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77)
제177화.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야 한다 (1)
“루카.”
– 네?
주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버틸 만해?”
– 뭐…. 괜찮아요.
대답해오는 루카의 목소리도 부드러웠다.
둘이 이렇게 부드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드래곤 빨리 마무리하고 귀환해. 그리고 지금부터 블루는 루카, 너가 먹어라.”
– 고마워요.
“뭘.”
대화 내용도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었다.
같이 드래곤을 때리는 동료들이 새삼스러운 눈빛으로 둘을 흘끔흘끔 바라볼 정도였으니까.
이게 다, 같은 팀으로 승리한 결과가 만들어낸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비록 가장 원하던 한타 대승을 이루진 못했지만, 두 번째 목표였던 드래곤을 무사히 잡는 건 성공하기 직전이었다.
‘드래곤을 잡아서 버프만 얻어도 앞으로 우리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어.’
버프를 두른 거대화 상태의 루카가 달려든다면, 레드팀 입장에서는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이미 적들이 모든 능력을 쏟아부어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까 이미 증명이 됐다.
‘2라운드는 루카를 이용해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자.’
그리고 3라운드가 시작하기 전에 루카의 능력에 대해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이후 3라운드에 들어가 대활약을 펼치면, 결과적으로 막내 대전은 주안, 본인의 승리로 돌아갈 것이다.
‘이 계획이 실패할 가능성은 없어. 팀장님이 미리 3라운드 규칙도 알려줄 것이고, 무엇보다 내 본 실력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니까.’
– 적들이 다시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데요?
그때 들려오는 챠노의 보고에 주안은 상념을 깨고는 미니맵을 바라보았다.
막 귀환에 성공한 레드팀 전원이, 드래곤 둥지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신경 쓰지 마. 어차피 도착하기 한참 전에 드래곤 때려잡고도 남아.”
남은 드래곤 체력을 확인한 주안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거대화한 루카가 공격과 탱킹을 혼자서 도맡고 있어서 손쉽게, 그리고 빠르게 드래곤을 잡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래도 혹시 순간 이동으로 드래곤을 날름 뺏어갈 수도 있으니, 완전히 때려잡을 때까지 긴장 늦추지 말고.”
– 네.
“정글 둘은 체력 1000 남았을 때 바로 ‘강타’ 스킬 사용하는 거 잊지 마. 알고 있지?”
– 네, 압니다.
“좋아.”
정확히 체력이 2천까지 줄어든 드래곤에게서 시선을 돌려 레드팀 쪽을 바라보는 주안.
혹시나 알롭스키가 순간 이동을 사용할까 계속 주시했다.
‘강타 스킬을 가지고 있는 알롭스키만 조심하면, 다른 놈들은 순간 이동으로 넘어와도 딱히 조심할 필요가….’
그때였다.
“…어?!”
– 뭐야?!
– 앞이 안 보여!
–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깜깜해진 주변 환경에 블루팀 전원이 당황했다.
주변뿐만 아니라, 미니맵조차 완전히 깜깜해져서 아무것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어떻게 된 것일까?
“일단 드래곤부터 빨리 강타로 때려잡아!”
주안은 일단 잡고 있던 드래곤부터 마무리하라고 일행들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한발 늦었다.
퍼엉!
블루팀 일행 중 그 누구도 서 있지 않았던 드래곤 둥지 안쪽에서, 갑자기 ‘강타’ 스킬을 사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블루팀 선수들의 헬멧 스크린에 떠오르는 시스템 창.
– 적군이 드래곤을 빼앗았습니다!
– 적군이 ‘파이어 소울’ 특성을 한 개 획득했습니다.
“야 이 병신새끼들아!!”
주안이 버럭 고함을 질렀을 그때, 주변을 뒤덮었던 깜깜한 어둠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동시에 주안은 목격할 수 있었다.
어느새 등장해 드래곤 둥지 안쪽에 서 있던 알롭스키가, 블루팀 일행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말이다.
이후 알롭스키는 텔레포트를 사용해 유유히 다시 레드팀 진영으로 돌아갔다.
– 예쓰!
– 잘했어요, 알롭스키!
– 대박! 진짜 뺏을 줄이야…!
돌아온 김진성은 다른 팀원들에게 영웅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연신 환호하는 일행들에게 김진성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다 7팀 선수님 덕분이에요.”
그는 이번 드래곤을 뺏은 공을 7팀 선수에게로 돌렸다.
“7팀의 ‘다크 존’ 스킬이 아니었다면, 몰래 혼자서 진입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겁니다.”
정확히 30초 전.
막 레드팀 진영 ‘회복 샘’으로 귀환한 김진성이 7팀 선수를 붙잡고 물어봤다.
능력이 뭐냐고.
7팀 선수는 순순히 대답했다.
– 다크 존이라는 스킬인데, 주변 전체를 완전히 어둠으로 뒤덮어서 시야를 차단하는 기술이에요.
‘시야를요?’
– 네. 웬만큼 좋은 투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절대 주변 시야 확인이 불가능해요. 바로 옆 사람도 구분 못 할 정도예요.
‘음….’
– 사실 사용하고 싶었는데, 딱히 사용할 타이밍이 안 나와서….
‘아닙니다. 지금 사용하면 됩니다.’
이후 김진성은 바로 드래곤을 빼앗을 계획을 세웠다.
7팀 선수가 ‘다크 존’을 사용해서 적군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했을 때, 김진성이 순간 이동으로 드래곤 둥지 안으로 들어가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드래곤을 죽이는 거다.
‘강타와 함께 살(殺) 스킬까지 사용하면, 무난히 2천 이하의 체력은 한 방에 뺄 수 있을 거야.’
실제로 김진성은 드래곤 후방에서 동시에 두 개의 스킬을 사용했고, 계획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로 인해,
– 레드팀 전원이 ‘파이어 소울’ 특성을 획득했습니다.
– 모든 공격의 대미지가 10% 상승합니다.
동시에 엄청나게 좋은 특성을 영구적으로 획득하게 되었다.
“드래곤도 빼앗았으니, 바로 다음 작전에 들어가겠습니다.”
김진성은 모두를 향해 말했다.
“전원 라인을 최소 절반 이상까지 밀어둔 뒤, 모두 미드로 모이세요. 저도 정글 몬스터 싹 다 정리한 뒤에 미드에 합류하겠습니다.”
– 미드에 다섯 명 전부 다 모이라는 건가요?
“네.”
단테의 물음에 김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하면, 한 번에 경기를 끝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네?
놀라 되묻는 단테에게 설명하는 대신, 김진성은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알림창을 다시금 확인했다.
▶ 몬스터를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3000포인트 얻었습니다.
▶ 상대 몬스터의 종합 특성인 ‘하늘 위 최강의 몬스터’를 획득했습니다.
▷ 하늘 위 최강의 몬스터 : 다음과 같은 특성과 영구 저장 스킬을 얻습니다.
– 드래곤 하트 : 모든 원소 관련 공격 및 스킬, 특성의 효과가 5배 상승하며, 마나 소모가 5분의 1로 줄어듭니다.
– 드래곤 브레스 : 강력한 원소 공격을 전방의 넓은 범위에 가합니다. 지능 수치의 10배에 달하는 대미지를 주며, 사용 시 마나를 꾸준히 소모합니다.
– 모든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200 증가합니다.
“…저를 한 번 더 믿어보세요.”
알림창을 또 한 번 읽은 김진성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 * *
잠시 후.
레드팀 선수들은 김진성의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 각자 라인에 돌아가 중간 너머까지 밀어낸 이후 모두 미드에 합류한 것이다.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김진성은,
“자,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 대로만 따라 하면 됩니다! 이대로 미드 타워로 전진하세요!”
라고 외치면서 먼저 미드 타워 쪽으로 달려갔다.
일행들은 불안한 표정을 지었지만, 일단 하라는 대로 따랐다.
그들이 블루팀 쪽 미드로 달려오는 모습을 본 주안은,
“이 새끼들 뭐지?”
눈썹을 꿈틀하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지금, 드래곤 빼앗아서 특성 하나 얻었다고 저렇게 대놓고 미드를 밀려고 한다고?
‘감히 나를 무시해?’
주안의 두 눈동자가 활활 불타올랐다.
그는 곧바로 땅을 손바닥으로 찍어서 ‘썬라이트’ 마법진을 활성화했다.
이후 외쳤다.
“야! 정글 둘! 당장 미드로 모여!”
그 말에 9팀, 10팀 선수는 곧바로 몸을 돌려 미드 쪽으로 뛰어갔다.
그러는 그들은 모두 주눅 든 표정이었다. 방금까지 드래곤을 뺏긴 당사자들로 찍혀서 주안에게 엄청나게 혼났었기 때문이었다.
– 정글 둘만 가도 되겠습니까?
탑 라인에 서 있던 기안이 혹시나 하고 주안에게 물었다.
“됐어! 타워 끼고 있으면 셋으로 충분해.”
그렇게 대답한 주안은, 막 도착한 정글 둘을 차갑게 바라보며 지시했다.
“적들이 혹시나 다이브 하러 들어오면 알아서 반탄 실드랑 사슬 족쇄 스킬 잘 써라? 알았냐?”
– 네!
– 넵.
“제때 못 쓰기만 해봐! 가만 안….”
화르르륵!
그때, 그들을 덮쳐오는 거대한 불길이 있었다.
불길은 순식간에 타워를 포함한 주안 등의 일행을 덮쳤고,
“으아악!”
– 아뜨뜨뜨!
– 뭐, 뭐야?! 반탄 실드도 안 먹혀… 으악!
온몸을 덮치는 뜨거운 고통에 셋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몇 초 뒤,
– 적, 트리플 킬!
– 적은 전설적입니다!
– 아군 타워가 파괴되었습니다.
블루팀 전원의 헬멧 스크린에 같은 시스템 창이 떠오름과 동시에, 미드 타워가 박살 나는 장면이 보였다.
– ……!
– 쯧쯧, 이런 한심한…!
놀라 눈을 부릅뜬 채로 할 말을 잃은 기안과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혀를 차는 루카.
– 자신만만하게 셋이서 막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할 때부터 알아봤지, 내가.
혼잣말을 이으면서 바로 귀환 스킬을 사용하는 루카.
그런 그에게 기안이 물어왔다.
– 혹시 방금 장면 보셨습니까, 루카 님?
– 대충. 보니까 알롭스키의 원소 스킬에 당한 거 같던데, 아냐?
– 그건 맞는데….
– 말할 시간에 너도 빨리 귀환부터 하는 게 어때? 이러다 미드에 고속도로 뚫린다?
– 아, 네.
기안은 바로 귀환 스킬을 사용하면서도 불안해했다.
‘방금 알롭스키가 내뿜은 불길이 보통 강한 게 아니었는데…?’
지금 블루팀 전원은 원소 공격 방어용 특성인 ‘마법사의 장막’을 구매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세 명을 몇 초 안 되는 시간 만에 태워버릴 정도로 강력한 화력이라고?
‘지금까지 알롭스키가 보여줬던 원소 스킬들의 위력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았나?’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기안의 마음속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그러는 와중에 기안은 ‘회복 샘’에 도착했다.
그러자 먼저 도착한 루카가 미드 쪽으로 뛰어가면서 말했다.
“빨리 따라와! 어시스트라도 주워 먹으려면.”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 흘렸다. 설사 적들 다섯 명을 혼자 상대하더라도 상관없다는 듯 당당한 표정이었다.
왠지 모르게 든든한 그 뒷모습을 보며 기안은 생각했다.
‘…하긴, 루카의 거대화 상태면 아까 전 봤던 알롭스키의 불길도 충분히 버틸 만하지.’
아까 루카는 무려 드래곤의 브레스를 혼자서 다 맞으면서 버텼다.
기안이 생각해도 거대화된 루카라면, 다섯 명을 혼자 막고도 충분히 남아 보였다.
방금 김진성이 내뿜은 불꽃이 설사 드래곤의 브레스보다 강한 위력일지라 하더라도 말이다.
이내 기안이 루카의 뒤를 따라 빠르게 쫓아 달리기 시작했을 그때였다.
“아까와 똑같이 공격할 겁니다! 다들 멈춰 서세요!”
김진성이 크게 외치는 소리가 주안과 기안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이후 똑같이 불길을 내뿜으려는 김진성을 향해 루카는 코웃음을 쳤다.
“나 원, 똑같은 방법으로 공격할 거라고? 오만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말을 마친 루카는 곧바로 거대화 능력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때였다.
▶ 보유 스킬인 ‘마나 봉쇄’를 사용했습니다.
▷ 이제부터 목표물은 마나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역시, 성공이네.’
눈앞에 뜬 알림창을 본 김진성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