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82
91 화-
다사다난했던 무도회가 끝나자마 자, 나는 폐하에게 말했다.
내가 알고 있었던 원작의 지식 중, 흑마법사들의 단체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공작이 되고자 한다 는 것도.
“그래서 원로들을 소집하려고요.”
“원로들이라. 정식으로 공작이 되 려고?”
“ 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내가 힘을 갖추는 것이었으니까.
“필요한 것이 있으면 꼭 말해.”
“ 네.”
그 뒤로 며칠간 충분히 휴식을 취 한 나는 폐하와의 공식 일정을 앞 두고 에이드리언과 브라이언의 답 신을 받았다.
“오, 왔네?”
「이따 저녁에 뵙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에이드리언과 브라이 언은 내가 걱정됐던 나머지, 결국 만남 때까지 참지 못하고 내게 구 슬로 연락을 취해 왔다.
그걸 통해서 나와 긴 이야기를 나 누었고.
그리고 그 후로는 그들의 요청에 따라 편한 말투로 대하고 있었다.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뭐, 공작 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이상 할 것도 아니었다.
나는 조금 망설이다가 최대한 위
엄이 넘치는 글씨로 적었다.
「수고했어.」
역시. 어색해!
힘이 필요한 것만 아니었으면 이 런 감투는 절대로 안 쓸 텐데!
어쨌거나, 오늘은 공식 일정 날이 다.
폐하는 지금쯤 나와 만나기로 한 곳으로 오고 있을 거고.
“좋았어. 그럼, 루시! 낸시!”
내가 깨어났을 때 한바탕 오열했 던 두 하녀들이 고개를 쏙쏙 내밀 었다.
얼마 후.
나는 오늘의 약속 장소이자, 이래 저래 정신없었던 탓에 며칠간 찾아 가지 못했던 내 땅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다가, 우뚝 멈춰 서고 말았다.
“ 헐.”
이것은, 영상으로만 봤던 그 장
면!
‘체를라 디엘.’
여주인공이었다!
“와, 진짜 이뻐.”
붉은 머리는 불꽃 같았다. 마냥 새빨갛기만 한 피와는 달랐다.
기본적으로 붉지만 영롱한 느낌.
일렁이는 불꽃처럼 주황빛도 엿보 이는 오묘한 빛깔이었다.
‘영상에서 봤을 때보다 더 예쁜 것 같아.’
붉은 머리에 붉은 눈동자……!
아니, 잠깐.
“붉은 눈?”
이상하다.
체를라 디엘은 녹색 눈이었는데.
녹음을 닮은 눈.
붉은 머리 때문에 분위기가 매혹 적이고 강렬하면서도, 눈 때문에 신비로워 보이기도 했었는데.
이상했다.
그리고 눈 색 하나 바뀌었다고,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질까?
잘못 봤나?
나는 그녀를 멀찍이서 가만히 보 다가, 문득 날짜를 떠올렸다.
“아. 아닌가 보다.”
왜냐하면, 앞으로 몇 개월은 더 있어야 원작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 이다.
“하지만.”
나는 찜찜하게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하다가, 일단 요정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면서 그 녀에게 내 신물의 기운을 묻혀 두
었다.
언젠가 그녀를 보면 내가 확인할 수 있도록.
만약 외양이 바뀌어도, 나는 아마 알 수 있을 것이다.
치유력만 가진 게 아니라 이런 데 에도 쓸 수 있다니 참 편리하다니 까.
그렇게 조치를 취한 뒤에, 나는 그곳을 떠났다.
내가 떠난 자리에서 얼마 안 가, 원작이 깨부숴진 줄도 모르고.
실제로는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 지만 체감으로는 1년이었기 때문 에, 나는 폐하의 얼굴을 제대로 마 주하기도 전에 달려가 버렸다.
[왜 이제 와써!]
[스카레! 보고 싶었어!]
“에구 그랬어? 내가 미안.”
요정들로선 고작 며칠 전에 본 얼 굴일 텐데도 그들은 울음을 터뜨리 며 애틋하게 나를 반겼다.
매일 보고 싶다고 잉잉거리는 애 들을 한 번씩 꼬옥 안아 주자, 눈 물자국 남은 얼굴로 방실방실 웃었 다.
과일 씨앗이 일회용이었기 때문 에, 애들을 위해선 씨앗을 다시 사 서 심어야 했다.
그리고 과일을 먹지 못하자 애들 의 성장은 다시 멈췄다.
좀 더 작아진 것 같기도 한데.
[오늘 모 해?]
다른 요정들에 비해 더 작은 넬이 남아 있던 과일을 신나게 먹으며
물었다. 나는 넬을 들어 코에 입을 맞춰 주고 답했다.
“과일 심을 거야.”
전에 심었던 것을 다 먹었으니까.
“씨앗을 또 사왔지!”
꺄, 하고 코를 두 손으로 잡았던 넬이 또 꺄,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다가온 폐하가 물었다.
“그게 요정들이군.”
그에게는 1년 여정을 함께하면서 요정에 대해서 얘기해 줬다.
“다음에 우리 애기들 소개해 줄게 요!”
그렇게 말했었는데.
“폐하. 오셨어요?”
“그래서, 이들이 애기들이라고.”
“애기들이죠.”
나는 무언가 허탈한 기색으로 중 얼거리는 그를 데리고 애들 가까이 로 갔다.
요정들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나 와 그를 보다가, 가까이 갈수록 점
점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가지 냄새!]
[까만 가지! 저리 가!]
가지……?
나는 마치 철천지원수라도 되는 듯 피를 토하며 외치는 애들을 보 고 당황했다.
“가지가 왜. 그 채소가 대체 무슨 죄야?”
[가지 애들은 까매!]
[못됐어!]
가지 애들?
“요정이야? 너네 말고는 없다며.”
[저쪽에 이써!]
길이 날 끌어오려 끙끙거리며 답 했다.
“황궁에 요정이 산단 말이군.”
애들을 느긋하게 바라보던 샤를레 앙이 가늘게 웃으며 말했다.
[요렁 거도 못 만들면서!]
[맨날 우리 노려!]
“노려?”
[노, 놀, 놀, 려!]
“아……
난 요정석을 주머니에서 꺼내며 걔네는 이런 거도 못 만들면서 잘 난 척한다는 꼬맹이들을 보며 웃음 을 참았다.
왁자한 말을 들어 보니 가지의 요 정들은 꽃의 요정들을 질투한다는 것 같았다.
‘근데 가지 요정의 냄새가 왜 폐 하한테서 난다는 거지?’
후에 알아낸 바로, 가지 요정들의 냄새는 피 냄새와 닮은 것이었다.
그때 폐하가 툭 말했다.
“좋아하는 과일을 말해 주면, 최 고급으로 스칼렛에게 주도록 하지.”
I……?1
“씨앗이 필요하다면 금방 자라는 것으로 개량해서 줄 수도 있고.”
드……!1
요정들이 한 번에 합죽이가 되었 다.
빤히 그를 보는 시선에 그가 무심 한 어조로 다시 말했다.
“그리고 나도 가지를 싫어한다.”
“……진짜예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상당히 어색하게 태세를 전환했다.
“못 먹는 건 아니고. 나도 향이 싫다.”
“아, 네. 그러시군요.”
“그래.”
우리 애기들이 너무 귀엽긴 하지. 미움 받기 싫어지는 그 기분 이해 한다.
나는 웃음을 꾹 참으며 배싯 웃기 시작하는 애들을 보았다.
아주아주 힐링이었지만.
‘아무래도 좀 불안해.’
나는 아까 보았던 체를라를 닮은 사람을 떠올리며 인상을 살짝 찌푸 렸다.
이렇게 감이 안 좋으면 대비를 하 는 게 옳지.
나는 눈을 굴리다가, 폐하에게 말 했다.
“사실 오늘 글렌 마시아르라는 사 람을 만나려고 했는데. 며칠 미뤄 야겠어요.”
“글렌 마시아르?”
그가 묘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네, 그때 제가 주웠던 아이 있잖 아요. 아니, 스무 살 성인이라고 했 죠.”
“좋은 생각이야.”
“ 네?”
제대로 듣지도 않고, 폐하가 말했 다.
“만나지 않는 것.”
“아, 아예 만나지 않는다는 게 아 닌데.”
“그러면?”
“돌아가자마자 원로들을 모으려고 요.”
사실 준비야 되어 있다.
시기를 살폈을 뿐.
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가진 증거의 일부 를 동원하면 내가 공작 자리 정도 는 쥘 수 있었다.
공작의 죄를 낱낱이 묻는 것은 그 후에 하자.
“가주가 되려고 하는군.”
“네!”
“잘할 거야.”
나는 생긋 웃었다.
그리고 다음 날.
스칼렛 아르만의 주도 아래, 원로 들은 비밀스러운 회동을 가지게 되 었다.
이른바 원로 회의.
주제는, 가주 탄핵 및 가주 대리 를 세우는 것이었다.
덜컹, 하고.
오랫동안 열리지 않은 지하 원로 회의실의 문이 열렸다.
뱀 같은 눈빛들이 나를 반겼다.
아이, 무서워라.
나는 주머니에 겨울 꽃 추출물 두 가지를 잘 넣어 두고서, 안으로 향 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생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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