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42)
하루도 길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24시간안에 함락되었고, 브라질 연방정부청사로 들이닥친 해안경비대 군인들은 브라질 정치인들의 신병을 구속했다.
“서명하시오.”
항복절차.
고위공무원들은 전원 강제소집당했고, 브라질연방정부는 결국 하루만에 미국 해안경비대의 무력앞에서 항복을 선언해야했다.
[허루만에 초토화된 남미대륙의 정치구도.] [신대륙의 패권을 손에넣은 미국. 진정한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작을 알리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이뤄진 항복선언.] [브라질 대통령의 비참한 최후. 브라질 국민들의 지탄선언.] [해군도, 공군도, 육군도 아니었다.] [미국 국토안보를 책임지는 해안경비대에게 함락당한 브라질.] [해안경비대는 재무부 소속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대통령님.”
항복 몇시간 전.
해경총사령관이 브라질 현지에 도착했다.
4성제독의 등장에 해안경비대 대원들은 바짝 긴장했다. 해안경비대 총사령관은 연방정부 청사에 도착하자마자 지시를 하달했다.
브라질 대통령에게 말이다.
“미국 워싱턴D.C.로 같이 올라가주셔야겠습니다.”
“뭐?”
“백악관의 루스벨트 대통령께서 남미대륙의 미래에대한 토론과 합의를 진행하고 싶으시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항복조건에 대해서 따져볼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
사실상 구금 및 이송.
나름 거대한 연방국가의 수도를 하루만에 점령하고, 연방정부의 대통령을 일개 해안경비대가 본국 수도까지 끌고 올라가는 정황.
타국이었으면 말도안되는 일이었지만, 그들은 미국인이었다.
드레드노트 3대와 대규모 수송함대를 보유한 미국 해안경비대는 왠만한 국가의 해군들은 다 씹어먹을 수 있었다.
“무엇을 원하시오?”
“그것은 올라가보셔야 알 것 같습니다.”
해안경비대 총사령관은 얼굴을 굳혔다.
“백악관으로 입관하기 전, 재무부청사에 먼저 들려서 ‘초안’부터 작성하셔야합니다. 이정도 말씀드렸으면 대강은 알아들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음의 준비를 좀 하셔야겠습니다.”
브라질 독립전쟁.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살아온 세월이 아직 유전자에 세겨진 대통령은 경기를 일으켰다. 브라질이 독립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다시 식민지로 전락해야한단 말인가.
“미국은 자유주의 국가가 아니던가?”
“제국주의보다 자유주의가 더 온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심각한 오판이십니다.”
“이럴수는 없네.”
브라질대통령은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의 집권기에 브라질이 다시 식민지로 돌아선다면 역사서에 대체 뭐라고 기록될 것이란 말인가. 대통령에겐 이권이고 돈이고 그 이전에 이런 명예로운 일들이 훨씬 중요했다.
“이럴수는 없단 말일세!!!”
“참고로 아르헨티나의 카사 로사다(정부청사)는 이미 해안경비대가 점령했습니다.”
멈칫.
카사로사다.
아르헨티나 연방정부의 대통령궁이자 정부청사를 상징하는 건축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존재하는 아르헨티나의 정치중심지였다.
브라질 대통령은 부들부들 떨었다.
“그쪽에 투입된 해안경비대 전력은 브라질의 약2배정도로 브라질보다 반나절 일찍 함락당하고, 백악관으로 전송되었습니다.”
“이…이 악마새끼들아!!!!”
“악마는 당신들이겠죠.”
해안경비대 총사령관은 눈썹을 찌푸렸다.
“미국의 부드러운 아랫배를 찌르려고 하는 군부를 왜 자유롭게 내버려두셨습니까? 그 음험한 흉계를 백악관과 재무부가 모를것이라 생각하셨습니까?”
“무…무슨 말인가. 흉계라니!”
“브라질해군이 저희에게 기습공격을 했다고 보고받았을때 알아챘습니다. 브라질군이 생각보다 대응이 빠르다고 말입니다.”
그때는 브라질해군이 강군이라고 생각했지만, 조금만 생각을 전환하면 판이 뒤집힌다.
아르헨티나도 비슷했다는 증언까지 겹친다면 이젠 확신이었다.
“독일대사관의 공동전선 제안은 브라질이 완전히 뿌리칠수도 없는 유혹이었겠지요. 다른 남미대륙과 손잡고 미국을 찌르면 신대륙의 체제개편이라도 될 줄 아셨습니까?”
치머만전보.
남미대륙이 몇차례 IMF를 거치면서 미국에게 가진 불만심리를 잘 꿰뚫고 있었다. 혼자만으론 무리니까 중남미대륙을 전부 끌어들였겠지만, 스케일이 커지니 오히려 신빙성이 높아진 모양이지.
‘모건장관님께 들었을때만 해도 반신반의했지만….’
침묵하는 브라질 대통령.
그의 모습에 해안경비대 총사령관도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남미대륙을 초장부터 소탕하고 시작한 모건장관의 혜안에 감탄할 따름이었다.
해안경비대 총사령관은 1함대 사령관에게 턱짓했다.
“이송해.”
브라질 대통령은 수행비서들과 함께 해안경비대 드레드노트에 연행되어 백악관으로 이송절차를 밟았다.
***
“재무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워싱턴 D.C.
브라질대통령이 해경장교들에게 연행되어 재무부청사로 입장하자, 그곳에는 사신이 웃음을 짓고 있었다.
디트로이트 도 모건.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페이스메이커로 사실상 미국의 공동1인자라 불릴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무장관.
해안경비대가 재무부 소속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재무부는 사실상 또다른 백악관이라봐도 무방했다.
“…….”
브라질대통령은 입을 벌린채 전율했다.
고작 20대 남짓의 애송이같은 나이의 모건장관을 눈앞에서 마주하자 알수없는 섬찟함과 공포가 밀려들어왔다.
“앉으시죠. 혹시 콜라 좋아하십니까?”
모건장관은 콜라병을 뽕 따더니, 자신의 유리잔에 검은색 탄산음료를 따라넣었다. 브라질 대통령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콜라가 뭔지도 몰랐고, 재무부청사에서 한시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었다.
“주시요.”
꽤 어두운 방.
촛불몇개만 켜놓은 방 한가운데엔 오직 백열전구만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재무부청사 내부 지하1층.
방음처리된 정보국 취조실에는 작은 틈에서 쏟아지는 실낱같은 햇빛을 제외하면 창문이 단 한개도 존재하지 않았다.
브라질대통령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이놈들이 나를 죽여도 밖에선 알아챌 수 없다.’
치익-
그때 유리잔에 채워지는 콜라 한잔.
목이 바싹바싹 타들어갔고, 콜라를 모르던 브라질 대통령은 시원해보이는 음료 외관에 속아 콜라를 한잔 받아마셨다.
벌컥. 벌컥.
브라질 대통령은 곧 눈을 부릅떴다.
“윽…..!”
끄어억-!
강렬한 트름소리와 함께 목에서 치솟는 탄산감과 급격한 갈증에 쇼크를 받은 브라질 대통령은 독극물이라도 마신듯 의자에서 자빠졌고, 자리에서 뒹굴뒹굴 구르기 시작했다.
“독! 네놈들 내게 독을 먹였구나! 나를 암살하려고! 크아악!”
하지만.
모건장관은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었다.
해경장교들은 괴상한 현상이라도 본듯 눈썹을 찌푸린채 브라질대통령을 내려다보았다.
“독 아닙니다.”
“크아악! 뭐라?”
텁-
꿀꺽. 꿀꺽.
브라질대통령이 마셨던 콜라잔.
모건장관은 한심하다는 얼굴로 아직 절반정도 남아있는 유리잔에 든 콜라를 목구멍으로 넘겨버렸다.
놀랍게도.
그는 아무런 이상증세도 보이지 않았다.
쨍그랑-
빈 유리컵을 떨어뜨려 깨뜨렸다.
“독이 아니라 미국음료시장에서 흔히 팔리는 콜라라는 탄산음료입니다. 제가 대주주로 있는 코카콜라 컴퍼니에서 생산하는 중독적인 상품이죠.”
“……”
“일어나세요. 더이상은 추합니다.”
깊게 내려앉은 침묵.
브라질대통령은 난생처음으로 부끄러워 죽고싶다는 심정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 시점에서 이미 협상흐름은 자신에게 완전히 불리하게 돌아섰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
망했구나.
***
나는 브라질대통령의 맞은편에 앉아 서류뭉치들을 꺼내 협상을 시작했다.
“일단 아르헨티나와 협상한 내용을 말씀드리죠.”
“….그래도 되는겁니까?”
“착각하지 마십시요.”
조금 화색이 도는 브라질대통령.
나는 곧바로 정색했다.
“이쪽이 미국에게 더 이득이 될것이란 계산에서 나온 결정입니다.”
“…..”
브라질대통령은 찌그러졌다.
그의 수행원들은 현재 호텔에서 사실상 감금당한 상태. 브라질대통령은 혼자 재무부청사 취조실에 앉아있었다.
“아르헨티나와의 협상은 우선 팜파스농지의 외국인소유권 제한해제부터 시작했습니다.”
팜파스농지.
전세계 3대 곡창지대.
아르헨티나 대지주들이 꽉 틀어쥐고 독점권력을 행사하는 카르텔이 형성되고 있는 지역이었다.
아르헨티나 연방정부도 별다르게 개입하거나 카르텔을 쪼개려들지 않았다.
그러기엔 대지주층이 두텁고, 권력이 막강했다.
‘사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 미국이란 대형미꾸라지가 끼어드는 상황이 나을지도 모르지.’
어차피 팜파스농지라는 수액을 빨아먹어 성장하는 전통적인 대지주이자 기득권층은 국가를 곪게하는 주요원인 중 하나였다.
미국법인의 파괴적인 진출을 허용하면서, 제대로된 민주주의의 실현이 가능해질지도 모르지.
“FTA 자유무역협정과 다국적법인에 대한 규제철폐는 당연히 뒤따랐습니다.”
뉴욕대형은행들과 곡물메이저들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아르헨티나는 잠재력이 있는 국가였고, 반대로 말하자면 빨아먹을 수액이 넘쳐나는 고무나무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강제적인 FTA.
초강대국 미국과 중진국 아르헨티나 사이의 무역엔 무역장벽이 전면철폐된다. 팜파스곡물들이 무관세로 대량수출되고, 미국 대량생산 공산품들이 무관세로 대량수입된다.
이 제도로 아르헨티나 시장을 완전히 침식시킨다.
“완전한 자본시장의 개방, 금융업 규제철폐, 해외법인 국가사업할당제, 철도부설권 등을 1차적으로 저와 합의했고, 지금 백악관에 들어가 계십니다.”
치외법권, 영토할양, 조차, 식민지.
이런 단어들은 일체 들어가있지 않았다.
철도부설권은 군대주둔보다는 팜파스농지에서 생산된 곡물들을 수월하게 항구까지 운송해 수출하기위한 인프라투자였다.
일단 자유주의의 수호자, 친절한 미국인 행세는 해야했다.
뭐, 국가레벨의 100년조차 대신 기업레벨에서 100년 무상임대를 체결하게 될 수는 있겠지.
“다만, 딱 한가지.”
나는 손가락을 들었다.
제국주의 시절에 통용되던 전통적인 조항 중 하나를 초안에 집어넣었다.
“조항에 최혜국대우는 포함시켰습니다.”
말그대로 함포외교.
드레드노트를 앞세운 함포외교가 20세기에 벌어졌지만, 남미대륙은 원래부터 미국의 명백한 운명과 먼로독트린에 포함된 국가들이었다.
뭐, 신대륙에선 새삼스러울 것도 없단 의미다.
“……브라질에겐 무엇을 바라시오.”
“첫번째로 철광개발권의 독점권을 요구합니다.”
“철광?”
브라질대통령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것도 그럴게 미국재무부에서 굳이 철광을 꼽은 이유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브라질 광산업이라면 금광이 제일로 핫하지 않던가.
“금광이 아니고 말입니까?”
“예, 물론 철광개발권의 독점권과 함께 철도부설권과 항만개발권, 외국법인 광산업규제철폐 등을 세트로 묶을겁니다.”
“…..?”
브라질대통령은 점점 얼굴이 새파래졌다.
별 이유는 없었다. 대체 내가 왜 철광독점권을 요구했는지, 그의 입장에선 도무지 알수가 없는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메인이었다.
나는 이 조항만 들어가도 반은 먹고 들어간 셈이다.
‘브라질은 과장 좀 보태서 철광빼면 시체지.’
철광매장량 1위는 무조건 호주다.
솔직히 철광매장량으로 광물사기맵인 호주를 이길수 있는 국가는 없었으니까.
그럼 2위는?
‘러시아와 2위를 두고 싸우고있지만, 세계 철광매장량 2위 혹은 3위는 브라질이다.’
카라자스철광, S11D철광, MG 철광.
브라질을 대표하는 거대한 철광산들이 브라질 광산업을 견인하고 있었다.
세계철강 1위기업.
전세계 점유율 30%를 가져가는 철강기업이 브라질의 법인이었다.
‘호주의 철광산은 디트로이트철강이 독점했었지.’
철강생산는 이미 US스틸이 독점한 상황.
하지만 철광산을 완전히 독점하진 못한 상황이었다. 철광매장량은 호주와 미국, 브라질을 합치면 점유율 50%를 초과한다.
1위 호주는 먹었다.
이젠 2위 브라질을 집어삼킬 시간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