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72)
제172화. 능력 대전 (1)
막내 대결.
사실 팀장들끼리의 자존심 대결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막내들에게 있어서는 앞으로 팀 내에서의 대우가 꽤 갈릴 수도 있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앞으로 작게는 트리운포의 다른 팀원들과의 경쟁도 있고, 그리고 크게는 신대륙에 있는 모든 헌터들과의 경쟁도 있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고유 능력은 필살기로 남겨놔야 한다. 적이 알고 있는 순간, 고유 능력은 더는 히든카드의 역할을 담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주안이 굳이 고유 능력을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건 내 진짜 능력이 아니니까!’
사실, 실제 주안이 보유한 ‘진짜’ 고유 능력은 따로 있다.
지금 보여준 썬라이트 스킬은 그의 진짜 능력과 비교하면 작은 파편 수준에 불과하다.
능력의 궤는 같지만, 위력이나 효용성 등 모든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소리다.
‘미쳤냐? 내가 이런 단순 팀장들의 요기 게임에 내 모든 걸 보여주게?’
그가 썬라이트라는 파편을 공개한 건 다 치밀한 계산에 입각한 것이었다.
‘진짜’가 아닌 ‘파편’을 보여준 다음, 나도 공개했으니 너희들도 이제 공개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는 거다.
주안은 ‘진짜’를 공개하지 않아서 괜찮고, 반면에 잠재 경쟁자들의 능력은 공개하라고 압박할 수 있어서 좋고.
주안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
‘다른 놈은 몰라도 루카, 이 싸가지 없는 새끼의 능력만큼은 꼭 봐야겠어!’
주안의 시선이 ‘회복 샘’으로 귀환한 루카에게로 고정되었다.
그의 인생 역사상 최대 라이벌, 루카. 저놈의 고유 능력만 알아낸다면 이보다 더 좋은 수확은 없을 것이다.
“자자, 다들 준비 마쳤으면 빨리 드래곤 둥지 쪽으로 뛰어!”
루카에게로 시선을 고정한 상태로 주안이 모두를 향해 외쳤다.
“그리고 소울 남은 사람은 무조건 ‘마법사의 장막’부터 사는 거 잊지 마! 왜 사야 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거야!”
그 말에 다들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 마법사의 장막
방어용 특성
– 가격 1000 소울
– 마법 방어력이 50 증가하며 불, 얼음, 전기 등 원소 공격의 대미지를 25% 덜 받습니다. 원소 공격으로 인한 상태 이상으로부터 면역됩니다.
원래는 이 게임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원소 공격 특성’에 대한 대항용 특성이다.
하지만 적 팀의 알롭스키라는 존재 때문에, 블루팀 입장에서는 무조건 1순위로 구매해야 하는 특성이 되어 버렸다.
– 저 샀습니다.
– 저도요.
– 딱 천 소울 있었네요.
루카를 포함한 모두가 구매했다는 대답을 남겼다. 대답을 안 한 루카도 상태창을 확인해 보니 역시 ‘마법사의 장막’을 구매한 모습이었다.
“좋아, 가자!”
바로 몸을 돌려 달리는 주안의 뒤를 다른 팀원들 모두가 뒤따랐다.
제일 뒤에는 루카가 달리고 있었다.
아까부터 말이 없는 루카는, 헬멧 때문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사실 굉장히 심란한 표정으로 계속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어떡해야 하지…? 하, 망할. 어떡해야 하냐….’
속으로 계속 똑같은 단어만을 되뇌면서 말이다.
* * *
– 어라?
그 시각.
비슷한 시각에 귀환한 레드팀 중 5팀 선수, 한스가 놀란 목소리를 냈다.
– 적 팀들 드래곤 둥지로 모이는데요?
그 말에 김진성은 미니맵을 확인해 보았다.
혹시나 해서 미리 근처에 박아둔 드래곤 둥지 쪽 와드에, 블루팀 선수들이 다수 도달한 것이 보였다.
“…한타로 역전하겠다는 생각이네요.”
김진성은 의도를 바로 파악했다.
블루팀을 제지하기 위해 레드팀이 움직이면, 아까 전 보여줬던 주안의 범위 스킬로 한타를 이겨서 상황을 뒤집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드래곤을 그냥 줄 수도 없어요.”
PD 말로는, 드래곤을 한 마리 잡을 때마다 해당 팀에게 ‘게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버프가 영구적으로 주어진다 했다.
김진성 혼자만의 싸움이라면 버프 따윈 있건 없건 상관은 없지만, 이건 팀전이다.
김진성보다 약한 팀원이 많은 레드팀 입장에서는 이러한 영구 버프는 무조건 챙기는 편이 낫다.
“우리도 드래곤 둥지로 가겠습니다. 다들 회복 물약 챙겼죠?”
– 네.
모두 동시에 대답했다.
아까 전 범위 스킬에 대비해서 전원 하나씩 구매하라고 지시했던 건데, 어쩌다 보니 한타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조금 이따 한타 시작되기 직전에 바로 복용하면 됩니다. 한타는 100% 벌어질 테니, 마음 단단히 먹어요.”
– 마법사의 장막 특성을 구매하는 건 별로인가요?
단테의 물음에 김진성은 고개를 저었다.
“주안의 그 스킬 하나 때문에 마법사의 장막을 사는 건 좀 아까워요. 혹시 다른 블루팀 선수들이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모르니, 전부 확인해 보고 구매하도록 하죠.”
거기까지 말한 김진성이 이내 생각해 놓았던 이야기를 꺼냈다.
“마침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번 한타 때 어쩌면 주안 말고 다른 블루팀 선수들도 능력을 사용할지도 몰라요.”
– ……!
“아예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주안이 사용한 이상 이제 다른 선수도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김진성이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그땐 여러분들도 고유 능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 ……!
“그렇지 않으면 한타 때 이길 수가 없어요.”
대답 없이 눈이 커지는 레드팀 선수들을 김진성은 계속 설득했다.
“지금까지 전 최선을 다했습니다. 능력도 공개할 만큼 공개했고요. 앞으로 우리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더한 것도 뭐든지 할 생각이에요.
하지만 이건 팀전입니다. 저 혼자서는 주안, 루카, 기안 등 강자들이 포함된 블루팀을 이기는 건 불가능해요.
아까 전 주안의 능력을 보셨으니 더 제 말이 체감되실 겁니다.”
– …….
“여기서 루카와 기안까지 고유 능력을 공개한다 생각해 보세요.”
김진성이 말한 상황을 떠올려보는 레드팀 선수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결과는 100% 레드팀의 한타 대패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여러분들이 앞으로 신대륙에서 다른 적들을 만났을 때를 두려워해서 능력을 공개하지 않는 거, 압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들은 이미 트리운포라는, 신대륙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 최고의 집단 안에 소속된 멤버입니다.
능력이 공개된다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을 든든한 울타리죠. 안 그렇습니까?”
– …….
“한번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능력을 공개한 후 저를 도와 레드팀의 승리를 이끌어, 앞으로 트리운포 내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숨기다가 블루팀에게 패배해서 계속 주안 등 다른 주목받는 유망주들에게 가려진 채로 지낼 것인지를 말입니다.”
긴 설명을 이어가던 김진성은 이내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만 명이 넘게 시청하고 있는 이 막내 대전만큼 좋은 쇼케이스 무대가 앞으로 우리에게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세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 …….
“자, 이제 모두 드래곤 둥지로 이동하시죠. 자세한 작전은 이동하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김진성은 먼저 드래곤 둥지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남은 일행들도 이내 그의 뒤를 따랐다.
일행들의 표정은 헬멧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다들 똑같았다.
다들 고심에 빠진 얼굴로 연신 머리를 굴리는 모습이었다.
* * *
[…아, 레드팀 선수들도 다 같이 모여 드래곤 둥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양 팀이 드래곤 둥지 쪽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데요?] [아무래도 큰 한타가 곧 펼쳐질 것 같군요.]중계진의 말을 들은 공식 인터넷 방송의 채팅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5 대 5 한타.
모든 AOS 장르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전투 장면이다.
물론 지금까지 알롭스키의 연이은 활약상이나 주안의 놀라운 능력 공개로 인한 2 대 1 사냥도 볼만했지만, 곧 펼쳐질 5 대 5 대결에 쏠릴 관심도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볼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5 대 5 한타에 정말 많은 게 걸려 있죠?] [그렇습니다. 레드팀이 승리한다면 격차를 지금보다 더 확! 벌릴 수 있게 됩니다.하지만 블루팀이 한타에서 대승한다면, 지금까지 불리했던 걸 한 방에 역전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더 앞서는 부분도 생기죠!] [무엇보다 블루팀 입장에서는 저 잘 큰 알롭스키를 한번 죽여서 말려놓는 게 제일 중요해 보이는데요.] [맞습니다. 한타를 대승하는 과정에서 저 알롭스키는 꼭! 잡아야 합니다. 너무 성장세가 빨라요!]
실제로 7킬을 쓸어 먹은 알롭스키는 현재 10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코어 특성’이라 불리는 ‘메이어의 소울 약탈자’를 구매한 상황이다.
물론, 특성의 성격상 지금 당장 큰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초반에는 약하지만, 킬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강해지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한타에서 대승해서, 알롭스키가 킬을 쓸어 담아 ‘메이어’ 특성에 소울이 중첩된다면?
그때부턴 블루팀 입장에서는 아예 알롭스키를 막아낼 방도가 없을지도 모른다.
[반면 레드팀은 알롭스키 혼자 너무 컸다는 게 이런 상황에서는 악수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알롭스키를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의 성장은 블루팀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거든요.] [정확히 짚으셨습니다. 즉, 알롭스키가 여기서 죽어서 성장이 말린다? 그 순간 레드팀이 가지고 있던 이점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소리가 되죠.]전형적으로 팀에서 한 명만 잘 큰 상황. 그게 레드팀이다.
지금 레드팀은 어떻게 보면, 나머지 전원이 죽더라도 알롭스키가 죽는 건 막아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현재 알롭스키는 레드팀을 위해 칼날 위를 걷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단 한타 구도는 어떻게 보십니까?] [음…. 확실히, 아까 전 주안이 보여줬던 범위 스킬을 생각해보면 블루팀이 좋아 보이긴 합니다. 아군 전원의 체력을 올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규모 한타에서는 정말 큰 힘이 되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개개인의 능력도 블루팀이 평균적으로 훨씬 뛰어나기도 하고요.] [반면 레드팀은, 역시 알롭스키가 해줘야 합니다. 킬을 몰아 먹은 그가 변수를 창출해내는 게 아니면 답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5 대 5 한타에서 알롭스키 혼자만의 힘으로 뭘 할 수가 있을까요?] [음…. 지금 알롭스키가 캐스터님의 질문에 대한 답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네요.]다니엘 해설의 말에 토마스 캐스터는 바로 미니맵이 떠올라 있는 모니터를 확인해 보았다.
동시에 눈이 동그래졌다.
[…아, 알롭스키 선수가 탑으로 이동했습니다! 전원 드래곤 둥지에 있는데 혼자 탑을 밀고 있어요!]* * *
– 주안 님! 알롭스키가…!
“알아! 봤어, 나도!”
10팀 선수, 챠노의 보고를 신경질적이게 끊어내는 주안.
홀로 탑 라인에 등장해 미니 몬스터를 정리 중인 알롭스키를 바라보며 주안은 이를 악물었다.
“개새끼…! 혼자 순간 이동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현재 블루팀 전원은 ‘순간 이동’ 스킬의 쿨타임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
알롭스키는 지금 그 상황을 제대로 활용하는 중이었다.
만약 한타가 시작되려고 하면, 본인은 순간 이동을 사용해서 다시 드래곤 둥지 쪽으로 돌아오면 되니까.
‘아직 20초나 남았는데…!’
20초면, 알롭스키 혼자 라인을 모두 밀고 타워까지 때리기도 충분한 시간이다.
실제로, 현재 알롭스키는 모든 미니 몬스터를 정리한 후 레드팀 탑 타워 바로 앞까지 뛰어 도달한 참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