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villain's infinite absorption power RAW novel - Chapter 77
78. 내 손바닥 안이야
“이… 이런…?! 저 녀석부터 죽여!”
요시다의 외침에 일본 협회 헌터들이 전부 수혁에게 몸을 날렸다.
“수혁을 지켜!”
김상중이 말과 함께 푸른 뇌전(雷電)이 가득 담긴 검을 요시다에게 날렸다.
“어엇?!”
콰지지직.
요시다의 앞을 일본의 헌터인 안도가 막아 냈다.
뇌전의 기운을 땅으로 흘려 보낸 안도의 저릿저릿한 손과 팔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칙쇼!”
두 걸음에 안도에게 다가간 김상중의 검이 안도의 목을 찔렀다.
검을 쳐 낸 안도가 김상중과 어지러운 칼싸움을 벌였다.
수혁의 검이 일본 협회 헌터를 베어 냈다.
그의 뒤로 날카로운 검기가 다가왔으나 곧 익숙한 얼굴이 방패로 막아섰다.
홍영기였다.
“어딜 감히?!”
방패로 밀어낸 헌터의 목을 망치로 때렸다.
콰직.
머리가 목을 파고 들어갔다.
부-웅.
이어지는 망치의 위협에 일본 협회 헌터들이 쉽사리 다가오지 못했다.
잠시 머뭇거린 일본 헌터들의 사이로 수혁이 파고들었다.
찌르고 벤다.
밀쳐 내고 벤다.
발로 차고 벤다.
앞을 가로막는 적은 모조리 베어 낸다.
자비 없는 검격에 일본 협회 헌터들이 낙엽처럼 우수수 쓰러졌다.
“뭣들 하는 거야?!”
요시다의 버럭 소리에 남은 일본 협회 헌터들의 몸에서 일제히 변화가 시작되었다.
우득. 우드득.
“크르르르.”
“헛! 뭐… 뭐야!”
일제히 커럽티드로 변하는 모습에 수혁을 제외한 나머지 헌터들이 당황했다.
모두 다 같은 존재로 변신하는 스킬 같은 건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이놈들은 비셔스의 빌런들이다! 내가 처리할 테니 요시다를 붙잡아!”
수혁의 말에 다들 깜짝 놀랐다.
그들 역시 한 무리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비셔스에 관한 소문은 들어 본 적 있었다.
정작 그들과 직접 싸운 적은 없었지만.
“수혁의 말에 따르자! 요시다를 잡아!”
김상중의 외침과 함께 장이산과 홍영기, 임재황이 일제히 요시다에게 몸을 날렸다.
그를 지키기 위해 안도를 비롯한 헌터들이 그들을 막아섰다.
휘릭.
그들의 바로 앞 땅바닥을 기다란 채찍이 때리며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일본의 헌터 아오키였다.
“너희는 못 지나간다.”
“지랄! 내가 맡을 테니 요시다를! 호포권!”
장이산의 주먹에서 발출된 기운이 아오키를 때렸다.
채찍을 감싸 기운을 막은 아오키가 뒤로 열 발자국이나 물러났다.
그 틈에 홍영기와 임재황이 요시다에게 다가갔다.
“으헉! 나! 나를 지켜!”
허둥대는 요시다의 앞을 안도가 막아서려 했으나 김상중이 붙잡고는 놔주지를 않았다.
“어딜!”
김상중의 검이 위아래를 연달아 찌르자 안도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감히!”
결국 안도의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다른 헌터들처럼 커럽티드로 변했다.
“크르르르… 죄다 죽여 주마!”
“벼락!”
쿠르릉.
김상중의 벼락이 안도를 때렸으나 강화된 육체로 스킬을 버텨 냈다.
스슥.
이번엔 안도의 손톱 차례였다.
김상중이 얼굴을 간신히 틀었다.
스친 상처에서 핏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재밌어지는군.”
김상중의 얼굴에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의 푸르른 검이 더욱 거세게 발광했다.
“제기랄!”
자신만만하던 요시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도망쳤다.
그의 뒤를 쫓던 홍영기와 임재황을 커럽티드가 막아섰다.
콰직.
커럽티드의 강력한 육체로도 홍영기의 망치를 막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죽지 않고 버텼다.
“내가 잡는다!”
커럽티드를 때리는 홍영기의 어깨를 밟고 임재황이 앞으로 날아올랐다.
박도를 크게 만든 그의 도가 요시다의 앞을 막아섰다.
쿠-웅.
한 걸음만 앞에 갔어도 요시다는 박도에 몸이 잘릴 뻔했다.
“이 새끼야 이리 와.”
길이 막힌 요시다의 얼굴에 낭패가 서렸다.
그러나 곧 그의 얼굴에 비열한 미소가 생겨났다.
임재황의 뒤에 나타난 사내를 발견한 이유였다.
요시다의 표정 변화를 알아챈 임재황이 흠칫하며 몸을 뒤로 돌렸다.
퍼버벅-
간신히 박도를 앞으로 가려 공격은 막았으나 바닥을 몇 번이나 구르며 담벼락과 부딪쳤다.
“마쯔다!”
“쯧….”
요시다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것은 비셔스 아시아 지부장인 카부토의 심복인 마쯔다였다.
마치 닌자처럼 검은 흑복을 입은 그가 자신의 주먹을 만지작거렸다.
마지막에 임재황이 박도로 막은 탓에 일격에 목숨을 끊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침투경은 무기를 뚫고 넘어서 타격을 주는 스킬이니 결코 무사하지는 못할 거였다.
그의 스킬은 몬스터가 아닌 사람을 상대하기에 더 특화되었으니 말이다.
그의 생각처럼 임재황은 내장이 진탕되어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다.
“쿨럭. 젠장할. 게이트에서도 살아왔는데.”
피를 토해 낸 임재황이 일어나지 못하는 사이 커럽티드를 물리친 홍영기가 달려왔다.
그의 손에는 상급의 포션이 들려 있었다.
“마셔요.”
“고… 고맙다.”
임재황이 포션으로 회복하는 동안 이번엔 홍영기와 마쯔다가 대치했다.
마쯔다는 한국의 최고 레벨인 홍영기에 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기에 슬금슬금 요시다에게 붙었다.
“일단은 빠져나갑시다. 헌터들을 많이 죽였으니 저들을 살인자로 몰고 가면 됩니다.”
“날 지키게. 그러면 내가 가서 정부에 알리겠어.”
“…가십시오.”
요시다가 뒤를 돌아 도망치자 마쯔다가 홍영기에게 쏜살같이 접근했다.
“어딜!”
홍영기가 망치를 그에게 위에서 아래로 내리쳤다.
‘차라리 잘 됐다. 침투경 맛을 보여 주지.’
그의 망치에 자신의 침투경 스킬을 이용해 무방비인 상체를 공격할 생각이었다.
떨어지는 망치에 주먹을 갖다 대려 하는 순간이었다.
“흥!”
홍영기의 손에서 망치가 날았다.
그는 망치를 던진 것이었다.
주먹과 맞닿은 망치는 그대로 요시다의 주먹을 부숴 버렸고, 요시다의 침투경은 허공을 갈랐다.
“컥!”
“내가 헌터들하고 처음 싸워 보는 줄 알아?”
홍영기를 비롯한 블러드 길드원들은 수혁에게 혹독한 단련을 받아왔다.
강제적인 훈련을 통해 몬스터가 아닌 빌런을 상대하는 법을 체화한 덕에 마쯔다의 스킬을 진작에 간파했다.
이어지는 방패술!
방패를 옆으로 휘두르며 마쯔다의 상체를 강하게 때렸다.
퍼억. 우드드득.
뼈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상체가 걸레짝이 된 마쯔다가 저 멀리 나뒹굴었다.
“별것도 아닌 게!”
쓰러진 마쯔다를 무시하고 도망친 요시다를 쫓으려던 그의 귓속에 미묘한 소리가 들렸다.
슈슉. 휙. 타다닥.
본능적으로 방패로 가로막자 두툼한 손톱들이 날아와 방패에 꽂혔다.
“크르르… 못 간다!”
커럽티드로 변한 마쯔다가 짐승 같은 소리와 함께 홍영기에게 달려들었다.
* * *
“크읏.”
커럽티드의 손톱에 긁혀 갑옷이 박살 난 김상중이 검과 함께 한쪽 무릎을 꿇었다.
대등하게 버티고는 있었으나 자신의 마력이 빨리 소진된 것이 문제였다.
강한 파괴력만큼 마력 소비량이 컸지만 커럽티드의 육체를 뚫을 정도는 아니었다.
“크크크크. 버러지 같은 놈. 머리통을 잘근잘근 씹어 주마. 컥.”
서걱.
허공을 가르는 붉은 선과 함께 안도의 목이 잘렸다.
자신을 그렇게 괴롭히던 커럽티드였지만 허무하리만큼 손쉽게 죽었다.
커럽티드가 쓰러지고 그 자리에는 수혁이 서 있었다.
헌터가 된 초반에도 느꼈지만 그의 강함은 측정 불가였다.
“고… 고맙다.”
숨을 헐떡이는 김상중에게 수혁이 물었다.
“요시다는요?”
“저쪽으로….”
“이것 드세요!”
휙.
포션을 던져 주고는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수혁이 훌쩍 날아오르더니 금방 사라졌다.
고개를 돌리니 수혁을 상대하던 일본 헌터들의 시체가 땅에 즐비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부상을 입은 장이산이 상처에 포션을 붓고 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서로 간에 허탈한 웃음이 지어졌다.
“울 동생 참 세다… 내가 형이라서 다행이야. 그렇죠?”
“하하… 저도 제가 협회장이라서 다행입니다.”
두 남자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무섭고도 든든한 동생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김상중이 알려준 방향대로 움직이던 수혁은 익숙한 피 냄새를 맡았다.
쓰러져있는 임재황과 그 앞에서 커럽티드와 싸우고 있는 홍영기였다.
마쯔다는 기본적으로 다른 헌터들보다 강해서 홍영기와 대등하게 싸우는 중이었다.
후-웅.
붉은 검기가 마쯔다의 옆구리를 스쳤다.
애초에 토막 내려 했으나 마쯔다가 본능적으로 피한 덕이었다.
그가 뒤로 물러난 사이 홍영기의 옆에 수혁이 나타났다.
“요시다는?”
“저쪽이요!”
“저 녀석 잡을 수 있지?”
“맡겨 주세요!”
마쯔다를 무시한 수혁이 홍영기가 일러 준 방향으로 사라졌다.
마쯔다는 그의 앞을 막고 싶었지만 막을 수 없었다.
그의 본능이 심각한 경종을 울렸기 때문이었다.
‘앞을 막으면 무조건 죽는다.’
조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그였지만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차라리 저 앞에 망치를 휘두르는 무식하게 강한 홍영기랑 싸우는 게 낫겠다.
애써 수혁이 사라진 방향을 무시한 마쯔다는 다시 홍영기를 향해 손톱을 휘둘렀다.
어차피 마지막으로 비셔스의 아시아 지부장 카부토가 남아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부장님이 이길 수 있을까?’
한 가닥 불신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와중에 홍영기의 방패에 맞아 곧 생각을 멈추었다.
“캬아아악-! 이 무식한 자식!”
“더럽게 튼튼한 건 너지. 이 지저분한 자식아-!”
부스터를 쓴 홍영기가 마쯔다를 밀어붙였다.
* * *
해변가에서 시작된 전투가 어느새 후쿠오카 도심 내부까지 번졌다.
그때쯤 되니 도시의 사람들 모두 전투가 벌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애애-앵. 애애-앵.
헌터들의 전투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경 병력들이 모두 몰려들었다.
더불어 특종을 노리는 기자들까지.
그들이 모두 해변가에 모여들어 헌터들이 떼로 죽은 광경을 보고는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 댔다.
한국 헌터와 일본 헌터 협회 간의 전쟁.
원인이야 어찌 되었건 결과는 너무나 뻔했다.
그러나 시체 대부분은 일본 헌터 협회였고, 부상을 입긴 했으나 한국의 헌터들은 너무나 멀쩡했다.
그리고 그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이걸 내보낸다면 일본 헌터의 위상은 어떻게 되지?
당장 한국의 헌터들을 잡아들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명백한 실력 차이는 어떻게 감당할 건가.
국제적인 망신 아니야?
일본의 기자들이 모두 다 하나같이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 선 김상중이 결백을 외쳤다.
“모든 것은 일본 헌터 협회장의 음모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함정에 빠진 겁니다!”
“증거 있습니까?”
“증거… 증인… 곧 대령할 겁니다.”
김상중은 수혁을 굳게 믿었다.
그라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국제적인 문제로 번진 이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건 오직 수혁뿐이었다.
* * *
“헉. 헉. 고맙네 카부토.”
도망치던 요시다를 구해낸 것은 카부토였다.
“혹시나 해서 쫓아왔지만… 계산 미스군.”
“빌어먹을. 자네 부하들이 너무 약한 거 아냐?!”
“…….”
함부로 말을 지껄이는 요시다에게 카부토의 마음에 살기가 돋았으나 그는 밖으로 표출하지 않았다.
아직은 요시다는 필요한 존재였다.
“일단은 우리가 준비한 곳으로 갑시다.”
요시다와 함께 카부토가 도착한 곳은 후쿠오카의 도심에 위치한 한 신사였다.
해변가는 전투로 인해 시끄러웠지만 그들이 있는 곳은 바람에 딸랑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평온했다.
“잠시 몸을 숨겼다가 한국 헌터들을 군대에서 모두 잡아들이면 그때 밖으로 나갑시다.”
“그래… 그래야지….”
급격하게 늙어 버린 요시다는 기력이 떨어진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를 옆에서 지켜보던 카부토는 흠칫하더니 옆에 있던 나무를 향해 표창을 던졌다.
쇄-액. 탁.
나무에서 나타난 수혁이 표창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이번엔 단검이 요시다를 향해 날아갔다.
“컥.”
수혁이 던진 단검을 카부토는 막지 못했다.
단검이 요시다의 허벅지에 퍽-하니 박혔다.
“제법 눈치가 빠르네.”
“너… 블러드 길드장… 어떻게 알고 왔지?”
“뭐?! 한국의 헌터가 어떻게….”
경악하는 요시다와 함께 카부토의 경계 어린 눈빛이 더욱 짙어졌다.
그들로서는 수혁이 어떻게 쫓아왔는지 감도 잡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비셔스 미국 지부를 선데이가 털고 얻은 정보에 아시아 지부의 안전 가옥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일본에 오자마자 선데이의 문자로부터 정보를 얻은 덕에 도망친 이들을 손쉽게 쫓아왔다.
“요시다는 내가 데려간다. 카부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