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live the protagonist! RAW novel - Chapter 251
250화. (완결) >
250화.
쏴아아아아.
하늘이 무너져내린 것만 같이 무서운 기세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서서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풍경을 감상하며, 조용히 그 빗소리를 감상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방문을 세차게 열어젖히며 누군가 들어왔다.
“민수님! 오늘 같은 날에도 정말 얼굴 안 비추실 거에요?”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언제나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나를 갈구던 유진은 오늘도 역시 신경질을 부리며 나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뭐가요?”
“테란 연방 건국일! 오늘로 벌써 5주년이잖아요! 설마 잊으셨어요?”
테란 연방의 건국 5주년 기념행사. 이미 화성에 깊이 뿌리박은 지니의 기지가 인류에 공개된 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건국일은 누구에게나 뜻깊은 날이었겠지만, 오늘만큼은 모두에게 각별하고 중요한 날이었다.
“잊었을 리가 있어요? 그냥 잠깐 혼자만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을 뿐이에요. 굳이 이렇게 난리를 피우며 찾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갔어요.”
“어휴! 행사 시작까지 이제 10분도 안 남았는데, 알아서 찾아오긴 뭘 찾아와요! 빨리 가요.”
얼른 가자며 나를 잡아끌려는 유진을 바라보며 나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지니.”
우우우웅.
내 몸을 감싸는 빛무리. 그것을 보며 유진이 화들짝 놀라 외쳤다.
“자······잠깐만요! 워프를 이용할 거면 저도 같이······.”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워프를 통해 어딘가로 이동되었다. 그리고 내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끝도 없이 펼쳐진 사람들의 물결이었다.
“와아아아아아!!!!”
내가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기쁨의 외침을 내지르는 사람들. 그들의 격한 반응을 보며 나는 밀려오는 무안함과 뿌듯함에 나도 모르게 미소지었다.
“하······. 내가 그렇게 좋나······. 사람 부끄럽게 참.”
내심 속으로 좋아하고 있는데, 지니가 나에게 특별히 배려한 듯, 사람들의 대화를 일부 뽑아내서 들려주었다.
[ 드디어······. 집에 갈 수 있게 되었어! ] [ 어흐흐흐흑. 엄마······. 나 이제 집에 가요! ] [ 저 망할 포주 놈한테서 드디어 해방이다! ]“······.”
정확한 팩트를 제시하며 나에게 찬물을 끼얹은 지니.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포주가 뭐냐? 이래서 역시 머리 검은 놈들은 거두는 게 아니랬는데······.”
살려달라며 비는 놈들 모조리 구제해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일도 시켜주며 멋들어지는 인류 거주 구역을 건설하게 만들어줬더니, 고마워할 줄은 모르고 이제 집에 갈 수 있다며 신나라 함성을 외치는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며 나는 괜히 심통이 났다.
[ 그러면 기존의 계획을 취소할까요? ]테란 연방 건국 5주년 기념일.
오늘은 이들에게 있어 자유의 날이었다.
[ 내가. 바로. 국가다. ]과거 세상에 테란 연방을 공개한 날. 지니가 이룩해 놓은 화성의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며 지구 전체가 요동쳤다.
[ 지금 당장 화성에 억류한 우리 국민 모두를 풀어주시오. ] [ 억류라뇨? 테란 연방의 보호를 원한지 않는다면 그 누구라도 떠나도 좋습니다. 데려가고 싶으면 데려가세요. ]하지만 화성까지 우주선을 보내서 지구까지 송환시킬 기술력도 없고, 굳이 난민이라 주장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그 많은 시간과 자본. 노동력을 쏟아부을 미친 국가는 아무도 없었기에 데려가라고 해도 진짜 이들을 데려가는 국가는 아무도 없었다.
[ 우주는 그 누구의 개인적인 소유가 될 수 없소! 화성 전체가 영토라니! 터무니없소! ] [ 그래요? 그렇게 꼬우면 우리 한번 땅따먹기나 해 볼까요? 이긴 놈이 다 먹기로? ] [ ······. ]득달같이 들고 일어나는 수많은 국가의 지도자들. 물론 직접 무력행사를 통해 그 의지를 실현할 수 없기에 그냥 입만 나불대는 것에 불과했지만 나는 이들에게 약간의 협상을 통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 5년. 오늘부터 5년 이후에 평양의 관문 허브에 화성과 지구를 잇는 관문을 열어주도록 하죠. 그때 만약 화성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한시적 감금. 그래도 5년 후에는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속에 난민이라고 뻗대며 꿀 빨아보려던 이들은 열심히 일하고 또 일했다. 그리고 결국 멋들어지게 건설된 테란 연방의 인간 거주 구역의 도시 속에서 이들은 환호했다. 지구로 귀환할 관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며.
“······. 내가 여기서 취소했다가는 진짜 포주가 되지 않겠니?”
[ 그건 그렇겠지만, 이들에게 제일 확실하게 엿 먹이는 방법입니다. ]“······.”
나보다도 더 악마 같은 발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지니를 보며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유진이 숨을 헐떡거리며 바쁘게 달려오고 있었다.
“헤엑······헥······헥······. 누가······. 마음대로······. 먼저······.”
“그 먼 거리를 달려온 거예요? 그냥 지니에게 부탁해서 워프시켜달라고 하지.”
한심하다는 듯한 내 말에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숨을 식식거리는 유진. 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웃어 보이다 외쳤다.
“지니. 관문 가동해.”
[ 알겠습니다. ]쿠우우우웅.
도심 한가운데에 설치된 거대한 구조물. 비어있는 원형의 구조물에 에너지가 공급되자 거대한 거울처럼 생긴 그것은 이상한 공명음을 내며 소용돌이쳤다.
우우우웅.
모두가 기대 가득한 시선으로 관문을 쳐다보고 있을 때, 그 관문을 통해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 연결된 관문을 통해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와아아아아!!!!”
“지구다!!!!!”
“자유다! 자유!”
그것을 보며 미친듯한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나가기 시작한 사람들. 하지만 그 수와 비슷하게, 아니 오히려 그 수를 압도할 만큼 엄청난 수의 인파가 지구를 통해 화성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연결했네.”
지구와 화성의 직접적인 교류가 시작된 순간. 아직은 평양의 관문만이 유일한 통로였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수를 지니의 판단 아래에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었다.
위이이이잉.
– 관리자님. 반갑습니다.
관문을 통해 화성과 지구와의 연결 통로가 생기자 직접 통신이 가능해진 아르고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에게 연락을 해 왔다.
“아, 아르고스. 아니, 이제 한반도 최고 지도자 동무라고 해야 하나?”
– 기존에 이름으로 불러주십시오. 관리자님.
“알겠어. 농담이야. 농담.”
나는 장난스럽게 히죽이며 아르고스에게 말했다.
이한수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이후. 한반도의 통일에 앞서 남한과 북한 모두의 깊은 논의 끝에 개정된 헌법. 그 헌법에서 한반도는 인류가 지금껏 시도해보지 않았던 시도를 하고 있었다.
무인통치 직접 민주공화정.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국민 모두의 여론을 기반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이 시스템은 세계의 우려 속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있었다. 통일 한국을 성공적으로 꾸려나가는 최고 지도자가 된 아르고스. 그리고 화성 전체를 지배하고 관제하는 지니.
지구와 화성의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두 개의 인공지능의 관리자인 나는 세차게 펄럭이는 돌고래의 깃발 아래에서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게 진짜 세계정복이지.”
저 하늘 위에서 강력한 위용을 뽐내고 있는 5대의 우주 전함.
골고디아. 마케스. 타르테스. 카리브. 오프.
마음만 먹으면 행성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수 있을 강력한 무력을 보유한 이 무적의 우주 함대에 새겨진 돌고래는 아이러니할 정도로 앙증맞고 깜찍했다.
“민수님. 헤엑······. 잠깐······만요.”
아직도 숨이 진정이 안 된 유진은 잠깐만 기다려 보라는 듯이 나를 붙잡고 있었다.
“유진, 평소에 운동 좀 해야겠는데요? 왜 이렇게 회복이 느려요?”
한 5분은 더 쉬었음에도 아직도 거친 호흡을 내쉬는 유진을 보며 작게 혀를 찼다. 그리고 바닥에 앉아있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지니, 아르고스.”
– 명령하십시오.
“유진의 권한을 관리자 대행으로 변경한다. 내가 부재중일 때에는 그녀가 최고 관리자다.”
[ 알겠습니다. ]– 최고 관리자의 명령 확인. 권한 승격. 관리자 대행. 유진.
“그······그게 무슨 말이에요! 관리자 대행이라뇨?”
내 말에 화들짝 놀라며 되묻는 유진. 그녀는 내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직감한 듯 소리쳤다.
“혹시 떠나시려는 거 아니죠? 도대체 어디로······!”
“역시 저랑 오래 지내다 보니 눈치 하나는 고단수네요. 이제 여기서 뭐 할 것도 딱히 없고 이제 슬슬 다른 곳으로 가 봐야죠.”
떠난다는 내 말에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한 유진. 그녀는 잠깐 주저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비장한 얼굴로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그······그러면······ 저도.”
하지만 그녀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나는 그녀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막았다.
“물론 지니랑 아르고스가 문제가 있을 리는 없겠지만, 제가 자리를 비운 적이 없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걱정되거든요. 그간 제 옆에서 지켜 봐왔던 유진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으니 잘 지켜봐 줄 수 있죠?”
잘 부탁한다는 내 말에 굳은 표정으로 입술만 연신 달싹거리던 유진.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부드럽게 속삭였다.
“7천억 원.”
“······. 진짜 이 미친놈이······.”
말로는 안 되니까 이제는 돈으로 협박하는 민수를 보며 유진은 험악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민수는 그런 그녀를 보며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는 광채 속에서 사라졌다.
“유진만 믿어요. 혹시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이거 하나만 기억하세요. WWMD.”
“WWMD?”
제대로 된 대답도 듣기 전에 사라져버린 민수. 마지막에 그가 남긴 그 알파벳 네 글자의 의미를 그녀는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참 동안의 시간이 지난 후, 비로소 그 뜻을 깨달은 그녀는 하늘에 대고 한바탕 욕을 쏟아냈다.
WWMD.
그것의 의미는 바로 ‘민수라면 과연 무엇을 할까? (What Would Min-su Do)’였다.
*
우우우웅.
[ 워프 완료되었습니다. 관리자님. 저는 이 함선의 관제를 맡은 ‘한’입니다. ]골고디아의 함교. 지니가 만들어낸 첫 번째 전함이자 가장 강력하고 다목적성의 성능을 가진 함선으로 개조가 끝난 이 함선은 새로운 관제 인격이 탑재되어 있었다.
“준비는 다 됐어?”
1년 전에 내 머릿속 지식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발견한 하나의 정보. 그 하나의 단편적인 실마리 속에서 나는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해 왔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그 모험을 시작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 에너지 확보 완료. 사전에 보내진 차원 송수신기의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워프할 수 있습니다. ]“다시 이곳으로 귀환할 계획은 어떻게 되지?”
[ 본 함선에 저장된 생산 설비와 자재들을 통해 적정한 에너지 생산 시설만 구축해낸다면 예상 4년 내로 본 차원으로의 귀환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동한 곳의 상황에 따라 그 시기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 위험부담이 높은 계획입니다. 관리자의 안전을 위해 지금이라도 취소하기를 권고합니다. ]“아냐······. 그럴 순 없어.”
다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나는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미소지었다.
내가 죽음 속에서 선택한 세 개의 갈림길.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검. 책. 망치.
그 세 개의 갈림길 속에서 나는 분명히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책이라는 개념은 나에게 끝없는 무한에 가까운 과학 기술을 제공해 주었다.
“분명 어딘가에는 이 책이 아니라 다른 개념이 지배하는 세상이 있을 거야.”
사람들은 미지의 공포 속에서 몸부림치겠지만, 내 머릿속에 휘몰아치는 차원 공학의 지식은 나에게 확신을 선사했다. 이 우주는 16차원의 시작 속에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발생한 변수 속에서 무한에 가깝게 나누어졌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나는 그 무한의 우주 속에서 또 다른 우주로의 여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한. 차원 도약을 시작해.”
[ 명령 확인. 차원 도약을 가동합니다. 충격에 주의하십시오. ]기이이잉.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소음을 내며 골고디아 함선 전체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구궁.
공간 자체가. 굳건한 차원의 벽 자체를 찢어발기는 막대한 에너지 속에서. 골고디아는 그리고 나는. 우주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우주 함대를 이루던 4개의 함선은 골고디아가 사라진 이후에도 고요히 화성의 궤도를 맴돌며 잠들었다. 혹시 모를 위협에 이 우주와 인류를 수호하기 위한 임무를 기다리며.
*
무한한 차원의 우주들.
그 무한의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판달리아 대륙은 지금 절멸 직전에 놓여 있었다.
콰아아앙.
“폐······폐하. 이 이상은 버틸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피신하셔야······.”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이제 우리 인간들에게 물러설 곳이란 없네! 이 최종 방어선이 무너지면 이 판달리아 대륙 전체가 마계의 손에 떨어진단 말이네.”
어느 날 갑자기 차원의 균열을 뚫고 쏟아지기 시작한 기괴하고 소름 끼치는 외형의 괴물들. 이들은 인간을 비롯한 판달리아의 모든 생명체를 도륙해나가며 자신들의 땅으로 오염시켜갔다.
[ 크하하하하! 여기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르는 놈들이 가득하구나! ]“신성 방어막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폐하!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을······!”
이 모든 괴물의 군주라고 칭하는 자. 마왕.
거대한 두 개의 뿔이 달린 그 거대한 짐승은 살아있는 인간을 씹어먹으며 입가에 피가 가득한 채 성벽을 굳건하게 지키던 신성 방어막을 강하게 내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판달리아의 신성 제국의 마지막 황제. 시체스는 절망 어린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중얼거렸다.
“이제 끝났네······. 이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그는 밝은 태양 빛이 내리쬐는 하늘을 바라보며 절규에 가득 찬 외침을 쏟아냈다.
“자비로운 주신이시여! 정말 당신이 우리를 굽어살피신다면······. 이 잔혹한 시험을 끝내주시고 제발 우리를······.”
우우우웅.
“구원하소서.”
콰아아앙.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늘에서 내리꽂힌 섬광.
그 섬광에 마왕이라고 불리던 존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콰아아아아앙.
그리고 쉴새 없이 쏟아지는 빛의 포격들. 그 포격들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괴물들을 보며 시체스와 인류는 무릎을 꿇었다. 자신들을 구원한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기 위해서.
*
[ 관리자님. 가용 에너지가 24%입니다. 에너지 생산 기지를 최우선으로 구축할 것을 권장합니다. ]“알았어. 알았다고. 그래도 밑에 난리던데, 우선 구해놓고 봐야 할 것 아니야.”
이상한 괴물들이 가득한 세상. 인간으로 보이는 이들이 한 곳에 포위된 채 죽을 위협에 놓인 것을 보고 아까운 에너지를 쓰면서까지 이들을 구출했다.
“이곳은 어떤 곳인 것 같아?”
[ 정밀 조사를 더 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기존 인류의 중세 시대와 비슷합니다만,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에너지원이 감지되었습니다. ]“에너지원?”
[ 아직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어느 차원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 사는 또 다른 지구. 비록 과학 기술의 발달 정도는 비천하기 그지없었지만, 미지의 에너지원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문명을 꾸리고 있는 이들을 보며 나는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한. 방송 준비해.”
“상관없어. 준비하기나 해.”
어차피 말해도 못 알아먹는다는 말이었지만,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내 의지를 이 세상에 알리는 것이었다.
쿠우우웅.
“오오오오!”
“저······저게 무엇인가!”
“신······신이시여!”
구름을 뚫고 그 거대한 위용을 뿜어내는 회색빛의 골고디아. 그 함선의 모습을 보며 모두가 경외감에 사로잡혀 고개를 숙일 때, 시체스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때, 거대한 홀로그램 창에서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한 사람이 나타났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김민수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언어로 이야기를 하는 그. 시체스는 그가 말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의 눈빛에서 알 수 없는 불안함을 느꼈다.
[ 에너지가 부족하니 뭐 길게 말하지 않고 요점만 말하도록 하죠······. ]히죽 웃고 있는 민수. 그의 얼굴에서 시체스는 형용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 지금부터 이곳은 내가 접수하니 앞으로 여러분은 새로운 개념의 참맛을 느끼게 될 거에요. ]방금 자신들을 산채로 씹어먹겠다고 달려들던 괴물들의 군주인 마왕은 태양 앞의 등불처럼 느껴질 만큼, 영혼을 관통하는 듯한 공포가 그의 미소로부터 뿜어져 나왔다.
[ ‘과학’의 개념 아래에, 이 지구의 모두가 새롭게 계몽될 것입니다. ]그렇게 판달리아 전체를 잠식하던 마계의 침공은 종식되었다. 우주에서 제일 귀엽고 깜찍하고 앙증맞은 돌고래가 그려져 있는, 거대한 우주 전함에 의해서.
끝.
끝
ⓒ 군만두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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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주인공 갑질 만세를 사랑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장난스럽게 시작한 이 글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제가 생각해도 어안이 벙벙할 때가 많습니다.
먼치킨, 희귀의 소재가 많았을 때. 저는 주인공이 미친놈에 저능아라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까에 초점을 두고 쓰기 시작했는데 그 IQ81 이라는 컨셉은 생각보다 꽤 영향력이 크더군요. 욕도 많이 얻어먹었죠. 9.11테러나 9.11테러나 9.11 테러 같은….
제 정신나간 고구마들과 사이다들의 향연 속에서.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속에서 제 나름대로의 개연성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했고, 독자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을 보면서 그게 조금은 효과를 보고 있구나 라며 뿌듯해 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을 쓰면서 쓰고 싶었던 에피소드는 많습니다. 하지만 시기적인 조율 상 분량 조절을 하기 위해서 쳐내야 할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그건 오히려 깔끔하게 완결을 맺게 해 주어서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 퍼시발….. 중간에 고구마 처먹이며 유진과 함께 등장시킨 캐릭터였는데, 관련 에피소드를 통째로 뜯어가면서 조용히 묻어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간에 가끔씩 찾으시는 분이 계셔서 뜨끔했습니다. 이건 참 아쉽네요 ㅠㅠ )
차기작 관련해서 말씀드리자면, 제가 3.18일. 군대에 갑니다. ㅠㅠ 사실 이것만 아니면 300화까지도 더 쓸 수 있었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게 아쉽네요. 우선 군대에서 가능하면 집필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현재 목표는 한 작품을 완결내고 전역하는 것인데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2부라면 2부. 아니면 외전이라면 외전이겠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전에도 한번 언급했었지만, 이야기 속에 나오는 가상현실 아르카디아. 그 아르카디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가지고 게임판타지를 한번 써 보려고 합니다. 이미 스토리의 구상은 대략적으로 끝났고 써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ㅎㅎ…..
모쪼록 제 첫 작품에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신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끝
ⓒ 군만두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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