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154
153화
“그러니까, 카밀라가 프리메이슨 런던 로지 일원으로 가입되어 있다는 거죠?”
강신이 모두를 대변해 카밀라에게 질문을 던지자, 카밀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용병 일을 할 때, 인맥을 목적으로 들어갔었죠.”
“인맥 때문이라고요?”
“위조 신분을 만들어줄 정치가나 기술자라던가, 수혈 팩을 공급해줄 의사들이 필요했거든요.”
하지만 상황은 그녀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매혹을 써가며 어렵게 프리메이슨에 가입했지만, 프리메이슨의 회원들은 음모론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뒤에서 세계를 주무르는 세력이 아닌 자선 사업 단체 같았다.
자신의 예상과는 너무 다른 단체라는 사실을 확인한 카밀라는 프리메이슨에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
“집회는 몇 번 참석하고 말았지만, 아직 기록은 남아있을 거예요.”
“기간이 오래돼서 자동으로 탈퇴 되진 않았을까요?”
“뭐, 확인은 해봐야겠지만, 가입 당시에 연회비를 몰아 기부해서 아직 단원으로 남아있을 거예요.”
U.M.A가 아닌 사람을 상대하는 자리에서 카밀라의 존재는 척준신보다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건 강신만이 아니었다.
다른 인원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강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쁘지 않은데…. 난 찬성일세.”
권영식이 가장 먼저 카밀라를 강신과 함께 보내는 것에 찬성했고, 그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 프리메이슨 집회에 강선임과 카밀라가 함께 참석한다는 전제하에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군요.”
임상무가 걱정되었던 부분이 해결되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울프 팀 일원들은 한 달 뒤에 있을 집회 현장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저는 먼저 런던으로 넘어가 있도록 하겠습니다.”
장웨이는 강신이 런던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움직일 수 있도록 미리 감찰 임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성신그룹 영국 지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손을 쓸 생각이었다.
“이번 작전에는 1팀 전원을 데리고 가고 싶군….”
“그거 좋은 생각이구만. 안전을 위한 준비는 얼마를 하든 부족한 법이니까.”
척준신의 말에 권영식이 맞장구를 쳐주었다.
척준신은 집회에 참석하진 못하지만, 런던에서 강신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하기로 했다.
그리고 혼자서는 강신의 보호가 힘들 수도 있다고 판단하여 현장 요원 1팀 전원의 출장을 결정했다.
그렇게 일행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맡기 시작했다.
김대리는 울프 팀과 1팀이 사용할 장비에 신경 썼고, 임상무는 장비 반출을 위해서 한국과 영국 사이에서 협상을 벌여야 했다.
권영식은 이번 작전에 나가는 인원들의 장비 점검과 새로운 장비 개발에 신경을 썼다.
프로네시스는 런던 전체의 도로와 지형을 분석해서 이동 경로를 계산했다.
그리고 강신은 주기적으로 이경석과 연락하며 키퍼들과 성신 그룹 사이에서 계획을 조율했다.
이경석은 강신이 런던에 도착하면 모든 안전을 키퍼 측에서 맡겠다고 했다.
그러나 강신은 그의 제안을 거부했다.
키퍼의 도움을 받는 건 집회 장소만으로 못을 박았고, 이경석은 굉장히 아쉬워했다.
* * *
준비가 모두 끝나고, 어느새 영국으로 가는 출국 당일이 되었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김대리가 먼저 런던으로 향했던 장웨이에게 연락을 받고 그 내용을 강신에게 전해주었다.
“강선임님, 예정이 바뀌어서 장선임님이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1팀 인원과 함께 기다리고 있겠답니다.”
“장선임님이요?”
원래 계획은 작전 지역을 확인하기 위해 하루 일찍 출발한 현장 요원 1팀이 공항 게이트에서 강신 일행을 픽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성신 그룹 런던 지부를 감찰 중인 장웨이가 직접 온다는 말에 강신은 의문을 품었다.
“장선임님 말로는 감찰은 이미 끝났고, 호텔보다는 세이프 하우스에서 지내는 게 더 안전할 것 같다고 하셔서요. 위치는 장선임님만 아시니, 직접 안내하겠다고 하더군요.”
장웨이가 런던 지부를 감찰하는 틈틈이 런던 곳곳에 총 4개의 세이프 하우스를 구해 놓았다는 보고를 들었다.
세이프 하우스는 위험한 순간에 몸을 숨기기 위한 최후의 장소였다.
그런데 장웨이가 추가로 다섯 번째 세이프 하우스를 구하게 되어 강신을 호텔 대신 세이프 하우스에서 지내도록 한 것이었다.
장웨이가 준비한 세이프 하우스의 모든 창문은 총으로 뚫지 못하는 두꺼운 방탄유리로 제작되어 있었다.
건물 내부에는 허가된 전자 기기가 아니면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 전파가 흐르고 있었으며, 건물 자체도 특수한 콘크리트를 사용해 내구성이 굉장히 높았다.
또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내화성이 높은 스타라이트라고 불리는 물질을 건물에 도포해놓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보호 시설은 건물 중앙에 있는 승강기를 임의로 제거하면 나오는 계단을 통해 이동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핵폭발에도 견딜 수 있으며, 30명의 인원이 두 달간 생활할 수 있는 물건들이 구비된 지하 벙커가 존재했다.
확실히 안전을 위해선 세이프 하우스에서 지내는 게 나았다.
“그게 좋겠네요. 프로네시스, 런던의 세이프 하우스에 도착하면 바로 새로운 이동 경로를 짜줄 수 있을까?”
-어렵지 않지.
강신의 귀에 이어폰이나 귀밑에 붙이는 통신 패치가 있지 않았는데, 프로네시스의 목소리가 강신의 귓가에 들려왔다.
회사를 나오기 전 권영식이 건네준 새로운 장비 덕분이었다.
권영식은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일행들의 장비를 점검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간이 나는 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런 그가 최근 몰두한 연구는 최근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던 고효율 배터리였다.
아직 조금 불안정한 상태이긴 하지만, 그는 고효율 배터리의 소형화에 성공했다.
얇은 비닐 막처럼 보이는 특수한 배터리, 그것이 바로 권영식이 소형화한 고효율 배터리였다.
양극과 음극의 개념을 넘어선 기존의 상식을 부숴버린 배터리의 개발에 연구원들은 모두 열광했다.
이 배터리에는 아쉽게도 문제점이 있었는데, 바로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물질들에 각종 U.M.A의 부산물이 있었다.
물론 U.M.A의 부산물을 비슷한 성질을 가진 물질과 교체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대체가 불가능한 물질이 있었다.
그건 강신이 철원에서 포획했던 천둥새의 깃털이었다.
천둥새의 깃털을 조금 특수한 방법으로 녹여 액화시킨 용액이 꼭 필요했다.
그 때문에 대량 생산은 어려워졌지만, 권영식은 실망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고효율 배터리를 기존에 사용하던 장비들과 결합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현재 일행들이 귀밑에 붙이고 있는 통신 패치였다.
얇아진 통신 패치의 통신 성능은 기존과 동일했으나 지속력이 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좋아졌다.
“신기하네요. 한 달을 충전하지 않아도 사용 가능한 통신 패치라니, 이런 걸 만들어 내실 줄은 몰랐어요.”
김대리는 자신의 귀밑에 붙은 통신 패치를 만지작거렸다.
김대리의 손끝에는 원형에서 이제는 사각형 모양으로 바뀐 통신 패치의 감촉이 느껴졌다.
새로운 통신 패치는 오랜 시간 충전 없이 유지되는 것 말고도,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통신 패치를 착용한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착용자의 피부에 맞춰 색이 변하는 기능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통신 패치를 착용한 걸 알아채기 어려웠다.
“통신 패치에 색깔만 바뀌는 의태 기능까지 넣다니, 이번에 팰로우님이 정말 신경을 많이 쓰셨더군요.”
강신은 의태 기능에서 색을 조정하는 기능만 이식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권영식에게 감탄했다.
“덕분에 적에게 제압당한다고 해도 통신 장비를 빼앗겨 도청당할 일은 없게 되었지.”
척준신은 전술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흡족한 것 같았다.
강신 일행은 그렇게 통신 패치의 기능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 *
12시간의 긴 비행시간 끝에 울프팀 일원들은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게이트 밖으로 나오자, 장웨이가 1팀 현장 요원들과 함께 강신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 비행때문에 고되셨겠지만, 바로 밖에 대기 시켜놓은 차에 탑승하시죠.”
오랜만에 같은 팀 인원을 만나 반가울 법도 했지만, 장웨이는 굳은 얼굴로 급히 일행들을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시켰다.
밖에 대기 중인 차량은 총 3대였다.
3대의 차량은 모두 같은 차종, 같은 색이었다.
그리고 짙은 선팅으로 내부가 보이지 않게 되어있었다.
마중 나왔던 1팀 현장 요원들은 눈으로 서로 인사를 하며 앞과 뒤 차량에 탑승했다.
울프 팀은 자연스럽게 세 대의 차량 중 중간에 있는 대기 차량에 탔다.
장웨이가 운전석에 오르며 입을 열었다.
“급하게 움직여서 죄송합니다. 공항에서 대기하는 데 저희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입국하자마자 감시자라…. 그쪽도 어지간히 애가 탔나 보군요.”
지하 로지의 단원들이 집회에서 움직일 거라 판단하고, 이번 계획을 짠 이유는 집회 시간에 강신이 가장 무방비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성신 그룹에선 강신이 런던에 도착했을 때부터 철저하게 보호하라고 지시해둔 상태였다.
‘그쪽에서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니 조심해야지.’
그때, 통신 장비를 통해 뒤쪽에서 따라오던 차량을 운전하고 있던 요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행이 붙은 것 같습니다.
장웨이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세워둔 플랜을 1팀 인원들에게 미리 공지해 두었다.
“플랜 기억하시죠? 그대로 움직이겠습니다.”
세이프 하우스가 안전을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적에게 그 위치가 알려지면 제 기능을 상실하는 게 당연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장웨이가 운전석 우측에 있는 용도를 알 수 없는 버튼을 눌렀다.
달칵!
그러자, 차량 앞뒤에 붙어 있는 번호판이 안쪽으로 들어가고, 새로운 번호판이 나왔다.
그리고 강신이 탄 차량 바로 앞뒤에서 달리는 차들 역시 번호판이 바뀌었다.
“안전벨트, 단단히 매십시오.”
장웨이가 일행들에게 경고하고 그대로 풀 악셀을 밟았다.
울프 팀이 탄 차량에 맞춰 앞에 있던 차량도 속도를 냈다.
뒤에서 따라오던 차량은 오히려 감속하며, 그들을 쫓던 차량과 최대한 붙어 일행들을 쫓지 못하게 만들었다.
“플랜, 셔플 들어갑니다.”
-알겠습니다.
뒤에 있던 차가 시선을 끄는 사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던 앞 차량이 좌측으로 비켜 가더니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렇게 순식간에 울프 팀이 타고 있는 차량 뒤쪽으로 이동했다.
자연스럽게 위치가 바뀐 두 차량은 그대로 갈림길에서 좌우측으로 나뉘었다.
부아앙~
장웨이는 이미 런던의 도로를 모두 외워두었는지, 거침없이 운전했다.
그리고 그의 난폭한 운전은 홀본역 근처에 있는 세이프 하우스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