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25
31 화-
이건 연애의 징조다.
아니, 희귀 생물을 발견한 자의 모습이다.
아니, 아르만의 영애니까 뭔가 덜 미를 잡으신 거 아니겠느냐, 걸리 기만 하면 그 영애 목이 떨어질 것 이다.
등등의 의견이 나왔다.
그리고 반쯤 쪽잠을 자면서 어렴
풋이 그 추측들을 들은 재상은 관 심 없는 척하면서도 면밀하게 황제 를 살피고 있었다.
저들과 달리 조금은 더 진지하게.
‘확실히 심상찮아.’
그러고는 하품을 하면서 셋 모두 에 한 표씩을 주고 자리를 떴다.
그 시각.
세이프 존의 만발한 꽃밭 한가운
데.
무언가가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었 다.
오늘도 왔나?
물을 주나?
향이 나!
과일 향이 더 짙어졌다.
그 무언가는 소리 없이 이동해 멀 어지는 누군가의 뒤를 물끄러미 응 시했다.
그렇게 응시하는 눈동자가 하나.
둘.
아니…… 셋.
[마, 맛있겠다.]
하고, 인간의 것이 아닌 중얼거림 이 빈 땅에 내려앉았다.
氷 氷 米
그럭저럭 평화롭게 흐르던 일상에 문제가 생긴 것은 그때였다.
물을 마저 준 뒤 터덜터덜 귀가한 나를 반긴 것은 공작 부인이었다.
“따라오너라.”
집안 정문을 열자마자 최종 보스 처럼 하녀들 몇을 이끌고 서 있던 공작 부인은, 나를 어느 방으로 손 수 이끌었다.
“여긴.”
“오랜만이라 잊은 줄 알았더니, 기억하는 모양이구나.”
그녀가 냉랭하게 내게 말했다.
나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여기는 스칼렛의 친어머니, 로레
나 전 공작 부인이 타계한 곳이었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분은 스칼렛이 일곱 살 되던 해 에 이곳에서 눈을 감았다.
“여기는 왜 데려오신 건가요?”
또 하나.
이곳은 스칼렛 아르만이 수시로 갇혔던 곳이었다.
내가 평이한 목소리로 묻자 공작 부인이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공작 부인은 어린 스칼렛을 여기 에 가두고 며칠을 물만 주는 것도 서슴지 않았었다.
정신 교육을 한다는 명목으로.
그건 학대였다.
물론 이 세상에서 조금 엄한 귀족 가라고 하면 저런 식의 학대가 이 상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이건 좀 경우가 다르지.’
무려 돌아가신 어머니의 방이 아 닌가.
모르긴 몰라도, 공작 부인은 앙심 을 이렇게 풀어 왔던 것이 분명했 다.
“네 나이가 적지 않지. 그 나이
대에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되리 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 연스러운 일일지도 몰라.”
뜬금없는 그녀의 말에 나는 일단 가만히 듣기로 했다.
“하지만 아니다. 네가 속한 세상 에서 네가 가질 수 있는 것은 네 방 한 칸을 채우는 재물뿐이지.”
“그 이상은 욕심이야. 한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런 네가, 폐하의 약혼녀가 된 것은 어찌 보면 과분한 일이기도
해.”
“ 아하.”
내가 가볍게 추임새를 넣자 그녀 가 인상을 살풋 찌푸렸다.
하긴, 그렇게 노려보면서 왜 벌을 안 주나 했다.
“아무래도 그간 너를 너무 봐주었 지. 그 과분한 자리에 걸맞은 덕을 갖추도록, 훈육할 때가 된 것 같구 나.”
공작 부인의 하녀들이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나는 부인과 그들을 멀뚱히 보다
가, 불현듯 입술을 비틀었다.
“훈육이 라.”
보통 이 타이밍에 스칼렛은 그대 로 하녀들에게 끌려갔다.
‘그리고 하녀들에게 고래고래 소 리를 질렀지.’
내가 빙의된 뒤로는 어쩐 일인지 이런 일까지는 생기지 않았었지만.
스칼렛의 기억으로 알고 있었다.
“저기요.”
내 목소리가 들리자, 돌아가려던 공작 부인이 느릿하게 나를 돌아보
았다.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어머님?”
나는 생긋 웃으며 능청스럽게 물 었다.
“뭐, ……어머님?”
“네, 아버지 아들의 어머님. 우리 그런 관계잖아요.”
네가 걔 엄마지, 내 엄마냐?
그녀는 참 내 말을 잘 알아듣는 사람이었다. 파들 떨리는 그녀의 우아한 눈매를 무료하게 응시하며, 내가 물었다.
“그래서, 뒷일 감당 하실 수 있으 시냐니까요?”
당신이 알까.
내가 공작 가문을 물 먹이는 방법 으로 몇 개를 생각해 뒀는지.
내 가족도 아니고, 되게 싫기는 하지만 엮이는 것보단 나으니까 탈 출을 목표로 하는 것이긴 한데.
그렇다고 그냥 당하고 있기만 한 다는 뜻도 아니었다.
“네가 아무래도 정말 정신이 나간 모양이구나.”
“그럼 감당하시는 걸로 알게요.”
“생각 같아서는 일주일은 가두고 싶지만. 공식 일정이 잡혀 있으니 3일로 하자꾸나. 그동안 물만 주도 록 해. 부디 그것으로 충분하면 좋 으련만.”
부인의 전속 하녀들이 다가왔다.
“저런. 어딜 손대니?”
상긋 웃으며 다가오는 하녀들을 단호하게 물리자, 공작 부인이 몹 시 마음에 안 드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나는 해사하게 웃어 준 뒤, 내 발
로 그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날 하룻밤을 꼬박 새면 서, 예전에 남몰래 이 방에 미리 비치해 둔 마도구를 들었다.
그건 망치의 형태를 하고 있었는 데, 호신용 무기로 만들어진 것이 었다.
가볍고, 적은 힘으로도 큰 파괴력 을 낼 수 있는 물건.
여느 귀족가의 영애들은 다들 이 런 물건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다.
‘그걸로 뭘 부술 생각은 못 하더 라도 말이지.’
나는 문이 잠기자마자 신나게 그 마도구를 쳐들었다.
참고로 이 방의 위치는 현 공작 부인의 방 바로 위에 있다.
그게 또 공작 부인을 자극하는 요 소 중 하나였던가.
그날 저녁.
스칼렛을 빼고 저녁을 먹던 공작 일가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 다.
꽝. 꽝. 쾅.
멀리서 들리는 것 같은 소리에 처 음에는 잘못 들었나 보다 했지만, 아니었다.
“이게 무슨 소리지.”
“글쎄요.”
공작이 인상을 쓰며 묻자 공작 부 인이 답했다.
“성 내에서 들리는 소리 같은데. 집사.”
“예, 각하.”
“무슨 소린지 알아봐라.”
영 신경이 쓰이는지 인상을 쓰고
있는 부부와 달리 이자르는 무표정 한 얼굴로 식사를 마치고 일어났 다.
“또 나가는 거니.”
공작 부인이 잡았지만, 그는 인사 를 정중하게 했을 뿐 별다른 대꾸 를 하지는 않았다.
“ 쯧쯧.”
혀를 차며 이자르에 대한 욕을 하 는 공작의 뒤통수를 공작 부인 밀 리아가 말없이 노려보았다.
그녀는 공작과 젊은 날 사랑에 빠 졌었지만, 이자르를 가진 뒤 배신
당했다.
공작에게 약혼녀가 있었던 것이 다.
하지만 일단 아이를 가진 이상, 상황은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전 공작 부인이 타계해 공작 부인 의 자리가 비기 전까지, 밀리아는 저가 낳은 아들의 얼굴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아들의 붉은 눈이 공작을 떠올리 게 해 끔찍했기 때문이다.
아들 이자르가 주변에서 어떤 취 급을 당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나
서지 않았었고.
그러나 지금 이자르는 그녀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일등공신이었다.
비록, 편하게 대화 한 번 할 수 없는 사이라 해도 말이다.
그녀는 남몰래 씁쓸함을 삼켰다.
“각하.”
“ 알아왔나?”
이자르에 대한 공작의 불만은 집 사가 옴으로써 끊겼다.
“그것이……
집사는 한참을 어려워하다가, 부
부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아, 아가씨께서.”
“그 계집애가 또 뭐.”
공작 부인의 기세가 등등하여 스 칼렛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그 아이가 하는 행동들도 딱히 품 위가 있지는 못해서, 그 아이를 비 호하는 이들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그 아이는 달라졌다.
밀리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무언가 느낌이 이상했다.
“그
집사가 밀리아 쪽을 힐끔 보고서 입을 열었다.
“마님의 방 천장을…… 삽으로 부 수고, 계십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 2”
으 2”
부부는 거의 처음으로 한마음이 되어 집사를 뚫어져라 보았다.
“그, 그 계집애가 뭐? 뭘 부숴?”
“전 마님의 방 바닥을 부수고 계 십니다.”
집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고했 다.
확인해 보니 전 공작 부인의 방에 갇혀 있던 스칼렛 아가씨께서 호신 물품으로 바닥을 때려 부수고 계셨 다고.
이 부분에서 공작은 공작 부인을 휙 돌아보았다.
“내가 그 방은 건들지 말라고 하 지 않았소!”
공작 부인은 살벌한 낯으로 눈가 를 파르르 떨었다.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