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00)
제100화. 드림 매치의 결말은
“……!!”
“아니…!”
충격받은 관중들이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VIP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홍현진, 박진웅을 포함한 VIP석 손님 모두가 동시에 자리에 일어서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심지어 오병국과 강경권, 그리고 백준과 빈 나시르조차 자리에 일어서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 채로 경기장에서 시선을 못 떼고 있었다.
‘이런 미친…!’
신웅을 쳐다보는 백준의 부릅뜬 두 동공이 크게 떨리고 있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저기서 더 신체능력을 강화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촤촤촥!
그때 무언가가 한 번에 베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웅이 또 한 번 검을 휘두른 것이다.
그로 인해 잘려나간 것은 분신들의 목. 그리고 포르기네이의 줄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막거나 피하기에만 급급했던 포르기네이 줄기 공격을, 능력을 사용한 직후인 지금에는 너무나 손쉽게 베어낸 것이다.
‘이제는 김진성이 이기긴 어렵다.’
백준이 초조한 눈빛으로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5분 30초. 결판이 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김진성이 남은 시간을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아냐, 힘들어.’
어느새 모든 분신을 다 베어낸 후 조금씩 포르기네이 쪽으로 전진하는 신웅의 모습을 보며 백준은 직감했다.
저 정도 전진 속도면, 포르기네이의 몸통 줄기까지 도달하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촥! 촤촥! 촤악!
계속 날아오는 줄기를 베어내면서 꾸준히 걸음을 옮기는 신웅.
그 모습을 지켜보는 김진성은, 의외로 백준의 걱정과 달리 꽤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었다.
‘상태를 보니, 더 이상 능력을 사용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저건 무제한이 아니야.’
김진성의 시선은 신웅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
금방이라도 피눈물이 흐를 것처럼 핏빛으로 물든 두 눈. 자세히 보니, 눈동자 안의 실핏줄이 모조리 터져버린 상태였다.
그리고 입가에 흐르는 수많은 핏줄기는, 그가 능력을 무리하게 사용해서 내상을 크게 입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온몸의 상처가 회복되던 걸 생각해보면, 저 증세는 무리해서 능력을 사용한 후유증이 확실해.’
당장 조금 전 줄기에 맞아 박살이 난 신웅의 옆구리만 봐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해진 상태였다.
그런데 저런 눈 상태에 핏물까지 흘리고 있다는 건, 확실히 정상이 아니라는 소리다.
‘즉, 저 경지만 버텨내면 된다는 소린데….’
그러나 달리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당장 벌써 4분의 1에 달하는 줄기와 뿌리들이 1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신웅의 검에 모조리 베여버렸다.
이런 속도면 어떻게든 신웅이 몸통 줄기까지 다가오는 걸 허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포르기네이의 본체는 몸통 줄기였다. 몸통 줄기가 베이면 그야말로 끝인 것이다.
‘빠르게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포인트가 없어.’
▶ 현재 남은 비스 크리마 포인트 : 2413
두 번의 스킬 강화와 분신 생성을 위해 모자란 마나를 계속 회복 스킬로 채우다 보니, 어느새 3만에 가깝던 포인트가 2천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이제 5천 포인트를 사용해야 하는 스킬 융합도 불가능한 상태. 결국, 기존에 보유한 스킬들로 이 위기를 어떻게든 넘겨야 했다.
‘음….’
계속 줄기와 뿌리 공격, 그리고 상태 이상 가루들을 내뿜어내면서 머리를 빠르게 굴리기 시작하는 김진성.
생각할 시간은 그리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속도를 멈추지 않고 앞으로 꾸준히 다가오던 신웅이, 어느새 몸통 줄기 바로 앞까지 다가왔던 것이다.
이윽고 신웅은 그 어느 때보다 힘껏 정면의 몸통 줄기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서걱.
깔끔하게 베이는 소리와 함께, 두꺼운 포르기네이의 몸통 줄기가 위아래로 깔끔하게 양단되었다.
빠른 속도로 시듦과 동시에 뒤로 힘없이 넘어가는 포르기네이의 모습.
‘끝인가?’
이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쓰러진 후 움직임이 없는 포르기네이를 신웅은 집중해서 바라보았다.
그때, 포르기네이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익숙한 물품.
바로 허수아비였다.
‘젠장!’
허리가 잘린 채로 떨어져 있는 허수아비의 모습에 신웅은 이를 악물었다.
동시에 뒤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기운에 고개를 돌렸다.
또 한 그루의 포르기네이가 어느새 천장까지 자라나 있는 게 그의 눈에 들어왔다.
‘끈질긴 새끼…!’
이를 빠드득 간 신웅은 다시금 포르기네이를 향해 달려갈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그는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갑자기 사방에서 느껴지는 똑같은 기운 때문이었다.
‘설마…!’
순간 신웅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불길한 예감.
그리고 그 불길한 예감은 현실로 찾아왔다.
“히익?!”
“포, 포르기네이가 몇 개나 자라나는 거야?!”
“진짜 악몽 그 자체다…!”
순식간에 자라난 총 열 그루의 포르기네이의 모습에 관중들은 일제히 기겁했다.
“설마 포르기네이를 분신으로 생성할 수 있는 거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는 박진웅.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포르기네이로 변신한 상태에서도 분신술 사용이 가능했군.’
이제껏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사실 몬스터나 동물로 변신하여 분신술을 쓸 상황이 생기지도 않았던 것이다.
‘이러면 지금까지 잡았던 몬스터는 모두 분신으로 소환 가능하다는 소리지.’
김진성은 신웅이 아닌 다른 쪽을 향해 다수의 줄기를 휘둘렀다.
퍼퍼퍽! 하고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초록색 점액이 사방으로 튀는 모습이었다.
지금 그는 방금 소환한 콰그미어의 분신을 공격한 것이다.
조금 전 분신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김진성은 콰그미어로 한 번 변신하고 분신을 한 마리 생성한 뒤 다시 포르기네이로 변신하는 과정을 거쳤었다.
촤촤촤촥!
그때, 경기장 중앙에서 무언가가 연속으로 베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웅이 쉴 새 없이 날아오는 포르기네이 분신들의 줄기를 베어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가장 가까이 있는 포르기네이 쪽으로 한 발자국씩 천천히 다가가는 모습이었다.
‘저 전진을 막아내려면 방해꾼이 필요해. 아까처럼 말이지.’
김진성이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였다.
계속 전진하던 신웅을 향해 저 멀리 초록색 슬라임 몬스터가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어느새 재생된 두 마리의 콰그미어들이었다.
서걱!
곧바로 신웅은 검을 휘둘러 콰그미어들을 베어내었다.
이후 완전한 마무리를 위해 콰그미어의 점액을 향해 손바닥을 뻗으려는 신웅.
하지만 그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김진성이 아니었다.
“……!”
갑자기 땅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뿌리와 하늘에서 꽂히듯 날아오는 줄기들.
신웅은 어쩔 수 없이 그것들을 향해 검을 휘둘러야 했고, 자연스럽게 콰그미어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사이 콰그미어는 재생에 성공했다.
네 마리로 불어난 콰그미어는 다시금 신웅을 방해하기 위해 달려들 자세를 취했다.
‘좋아.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계속 가루들을 뿜어내는 거야.’
김진성은 곧바로 분신들에게 일제히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모든 분신이 입 부분에서 엄청난 양의 가루들을 뿜어내었다.
가루들은 순식간에 신웅이 있는 땅바닥까지 내려앉았고.
“으윽…!”
신웅은 처음으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순간 그의 정신을 덮쳐오는 상태 이상을 풀어내려면, 억지로 능력을 쥐어짤 수밖에 없었다.
“으으으…!”
하얀 안광을 빛낸 신웅의 한쪽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괴로워하는 신음과 표정, 그리고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처럼 부들대는 핏빛의 두 눈.
누가 봐도 상태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김진성은,
‘됐어. 상황이 내게 유리하게 돌아왔다.’
신웅을 더 옥죄기 위에 분신들에게 쉴 새 없이 지시를 내렸다.
김진성 역시 분신들을 소환하면서 현재 비스 크리마 포인트를 거의 다 소진했다.
하지만 포르기네이로 변신한 지금 김진성은 눈에 띄게 재생력이 높아진 상태.
실제로 바닥났던 MP가 ‘토양분 흡수’ 특성으로 인해 엄청난 속도로 다시 차오르고 있는 게 알림창을 통해 보였다.
이 정도 속도면, 이제 설사 신웅이 분신을 한 마리씩 처치하더라도 여유 있게 다시 소환할 수 있었다.
이제 본체에만 접근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면 되는 것이다.
‘…….’
신웅이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며 김진성이 변신한 본체 포르기네이를 쳐다봤다.
김진성의 본체에 접근하기는 그리 쉽지 않아 보였다.
어느새 열 마리가 넘게 불어난 콰그미어가 꾸준하게 그의 앞길을 방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면 결국 내가 죽는다.’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신웅.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결국 상태 이상 치료에 모든 능력을 다 쏟아부은 뒤 과부하로 죽을 게 뻔했다.
결국에는 최후의 도박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신웅은 입술을 깨물더니 눈을 부릅떴다.
‘어쩔 수 없다. 동귀어진을 사용할 수밖에.’
동귀어진.
사용자의 남아 있는 능력치와 마나를 폭발시켜 상대방에게 큰 피해를 주는 스킬이었다.
사용 후에는 신체 능력치가 일정 시간 동안 10% 이하로 줄어들고, MP가 한동안 0에서 오르지를 않으며, HP도 1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반죽음 상태가 된다.
즉, 뒤가 확실히 없는 상황일 때에만 사용해야 하는 스킬이었다.
신웅은 지금이 바로 뒤가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흐아아아아!!!”
신웅은 곧바로 경기장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커다란 고함을 질렀다.
동시에 온몸이 하얗게 빛나는가 싶더니,
콰아아앙!
이내 경기장 전체를 뒤덮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력이 얼마나 강한지 관객석을 보호하고 있는 두꺼운 보호막이 크게 출렁일 정도였다.
“우아앗?!”
“꺄아악!!”
관객들 모두 비명을 지르며 급히 몸을 움츠렸다.
백준은 다급히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보호막 레벨 최대로 끌어올려! 당장!”
그의 지시가 내려진 지 몇 초 지나지 않아 보호막이 급격히 두꺼워졌다.
그로 인해 다행히 폭발이 끝날 때까지 보호막은 버틸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게 되었다.
곧 폭발 구름이 사라진 후, 경기장의 모습이 관객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어?”
“둘 다 쓰러져 있는데…?”
“설마 다 죽은 건가…?”
경기장에는 김진성과 신웅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쓰러져 있었다.
VIP석에 있던 이들도 고개를 뽑아 든 채로 둘의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백준도 순간 놀라 둘의 상태를 확인했고, 이내 안도했다.
‘…다행이다. 둘 다 아직 살아는 있어.’
그의 시야에 둘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이 들어왔던 것이다.
백준이 힐끗 시간을 확인했다.
‘1분이야. 이제 1분만 버티면 둘 다 살릴 수 있어.’
백준의 두 눈동자에 희망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신웅이 무조건 이길 줄 알았던 경기가, 이제는 심사로 넘어가게 될 확률이 아주 높아진 것이다.
백준은 옆의 장승욱에서 다시 한번 지시했다.
“혹시 모르니까 다시 한번 심사 위원들 결과 확인해.”
고개를 끄덕인 장승욱은 바로 뒤쪽에 마련된 심사 위원석으로 뛰어갔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백준은 생각을 이었다.
‘별일 없으면 이제 무승부 판결로 둘 다 살아나게 된다.’
이미 심사 위원들에게 뇌물을 먹여 김진성과 신웅의 대결만큼은 반드시 무승부로 끝내 달라고 부탁한 상태였다.
다들 당시에 모두 큰 반발 없이 동의했던 걸 생각하면, 이제 와서 마음이 바뀔 확률은 매우 적어 보였다.
‘너희는 죽기엔 아직 아까워. 조금 더….’
백준이 혼잣말을 속으로 읊조릴 그때였다.
“오오오!”
“신웅이 먼저 일어섰다!”
“그래! 빨리 일어나서 김진성 죽여버려!”
관중들의 환호성에 백준의 시선이 다시금 경기장으로 향했다.
어느새 정말 힘겹게 일어나고 있는 신웅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백준이 고개를 저었다.
‘다행이다. 앞으로 걸어갈 힘조차 없어 보인다.’
실제로, 신웅은 서 있기도 힘든 상태였다.
온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피를 쏟고 있는 상태. 사실상 지금 일어선 것도 기적에 가까웠다.
‘죽, 죽여야 해. 지금….’
신웅이 억지로 힘을 짜내 김진성에게 비틀거리며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기 시작했다.
신웅은 지금 어떻게든 김진성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그때였다.
“크…르르르…!”
갑자기 짐승이 으르렁대는 듯한 괴성이 김진성 쪽에서 들려왔다.
그러더니, 김진성이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켰다.
“……!!”
신웅의 두 눈동자가 흔들렸다.
자신과는 달리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김진성.
그러더니, 피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신웅을 향해 저벅, 저벅 하고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세상에…!’
신웅은 자신이 보고 있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 지금 보고 있는 김진성의 몸 상태는 자신보다 심하면 심했지, 더 나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멀쩡히 움직일 수 있는 거지…?’
신웅이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우뚝 서서 김진성을 쳐다봤다.
“크르르르…!”
신웅이 경악하거나 말거나, 계속 짐승처럼 으르렁대며 다가가는 김진성.
그런데 완전히 뒤집힌 핏빛의 두 눈이 평소의 상태와 무언가가 달랐다.
“저… 저거 설마…!!”
관중들 가운데 누군가가 크게 외쳤다. 어디선가 본 모습이었던 것이다.
▷ 폭주 : HP가 10%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발동됩니다. 10분 동안 이성을 잃음과 동시에 모든 능력치가 2배로 증가합니다.
예선 1차전에서 강민혁이 폭주 상태였을 때랑 눈동자가 똑같은 상태였다.
폭주 특성이 발휘된 상태로 계속 다가가던 김진성은 어느새 신웅의 바로 코앞까지 다다랐다.
신웅은 멍하니 김진성을 올려다보았다.
‘내가 죽는다고? 고작 서바이벌 프로그램 안에서…?’
신웅이 자신에게 날아오는 주먹을 현실성 없는 눈으로 바라봤다.
‘아직 복수를 시작하지도 못했는데…!’
퍼억!
김진성의 주먹이 신웅의 머리를 정면으로 강타했고, 그 한 방에 수박이 터지듯 박살이 나버렸다.
머리를 잃은 신웅의 몸은 썩은 고목처럼 힘없이 쓰러졌다.
‘안 돼!’
백준은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부여잡으면서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00:01]단 1초가 남아 있는 전광판의 시계가 그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