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17
316화
“읏으아…. 후우, 힘들다.”
해가 뜨기 전까지 현장에 있었던 김대리가 길게 몸을 뻗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고개를 들자, 탁자에서 커피를 마시며 휴대폰을 보고 있는 강신이 눈에 들어왔다.
“강책임님?”
“일어나셨습니까.”
자신이 꽤 일찍 일어났다고 생각한 김대리는 강신을 보고 깜짝 놀라서 말했다.
“아예 주무시지 않은 겁니까?”
시침은 어제 마지막 스프라이트를 포획하고 숙소로 돌아온 지, 고작 3시간이 지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3시간 동안 잠을 자기도 부족한 상황이다.
엉망이었던 전날과 다르게 깔끔한 모습으로 보호 장비를 입은 채 커피를 마시고 있는 강신.
그는 김대리처럼 이제 막 일어난 사람 같지 않았다.
“충분한 휴식은 취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3시간, 김대리에게는 잠자는 걸로도 부족한 짧은 시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강신에게는 그 시간도 길게 느껴졌다.
초코가 단독행동이 가능해진 이후, 빼앗기는 생명력이 줄어든 것인지 하루에 한두 시간만 자도 충분했다.
“김대리님도 일어나셨겠다, 저는 이제 슬슬 내려가겠습니다.”
더 빨리 내려갈 수도 있었지만, 현장 책임자가 너무 일찍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아래 있는 인원들은 제대로 쉬지 못할 걸 강신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체력이 약한 김대리가 일어날 때까지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저는 먼저 아침을 먹고 있을 테니, 천천히 준비하고 내려오세요.”
시간상으로는 살짝 늦은 아침이었다.
보통 호텔에서 조식 제공이 끝날 시간이었지만, 이 호텔은 현재 성신 요원들이 전세를 낸 상황이었다.
그래서 아침 식사 시간도 성신의 일정에 맞춰 준비됐다.
“네…. 네! 바로 준비해서 내려가겠습니다.”
김대리가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확인한 강신은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사실 룸서비스를 요청해도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요원들에게 알려줄 내용도 있고, 같이 고생한 마당에 혼자 그런 특권을 취하고 싶지는 않았다.
강신이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현장 요원들이 식당에 내려와 음식을 먹고 있었다.
“아, 강책임 여기요!”
이순자가 척준신과 함께 밥을 먹다가 강신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두 사람이 앉아있는 테이블에는 음식들이 한 가득이었다.
“두 분 모두 푹 쉬셨습니까.”
“푹 쉬기는 무슨, 그냥 마지막 날이니까 일어나기 싫어도 그냥 일어난 거예요. 우리 애들 좀 봐요. 다들 피곤에 절어 있잖아요.”
이순자가 투덜대며 다크 서클이 코밑까지 내려온 요원들을 가리켰다.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스프라이트를 잡는다고 부단히도 움직였던 요원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멍한 표정으로 음식을 입에 쑤셔 넣고 있었다.
강신은 이순자의 투덜거림이 모종의 항의라는 걸 알아채고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다들 힘드신 거 압니다. 그래서 제가 어제 본사에 연락해 이곳에서 4박 5일 동안 더 있다가 복귀한다고 말해놨습니다.”
위험도는 다른 현장에 비해 비교적 낮았지만, 그렇다고 이곳에 있는 요원들이 덜 고생한 건 아니었다.
스프라이트를 탐색하는 기간 이후 이어진 일주일의 강행군은 혹독한 훈련을 받은 현장 요원들에게도 매우 고된 일이었다.
그런 그들의 노고를 강신이라고 모를 리 없었다.
회사에서는 이번 작전이 종료되면 현장 요원들에게 일주일의 휴가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강신은 겨우 그걸로 이곳에 있는 요원들의 피로가 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강신은 본사에 따로 연락해, 이곳의 일정을 5일 더 늦추었다.
“물론 원래 지급하기로 했던 일주일의 휴가와는 별개입니다.”
“오오….”
강신과 이순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요원이 좀비 같은 모습으로 죽어가는 환호성을 내뱉었다.
듣기만 해도 힘이 빠지는 환호성이지만 요원들이 좋아한다는 건 분명했다.
“그러면 12일이나 쉴 수 있는 건가….”
“그래도 여기서 쉬는 게 쉬는 거겠냐.”
“하긴 그것도 그렇네.”
“4박 5일이면 사용했던 장비를 정비하고, 지원 요원들 현장 정리 조금 도와주면 끝나겠네.”
“그래도, 쉬는 건 쉬는 거지.”
요원들의 의견이 분분히 나뉘었다.
이순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소곤대는 요원들을 째려보자, 그제야 다들 입을 다물고 좋아하는 척 억지로 미소를 보였다.
기껏 요원들을 위해 신경 써 줬는데, 앞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요원들의 말이 기분이 나쁠 법도 했다.
하지만 강신은 웃으며 그런 이순자를 말렸다.
“이 부장님, 저는 괜찮습니다. 요원들 말이 틀린 것도 아닌데요, 뭘.”
사람마다 휴식하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
이렇게 모여서 쉬라고 했을 때, 편하게 쉴 수 있는 사람이 몇 명 없다는 건 강신도 예상한 바였다.
‘직책 높은 사람이나 편하겠지.’
예상했으니, 당연히 그에 대한 대응책은 이미 준비해둔 상황이었다.
“제가 여러분과 나간 현장이 몇 갠데, 제가 여러분 마음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다니. 조금 섭섭하긴 하네요. 오늘 저녁 이곳으로 본사에서 보낸 지원 요원들이 도착할 예정입니다.”
“응?”
“지원 요원이?”
“왜지?”
대부분이 강신의 말을 듣고 머리 위로 물음표의 갈고리를 걸었다.
하지만 그들의 의문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그 지원 요원분들은 오늘 작전이 무사히 끝나면 그 자리에서 여러분이 사용한 장비를 수거해 주실 분들이죠.”
“바로 수거해 간다는 말씀은….”
한 요원의 눈에서 살짝 생기가 돌기 시작했고, 강신은 그의 말을 단호히 끊고 말을 이어갔다.
“네, 모든 장비의 정비는 지원 요원들이 회사에서 책임지고 해주기로 했습니다.”
“오오….!”
본인의 장비를 정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죽어있던 환호성에서 조금 생기가 돌았다.
“그것뿐이면 제가 이번 일을 시작도 하지 않았죠. 여러분이 이곳에 머무는 4박 5일 그 누구도 일절 터치 없이 원하는 숙소에서 머무시면 됩니다.”
“오오오!”
“그리고 각자 자율 시간으로 누구도 강제하지 않을 겁니다.”
“선배님, 강책임님 등 뒤에서 후광이 보입니다.”
“저분은 그저 빛이야….”
요원들이 과장되게 감격한 표정을 지으며 강신의 얼굴에 금칠을 해주었다.
하지만 강신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후후,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강신은 품속에서 여러 장의 카드를 꺼내 요원들에게 잘 보이도록 부채꼴 모양으로 쫙 펼쳤다.
“카드?”
“그냥 카드가 아닙니다. 이 카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 카드입니다. 각 카드에는 2만 달러씩 입금되어 있으며 모든 요원분에게 하나씩 지급해 드릴 예정입니다.”
“…….”
“물론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후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환전해서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러자 요원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잠깐만…. 방금 내가 잘못 들었나? 2만 달러?”
“세상에 2만 달러면 얼마지?”
“1달러를 천원으로 계산해도 2천만 원인데요….”
“정말 저걸 모든 요원에게 준다고?”
“강책임님이 이런 거로 거짓말하시는 분은 아니지 않습니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보상들이라 요원들은 현재 상황이 확 와닿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참고로 이 카드, 회사에서 지급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모두 사비로 만든 거고 회사에서도 이 카드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강신이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이 카드는 어디까지나 제가 개인적으로 지급하는 겁니다. 그리고 혹시 불안해하실까 봐, 미리 이야기하는데 저는 이 카드를 작전이 끝나고 모두가 모인 장소에서 즉시 지급할 겁니다.”
“그럼, 저 카드는 회사의 보너스와는 전혀 관계없다는 소리인가?”
“그렇겠죠.”
죽어있던 요원들의 표정이 모두 되살아나고 있었다.
“아 참, 제가 조건을 말하지 않았네요.”
되살아났던 요원들의 표정이 이어지는 말을 듣고 살짝 가라앉았다.
“혹시라도 작전이 종료된 상황에서 현장에 계시지 않는 분들은 이 카드를 드리지 않을 겁니다.”
강신이 말한 조건은 현장에 없으면 카드를 주지 않겠다는 아주 간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머리가 조금이라도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강신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현장 요원이 작전이 끝날 때 자리에 없는 경우는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그건 바로 부상으로 인해 병원으로 실려 가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것, 그것밖에 없었다.
강신은 요원들에게 작전 중에 다치지 말라고 이야기한 것이었다.
그제야 요원들은 자신들이 작전을 끝나고 받게 될 것들을 인지하고 불이 붙은 건지, 박자에 맞춰 강신의 이름을 연창했다.
-오오오!! 강책임! 강책임! 강책임!
그 모습은 마치 광기에 빠진 이들이 자신들의 우상을 부르짖는 모습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러는 사이 준비를 마친 김대리가 숙소에서 내려왔다.
방금까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 김대리.
요원들의 사기가 넘치다 못해 폭발한 모습을 보고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오늘 아침밥에 무슨 약이라도 타신 겁니까? 아침부터 이게 무슨 일입니까?”
“풉, 강책임이 약과 비슷한 걸 풀기는 했죠. 강책임 그거 나도 주는 건가요?”
이순자가 웃으며 강신에게 말했다.
그리고 강신은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 * *
늦은 아침을 먹은 강신과 일행들은 마지막 날 작전을 위해 움직였다.
필요한 장비를 챙기고 작전을 재검토하자, 시간은 금방 저녁이 되었다.
강신과 이순자의 조, 그리고 5개의 조가 추가로 잇츠어스몰어스에서 작전을 시작할 준비를 했다.
잇츠어스몰어스는 운행이 중지된 놀이 기구였지만, 실키를 쫓기 위해서 태양광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다.
강신과 일행들은 작전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으로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3일 차도 꽤 힘들었는데, 오늘이 가장 고비겠군.”
척준신이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강신을 바라봤다.
이곳에 있는 존재는 서로 다른 세 개체였다.
요정의 둥지, 스프라이트, 그리고 놀이 기구에 사로잡힌 이들까지.
강신은 어느 하나 놓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척준신은 강신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 현장은 강신을 중심으로 작전이 진행되는 곳이었기에, 척준신이 딱히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강신은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어쩔 수 없죠. 우선 스프라이트 포획과 요정의 둥지부터 확보하겟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놀이 기구에 사로잡힌 이들을 구출할 겁니다.”
“알고 있네.”
잇츠어스몰어스는 다른 현장과 다르게 놀이 기구를 중간에 멈출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요정의 둥지를 꺼내오는 건 어렵지 않겠지만….’
보트와 떨어진 스프라이트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신은 소형으로 개량된 네트 런처의 점검을 마지막으로 멈춰있는 보트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대기 중인 일행들에게 말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띠리링~ 띠린~ 띠리리리링~
잇츠어스몰어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랫소리와 함께 강신이 타고 있는 놀이 기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