는 홀로 나왔다.
“주문하신 햄버거 나왔습니다.”
아직 음식을 먹지 않고 핸드폰으로 찍고 있는 두 사람에게 햄버거를 내민 강진이 말했다.
“그리고 햄버거는 지금 바로 한 입 드시겠어요?”
“지금요?”
“지금 막 설탕을 뿌린 건데, 녹기 전에 한 입 드세요. 설탕 녹기 전과 후의 맛 차이가 좀 있습니다.”
“그래요?”
“그렇습니다. 그 맛의 차이를 느껴 보시는 것도 재밌으실 겁니다.”
강진의 말에 여니가 햄버거를 집어 정부에게 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햄버거를 들고는 입을 크게 벌려서는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오! 먹방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뭐가 다르기는 하네.’
보통은 작게 오물거릴 텐데…… 먹는 걸 보여주는 사람이라 그런지 입을 쩌억 벌리고 크게 한 입 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