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237
236화
갑작스러운 비명에 강신이 깜짝 놀라 그 출처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뭔가 잘못됐나?’
조금이라도 계획이 틀어지면 안 되는 상황에서 변수는 큰 위험을 암시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것도 잠시, 강신은 비명을 지른 게 누구인지 확인했다.
진지한 상황임에도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덕분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
“저게 얼마짜린데!!”
비명을 지른 사람은 연구원 중 하나였다.
그는 폭발로 인해 망가진 연구 설비를 보고 절규하고 있었다.
“에헤이…. 김책임님, 못 들으셨슴까? 오늘 부서진 설비들은 회사에서 싹 새 제품으로 바꿔준다고 안 합니까. 거, 이참에 우리도 새 설비로 좀 바꿉시다.”
“저…. 정말? 새 걸로 바꿔 준데?”
“암요, 내 분명 똑똑히 들었심다.”
사투리가 가득한 연구원이 절규를 내뱉는 연구원을 달래자, 강신은 서둘러 모든 요원과 다음 계획을 이어갔다.
보안 요원들은 연구원들을 모두 지하 5층에 있는 오늘 이송 예정인 U.M.A를 가둘 큐브로 대피시켰다.
현장 요원들은 평택 지부 내부 곳곳에 사각형 모양의 특이한 물건을 빠르게 부착하며 돌아다녔다.
곧 평택지부로 몰려들 광신도들을 위한 물건이었다.
그걸 본 김대리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 저것들 구하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현장 요원들이 설치한 물건도 구하기 힘들었지만, 그걸 담아온 갈색 주머니가 이번 일의 핵심 포인트였다.
“회사에서 개발 중인 물건이 있어서 허락도 받지 않고 몰래 빼 온 겁니다.”
저 갈색 주머니는 평범해 보였지만 EMP 공격을 대비해서 챙겨온 물건이었다.
갈색 주머니 속에 넣으면 EMP 공격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었다.
현재 개발 단계인 물건을 가지고 왔으니, 이것을 만들던 해당 연구원들이 혼란에 빠져 있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리고 요원분들이 붙이고 있는 물건도 원래는 수량을 기입해야 하는데, 다 생략하고 막 빼 온 거라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정식으로 절차를 밟으면 기록이 남으니….”
회사의 장비를 가지고 나오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했다.
하지만 정식 절차를 밟으면 증거가 PC에 남았기에, 역습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후…. 저는 이번 일이 무사히 끝나도 그 이후가 더 무섭네요.”
“저도 같이 사과하러 다닐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강신은 이번 일이 큰 피해 없이 끝낸다면 사과 정도는 몇 번이 아니라 몇십 번도 해줄 수 있었다.
현장 요원들이 가지고 있던 부착물들을 모두 붙이고 강신이 있는 곳으로 다시 모여들었다.
돌아온 현장 요원들은 성인 남성이 두를 수 있는 크기의 천을 꺼내고는 사전에 이야기했던 자리로 가서 은폐했다.
그들이 두른 천은 EMP 공격을 막아주는 주머니에 함께 보관했다.
강신은 차분해진 눈으로 광신도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르자, 광신도들이 나타났다.
“어…. 뭐야? 왜 아무도 없어?”
백색 정장을 입은 사내가 자신들의 계획과 동떨어진 상황에 당황했다.
그가 세운 계획대로였다면 혼란에 빠진 요원들을 손쉽게 제압해야 했다.
하지만 외부로 나오는 인원도 없었고, 부지 내부에도 요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평택 지부 내부에 주차된 화물차와 경호용 차들을 있는 걸 보면 분명 이곳에 있어야 했다.
백색 정장의 사내 입장에선 사람들만 사라져버린 기이한 상황이었다.
“아이씨….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분명 들어가는 건 CCTV로 확인했는데…. EMP 차폐 처리된 폭탄말고도 감시 카메라도 몇 대 놓자니까….”
백색 정장의 사내가 계획이 크게 틀어지자, 투덜대며 괜히 평신도들에게 화풀이했다.
“좀 더 찾아봐! 진짜 아무도 없어?”
“없습니다!”
“아, 설마 전부 지하로 내려갔나….”
강신과 현장 요원들이 아무리 잘 은폐했다고 해도 어떻게 많은 광신도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을까?
그 답은 강신이 제주도 휴가에서 봤던 장비에 있었다.
성신에서 관리하는 U.M.A가 있는 구역의 입구를 바위로 위장했던 장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 장비가 바로 요원들이 챙겼던 천이었다.
‘웅크려야 겨우 한 사람 몸을 감추는 정도지만….’
파직….
심지어 장비를 무리하게 나누는 바람에 조금 불안정하기까지 했다.
도로 한 쪽에 있는 조경석(꾸미는 돌)이 살짝 일그러졌지만, 다행히 광신도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광신도들은 혹시 요원들이 숨어 있나, 주변을 수색하면서 연구소로 내려가는 길로 모여들었다.
이쯤 하면 충분히 끌어들였다고 생각한 현장 요원이 손에 쥐고 있는 스위치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쾅!
폭발 소리와 함께 외각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그리고 그 불길이 근처에 있는 광신도들을 집어삼켰다.
“으아악!!”
“뭐…. 뭐야! 무슨 일이야!”
그것을 신호로 평택 지부 외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이 일어났다.
콰과과광!!
수가 많아 폭발이 일어난 근처에 있는 대다수의 광신도들은 폭발을 피하지 못했다.
폭발을 피했다고 해도 문제였다.
요원들이 설치한 물건은 단순한 폭탄이 아니었으니까.
크기는 작게 제작되었지만, 폭탄 내부에는 폭발력이 좋은 폭약과 더불어 수많은 쇠 구슬이 들어가 있었다.
대량 살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클레이모어라 불리는 지뢰와 비슷하지만, 조금 달랐다.
한 방향으로 쇠 구슬이 날아가는 클레이모어와 다르게 요원들이 설치한 폭탄은 파편 수류탄처럼 전방위로 쇠 구슬을 날리는 특징이 있었다.
인간을 상대로 이런 무기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그런 배부른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어.’
요원들이 무참히 살해당하던 기억을 떠올린 강신은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건 승패를 정하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을….
이곳에서 페어플레이를 기대할 수 없으며 규칙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졌다고 말해도 패배하고 끝나는 게 아니었다.
상대방의 숨통을 끊어질 때까지 폭력이 이어지는 악의가 들끓는 장소였다.
“아아악!!”
“내 다리!”
사방으로 터져나간 쇠 구슬은 평신도들의 목숨을 끊지 못했더라도, 커다란 피해를 줬다.
수많은 광신도들이 부상을 입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멀쩡한 광신도들이 더 많았다.
물론 강신은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애초에 폭탄으로 저들을 모두 제압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니, 혹시 모르지…. 평택 지부 전체를 날릴만한 화력이 있다면 가능했을지도….’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방법이었다.
성신이 제조하는 장비들은 어디까지나 U.M.A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회사의 특수성으로 작은 폭발물은 국가에서 비밀리에 허가를 내려주었지만, 큰 화력을 가진 물건은 이야기가 다르다.
대단한 화력을 가진 무기를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국가에서는 큰 제재를 가할 게 분명했다.
그래서 성신도 군수 물품으로 구분되는 미사일 같은 물건들을 표면상으로는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어차피 저 폭발물들의 역할은 광신도들을 피해를 주는 것만이 아니었으니까….’
많은 광신도가 피해를 입는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강신은 폭발로 혼란을 일으키고, 그 틈을 이용해 적들을 기습했던 적의 수법을 따라 했던 것이었다.
물론 이 작전으로 인한 효과는 크게 다르다.
전투에 아마추어인 광신도들과 다르게 현장 요원들은 전투뿐만 아니라 특수전에서도 프로였다.
현장 요원들은 기습할 때, 기습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광신도들과는 전혀 다른 베테랑들이었다.
“으으…. 내 다리.”
“살려줘….”
신음과 피가 난무하는 현장에서 현장 요원들은 은밀하게 움직였다.
요원들은 성과에 욕심내지 않고 광신도들이 자신에게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렇게 광신도가 다가오면 빠르게 손을 내뻗어 광신도의 입을 막고 그대로 위장용 천 안으로 끌고 갔다.
그렇게 조용히 광신도들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만들며, 그 수를 줄여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폭발의 혼란으로 인해 주변 광신도들이 사라지는 걸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못했다.
광신도 중 몇 명이 자신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다.
“뭔가…. 뭔가가 있어! 숨어서 공격한다! 다들 조심해!”
한 광신도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크게 소리쳤다.
그는 동료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려고 했지만, 광신도들은 그가 아니라 아닌 그의 뒤를 바라봤다.
어느새 위장 천을 벗고 나타난 현장 요원이 둔기를 들고 있었다.
현장 요원은 들고 있는 둔기로 소리치던 광신도를 내려쳤다.
콰직!
털썩.
갑자기 나타난 현장 요원, 쓰러진 광신도.
혼란스러웠던 현장이 마치 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현장 요원 주변에 있던 광신도들이 갑자기 하나씩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서걱!
퍽!
“아악…!”
“억!”
광신도가 쓰러진 근처에선 모습을 감추고 있던 현장 요원들이 뒤집어쓴 위장 천을 걷어내고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뭐야…. EMP를 터트렸는데 어떻게 멀쩡하지? 저런 물건은 작전 내용에 없었는데?”
백색 정장의 사내는 갑자기 나타난 현장 요원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다 뒤늦게 다른 광신도들에게 외쳤다.
“뭐하는 거야! 보고만 있을 거야? 당장 잡아!”
백색 정장의 사내에 호통을 듣고 깜짝 놀란 광신도들이 그제서야 소리를 지르며 현장 요원들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현장 요원들은 당황하지 않고, 허리춤에서 작은 원통 모양의 물건을 꺼냈다.
그리고 클립을 제거한 원통을 바닥에 툭툭 던졌다.
이미 폭발물 습격을 받아서일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달려들던 광신도들이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폭발물이라면 이렇게 가까운 곳에 던질 리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푸슈우~~
현장 요원이 던진 원통에서 뿌옇게 회색 연기가 자욱하게 깔리기 시작했다.
현장 요원들을 노려보자, 그들은 비웃는 것처럼 얄미운 미소를 보이며 움직였다.
“연막이다! 도망가려고 한다! 쫓아!”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광신도들이 외치자, 광신도들이 현장 요원에게 달려들었다.
허나 이미 그들은 연막 속으로 모습을 감춘 뒤였다.
연막이 걷히자, 당연히 현장 요원들은 다시 모습을 감춘 상태였다.
“젠장…. 또 이상한 천을 뒤집어쓰고 숨은 건가? 주변을 철저하게 뒤져!! 조금이라도 이상한 구조물이 보이면 건드려서 확인해!”
“네, 알겠습니다.”
백색 정장의 사내에 말에 광신도들이 철저하게 주변을 수색했지만, 시간만 날렸을 뿐이었다.
현장 요원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전투를 시작하기 전부터 막대한 피해를 본 백색 정장의 사내가 불같이 화를 냈다.
자신의 계획이 완벽히 깨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