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060)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60화
뮤직비디오의 도입부에서 수플레들은 손뼉을 치며 대만족한 웃음을 터뜨렸다.
“꺄르르르르!”
바로 멤버들의 의상 때문이었다.
셰프들이 입는 옷을 무대 의상으로 변형해서 입고 있는데 그게 정말 찰떡이었다.
[OVERCOOKED]자막이 떠오르면서 오프닝 포즈로 서 있는 5인조.
다채로운 포즈로 서 있는 5인조의 얼굴이 애니메이션 오프닝처럼 하나씩 흘러나온다.
‘어떡해. 애들 미모 미쳤다…!’
시작부터 수플레들의 흥분 상태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멤버들의 비주얼뿐만 아니라 귓가에 들려오는 노래 때문이기도 했다.
‘진짜 뭐지? 이건 뭐지? 처음 들어 보는 신세계인데.’
각종 조리 도구들이 악기처럼 소리를 내고, 멋진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그걸 조화롭게 만들고 있었다.
선우주가 마침내 또 해낸 것이다.
모두가 감탄하면서 뮤직비디오를 바라보고 있을 때.
도입부에서 우주가 걸어 나왔다.
[우우우우-]잔뜩 기다렸던 요리가 안 나오고 셰프들이 걸어 나오자 분개하는 손님들.
‘어?’
야유를 퍼붓는 손님들의 얼굴이 하나둘 나오면서 수플레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단테 첼리니다!’
‘저 사람 그 카를로스 곤잔… 곤살… 뭐 그거였는데!’
이번에 뉴니버스를 통해 알게 된 세계 최고의 셰프들이 카메오로 출연하고 있었다.
외알 안경을 쓴 꼬장꼬장한 미식 평론가는 단테 첼리니였고, 곤살레스 셰프는 부인과 함께 앉아서 메뉴판을 읽고 있던 손님이었다.
“와…….”
전 세계 셰프의 드림팀이라고 불러도 될 만한 라인업이 단지 뉴블랙 뮤비의 카메오로 나왔다는 사실에 놀라워할 때.
우주가 당당하게 걸어 나오면서 노래가 시작됐다.
손을 나긋하게 휘저으며 인사하는 우주가 노랫말을 읊조렸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손님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희가 요리를 다 태워 먹었습니다
수플레들이 감탄했다.
‘당당하다!’
‘저런 자세로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그동안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 손님들에게 우주가 눈을 찡긋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실례가 안 된다면
요리가 준비되는 동안
우리 직원들의
쇼를 감상하실까요?
우주가 손짓하면서 한 곳을 가리키자 그곳에서 비주가 독무를 추면서 테이블 사이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반짝이는 금발이 아름답게 흩날린다.
오래 걸리지 않아요
그저 잠시
요리가 완성되는 동안
들어주시면 돼요
이슬처럼 맑고 고운 목소리에 수플레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턱을 괴고 있을 때.
독무를 추고 있는 비주에게 지호가 합류하면서 둘이 페어 안무를 추기 시작했다.
‘이건 색다른 조합이네.’
‘지호 춤 엄청 더 늘었구나.’
평소 리드 댄서, 메인댄서 조합으로 자주 나온 페어 안무가 이번엔 서브 댄서와 메인댄서였다.
지호가 과즙미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어찌 된 일인지
설명을 드리려면
10분 전으로 돌아가야 해요
우린 열심히 조리하고 있었죠
셰프 복장을 입은 지호가 손으로 무언가를 휘젓는 시늉을 하며 방금 전 상황을 묘사한다.
‘안무 진짜 잘 짰다.’
영어로 된 노랫말이라 바로 와닿지 않는데도 손짓을 보면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마치 회상 장면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 느낌.
어느새 그에 홀려 멍하니 바라보는 손님들에게 지호와 비주가 번갈아 가며 노래를 불러 주었다.
재료를 좀 과다하게 넣었죠
소금, 설탕, 후추
조미료 뿌리는 동작을 하는 지호.
그 옆에서 비주가 춤을 추며 오븐의 다이얼을 돌리는 듯한 동작을 선보였다.
불 조절?
조금 강하게 했을지도
뻔뻔하게 왜 요리가 실패했는지 노래로 설명해 주던 멤버들이 이번에는 한쪽을 손으로 가리킨다.
원인 분석을 위해
최고의 분석가를 모셨습니다
메인보컬 서리혁.
노래가 잠시 잦아드는 가운데 안경을 쓴 리혁이 종이에 쓰여진 문구를 읽는다.
원인은 바로
여러분에 대한-
리혁이 안경을 벗고 카메라를 바라본다.
저희의 사랑이었습니다(Love)
Love- 하며 뻔뻔하게 한 단어로 답하는 말에 수플레들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한 자리에 모인 멤버들이 손에 쥔 설탕 가루를 뿌리는 시늉을 하며 후렴을 불렀다.
Overcooked~ overcooked~♬
벌써부터 따라 하고 싶어지는 안무에 수플레들이 ‘우와아-’ 하며 좋아할 때.
현 아이돌판 최고의 실력자로 등극한 메인보컬이 후렴을 불렀다.
그저 조금만 익혔을 뿐인데~
아무래도 널 향한 사랑이 과했나 봐~♬
다시 흘러나오는 후렴.
Overcooked~ overcooked
뮤비를 보고 있는 수플레들이 저도 모르게 ‘오버쿡드~ 오버쿡드~’ 하면서 흥얼거릴 때.
2절로 들어가면서 중현의 단독 랩 파트가 흘러나왔다.
리듬감 있게 걸어 나오는 중현에 맞춰 주방 악기들이 힙합 벌스의 드럼처럼 쿵쿵 울린다.
신사 숙녀 여러분
잠시 고객 응대 시간이 있겠습니다
취소는 이쪽
재주문은 저쪽
필요하신 음료 문의는 저쪽
여러분을 향한 사랑은 이쪽
테이블 사이를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손님들의 와인을 채워 주거나 계산대에서 환불 처리를 해 주는 중현.
불만을 품은 손님들 몇몇이 환불을 마치고 레스토랑을 나선다.
그렇게 1절에서 2절로 넘어간 후.
[쇼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노래는 2절까지 있거든요!]1절과 달리 이번에는 손님들에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뉴블랙.
‘오오…….’
‘뭔가 뮤지컬 연출 같다.’
처음에는 어디 한번 해 보라는 듯 바라보던 손님들이 서서히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마치 뮤지컬이나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 노래하면 산새들이 노래를 부르고, 빨래를 널던 주부들이 춤을 추듯이.
가 나오면서 손님들이 포크와 나이프를 든 손으로 테이블을 두드리고, 어린이 손님들은 뉴블랙 멤버들에게 코러스를 넣어 주며 꺄르르 웃고.
후렴구가 되자 카메오로 출연한 셰프들도 다 같이 일어서 뉴블랙의 뒤에 백업댄서처럼 섰다.
Overcooked~ overcooked
그저 조금만 익혔을 뿐인데~
아무래도 널 향한 사랑이 과했나 봐~♬
다 같이 부르는 노래.
Overcooked~ overcooked
즐겁고 떠들썩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멜로디가 울려 퍼진다.
‘뭔가… 뭔가다.’
의미 부여하기 좋아하는 수플레들이 눈을 반짝였다.
노래에서 전하고자 하는 함축적인 메시지 같은 게 느껴졌다.
뭔가 하나로 딱 이렇다 정의하기 어려운, 여러 메시지들이 하나로 통합된 느낌이라고 할까.
-사랑에 미숙한 나를 용서해줘요.
연인 간에 부르는 노래처럼 들리기도 하고.
-노력한다고 결과물이 다 좋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거기에 애정이 담겼다면 된 거 아닐까요?
누군가를 위로하는 노래처럼 들리기도 하고.
‘좋다.’
‘요리 주제가 좋구나.’
전 세계인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가 바로 요리였다.
너무나 보편적인 주제이기에 그만큼 여러 방향으로 해석이 가능한 노래였다.
어찌 됐건, 중요한 점은 노래가 어마어마하게 좋다는 것.
“하…….”
수플레들이 행복해서 몸을 배배 꼬고 실없이 히히 웃는 한편.
마무리로 다 함께 3절 후렴구를 부르는 구간이 나온 후.
[우르르르-]노래가 점점 옅어지면서 손님들이 다시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와 요리를 기다리고 있고.
곧장 뉴블랙 멤버들이 요리를 내왔다.
[기다리셨던 요리 나왔습니다!]수플레들이 눈을 깜빡였다.
‘엥?’
‘뭐야. 언제 준비함?’
노래가 끝나자마자 바로 수레를 끌고 나오는 멤버들의 모습에 수플레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되감기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어? 뭐야? 언제 준비했어?’
‘진짜 준비하고 있었네??’
멤버들이 하나씩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마다 뒷 배경으로 다른 멤버들이 보였다.
손님들 앞에서는 유쾌하게 웃으며 춤을 추지만 뒤에서는 긴장한 얼굴로 최선을 다해 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가수들의 모습을 보는 그런 느낌.
‘디테일 봐. 미쳤다.’
‘감독님 절 받으세요. 잘 갈려 주셨어요.’
뉴블랙 멤버들에게 이리저리 굴림 당했을 뮤비 감독에게 감동을 느끼며 수플레들이 재생 바를 옮겼다.
[와글와글]새로 조리한 요리가 나오면서 손님들이 식사를 시작하고, 다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는다.
그 모습에 멤버들이 뿌듯한 모습으로 웃고, 식당 오너인 바비 로스 셰프도 그들에게 엄지를 치켜든다.
그리고.
[흠.]외알 안경을 쓴 단테 첼리니 셰프가 미식 평론가로 분장해서 스테이크를 썰고 있다.
포크로 콕 찍어 입에 넣는 미식가.
긴장한 얼굴로 두 손을 모으고 바라보는 뉴블랙 멤버들.
[어떠신가요?]미식 평론가가 말없이 와인으로 입을 가글하고는 냅킨으로 입가를 닦았다.
[Overcooked, but… nice.]여전히 오버쿡이라는 말에 아… 하던 멤버들이 이윽고 ‘nice’라는 말에 활짝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러면서 수미상관으로 뜨는 자막.
[OVERCOOKED]뮤비 감독과 스탭들의 이름이 밑에 작은 글씨로 나오는 동안, 마치 단편 영화처럼 오버쿡 뮤비가 끝났다.
수플레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영상은 끝났는데…….’
귓가에 들려오는 음악이 멈추질 않았다.
Overcooked~ overcooked
그저 조금만 익혔을 뿐인데~
딱 한 번 들었던 노래의 후렴구가 마법처럼 귓가에 재생되고 있었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조리 기구들이 내는 독특한 사운드.
멋진 멜로디.
일렉트로 팝이나 트랩 팝이나 신스 팝 같은, 그 어떤 용어로도 설명하기 미묘한 독특한 장르.
이 장르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뉴블랙입니다’ 라고 불러야 할 법한 노래를 들으며 수플레들은 침을 삼켰다.
결론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대… 대박 터질 거 같은데?’
그들의 가수들이 정말 큰 걸 터뜨렸다는 거였다.
* * *
가끔 연예인이나 드라마 작가들의 인터뷰를 볼 때, 창작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연기에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고 해서 이번에 좀 빼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어요. 정석이 캐릭터를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번 드라마가 망하고 나서 그냥 이번에는 뇌를 빼고 썼죠. 그런데 시청률 대박이 터졌더라고요. 맙소사.
힘을 빼고 될 대로 되라 하는 식으로 창작을 했는데 그게 초대박이 터져 버렸다는 이야기였다.
창작계에서 유명한 법칙이었다.
-힘을 빼야 성공한다.
대다수의 대중들이 컨텐츠를 볼 때 힘을 쓰기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각 잡고 서사에 집중해야 하는 TV 컨텐츠가 최근 죽을 쑤고, 미튜브가 흥하기 시작하는 이유 중 하나.
한국인들은 이번에 그 사례 중 하나를 직접 목격하고 있었다.
[오버쿡 진심 미친 노래 같음;;]걍 선우주가 힘빼고 재미있게 쓰자! 하고 쓴거 같은데 노래 퀄리티가 미치게 뽑힘ㅋㅋㅋㅋㅋ
-노래 퀄 진짜 미쳤음
-진짜 힘빼고 만든거 같은데 대박이야
-난 음악 같은거 잘 모르겠는데 계속 귓가에 나옴
-오버쿡~ 오버쿡
-최애 도깨비였던 사람들한테는 최적의 곡같음ㅋㅋㅋㅋ 내가 그래
-뮤지컬 분위기로 뮤비 나오는ㄷ ㅔ넘 좋더라ㅠㅠㅠ 얘들아 뮤지컬 컨셉으로도 한 번 해 줘
모두가 흥분해 있었다.
특히 수플레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뉴블랙의 신곡에 꽤나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뉴블랙의 경쟁자(자칭) 때문이었다.
[문라이트, 빌보드 Hot 100 1위 ‘핫샷’ 데뷔.. “뉴블랙 보고 있나?”]이번에 음원 성적이 제대로 터진 문라이트였다.
VMA 어워드에서 공개한 신곡이자 전설적인 명곡을 리메이크한 .
미국 팬들의 어마어마한 스밍 및 다운로드 공세와 대중들의 스트리밍이 합쳐지면서 최근 보이밴드 최고의 기록을 갱신한 문라이트.
그쯤 되자 일반인들도 놀란 얼굴로 보고 있었다.
“쟤네가 요새 미국에서 엄청 밀어 주는 애들이라며?”
“아이고, 블랙이들도 좋은 시절 다 갔네.”
어지간하면 저건 이기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던 한국인들이었다.
물론 정말 뉴블랙이 지길 바라서 그런 건 아니었다.
국민 아이돌이 지면 속상하기에 미리 ‘에이~ 어차피 안 될 거 알고 있었어~’ 하고 말려는 멘탈 케어 측면의 자기합리화였다.
하지만…….
“오.”
“오어… 오?”
뉴블랙이 이번에 발매한 는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듣기에도 범상치 않았다.
그들만 해도 당장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을 정도니까.
‘이거 뭔가 있는데?’
한국인들이 곧장 들뜨기 시작했다.
-미국 반응은 언제 나옴??
-미국 반응 혹시 본 사람 잇냐
-하.. 진짜 이번에 큰ㄱ ㅓ 터질 거 같은데ㅋㅋㅋㅋㅋ 왜 내가 더 긴장되고 그러냐
-오버쿡 반응 언제 나오냐
-아직 나오려면 좀 있어야 됨
-다들 왤케 급하냐ㅋㅋㅋ 외국인들이 무슨 뉴블랙 뮤비만 기다리는 사람들도 아니고
아직 본격적인 해외 반응은 나오지 않아서 다들 궁금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가운데.
수플레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수플레!]뮤비가 공개되고 나서 멤버들이 라이브를 켠 것이다.
[저, 저, 저, 저, 저, 저저저…….]…버퍼링이 심하게 걸리긴 했지만, Y앱 라이브와 인스타, 미튜브 등으로 인원이 분산되면서 서서히 해소됐다.
[오버쿡 뮤비 어땠어요?] [어디 보자… 오빠 노래 너무 좋아요. 지금 다섯 시간째 듣고 있어요…? 지금 노래 나온 지 1시간 됐는데요??]수플레들의 댓글을 읽으며 라이브를 진행하는 뉴블랙.
‘애들 표정 진짜 좋다.’
‘반응 봤나 보다.’
팬들도 느낀 걸 가수들도 몰랐을 리 없었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반응들이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지 멤버들도 살짝 흥분한 기색이었다.
[이 오버쿡은요…….]우주와 졸개들이 어린아이처럼 신나서 팬들에게 미주알고주알 비하인드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수플레들은 가수들의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SNS와 다양한 커뮤니티를 눈팅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상하네.’
평소였다면 다른 아이돌 팬들이 ‘나만 구려?’ 하는 플이 나와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오늘은 분위기가 달랐다.
-뉴블랙은 진짜 팝스타 반열에 들어설듯
-이미 커리어만 따지면 탈아이돌 아닌가
-아이돌이라고 보기엔 아닌 그런 느낌ㅋㅋㅋㅋ 진짜 살아있는 레전드 되어 가는 느낌이야
-우주선 노래 개잘뽑았네
‘이 새끼들 뭐지? 왜 칭찬을 하지?’
어마어마한 칭찬을 쏟아붓고 있는 다른 아이돌 팬들이었다.
특히 다른 보이그룹 팬들이 ‘뉴블랙은 넘사지~’ 하면서 띄워 주는 모습에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어리둥절해하는 수플레들과 달리 다른 아이돌 팬들에게는 생각이 다 있었다.
-뉴블랙을 넘사로 만들어야 한다.
소위 1군으로 꼽히는 보이그룹과 걸그룹 팬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하고 있는 생각이었다.
‘이대로라면 우리 애들이 절대 탑을 못 찍는다.’
뉴블랙이 존재하는 한 그 어떤 보이그룹도 탑을 찍을 수 없었다.
그나마 기대할 만한 거라면 열애설로 인한 하락세인데…….
‘열애설로 떨어져 나갈 규모가 아냐.’
애초에 그럴 껀덕지조차 없지만 팬덤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별반 타격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을 누군가 지적했다.
-자. 생각해 봐. 열애설이 난다고 생각해 보자.
-응.
-선우주가 이제 사랑 노래랑 이별 노래 들고 올 텐데 니네 그거 이길 자신은 있냐.
-…….
최고로 끔찍한 시나리오였다.
미국 팝스타들도 이혼이나 이별 한 번 하면 역대급 명반을 가지고 나오지 않던가.
그리고 더 중요한 것.
-뉴블랙의 시대는 끝나지 않는다.
압도적인 원탑이 존재한다면 다른 아이돌 팬들은 보통 기다리는 편이었다.
그 어떤 아이돌 팬덤도 시간이 지나면 힘이 빠지고, 특히 남자아이돌은 군대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뉴블랙의 진짜 문제는 군백기가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다른 멤버들이야 군대를 가도, 자타공인 모두가 인정하는 뉴블랙의 핵심인 선우주가 일단 군필자이기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뉴블랙 이름으로 노래를 쏟아 낼 명곡 제조기.
“…….”
“…….”
도저히 아이돌 팬들에게는 답이 안 나오는 문제였다.
싸워서 이길 자신도 없고, 그렇다고 앞으로 10년 넘게 내 아이돌이 평생 2위를 해야 하는 상황.
그랬기에 모두가 한 마음이 됐다.
-자! 올라가라!
스트릿 보이즈와 틴스피릿, 원더 차일드의 팬들.
그리고 원탑 걸그룹 세레니티의 팬들도 한 마음이었다.
‘제발, 더 올라가라 뉴블랙!’
보통 걸그룹 원탑을 찍었다 하면 ‘대중성은 너희가 최고구나!’ 하며 인정을 받는데 국민 아이돌인 뉴블랙이 있다.
그리하여 뉴블랙을 천상계로 올리자는 암묵적인 합의가 생겼다.
그 뒤에 사이좋게 보이그룹 원탑은 누구, 걸그룹 원탑은 누구 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이돌 팬들이 열심히 칭찬을 해 주기 시작했다.
“오…….”
“오호…….”
그런 속셈을 눈치챈 수플레들이 방긋 웃었다.
‘개꿀.’
다른 아이돌 팬들이 열심히 깔아주는 레드 카펫 위로 수플레들이 냉큼 행차하는 한편.
“꺄르르르르!”
“꺄르르!”
수플레들은 행복한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 진짜 무슨 날인가?’
는 물론이고 뉴니버스까지 방영해서 떡밥이 넘치는 날이었다.
그리고 수플레들이 그중에서 가장 기다리는 게 있었으니…….
-차우현 VS 서리혁
바로 전 국민이 기다리고 있는 의 하이라이트였다.
* * *
각종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
해외에서도 수플레들의 화력으로 가 빠르게 치고 올라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뉴블랙 신곡 ‘오버쿡’, MV 대호평 속 “1억 뷰 최단기간 돌파”
-드디어 베일 벗은 ‘오버쿡’, 뉴블랙이 보여 주는 새로운 미학
-‘오버쿡’ 음원 사이트 올킬, “가요계 보고 있나?”
뉴스에 정말 기쁜 소식들이 가득했다.
평소였다면 너무 좋아서 고기 대신 샐러드를 먹어도 ‘따흐흐흑!’ 하며 감격했을 일들이었다.
하지만.
“…….”
“…….”
우리는 지금 그 누구보다 긴장한 얼굴로 TV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비주가 말했다.
“그… 그래도 일간 차트 1위는 오버쿡이 확정인 거 같아요.”
그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리혁이가 말했다.
“하지만 모레는 아닐 수도 있어요.”
“…….”
“…….”
그 말에 우리가 시선을 돌렸다.
실시간 댓글창.
수플레들이야 오버쿡 떡밥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지만 일반인들은 아니었다.
-햐ㅠㅠㅠㅠㅠ 드디어 오늘 보는건가
-가왕 대 노래의 신
-내가 이거 보려고 오늘 치킨 시켰다
-차우현은 신이야! 차우현은 신이야! 차우현은 신이야! 차우현은 신이야! 차우현은 신이야! 차우현은 신이야!
-서리혁은 잉어야! 서리혁은 잉어야! 서리혁은 잉어야! 서리혁은 잉어야!
실시간으로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는 댓글들을 바라보며 우리가 허공을 바라보았다.
중현이가 중얼거렸다.
“주간 차트 1위가 위험할 수도…….”
“…….”
“…….”
국내 곡과 경쟁해야 하는 영어 타이틀의 입장이라 눈물이 나왔다.
“역대 최고로 주목 받는 경연에서 나오게 될 랑 랑 싸워서 이겨야 하는 건가.”
“그…….”
“?”
그때 리혁이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기억 못하는 것 같아서 그러는데 한국 곡만 있는 게 아니에요.”
“또 뭐가 있어?”
“나 가면 벗고 도 불렀잖아요…….”
“…….”
다 같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풍전등화와 같은 오버쿡.
과연 이 아이의 운명은 어찌 될 것인가.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그저 주문을 외며 기도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