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78)
제178화.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야 한다 (2)
‘거대화 상태가 아니면 무조건 통할 거라 확신하고 있었지.’
현재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김진성 본인보다 강한, 그래서 상태 이상 스킬이 먹히지 않는 이는 한 명도 없다고 확신했었다.
단지, 거대화 상태에서는 모든 능력치가 폭발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아까의 루카에겐 안 통했던 것뿐이다.
그의 예상대로 이번에는 제대로 능력 봉쇄 스킬이 루카에게 제대로 먹혔다.
‘이러면 걱정 없이 죽여버릴 수 있지.’
김진성은 다시금 루카 쪽을 향해 두 손을 내밀었다.
▶ 보유 스킬인 ‘드래곤 브레스’를 사용했습니다.
한편, 루카는.
“…어? 뭐, 뭐야?”
거대화 스킬이 사용되지 않는 상황에 루카는 극도로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김진성이 브레스를 자신에게 발사한다는 사실을 완전히 놓쳐 버렸다.
화르르륵~!
순식간에 발사된 화염 브레스가 루카의 온몸을 뒤덮어 버렸다.
“으악…!”
온몸이 불타오르는 고통에 신음을 흘리는 루카. HP가 눈에 띄게 뚝뚝 떨어지는 것이 뒤쪽에 있던 기안에게도 보일 정도였다.
– 뭐 해요? 빨리 거대화 안 사용하고!
“아니, 그게…!”
루카는 변명할 방법이 없었다. 자신도 왜 거대화가 사용되지 않는지 현재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었다.
거대화가 안 되는 이상 유일한 방법은 브레스 범위에서 도망치는 것뿐.
하지만 알롭스키가 사용하는 브레스의 범위는 너무나도 넓었다. 루카가 도망친다고 움직여봤자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말이다.
결국, HP가 0이 될 때까지 루카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 적, 쿼드라 킬!
– 아니, 도대체…!
허무하게 죽어버린 루카에 기안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외쳤다.
이미 죽어 있던 다른 블루팀 선수들 반응도 별 차이가 없었다.
– 야, 이 병신새끼야!
– 뭐야? 진짜 죽은 거야?
– 왜 거대화를 안 사용했지?
일순간에 집중되는 비난에 루카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기안! 넌 우리가 부활할 때까지 안 죽는 데 집중해!”
그나마 주안이 빨리 현 상황에 집중하면서 루카에게 쏠렸던 시선이 그나마 흩어졌다.
“너 혼자로는 저 알롭스키 스킬 절대 못 막아! 우리 부활할 때까지 버틴 후, 넷이서 어떻게든 넥서스 앞에서 저지시켜야 해!”
– 넥서스 앞이요? 억제기 앞이 아니라?
기안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을 그때였다.
– 아군의 2차 타워가 파괴되었습니다!
블루팀 전원의 헬멧 스크린에 떠오르는 시스템 창.
전방을 확인하는 기안의 시야에,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미드 라인을 따라 달려오는 레드팀 선수들의 모습이 보였다.
“봐! 저 새끼들 타워 부수는 속도 보면, 우리 부활할 때까지 억제기 부수고도 남는다고!”
– …….
“괜히 견제한다고 헛짓거리하다가 죽지 마라! 너까지 죽으면 고작 세 명이서 다섯을 상대해야 하니까!”
그 말에 기안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주안의 말이 맞았다. 괜히 억제기를 지킬 시간 번다고 나대다가 죽으면, 그대로 넥서스까지 밀려서 게임이 끝날 수가 있었다.
이 게임은 엄연히 상대방 넥서스를 파괴해야 승리하는 게임이다. 즉, 넥서스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소리다.
그 시각, 억제기 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레드팀 선수들의 헬멧 스피커에서는 김진성의 목소리만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다.
“기안이 뒤로 물러나는 거 보니까, 나머지 선수들 부활한 다음 넥서스에서 막아내려는 것 같아요.”
넥서스 앞 쌍둥이 타워 근처까지 물러나는 기안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김진성은 지시를 이었다.
“이대로 계속 밀고 나가서 게임 끝내버리죠.”
– …가능하겠습니까?
단테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 제가 AOS 게임 많이 해봐서 아는데, 넥서스 앞에서 전멸당하는 상황이 많이 나옵니다. 일단 쌍둥이 타워의 화력이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적군의 ‘회복 샘’이 가깝다는 게 제일 크거든요.
적군 입장에서는 체력이 떨어지면 넥서스 바로 뒤에 있는 ‘회복 샘’에 가서 HP를 회복하고 다시 돌아오면 된다.
그렇게 적은 계속 HP 충전이 가능하지만, 아군은 그렇지 못한 구조.
그래서 교전 중에 전체적으로 HP가 떨어지면 적군이 전력으로 반격해오고, 그러한 상황에서 아군이 전멸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한 방에 죽이면 되겠네요? 지금처럼요.”
하지만 김진성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답해왔다.
“그리고 8팀 선수님의 ‘생명의 나무’ 스킬도 있잖아요? 진짜 위험할 때에도 그 스킬만 있으면 아군 HP 쪽은 전혀 걱정 없을 거예요.”
– 그렇긴 하지만….
“참고로, 이번이 마지막 한타가 될 수 있으니, 전원 고유 스킬 사용할 준비 해놓으세요.”
– …알겠습니다.
– 네.
김진성의 말에 전원 대답할 그때, 김진성은 다시금 억제기 타워 쪽으로 브레스 스킬을 사용했다.
잠시 후.
– 적군의 억제기가 파괴되었습니다!
– 이제부터 슈퍼 미니 몬스터가 생성됩니다!
미드 억제기가 파괴되면서 레드팀 전원의 헬멧 스크린에 동일한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동시에, 아군 넥서스 쪽에서부터 일반 미니 몬스터보다 세 배는 더 큰 몬스터가 미드 라인을 따라 달려오는 게 보였다.
빠르게 달려온 슈퍼 미니 몬스터는, 곧 블루팀 진영 근처까지 왔다. 그래서 블루팀 선수들 모두가 확인이 가능해졌다.
“이제 저 슈퍼 미니 몬스터를 앞장세워서 넥서스를 뚫으려 할 거야.”
그때 마침 부활한 주안이 회복 샘에 선 채로 말을 이었다.
“여기 뚫리면 게임 끝이니까, 일단 살 수 있는 포션은 다 사! 어떻게든 막아낸 다음 반격 각을 봐야 해!”
– 네.
– 회복 포션 구매했어요.
“그럼 모두 넥서스 앞으로 모여!”
주안은 곧 방금 죽은 루카를 제외한 모두를 향해 작전을 설명했다.
“우리의 목표는 한타 승리야. 알롭스키가 브레스를 사용하기 위해 두 손을 내밀 때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범위 밖으로 벗어난 다음, 레드팀의 양쪽 옆구리를 공격하는 거라고. 이해했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모든 면에서 밀리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이번 한타에 모든 걸 걸 수밖에 없어. 그러니 스킬 아끼지 말고 쓸 수 있을 때 다 써. 알았어?”
– 네!
“누구처럼 마나 아깝다고 멍청하게 스킬 안 쓰다가 2차 타워 앞에서 죽는 실수 하지 말고!”
그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모두가 흘끗 회복 샘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정작, 모두가 궁금해하는 루카의 항변은 들려오지 않았다.
‘씨발, 왜 스킬이 안 써진 거지? 설마 레드팀에서 방해한 건가…?’
단지 아까 전 상황을 계속 곱씹으며 속으로 욕지거리만 내뱉고 있을 뿐이었다.
“특히 이번에는 기안, 네가 제일 중요해. 뒤에서 급습할 수 있는 스킬을 가진 건 여기서 너 하나뿐이야.”
‘유령화’ 스킬을 가진 기안을 바라보며 주안은 계속 설명을 이었다.
“만약 아군이 브레스를 피하지 못할 것 같다, 싶으면 알롭스키를 급습하든가 해서 어떻게든 스킬 사용을 중단시켜야 해. 알았어?”
– 알겠습니다.
“그러면 기안만 레드팀 뒤쪽으로 돌고, 나머지는 쌍둥이 타워 앞에서 필사적으로 막아낸다.”
“늦었어.”
그때 코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주안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알롭스키.
그가, 코앞에서 블루팀 넷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을 잇고 있었다.
“이렇게 뭉쳐 있으면 안 된다는 걸 아직도 못 깨달았나 봐?”
주안은 황급히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느새 주변이 완전히 어둠으로 뒤덮인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바로 옆에 서 있던 블루팀 선수도, 뒤쪽의 쌍둥이 타워도 아예 보이지 않았다.
아까 전, 알롭스키가 드래곤을 빼앗을 때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모두 흩어져! 빨리!”
주안은 본능적으로 외치며 뒤로 몸을 날리려고 했다.
하지만 알롭스키의 말대로, 이미 늦은 상태였다.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쌍둥이 타워 바로 앞에서 일어났다.
폭발은 넥서스를 넘어 적군의 회복 샘이 있는 지역까지 뒤덮었다.
폭발이 끝난 후 넥서스 주변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쌍둥이 타워를 포함해, 주변에 빼곡히 서 있던 고목들 역시 모두 박살 나 조각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그 와중에 서 있는 블루팀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 알롭스키, 쿼드라 킬!
– 전설의 출현!
레드팀 선수들의 헬멧 스크린에 떠오른 시스템 창만 봐도, 블루팀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 …….
– 와….
– 홀리….
레드팀 선수들은 충격받은 표정으로 적군 넥서스 쪽을 바라보다가, 이내 자연스레 김진성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때, 김진성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드래곤이 꼭 브레스를 불길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편견을 버려야 해.’
방금 전, 김진성은 그 편견을 버렸다.
일반적인 화염 불길이 아닌, 구체로 화염을 뭉쳐서 폭발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던 것이었다.
그 화력은 어마어마했다. 보다시피 말이다.
‘확실히, ‘메이어의 소울 약탈자’ 아이템을 사니까 훨씬 더 대미지가 강했던 것 같긴 해.’
적을 죽이거나 어시스트 할 때마다 신체 능력치 억제율이 줄어드는 ‘코어 특성’인 메이어의 소울 약탈자 덕분에, 현재 김진성은 신체 능력치 억제율이 30%까지 늘어난 상태였다.
평상시 실력의 3분의 1까지 힘이 돌아온 김진성의 강력한 스킬 한 방을, 고작 15%도 못 돌아온 레드팀 선수들이 버틸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자, 이제 경기 끝내러 가죠.”
김진성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넥서스만 남아 있는 적진을 향해 달려갔다. 멍하니 쳐다보던 레드팀 선수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그의 뒤를 따라 달렸다.
잠시 후.
– 적군의 넥서스가 파괴되었습니다.
– 승리!
2라운드의 종료를 알리는 시스템 창이, 레드팀 전원의 헬멧 스크린 위에 떠올랐다.
* * *
모니터 안에서 계속해서 트리운포 클랜의 막내 대결 중계를 맡은 중계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그 중계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한 젊은 남자.
정장을 입은 그의 오른쪽 가슴에는 태극 모양의 배지가 달려 있었다.
대한 클랜 소속 헌터라는 증거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