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25
025화
지은이와 떨어지고 여러 건물을 돌다 한 건물의 알림판에 의뢰인과 한성준을 포함한 여덟 명이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아마도 이 건물 안에 사진 동아리가 있는 것 같은데…….’
여덟 명이 함께 찍은 사진 외에도 부원들끼리 서로 찍은 사진들도 몇 장 붙어 있었고, 사진을 벽에서 떼서 쳐다보던 중 누군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뭘 그렇게 보고 있나?”
옆을 바라보자 교수로 보이는 남성이 내 곁에서 함께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여기가 어딜까 생각해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꾸하고는 사진에 다시 집중하려는데, 말 건 남성이 사진 속 인물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을 퍼뜩 알아차리고 그에게 다가가며 다시 말을 걸었다.
“혹시 사진 동아리 담당 교수님이십니까?”
“그렇네만. 혹시 사진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은 건가?”
그의 질문에 난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저는 요한 탐정 사무소의 요한 탐정이라고 합니다. 한성준에 대해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서 왔는데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을까요?”
그는 ‘한성준’의 이름을 듣고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여기서 이야기하기는 좀 그러니 사무실로 안내하지.”
“네, 혹시 이곳에 함께 온 동료도 있는데 같이 들어가서 이야기 나눠도 괜찮겠습니까?”
그는 내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지은이에게 문자로 사무실의 위치를 보냈다.
그의 사무실에 도착하고 그가 차를 타는 동안 지은이가 들어왔다.
사무실 책상엔 ‘박상철 교수’라고 적혀 있는 명패가 있었다.
“성준이에 대해서 뭘 물어보고 싶은 건가?”
“김하늘과 한성준의 관련된 모든 것들을 알고 싶습니다.”
“그건 뭐 하려고 알아내는 건가?”
“한성준을 찾으려고 합니다.”
“찾는다고?”
“네. 원래 말하면 안 되긴 하지만… 김하늘 씨가 한성준을 찾아달라고 의뢰를 맡겼습니다.”
“성준이와 하늘이는 헤어졌다고 들었는데…….”
그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알고 있는 걸 보면 아마 최근까지도 그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 같다.
“네, 김하늘 씨가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전화번호도 바꾸고 집 주소도 바꿔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제게 의뢰를 맡긴 겁니다.”
그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위에 있던 액자 하나를 가져왔다.
“성준이가 일주일 전쯤에 학교에 와선 하늘이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다 가져갔을 땐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그러고 보니 동아리 부원끼리 찍은 사진은 많았는데 한성준과 김하늘… 단둘이 찍은 사진은 안 보였어.’
“그 둘에 대해 잘 알고 계신 것 같으십니다.”
그는 내 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럴 수밖에. 절대 친해지지 못할 것 같던 그 둘이 어느 날 갑자기 사귄다고 말하는데 그 누가 안 놀라겠나?”
“사이가 안 좋았나요?”
“그럴 수밖에 없었지. 사진작가라는 꿈을 가지고 들어온 하늘이는 사진 동아리를 가볍게 다니는 성준이를 안 좋게 봤으니까.”
‘오기 전에 봤던 자료에선 김성준이 사진작가가 되었다고 적혀 있었는데…….’
“근데 그랬던 성준이가 사진작가가 될 줄이야.”
“알고 계셨습니까?”
“그거야 당연하지. 자퇴했다지만 내가 아끼던 제자였으니까.”
“그렇군요.”
그의 이야기 중 그 둘의 사이가 안 좋았다는 이야기에 흥미가 갔다.
“그런 둘이 어떻게 사이가 좋아진 거죠?”
그는 내 질문에 손에 들고 있던 액자를 내게 건넸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동아리에서 갔던 단합회를 갔다 오고 나서 친해진 것 같더라고, 그러고 보니… 그날 사건이 이후로 성준이를 대하던 하늘이의 태도가 바뀐 것 같은데…….”
“사건이요?”
‘사건’이라는 이야기에 왠지 모를 탐정의 촉이 발동했다.
“우리가 단합회를 간 적이 있었는데 자정이 되도록 하늘이가 숙소에 돌아오지 않아 찾으러 다녔던 적이 있는데, 실종된 하늘이를 찾아온 건 성준이었어. 아마도 그날 둘이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도 자세한 건 모르겠군.”
그의 말을 듣고 그 장소에 흥미가 생겼다.
“혹시 그곳이 어딘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알려줄 수는 있지만, 그건 왜 묻는 거지?”
나는 그의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
“탐정의 촉… 이라고 하면 믿어주실래요?”
* * *
교수에게 사진 동아리가 함께 갔던 숙소의 주소를 받아 주차장으로 나왔다.
“근데 그 주소는 왜 알려달라고 한 거야?”
“말했잖아. 탐정의 촉이라고. 흥미가 가서 한 번 가보려고.”
이야기를 마치고 차에 올라타 교수가 알려준 주소로 출발했다.
“도착하면 밤늦게 도착할 것 같은데 같이 갈 거야?”
“그게 왜?”
“돈은 있어?”
“핸드폰 챙겨왔지. 요즘 핸드폰으로 결제 못 하는 곳이 어디 있어.”
“그 교수 말로는 거긴 산 중에 있는 곳이라 핸드폰도 안 터지고 현금밖에 사용할 수 없대.”
지은이는 여전히 내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밤늦게 도착한다고. 거기다가 거긴 산속에 있는 곳이야.”
이래도 내 말이 무슨 뜻인지 곰곰이 생각하는 모습을 보자 한숨을 쉬며 말을 더 붙였다.
“하아… 오늘 자고 갈 거야. 돈도 얼마 없어서 방은 하나 밖에 못 잡아.”
그제야 이해한 지은이는 얼굴은 새빨개지고 당황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그걸 왜 이제 말하는 거야? 그럼 은행 들러서 돈 좀 뽑아가자.”
“이미 늦었어. 고속도로에 은행이 어디 있냐?”
“변태 새끼.”
“아니, 내가 뭘 했다고 변태 새끼야? 그래서 내가 따라올 거냐고 물어봤었잖아.”
“그럼 방 하나밖에 못 잡는다고 말해줬어야지! 그리고 고속도로 들어오기 전에 말해주는 건 상식 아니야?”
“야! 내가 계속 눈치 줬는데 멍청하게 이해 못 한 네가 잘못이지!”
“그렇게 이야기하면 누가 이해한다는 거야! 변태 새끼… 허튼짓하기만 해봐.”
“관심 없어!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왜 계속 변태 새끼라고 하는 거야 이 눈치 없는 기지배야!”
“너 진짜 죽을래?”
“죽을래? 너 지금 죽을래라고 했냐? 너야말로 진짜 죽을래? 지금 내가 운전하고 있는 거 안 보여? 이 차 에어백이 얼마나 잘 터지는지 확인하고 싶은 거야?”
내 말에 정신 차린 지은이는 고개를 저으며 자세를 고쳤다.
“아니. 미안.”
“그럼 이제 적당히 하고 조용히 해라.”
“응.”
나의 승리로 싸움은 끝이 났고, 덕분에 조용히… 아니, 지은이의 코골이가 시작되었다.
나는 지은이가 자는 사이 나는 잠시 휴게소에 들러 교수에게 받은 펜션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어 미리 예약을 잡았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리자 맑은 하늘은 어느새 어두워졌고, 하늘에 떠 있던 해는 사라지고 달이 보였다.
주차장엔 우리가 타온 차를 제외하고 세 대의 차량이 있었다.
“숙소는 어디야?”
지은이의 질문에 앞에 보이는 건물을 가리켰다.
“저기인 것 같은데?
“하암~ 그럼 빨리 가자. 나 엄청 피곤해.”
지은이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봤다.
“피곤? 말싸움 끝나자마자 곯아떨어졌으면서 피곤은 무슨… 하루종일 운전한 내가 더 피곤해.”
“뭐, 뭐래! 안 잤거든? 잠깐 눈 감고 생각한 거야.”
“우리 세나 씨는 몇 시간을 눈감고 코까지 골면서 생각하시나요?”
“코 안 골았어! 그냥 흥얼거린 거야.”
“드르렁~ 코오~ 하면서 침까지 줄줄 흘리던데, 이건 또 어떻게 말할 거야?”
계속되는 놀림에 지은이는 열 받았는지 날 노려보다 내 정강이를 발로 차고는 혼자 풀숲으로 가버렸다.
“끄아악!”
“이 새끼는 적당히를 몰라요. 네가 그러니까 맞는 거야.”
난 아픈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그녀에게 달려갔다.
“야! 같이 가!”
* * *
지친 몸을 이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건물 주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카운터에서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그를 조심스럽게 부르며, 어깨를 흔들자 부스스한 머리를 긁으며 눈을 떴다.
“음… 누구?”
“아까 전화로 예약한 사람인데요.”
그는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켜고 날 바라봤다.
“아, 그렇군요. 두 분… 이신가요?”
“네.”
그는 나와 지은이를 번갈아 보고는 아주 잠깐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이런 곳에 단둘이서 오다니…….”
“예?”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기요.”
그는 모자와 마스크를 푹 눌러쓴 지은이를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여자친구분이 눈만 보이는데도 엄청 미인이시네요. 연예인 하셔도 되겠는데요?”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지은이를 슬쩍 바라보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뭐… 예쁘긴 한데… 싸우자는 건가?’
“저기요.”
“네?”
“초면에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닙… 읍!”
“아하하… 감사합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지은이는 내 입을 틀어막고 웃으며 그가 건네는 열쇠를 받고 2층으로 끌고 갔다.
“그냥 연인인 척하면 될 것을 뭔 말이 많아.”
“너라면 너 같은 애랑 연인인 척하고 싶어?”
지은이는 내 말에 진심으로 고민하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솔직히 내가 너한테 좀 심한 짓을 많이 한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냥 연기하는 거잖아.”
나는 지은이의 말에 천천히 다가가 작게 속삭였다.
“그리고 난 연하가 취향이거든.”
나는 그러고는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방 안으로 들어갔고, 지은이는 내 대답에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누나라는 소린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으면서 연하 좋아하네.”
방은 침대 하나 있는 원룸이었고, 지은이는 방안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달려들어 누웠다.
“내가 돈 냈는데 침대는 내가 써야 하는 거 아니야?”
“아이… 내가 돈 줄게~ 불만 있으면 너도 같이 눕든…….”
지은이는 순간 본인이 이상한 말을 내뱉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말을 끊고 침대에 앉았다.
“그러고 보니, 아까 아저씨가 열쇠 주면서 다른 것도 같이 줬었는데…….”
라고 말하며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보여줬다.
“이거 뭐야?”
나는 지은이가 보여주는 것을 보고 놀라 지은이의 손을 잡아 그것을 가렸다.
‘이거… 그거 맞지?’
“야. 왜 그렇게 놀라는 거야?”
“너, 진짜 몰라?”
내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하…….”
“왜 그래?”
“아니야… 모르는 게 좋을 거야.”
나는 애써 무시하며 베란다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이게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비타민인가?”
내용물을 꺼내고, 잠시 후 지은이의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날 화난 눈빛으로 바라봤다.
“왜 그렇게 쳐다봐…? 내가 모르는 게 좋을 거라고 얘기했잖아.”
내가 시큰둥한 말투로 대답하자 지은이의 손을 하늘을 향했고.
“변태 새끼!”
짜악!
나는 베란다로 나와 부어오른 뺨을 문지르며 억울한 듯 혼잣말을 내뱉었다.
“내가 준 것도 아니고 내가 뜯은 것도 아닌데 왜 내가 변태 취급을 받는 거야.”
지은이는 억울해하고 있는 내게 미안해졌는지 냉동실에 있던 얼음팩을 내게 건네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뭐. 불만 있어? 미리 말해줬으면 이런 일도 없을 거 아니야.”
“내 입으로 그걸 어떻게 말해! 네가 눈치가 없는 걸 어떻게 하라고…….”
“한 번도 본 적 없으니까 그렇지… 많이 아파?”
지은이가 내 뺨에 손을 뻗자 나도 모르게 놀라 가드 자세를 잡았다 풀었다.
“아프라고 때렸으면서 안 아플 리가 있겠어?”
궁시렁거리며 밖을 바라보다 계곡 근처에 작은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래? 뭐 있어?”
지은이가 내가 바라보던 곳을 쳐다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지은이의 몸을 돌렸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 얘까지 데려갔다간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모르는 척하자.’
“아니, 아무것도 아냐. 너 피곤할 텐데 얼른 가서 자자.”
“어… 그래. 근데 너 침대 위로 올라올 생각은 꿈도 꾸지 마.”
“걱정하지마. 넌 내 취향도 아닌 데다 여자로도 안 보이니까.”
“그건 그거대로 화나는데?”
우리는 이야기를 마치고 불을 끈 뒤, 잠을 자기 시작했다.
약 1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지은이는 세상모르게 코까지 골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오는 동안 실컷 잤으면서 잠이 오는 모양이네.’
지은이가 깨지 않도록 슬그머니 밖으로 나오자 로비에서 여관 주인과 눈이 마주쳤다
“아! 미인 여자친구분이랑 오신 손님이시네요.”
그의 얼굴을 보자 아까 지은이에게 맞았던 뺨이 얼얼해져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너, 이… 크흠.”
“예?”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여자친구 아니에요.”
“아… 하긴 요즘 사람들 진도를 빨리 빼니까… 여기는 신혼여행으로 온 건가요?”
‘진짜 죽일까?’
“아니요, 그냥 동료입니다.”
“아… 그럼 오늘부터 1일?”
나는 계속되는 그의 억측에 주먹을 숨기고 욕이 튀어나올 것 같이 떨리는 입술로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쪽이 준 선물 덕분에 오늘 큰일날 뻔했어요.”
“오호…….”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맞은 뺨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오늘이 제 기일이 될 뻔했다는 뜻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괜한 오지랖 때문에…….”
“아뇨, 살았으니 그걸로 됐죠. 그나저나 그냥 잠깐 산책 좀 할까 해서 나왔어요.”
“그러시군요. 근데 여긴 산속이라 혼자 다니면 위험할 텐데요.”
“아까 베란다에서 보니까 계곡 근처에 불빛이 보이던데, 혹시 여기에 저희 말고 다른 사람도 있나요?”
“네. 남자 손님 한 분이 지금 한 일주일 전부터 저희 묵고 계시긴 합니다.”
나는 그의 대답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일주일 전.
한성준이 방을 뺀 것도 일주일 전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사진들을 가져간 것도 일주일 전.
그렇다면 저 모닥불의 주인이 한성준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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