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incarnated genius RAW novel - Chapter 211
211. 누가 틀렸는지 (5)
“아주 난리네, 난리야.”
빈 필하모닉의 단원들 중 한 명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의 손에는 노트북이 펼쳐져 있었고, 화면엔 그들을 향한 신랄한 비판들이 띄워져 있었다.
“투어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잖아?”
“그렇기야 했지.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만. 마에스트로를 믿기도 했고.”
“나도 그랬어. 마에스트로께선 틀린 적이 없으시니까.”
“그러니 틀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조금 조급하셨는지도 몰라. 갑자기 서호를 지휘자 수업하겠다고 데려오신 것도 그렇고······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셨었잖아.”
“그런 영향이 없진 않았겠지.”
대화를 하던 단원들이 아차 싶었는지 한쪽에 앉아 있던 로날드의 눈치를 보았다.
반면, 로날드는 그저 침묵했다.
그는 이번 일의 시작점에 한서호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의 영향으로 마에스트로께서 그런 해석을 하고 그런 방향성을 잡았지.
그렇다고 그 얘길 할 수도 없었다. 자칫 마에스트로께서 그 어린 애의 말에 휘둘렸다는 소릴 들을 수도 있으니.
불안해하는 단원들에게 뭐라 할 수도 없었다.
그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걸 아니까.
로날드는 답답한 마음에 입술을 뜯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향한 곳은 마에스트로가 있는 집무실. 마침 문 앞에 있던 비서 로엘이 그를 보고 작게 인사했다.
“마에스트로께선?”
“안에 계세요. 어제 거하게 쇼핑하신 걸 밤새 붙들고 계셨나 봐요.”
“쇼핑?”
“들어가 보시면 알아요.”
로날드가 갸웃거리자 로엘이 어깨를 들썩였다.
그리고는 서류를 품에 안고 지나가다가 이번엔 그녀가 물었다.
“걱정이 잔뜩인 얼굴이네요.”
“티가 나나?”
“너무요.”
“쩝.”
멋쩍게 뒤통수를 긁적이자, 로엘이 픽 하고 웃으며 방 안쪽을 가리켰다.
“지금 책 읽고 계세요. 들어가 보세요.”
또각또각 걸어 나가는 로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로날드가 문을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