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76)
제176화. 거대화
루카의 모습에 놀라고 있는 건 블루팀도 마찬가지였다.
“…허.”
주안은 혀를 내두른 채로 고개를 젖혀 루카의 머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왜 능력을 끝까지 숨겼는지 알겠군.’
동시에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루카의 고유 능력은, 사용하는 순간 지금처럼 티가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 …진짜 사용하기 싫었는데.
곧 헬멧 스피커로 루카의 진심이 담겨 있는 혼잣말이 들려왔다.
– 이렇게 사용한 이상, 전력을 다해 쓸어버리겠다!
크게 외친 루카는 곧장 레드팀을 향해 달려들었다.
‘거대화’된 루카의 달려드는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다.
– 헉…!
제일 선두에 있던 단테가, 순식간에 코앞까지 다가온 루카에 자신도 모르게 헛바람을 들이켤 정도였다.
단테는 본능적으로 옆으로 훌쩍 몸을 날렸다.
쿵!
단테가 서 있던 자리가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크게 움푹 파였다.
– 히익…!
– 미친…!
레드팀 전부가 기겁했다.
현재 슈트 착용으로 인해 능력치가 봉쇄된 상태에서 저 주먹을 한 대 맞는다?
게임 내 사망 처리가 아니라, 진짜 목숨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 와…! 사슬 스킬 안 풀렸으면 진짜 죽을 뻔했네…!
단테가 때마침 9팀 선수의 사슬 봉쇄 스킬이 풀린 것에 안도하고 있을 그때였다.
“한스!!”
김진성의 커다란 외침이 들려왔고, 한스는 화들짝 놀라 전방을 바라보았다.
반대편 왼손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 루카를, 한스는 그제야 확인했다.
‘……!!’
눈을 부릅뜬 한스. 하지만 반응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
막 주먹이 그의 코앞까지 도달했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퍼엉!
“큭…!”
김진성이, 인상을 쓰면서 뒤로 한참을 물러났다.
본능적으로 달려와 전신의 마기를 끌어올려 간신히 막아내긴 했는데, 그 후유증이 장난이 아니었다.
‘너무 아픈데…?’
온몸에 퍼지는 고통은 그대로 대미지로 연결되었다.
분명 막는다고 방어 자세를 취했는데도 HP가 30% 가까이 까인 게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건 절대 못 막는다.’
한 번 상대하자마자 견적을 낸 김진성은, 곧바로 모두에게 지시했다.
“모두 도망쳐요! 빨리! …읏!”
쿠웅!
동시에 몸을 옆으로 날렸고, 그가 서 있던 자리에 다시금 루카의 주먹이 꽂혔다.
그 모습을 본 레드팀은, 어쩔 수 없이 김진성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레드팀의 에이스인 알롭스키조차 버거워한다!
이런 상황이면 한타는 아예 성립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어딜 도망가느냐!!”
루카의 목소리가 헬멧을 뚫고 레드팀 전체에게 들려왔다.
다시금 레드팀 뒤를 뒤쫓으려는 그의 모습에, 김진성은 다급히 보유 스킬들을 연이어 사용했다.
▶ 보유 스킬인 ‘마나 봉쇄’를 사용했습니다.
▶ 보유 스킬인 ‘혼란’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통하지를 않았다.
‘쳇! 나보다 강한 상태라 안 통하는 건가?’
멀쩡히 달려오는 루카를 보며 김진성은 속으로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상태 이상 스킬을 적에게 성공시킬 때는 본인이 적보다 강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우선으로 따른다.
지금까지는 김진성이 적보다 약한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실패가 드물었지만, 지금 슈트를 입고 있는 이 경기장 내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김진성은 다시 한번 달려오고 있는 루카를 향해 손을 뻗었다.
▶ 보유 스킬인 ‘마나가 흐르는 거미줄’을 사용했습니다.
“…엇!”
동시에 루카가 휘청하면서 앞으로 넘어질 뻔한 걸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순간 자신의 두 다리를 묶은 하얀 마나 거미줄 때문이었다.
“흥!”
루카는 곧바로 두 손으로 가볍게 거미줄을 뜯어내었다.
이후 다시 거리가 벌어진 레드팀 선수들의 등 뒤를 노려보는 모습.
“운 좋은 줄 알아라, 이 새끼들아! 다음에 만나면…!”
으르렁대듯이 경고한 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그 모습에 주안이 눈썹을 꿈틀했다.
“뭐야? 왜 안 쫓고 다시 돌아와?!”
– 마나 없어.
짧게 대답한 루카의 목소리가 다시금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 스킬 풀리기 전에 욕심내지 말고 드래곤이나 먹자고.
말을 이으면서 드래곤 둥지 쪽으로 달려가는 루카의 모습을 주안은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 새끼, 몸 크기가 조금 작아졌는데?’
아까 처음 ‘거대화’로 커졌을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크기가 작아졌다.
잘못 본 것이 아닌 게, 지금도 실시간으로 루카의 몸 크기는 작아지고 있었다.
‘마나가 떨어지면 몸이 서서히 작아지나 보군.’
이미 0을 찍고 있는 루카의 마나 상태를 본 주안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일행들에게 외쳤다.
“드래곤 잡고 바로 귀환해서 정비한다!”
이후 먼저 드래곤을 공격하기 시작한 루카를 따라 드래곤 둥지로 달려가는 주안.
다른 일행들도 같이 뒤따르는 걸 확인한 그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결국에는 저 새끼 능력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알아내고 싶었던 라이벌, 루카의 능력이 이 순간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정작 주안 본인의 진짜 능력은 완전히 공개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 * *
“와…!”
“대박인데?”
경기를 지켜보던 6팀원들은, TV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저렇게 사람이 커지는 게 가능한 거였어?”
“저건 그동안 봐왔던 약물로 신체 강화한 거랑은 또 차원이 다르잖아?”
“그나저나 저 전신 슈트는 어떻게 똑같이 커지는 거야? 안 찢어지나?”
“저게 어비스 마정석 간 신축성 재료로 만든 거라 같이 반응했을 가능성이 커요.”
“아…. 그래? 하긴, 이 대륙에 덩치 커지는 능력자가 한둘이 아니긴 하지.”
“그래도 저렇게 드래곤 수준으로 커진 건 처음 봐요.”
“나도.”
웅성대는 그들은 하나같이 루카의 능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부팀장 아스터와 팀장 리카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러면 경기 규칙상 레드팀이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지 않아요? 아무리 만렙을 찍어도 20%밖에 본 실력을 사용할 수가 없잖아요?”
“…아냐, 보니까 거대화 상태에서 마나를 빨리 소모하더라고. 마나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 다음 한타 붙으면 이길 수도 있어.”
“마나 문제도 레벨이 오르고, 특성을 구매하기 시작하면 해결되지 않을까요? 마나 버프 주는 ‘블루’ 몬스터도 있고요.”
“…….”
리카르도는 할 말을 잃은 듯 입을 다물었다.
생각해보니 아스터의 말이 맞았기 때문이었다.
‘마나 문제가 해결되면 저 괴물을 나중에 막을 방법이 없긴 한데….’
리카르도의 얼굴이 점점 심각하게 변해갈 그때.
역으로 표정이 밝아진 한 명이 있었으니, 바로 1팀장 프란시스코였다.
‘좋아! 내가 원하던 상황이 거의 다 완성되었어!’
프란시스코가 원하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1. 모든 선수가 고유 능력을 공개.
2. 블루팀 선수들의 능력이 더 뛰어날 것. 그래서 경기의 승기를 자연스럽게 가져올 것.
3. 주안이 이번 경기의 주인공이 될 것.
사실상 지금 2번까지는 이루어진 상태다. 방금 루카의 거대화 능력만 제대로 활용해도 블루팀이 한타 때 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 보였다.
‘문제는 주안이 아니라 루카가 이번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
그건 또 그것대로 프란시스코 입장에서는 좋은 결과는 아니다.
루카의 활약으로 블루팀이 승리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점수를 딴 루카가 1위로 올라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팀장, 라미로가 웃는 그림은 절대로 볼 수 없는 프란시스코였다.
‘다행인 건 아직 주안이 본 능력을 다 개방한 건 아닌 것 같단 말이지.’
프란시스코는 아까 전 독 늪지대 위에서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려 보았다.
주안을 제외한 루카, 9팀, 10팀 막내 셋의 달리는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던 그때 장면을 말이다.
‘그때 분명 셋의 발에서 빛이 났었어. 썬라이트와 똑같은 색의 하얀빛이 말이지.’
아주 미세해서 눈썰미가 좋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했을 그 장면을, 프란시스코는 똑똑히 확인했다.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분명 주안이 건 스킬이 확실해.’
만약 프란시스코의 지금 가정이 맞다면, 주안의 능력은 ‘썬라이트’가 전부가 아니라는 소리가 된다.
‘어쩌면 빛과 관련된 종합적인 능력일 수도 있지, 아니면, 그 드물다는 천기(天氣)를 사용할 수 있는 축복받은 인재이거나.’
솔직히 천기(天氣)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봐도 되고, 사실 빛에 관한 특성만 종합적으로 보유하고 있어도 대박 중의 대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프란시스코의 느낌상, 그럴 확률이 높아 보였다.
‘만약 그렇다면, 결국 3라운드까지 가서는 주안이 1위로 막내 대결을 마칠 가능성이 크다.’
아직 막내 대전의 하이라이트이자 꽃이라 볼 수 있는 3라운드 대진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PD한테 들어보니, 난이도가 1, 2라운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그때가 되면 다들 본 실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 아직 능력을 모두 공개하지 않은 주안이 더더욱 유리하다.
[이렇게 흘러가게 되면 앞으로 블루팀이 매우 유리해지겠는데요?]그때, 중계진의 목소리가 TV 스피커를 통해 프란시스코의 귀에 들려왔다.
[방금 루카가 보여준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이 보여준 능력도 한타 때 활약하기 전부 좋은 능력들처럼 보이거든요?] [그렇습니다. 썬라이트와 거대화, 반탄 실드, 사슬 족쇄…. 모두 대인전에 특화된 스킬들입니다. 그리고 기안이 보유한 유령화 스킬은 적을 암살하거나 정찰하기에 매우 유용해 보이고요.] [팀원 중 한 명은 기안 같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밸런스가 맞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반면에, 레드팀 같은 경우는 강력한 한 방이 없어요. 알롭스키의 원소 스킬들이나 한스의 독 구슬, 단테의 제노사이드 애로우…. 모두 한타보다는 견제에 좋은 스킬들처럼 보이거든요?] [무엇보다 거대화된 루카를 막을 능력이 없어 보이는 게 레드팀 입장에서는 가장 뼈아프죠.] [맞습니다. 강력한 한 방만 있다면, 8팀 선수의 ‘생명의 나무’ 스킬과 시너지가 잘 맞을 텐데요…. 어라?]그제야 뭔가를 깨달은 다니엘 해설의 눈이 커졌다.
[지금 보니 7팀 선수가 아직 유일하게 고유 능력을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그렇습니까? …. 아, 제작진 측에서 보고가 들어왔는데, 7팀 선수만 아직 능력을 사용하지 않은 게 맞다 합니다!] [이러면 또 얘기가 달라지죠! 7팀 선수의 능력이 무엇이냐에 따라, 블루팀으로 확 기울었던 분위기가 다시 반전될 수….]다니엘 해설이 거기까지 말했을 때.
갑자기 두 중계진의 눈이 커졌다.
[어어?! 지금 뭔가요?] [혹시 저게 7팀 선수의 능력인가요? 잠깐만요!]퍼엉!
그때 경기장 안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폭발음.
“……!!”
중계를 지켜보고 있던 프란시스코 역시, 눈을 크게 뜨면서 의자 등받이에서 상체를 떼고 몸을 벌떡 일으켰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