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42
49 화-
은근히 환해지던 표정이 순식간에 칙칙해지는 광경을 목도한 그림자 들이 수군거렸다.
‘왜 저러셔.’
‘제가 짐작하기에, 차이신 것 같습 니다.’
‘뭐래. 선물도 주고받으신 관계인 데. 전하는 생일 선물을 받고 영애 에게 땅도 싸게 주셨다고.’
뭘 모르는 인간들을 힐끔 보며, 벤저 경이 착잡한 표정을 했다.
그런 그의 허리를 재상을 툭 쳤 다.
‘왜 그런지 아시오?’
‘……답신을 받으러 갔을 때 되게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조금도 실 망하지 않으셨다……/
‘망했군, 망했어.’
답신을 손에 쥔 샤를레앙은 차마 서신을 구기지는 못하고 다른 종이 를 꾹꾹 구겼다.
그리고 화려하게도 웃으며 잔뜩 얼어붙어 있는 벤저를 불렀다.
“벤저 경.”
“옙.”
벤저가 눈치 있게 공대를 했다.
“하루를 주마.”
같이 가는 것이긴 했지만 일이 마 무리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다 른 이들이 잔챙이들을 얼마나 빠르 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하루 만에 판의 곁다리 인물들을 다 잘라 버리라는 주문에 벤저가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샤를레앙을 건드리면 팔 하 나는 잘릴 각오를 해야 하니까.
“옙!”
그리고 정확히 이틀 뒤,
판의 본거지가 정리되었고, 모든 암살자에게 걸린 금제를 건드려서, 그 즉시 판 출신 암살자 전부 죽여 버렸다.
아마 강한 자는 길어야 하루를 더 버티려나.
여긴 암살 집단 중에서도 반드시 다 없어져야 하는 끔찍한 집단이니 까.
생각보다 더 인간이기를 거부한 이들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커다란 실마리를 찾았다.
“폐하, 이건.”
“ 찾았군.”
흑마법사들의 본거지에 대한 실마 리를.
그리고 협력자에 대한 작은 실마
리도.
그렇게.
그들은 이동 시간까지 포함해 딱 이틀 만에 다른 제국의 백작이기도 한 판의 흔적을 대륙에서 지워 버 렸다.
그라치오소 신전, 그 망할 사기꾼 들이 판에 판 정보들은 국가 기밀 들이었다.
기밀을 주는 대신 판의 최상급 암 살자들을 소모품으로 마음껏 썼던 것이다.
피를 갈아엎는 건 일부에 불과했
다.
기상천외한 실험들이 암살자들을 가지고 이루어지고 있었다.
암살자들을 구할 의도는 없으나, 기밀은……오
“미치지 않고서야.”
“궁지에 몰리긴 했나 봅니다.”
샤를레앙이 그들의 경제적인 루트 를 죄다 틀어막은 지 얼마 지나지 도 않았건만.
빠르게도 무너졌다.
그런데 중요한 증거들을 대거 확
보했음에도 샤를레앙은 기분이 그 리 좋지 않았다.
암살자들의 시체의 산 위에 혼자 앉아, 그가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그가 왜 이렇게까지 흥분 을 했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깟 서신이 무엇이라고.’
하지만 그런 것에 이렇게 휘둘리 느니, 차라리……오
그의 손에 쥐어져 있던 명검 오페 르가 웅 울었다.
하지만 스칼렛의 얼굴을 떠올린
순간, 그녀의 얼굴이 ‘맹구’라는 것 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앞니를 두 개 드러내고 눈 을 멸치처럼 뜨고 우헤헤 웃는 얼 굴이었다……오
“ 그 ” I그
그는 가까스로 터질 뻔한 웃음을 참았다.
그녀가 그걸 보여 줬을 때만큼 필 사적으로.
그가 아무리 남 시선 신경을 안 쓴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웃어 버릴 수는 없었다.
그건 어쩐지 자존심이 상했……오
……그 순간 맹구 얼굴이었던 그 녀의 얼굴이 늑대가 되었다.
조그맣던 두 손을 위협적으로 들 고 ‘아오오오!’ 하기도 했었던가.
나름 위협적이랍시고 찡그린 얼굴 은 아무리 봐도 그냥 못생긴 아기 고양이 였다.
진짜, 아주, 못생긴.
샤를레앙은 결국 고개를 푹 떨구 었다.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한참을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 고 숨죽여 웃었다.
시체의 산 위에서 웃고 있는 그를 측근들이 미친 놈 보듯 보고 있다 는 줄도 모르고.
“우리 폐하, 지금 사람 몇 백을 죽여 놓고 웃으시는 겁니까.”
“피칠갑……
“오페르가 즐거워하고 있다. 주인 의 기분에 공명하는 검이니, 지금 진실로 즐거우신 거지.”
측근들 사이에서 그가 미친놈에서 마왕으로 한 단계 격상하는 순간이 었다.
스칼렛은 이자르가 어머니를 불편 해하는 건 건드리지 않았다.
그때 그녀는, 그저 그렇게 물었을 뿐이었다.
예전에 왜 싸돌아다녔느냐고.
묻자 씁쓸해하며 이제 안 다닐 것
같으니 몰라도 된다고 했었다.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리고 그 스칼렛을 닮은 아이의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을 전해 주며 말을 돌렸다.
스칼렛은 과일이 또 달렸다고 여 상스럽게 말하고.
그런 날이 흘러가던 중이었다.
폭군이 시체 산에서 보낸 서신이 왔다.
피가 아주 살짝 묻어 있었다.
내용은 그저 안부 인사였다.
일정이 취소되어서 좋겠다고도 했 다.
빈정대는 어조였지만 전처럼 겁이 나지는 않았다.
그 순간, 평온한 일상에 녹아내리 고 있던 스칼렛은 깨달았다.
‘어……/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서신을 자주 주고받게 되 었지?’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었으나, 깨 닫는 것은 이토록 한참 늦은 뒤였
다.
와 씨.
방심했네!
나는 어제 깨달은 사실에 다시 소 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황제와 마 주했다.
“폐하, 안전하게 돌아오셔서 기쁩 니다.”
“영애 덕분이지.”
뭔가 그답지 않은 대꾸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다시 말을 이었다.
“과찬이십니다. 그보다 폐하. 오늘 도 황궁에서 일정을 소화하나요?”
“아니면?”
샤를레앙이 슬쩍 고개를 기울이며 내 의사를 물었다.
저 양심 없는 미모는 며칠 만에 보니 더 폭력적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부드러워 보이는 폭군의 표정도.
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씩씩하
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우리, 밖으로 나가죠.”
정말 많은 사람이 보는 곳에서, 같이 다니기 싫은 인간이 되어 주 지.
물론 미친 짓도 해봤고, 여러 가 지가 통하지 않은 시점에서 이건 당연히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에게 확신했다.
이번은 어떻게든, 그가 화를 낼 것이라고.
조금 위험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가 날 사정도 묻 지 않고 죽여 버리지는 않을 것 같 았기에 시작한 일이었다.
원작에서 여주 체를라와 나들이를 갔을 때의 일이다.
여주에게는 어지간하면 자기주장 을 내세우지 않던 그가 한사코 고 수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말을 탈 때 앞에 누 굴 태우지 않는 것이었다.
‘이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소한 불호 요소라고 하기에는, 좀 걸렸다.
그야, 원작에서 이 남주는 원작 여주의 발닦개였는걸.
‘그래서 이건 정말로 내키지 않았 던 건데.’
트라우마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 다.
하지만.
나는 내 목숨이 걸려 있으니.
정말로 상대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폭군이 너무 철벽이었다.
‘이걸 철벽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
는 건지 모르겠지만.’
강렬하게 그를 바라보자, 그가 묘 하게 미소 지으며 망설이는 표정을 했다.
하지 마. 다 알아.
당신은 사랑 따위는 모르는 로맨 스 소설 속 남주잖아.
꼭 동화 속 입맞춤처럼, 여주인공 을 보아야 녹아내리는.
역시나, 그는 느른하게 웃으며 말 했다.
“좋아. 그럼 영애가 원하는 대로.”
나는 그대로 그를 이끌고 그의 궁 밖으로 나왔다.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