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277
276화
고작 위치(Witch)의 영상과 목격담이 나온 것으로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니.
조금 과장되어 보일 수도 있지만, 쉽게 생각할 부분이 아니었다.
“위치가 진짜 있다고 인정하는 순간, 세상은 혼란에 빠지겠죠.”
강신은 어째서 각 국가 정부에서 긴장하는지 알고 있었다.
위치가 가진 힘은 과학으로 설명이 가능한 힘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요술이라 불리는 초자연적 능력으로 괴이한 일을 벌일 수 있었다.
그런 현상들이 일반인에게 공개되면 과학으로 틀이 잡혀 있는 세계의 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비현실적인 존재가 실제로 있다는 게 밝혀지면, 그동안 U.M.A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행했던 모든 국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았다.
사람들은 그동안 U.M.A의 존재를 숨겨온 정부에 대한 불신이 생길 것이고, 음모론에 선동당하는 사람도 늘어날 터였다.
‘그래,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도 늘어날 거야.’
세계 곳곳에 광신도들의 말도 안 되는 이념이 팽배하게 될 수도 있었다.
위치라는 존재는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 방아쇠가 될 확률이 있었다.
“음…. 위치가 혼란을 일으킬 존재라는 건 이해했습니다만, 그게 저희와 무슨 상관입니까?”
조금 매정하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장웨이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이런 국가적 사태는 각 국가의 정부가 대처해야 하는 것이지, 일개 회사원들이 참견할 수준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번 일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위치들은 초국가적 존재로 국가에서 접촉하지 못합니다.”
임상무는 위치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 * *
신비한 힘을 사용하는 위치.
그들은 삶과 일에서 자유로운 이들이었고, 아주 예전부터 국가와 대립해왔다.
과학적으로 밝혀내지 못하는 현상을 다루는 그들은 존재 자체가 국가에는 부담이 됐다.
위치들을 회유하거나, 처리하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최악의 수가 되어버렸다.
“모두 실패했습니다.”
회유와 처리, 모두 실패했다.
자유롭게 살아가는 걸 좋아하는 위치들은 국가에 회유당할 대상이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쉽게 당해줄 이들도 아니었다.
위치가 모두 특별한 힘을 다루는 건 아니었다.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 위치라고 인정되는 이들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반대로 상상도 못 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위치도 있었다.
“그중에서 유독 강한 두 명의 위치가 있습니다.”
한 명은 식물을 다루었고, 다른 한 명은 곤충을 다루는 위치였다.
“그들의 힘은 가히 자연재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죠.”
농부들이 정성 들여 키운 식물이 시들고, 남아 있는 식량을 메뚜기 떼가 파도처럼 몰려와 모조리 먹어치웠다.
그들을 처리하기 위해 U.M.A 국제회의에 소속된 국가들이 동맹을 맺고 그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오랜 시간 박해를 받아왔던 그들에게 몸을 숨기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계속되는 소모전 끝에 결국 먼저 손을 든 건 U.M.A 국제회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다툼의 원인을 만든 게 U.M.A 국제회의였으니, 그들이 원한다고 해서 끝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무슨 생각인지 위치들은 자신들이 유리한 상황에서 U.M.A 국제회의가 열리는 곳을 찾아왔다.
“그리고 동물 가죽으로 만든 듯한 특별한 양피지를 꺼냈죠.”
양피지에는 간략하게 단 세 가지 내용만이 적혀 있었다.
-첫째, 국가는 위치를 쫓지 않는다.
-둘째, 국가는 위치가 무엇을 하든 간섭하지 않는다.
-셋째, 국가는 위치를 해하지 못하며 이는 국가가 고용한 이들에게도 적용된다.
짧은 세 가지 항목.
하지만 들어 있는 내용은 위치들을 초국가적인 존재로 만들기 충분했다.
오랜 회의 끝에 국가들은 결국 그 양피지에 서명했다.
그 모습을 본 위치는 만족스럽게 양피지를 말아서 품속에 넣고, 경고 한 마디와 함께 그곳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언제든 계약을 어겨도 좋아, 고통받는 건 결국 너희들이 될 테니까.
“시간이 흐르고 위치가 했던 경고를 무시하고 위치를 쫓은 국가도 있었습니다만….”
임상무가 말끝을 흐리자, 김대리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어떻게 됐습니까?”
“…그 해 부자연스러운 메뚜기 떼가 그 나라를 휩쓸었죠.”
강대한 힘을 가진 위치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국가에서 직접적으로 간섭하지 못하니, 저희가 나서야 한다는 거군요.”
강신의 대답에 임상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위치로 인해 큰 문제가 생겼을 때, U.M.A를 인지하고 있는 모든 기업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위치가 문제가 되었던 적은 있었지만, 이 정도로 커다란 문제가 된 적은 없었기에 많은 이들이 모르는 내용이었다.
“이번 일에 제가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강신이 평소답지 않게 약한 소리를 내뱉었다.
그가 이번 일에 자신이 없는 이유는 단 한 번도 위치를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임상무는 강신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이번에 현장에서 필요한 건 정보가 아니니까요.”
이미 임상무는 강신이 위치를 주제로 쓴 적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굳이 울프 팀을 소집한 이유는 강신의 상황 판단 능력이 필요해서였다.
그제야 강신은 임상무가 울프 팀을 소집한 이유를 이해했다.
“그럼 저희가 가야 할 지역은 어디입니까?”
임상무가 보여준 곳은 미국과 멕시코, 두 곳이었다.
“미국 쪽으로 지원한 기업이 많아서 그쪽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러분이 가셔야 하는 곳은 영상이 찍힌 멕시코 몬테레이입니다.”
그렇게 울프 팀 요원들의 출장이 결정되었다.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장웨이가 가장 빠른 티켓을 구했고, 먼저 멕시코로 떠났다.
강신과 다른 요원들은 현장에서 사용할 장비 준비와 반출 절차 때문에 3일이 지나서야 멕시코로 출발할 수 있었다.
* * *
“이번 현장은 국가적 재난으로 지정돼 있어서 무기를 가지고 갈 수 있다는 것만큼은 좋군.”
몬테레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척준신이 입국 절차를 마치고, 커다란 첼로 가방을 등에 메며 말했다.
그런 그의 뒤쪽에는 그와 마찬가지로 악기 가방을 메고 있는 1팀 요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강신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건틀릿이 담겨 있는 바이올린 가방을 들고 있었다.
“저는 그 케이스가 열리는 상황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언제나처럼 김대리가 약한 소리를 내뱉자, 일행들은 그런 그의 말을 못 들은 척 넘어갔다.
일행들을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각자 속닥였다.
“근처에 연주회가 있나?”
“아니, 그런 소리는 못 들었는데?”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공항 밖으로 나가려고 하던 그때, 누군가가 강신에게 다가왔다.
“강선임님. 아, 이제 강책임님이라 불러드려야 하나요?”
가벼운 분위기로 이동 중이었던 1팀 요원들의 기세가 돌변했다.
일행이 아닌 사람의 목소리, 그것도 강신의 직책까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경계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강신은 다가온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는 손을 들어 1팀 요원들을 말렸다.
“구은혜 씨.”
그녀는 HG 그룹 회장 구성만의 딸이자, HG 그룹의 현장 팀을 맞고 있는 팀장 중 하나였다.
구은혜의 뒤쪽으로는 HG 그룹의 요원들이 있었고, 그런 그들의 어깨에는 성신과 다르게 화구(畫具)를 집어넣을 수 있는 대형 화구 통이 있었다.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내셨죠?”
그녀는 강신에게 친근한 말투로 말했다.
그런 그녀를 본 강신은 구은혜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바로 알아차렸다.
“HG 그룹도 멕시코 쪽을 담당하기로 했나 보네요.”
이번 일은 성신에게만 배정된 게 아니었고, 구은혜가 이곳에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네, 맞아요.”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급하신 용건이 아니시면 조금 이따 박람회에서 대화하시죠.”
강신이 피곤한 척 손으로 눈을 문지르면서 말했고, 구은혜는 아무 에게도 들리지 않게 혀를 차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많이 피곤하신가 보네요. 그래요…. 그럼 박람회에서 뵐게요.”
구은혜와 HG 그룹 요원들이 떠나가자, 김대리가 강신에게 물었다.
“저렇게 그냥 보내도 되는 겁니까?”
“네. 아마 HG 그룹은 저와의 친분을 이용해 저희가 알고 있는 정보를 얻으려고 했을 겁니다.”
강신이 구은혜를 많이 도와준 것은 사실이었지만, HG 그룹에서 충분한 대가를 받은 상태였다.
그는 구은혜가 저렇게 살가운 태도로 다가오는 게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김대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생각했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 텐데…. 흠, 구은혜만 불쌍하게 되었네.’
그런 생각을 하는 건 김대리뿐만이 아니었다.
“아, 장웨이 대리님이 저기 계시네요. 어서 숙소로 가죠.”
일행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신은 마중 나온 장웨이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강신과 일행들은 장웨이가 미리 준비해둔 차량에 몸을 싣고, 바로 숙소로 향했다.
멕시코 몬테레이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디를 가더라도 산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숙소로 향하는 길, 시골 같은 풍경이 지나가고 번화가가 나왔지만, 건물이 그리 높지 않아 주변 풍경이 깨끗하게 보였다.
일단 숙소에서 간단히 짐을 풀고 타코로 허기를 달랬다.
강신은 1팀 요원들을 숙소에 대기시키고, 울프 팀 요원들만 데리고 숙소를 나섰다.
“다른 기업들이 정보를 공유하려고 할까요?”
김대리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운전대를 잡고 있던 장웨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어제 가봤을 때는 모두 협력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현재 강신과 일행들이 향하는 곳은 바로 멕시코 제조 산업 박람회였다.
표면적으로는 공작기계, 자동차, 이륜차, 기계 등의 산업 분야를 다루었다.
멕시코, 미국, 과테말라, 우루과이, 이스라엘, 캐나다, 프랑스 등 총 25개국의 나라에서 30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들의 모임이지.’
갑작스럽게 외국인들이 들이닥치는 상황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좋은 상황은 없었다.
강신과 일행들이 박람회에 들어서자, 묘한 시선들이 느껴졌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그런 시선을 받으면서도 장웨이는 아무렇지 않게 일행들을 데리고 이동했다.
박람회는 관람객들이 봐도 위화감이 들지 않도록 잘 꾸며져 있었다.
많은 부스가 들어서서 기업들이 관람객을 응대하고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멕시코 제조 산업 박람회, 그 자체였다.
장웨이는 수많은 기업의 부스를 지나 관계자 외 출입금지(STAFF ONLY)라고 적힌 문으로 안내했다.
강신과 일행들이 그 문을 지나 들어가자, 작은 강당이 나왔다.
그곳에는 국적,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위치(Witch)를 찾기 위해 많은 이들이 모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