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75)
제175화. 능력 대전 (4)
주안은 생각을 떠올린 순간부터 바로 연기에 들어갔다.
“어어…! 드래곤 벌써 HP가 반으로 떨어졌어! 지금 막아야 해! 공격!”
크게 외치면서 먼저 선두로 달려 나가기 시작하는 주안.
– 어?
– 지금요?
– 빨리 뒤쫓아!
순간 당황한 블루팀 선수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주안의 뒤를 따라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드래곤 둥지 근처까지 도달한 블루팀.
이제 양 팀 간의 간격은 10m도 되지 않았다.
– 블루팀이 옵니다! 한타로 전환할까요?
“일단 한스님, 독 구슬로 견제 한번 해주세요!”
– 네!
한스는 재빨리 두 손을 모아 독 구슬을 만든 뒤 블루팀을 향해 발사했다.
퍽! 하고 구슬이 터지면서 곧바로 블루팀 전체를 뒤덮는 넓은 늪지대가 형성되었다.
그로 인해 눈에 띄게 속도가 느려진 블루팀 선수들. 하지만….
– 적들 HP가 안 닳아요!
독 대미지를 받고 있음에도 블루팀 선수들의 HP 바는 전혀 미동이 없었다.
김진성이 대답했다.
“저 태양이 아군 회복 능력도 있나 봐요.”
보통 게임 내에서도 태양, 즉 빛을 상징하는 마법은 아군 HP를 회복시켜 준다.
아마 저 태양도 비슷한 능력이 있으리라 김진성은 경험상 추측한 것이다.
“그것보다 적들의 이동 속도 느려진 거에 집중하세요. 혹시 한스 님 말고 원거리 스킬 가지고 계신 분 계세요?”
굼뜨게 달려오는 블루팀 선수들을 보면서 김진성이 물었다.
지금 늪지대 위에 있는 적들을 원거리 공격으로 집중타격하면, 한타가 벌어지기도 전에 승기를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러한 레드팀의 움직임을 블루팀 선수들도 대충 읽고 있었다.
– 아, 씨! 또 독 늪이잖아!
– 지금 상황에서 원거리 공격 맞으면 큰일 나는데…!
당황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9팀, 10팀 선수의 목소리.
그때 루카가 오랜만에 말을 해왔다.
– 그래도 썬라이트 스킬 있잖아요? 독 늪지대 위에서도 HP가 안 닳는데, 다른 원거리 스킬 맞아도 괜찮지 않겠어요?
그렇게 말하는 루카를 고개를 돌려 노려보는 주안.
말투만 들어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뻔했다.
‘어떻게든 능력 공개 안 하려고 발악을 하네!’
하지만 그렇게 내버려 둘 주안이 아니었다. 심지어 이런 상황을 대비해 아까 좋은 계책을 세워 두기까지 했다.
곧 주안은 마나를 끌어모은 뒤, 레드팀에 집중하고 있는 나머지 셋을 향해 몰래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 …엇!
– 우앗!
루카를 포함한 셋이 갑자기 놀란 목소리를 냈다.
동시에, 셋의 달리기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셋이 주안을 제치고 앞으로 나서게 되었고, 그때쯤 주안은 스킬 사용을 멈췄다.
“오! 역시, 너희들 모두 능력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구나!”
동시에 능청스럽게 셋을 향해 외치는 주안.
자신이 아닌, 셋 중 한 명이 스킬을 사용한 것이라고 덮어씌운 것이었다.
“좋아! 한번 우리 다섯 명 모두 전력을 다해 한타를 펼쳐보자고! 가보자!”
– 네?
– 자, 잠깐만요.
– 누가 능력을 사용했는데?
주안의 외침에 셋 다 당황한 목소리를 내던 그때.
때마침 레드팀이 주안을 도와주었다.
“앞에 집중해! 적들이 원거리 공격 날리려고 하잖아!”
그 말에 루카 등 셋의 고개가 일제히 다시 전방으로 돌아갔다.
정확히는, 레드팀 중 4팀 선수, 단테에게 모두 시선이 집중되었다.
– 저건…?
갑자기 머리 위에 거대한 붉은 화살을 생성한 단테의 모습에 불안한 목소리를 내는 9팀 선수.
– 뭔진 모르지만, 고유 능력인 건 확실해 보여요.
챠노의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단테가 이내 화살을 있는 힘껏 블루팀 쪽으로 발사한 것이다.
거대한 붉은 화살은 정확히,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루카를 향해 날아갔다.
‘이런 씨발!’
루카는 이를 악물면서 속으로 좌절하고 말았다.
어쩌다 보니 선두에 서는 바람에 적들의 첫 번째 타깃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는 일단 방어를 하기 위해 검을 들어 올린 뒤, 최대한 마나를 끌어올려 실드를 생성해 내었다.
하지만,
푹!
‘컥!’
실드를 무시한 채로 몸을 관통해 버리는 붉은 화살에 루카는 온몸을 크게 휘청였다.
동시에 HP 절반이 한 번에 빠지는 것이 헬멧 스크린을 통해 확인되었다.
동시에 떠오르는 시스템 창 하나.
– 관통상을 입었습니다. 충격으로 10초 동안 모든 방어력이 0으로 떨어집니다.
문제는 그 공격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푹! 푹!
– 악!
– 으윽…!
루카의 몸을 뚫은 붉은 화살은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어서 뒤편의 9팀, 10팀 선수의 몸까지 관통해버린 것이다.
그렇게 셋에게 큰 타격을 입힌 붉은 화살은, 다시 방향을 틀어 이번엔 제일 뒤쪽에 있는 주안을 향해 날아갔다.
“이건 또 뭐야?!”
살아 움직이듯 레드팀 선수들만 찾아서 날아오는 붉은 화살에 주안은 당혹해하면서도 바로 마나를 끌어모아 방어할 자세를 갖췄다.
그 모습을 본 루카가, ‘소용없어!’라고 외치려던 그때였다.
– 루카 님! 앞에!
챠노의 다급한 외침에 그는 반사적으로 전방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
동시에 두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수많은 색색의 구체들이 보인 것이었다.
붉은색의 구체는 분명 알롭스키가 날린 화염구였고, 초록색의 구체는 아까 전 한스가 날렸던 독 구슬과 모양이 똑같았다.
‘큰일이다!’
루카는 위기감을 느꼈다.
현재 체력이 줄어든 건 둘째 치고, 일시적으로 방어력이 0으로 떨어진 상태.
10초가 지나기도 전에 저 공격을 모조리 다 맞으면, 분명 버티지 못하고 또 1킬을 기록할 것이 뻔했다.
바로 뒤에 있는 9팀, 10팀 선수 역시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릴 것이고, 그 순간 한타는 끝이 나는 것이다.
‘씨발, 어떡하지?’
바로 코앞에 화염구가 도달할 그때까지도 루카는 고뇌했다.
고작 이런 보잘것없는 대회에서 자신의 히든카드를 공개해야 한다고?
그냥 한타를 지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 에이! 모르겠다!
그때, 갑자기 챠노가 크게 외쳤다.
동시에 루카의 몸 위에 생성되는 알 수 없는 노란색의 얇은 실드.
화염구 하나도 막아내지 못할 것 같은 아주 얇은 실드였지만, 효과는 겉보기와는 달리 대단했다.
퉁! 투투퉁! 퉁!
‘……!’
루카의 눈이 커졌다.
노란 실드에 닿은 화염구들이, 모두 튕겨 나간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화염구들은 모두 큰 굉음과 함께 폭발했지만, 꽤 멀리 튕겨 나간 거리에서 터졌기 때문에 레드팀 선수들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
‘뭐지?’
루카는 놀란 눈으로 자신도 모르게 뒤쪽의 챠노를 돌아보았다.
보니, 챠노와 옆의 9팀 선수를 포함, 레드팀 전원의 몸 위에 노란 실드가 둘려 있었다.
루카의 시선을 받은 챠노는, 이내 쑥스러운 표정으로 말해왔다.
– …뭐, 주안님과 기안님도 고유 능력을 사용했는데 저라고 계속 숨길 필요가 있나 싶어서….
대답 내용을 들어보니, 루카의 시선을 ‘왜 너도 능력을 사용했냐’라고 착각한 듯했다.
사실 그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왜 너까지 능력을 사용해서…!’
곤란해진 루카의 귀에, 이번엔 옆에 서 있던 9팀 선수의 헛기침이 들려왔다.
– 크흠! 챠노마저 이러면, 나도 끝까지 숨길 이유가 없어지겠는걸?
그러더니 이내 두 손바닥을 들어 올린 뒤 마나를 끌어모으기 시작하는 모습. 딱 봐도, 고유 능력을 사용하기 직전으로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루카는 절망했다.
‘씨발….’
9팀 선수까지 능력을 공개하면, 이제 루카 혼자 남은 상황.
분위기상, 끝까지 공개를 안 하면 안 되는 단계까지 와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9팀 선수가 능력을 공개하는 걸 막을 수도 없었다. 착잡한 심정으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때, 레드팀 쪽은….
– 뭐지?
– 다 튕겨냈는데요?
– 혹시 ‘반탄막’인가…?
김진성과 한스가 날린 모든 원거리 공격을 전부 튕겨낸 모습에 다들 당황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챠노가 ‘반탄’ 특성을 가진 보호막을 생성한 건 맞아 보여요. 문제는 저걸 어떻게 뚫냐는 건데….”
김진성은 블루팀 선수를 감싼 노란 실드를 유심히 살펴보다가 말을 이었다.
“꽤 얇아 보이니, 한번 강력한 공격으로 깨뜨려 볼까요?”
– 제가 한 번 더 쏴보죠.
대답한 이는 단테였다.
그는 다시금 그의 고유 능력인 ‘제노사이드 애로우’를 머리 위에 생성하기 시작했다.
– 이 화살은 기본적으로 상대의 방어력을 무시합니다. 반탄력이 매우 강하지만 않다면 아마 저 정도 얇은 막 정도는 깨뜨릴 수 있을 거예요.
“좋습니다.”
설명을 들은 김진성은 일단 한번 지켜본다는 생각으로 제노사이드 애로우가 완성될 때까지 기다렸다.
‘아까 전 위력 보니까, 잘하면 한 방에 저 얇은 실드를 깨뜨릴 수도 있을 것 같긴 해.’
무려 루카를 포함한 3명의 적군에게 절반 가까이 대미지를 입혔던 기술이다.
현재 슈트를 입어서 능력치가 상당히 제한된 상태라는 걸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대미지가 강한 고유 능력인 건 확실했다.
– 자, 간다!
이내 단테가 크게 외치며 화살을 발사하려고 하던 그때였다.
▶ 알 수 없는 적으로부터 디버프가 걸렸습니다.
▶ 10초 동안 마나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분 동안 이동 속도, HP, MP 회복 속도가 5분의 1로 줄어듭니다.
▶ 1분 동안 모든 능력치가 2분의 1로 줄어듭니다.
‘…어?’
갑자기 눈앞에 떠오른 상태창에 놀란 김진성은 자신의 몸을 확인해 보았다.
어느새 만들어진 반투명한 사슬 모양의 마나가 자신의 온몸을 휘감고 있는 것이 보였다.
– 어?!
– 뭐야?!
다른 아군 선수들 역시 당황해서 한마디씩 외쳤다.
특히, 막 ‘제노사이드 애로우’를 발사하려던 단테가 그 누구보다 당황해했다.
– 아니,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그의 머리 위 제노사이드 애로우는 눈에 띄게 크기가 줄어들고 있었다. 마나 사용을 순간 금지당한 여파였다.
– 9팀 선수가 사용한 능력인가 봐요.
그때 들려오는 한스의 말에 김진성의 시선이 블루팀 쪽으로 향했다.
정말로, 9팀 선수가 두 손바닥을 레드팀 쪽으로 내민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하필 마나를 제한하는 능력을 보유했을 줄이야.’
이러면 스킬을 해체하는 수단이 없으면, 1분간 레드팀은 현저하게 전투력이 저하된 상태로 블루팀을 상대해야 한다.
‘지금 전력으로 달려들면 위험하겠는데….’
“하아아아!!”
그때, 레드팀 쪽에서 커다란 외침이 들려왔다.
딱 봐도 제일 선두에 서 있던 루카의 외침이었다.
‘저놈도 능력을 사용하려는 건가?’
김진성의 예측은 정확했다.
온몸이 마나로 일렁이던 루카의 신체가 순식간에 변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 ……!
– 헐?
– 아니…!
일행들의 그 어느 때보다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진성 역시 놀라 동그래진 두 눈으로 루카를 바라봤다.
‘사람이 저렇게 커지는 게 가능한 거였어…?’
드래곤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거대해진 전신 슈트 복장의 플레이어.
그것이 현재 김진성의 눈에 들어오는 루카의 모습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