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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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도 식후경 (2)
‘큭···!’
김진성은 날카로운 무언가가 목 뒤에 꽂히는 느낌에 표정을 찡그렸다.
하지만, 관통당할 정도의 치명상이 아니라는 것도 동시에 느꼈다.
만약 조금만 더 심하게 찔렸으면, 바로 절명했을 수도 있었다.
어쨌거나 치명상을 피한 김진성의 몸이 바로 반응했다.
▶ 스킬 ‘일격 필살’을 사용합니다.
곧바로 허리춤에 찬 장검을 마치 발도술을 사용하듯, 그대로 자신의 등 뒤로 휘둘렀다.
촥!
‘베었다!’
분명, 작지만 살갗이 베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검을 휘두른 뒤편에는 아무도 없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마찬가지였다.
방금 칼에 베였다면 났어야 할 피비린내도 안 나는 걸 보면, 주변에 없는 건 확실해 보였다.
‘어디로 도망갔지? ···윽.’
김진성은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계속 고개를 돌리다가, 문득 상처 입은 쪽의 고통을 느끼고는 손으로 짚어보았다.
목 뒤쪽에 움푹 파일 정도로의 깊숙한 상처가 나 있었다. 상처를 만지는 손이 금방 젖을 정도로 피가 흐르고 있던 것이다.
‘으윽··· 정말 위험했네.’
안도의 감정이 떠오름과 동시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이거, 오우거 잡아서 특성 못 얻었으면 죽었겠는 걸.’
새벽에 트윈 헤드 오우거를 죽여서 얻은 ‘변이 오우거의 질긴 피부’ 특성.
그것으로 인해 피부 방어력이 30 올라가지 않았으면, 정말로 방금 전 기습에 즉사했을 것이다.
‘역시, 그때 고생해서 잡는 게 맞는 선택이었어.’
몇 시간 전 자신의 선택에 대해 칭찬하면서, 김진성은 ‘회복’ 스킬을 사용해 자신의 상처를 치료했다.
▶ 비스 크리마 포인트를 사용해 사용자 고유 특성인 ‘회복’을 사용합니다.
▶ HP가 100%로 회복되었습니다.
▶ 현재 남은 비스 크리마 포인트 : 245
‘또 아까운 비스 크리마 포인트를 써버렸군.’
아쉽지만, 이런 비상 상황 때 사용하라고 모아놓은 포인트다.
무엇보다 포인트는 몬스터 잡아서 모으면 되는 거다. 이 숲은 나무보다 몬스터가 더 많은, 그야말로 몬스터 천국 아니던가.
‘그래도 최대한 멀리 벗어난 곳에서 사냥하자. 이 근처에선 또 기습당할 수도 있어.’
이 주변에 아직도 숨어 있을 수도 있다. 거기에 상대방의 얼굴조차 확인하지 못한 상황.
상대방은 나를 알고, 나는 상대방을 모르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그나저나 어떻게 접근한 거지? 아예 낌새조차 못 느꼈는데···.’
김진성이 괜히 이 높은 나뭇가지 위에 올라온 게 아니다.
혹시나 적들이 쫓아오더라도 쉽게 눈치 챌 수 있는 장소를 일부러 고른 것이다.
그런데 다가올 때까지 못 본 건 둘째 치고, 주변 나뭇잎의 작은 흔들림, 그리고 기운조차 못 느꼈는데 말이다.
‘역시 콜로세움 서바이벌은 괴물들이 많구나. 앞으로 더 조심해야겠어.’
그렇게 마음을 단단히 먹은 그는 배낭을 멘 후, 나뭇가지 위에 내려놓은 봉투를 집어 들려 했다.
동시에 그의 행동이 정지되었다.
‘···봉투 어딨어?’
감쪽같이 사라진 비닐봉지. 혹시나 바닥에 떨어졌나 하고 내려다봤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이러면 결론은 하나다.
‘아, 씨···!’
김진성은 고개를 든 채로 눈을 질끈 감았다.
제대로 한 방 먹었다.
* * *
[아, 김진성 선수! 이제야 깨닫고는 표정이 굳었죠! 설마 식료품을 빼앗겼다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나 봅니다!] [높은 곳에 올라와 있다고 방심했네요. 콜로세움에서 안전한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데 말이죠.]그 시각, 해설진은 모니터를 통해 김진성의 당황한 모습을 보면서 중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해설자가 말을 이었다.
[그래도 살아남은 게 용하지 않습니까? 전 맨 처음 기습당했을 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페이드 선수가 암살에 실패한 게 이번이 처음 아닙니까?] [맞습니다. 예선전을 시작한 이후 지금껏 11번의 암살을 시도했고, 이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번에 암살에 성공했었죠.]그렇게 해설자가 설명할 때, 부대표인 장승욱이 백준을 향해 은근하게 물었다.
“어때요? 제 픽도 쓸만하죠?”
질문을 받은 백준은 손에 들고 있는 프로필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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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페이드(가명)
나이 : 만 26세
신장 : 174cm
신분 : 강제노역자
특이사항 : 전(前) 청부살인업체인 ‘레드 문’ 소속 암살자. 담당한 청부살인 총 3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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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프로필을 모두 읽은 뒤에야 백준은 대답했다.
그 무미건조한 대답에 장승욱은 피식 웃었다.
“대표님답지 않게 극찬을 하시네요? 내가 인재 하나는 잘 뽑았나 봐~.”
“···.”
백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속으로만 생각할 뿐이었다.
‘현시점에서 김진성보다 실력은 훨씬 강하군.’
솔직히, 방금 전 김진성은 운이 좋았다. 아까 전 뒤를 완벽하게 내준 장면은 단칼에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았었다.
확실히, 지금은 페이드가 강하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일주일 뒤에는 모르는 일이지.’
거기까지 생각한 후 다시 TV 화면에 집중하는 백준.
[그렇다면, 암살에 실패한 페이드 선수는 지금 어떤 기분 상태일까요?]캐스터의 말을 들은 모니터실의 PD가 6번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6번 카메라가 찍고 있는 페이드 선수의 모습이 TV에 송출되기 시작했다.
* * *
김진성이 있던 장소와 한참 떨어진 곳.
으슥한 바위 밑에 숨은, 검은 복면을 쓴 20대 중반의 청년.
페이드라는 가명으로 출전한 선수였다.
‘젠장할···!’
그는 인상을 쓴 채로 옆구리를 쥐고 있는 오른손의 손바닥을 펴봤다.
피로 흥건했다.
아까 전, 목표물의 반격에 꽤 깊게 베인 것이다.
‘벌써 포션을 써야 한다니.’
정말 아깝지만, 자연 치료가 불가능한 상처라서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배낭에서 회복 포션을 꺼낸 후, 최대한 조심스럽게 상처 부위에 조금씩 붓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아물어가는 상처. 그리고 그만큼 빠르게 사라져 가는 포션액.
이내 1/4밖에 남지 않은 포션 양을 본 페이드는 또 한 번 자책했다.
‘방심했다. 다른 목표물처럼 쉽게 암살에 성공할 거라고 착각해버렸어.’
이번 적을 노렸을 때 상황은 이전 다른 참가자들과 다른 바가 없었다.
그의 고유 스킬을 사용해 몰래 등 뒤에 접근한 후, 전력을 다해 목 뒤에 칼을 꽂았다.
그러면 보통은 바로 절명하는 것이 지금까지 페이드의 암살 패턴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목을 꿰뚫지 못했다. 그래서 상대방이 바로 반격해버렸다.
‘그러고 보니, 칼을 꽂을 때 느낌이 좀 이상했었다.’
일반적인 인간의 살갗을 꿰뚫을 때의 느낌이 아니었다. 마치 질긴 피부를 가진 몬스터의 피부를 찌르는 느낌과 비슷했다.
‘혹시 피부에 관련된 특성을 가진 놈이었나?’
청부살인 업계에서 그는 지금껏 별의별 각성 능력을 다 겪어봤다.
그중에는 유난히 피부가 특별히 질기고 튼튼한 놈들도 있었다.
이런 놈들은 한 방에 죽이기가 힘들다. 암살자인 페이드 입장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상대 중 하나다.
‘혹시 모르니, 최대한 그놈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활동해야겠다.’
한 번 암살에 실패한 목표물은 곧바로 다시 노리면 안 되는 법.
솔직히 방심했을 때도 못 죽였는데, 엄청나게 경계하고 있을 게 뻔한 지금은 더더욱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더 조심하자. 이곳은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콜로세움이다.’
곧 페이드의 모습이, 숨어있던 장소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아까 전 김진성에게서 훔친 식료품 비닐봉지를 든 채로 말이다.
* * *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만드는 스킬, 은신.
이 스킬을 가지고만 있어도 암살 쪽 업계에서 백지수표를 들고 앞다투어 달려든다고 한다.
암살뿐만 아니라 정찰, 탐험 등 많은 분야에 필요한 반박 불가 1티어 스킬.
그 은신을 페이드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로 간 걸까요? 다시 김진성한테로 간 걸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마지막에 몸을 돌릴 때 방향을 제가 봤는데요, 김진성과 완전히 정반대의 위치였습니다.] [그런가요? ···아! 정말 그렇네요.]곧바로 TV 화면을 본 캐스터는 납득했다.
PD가 빠르게 아까 전 페이더가 은신을 쓰기 직전의 몸의 방향을 캡처해서 모니터 화면에 띄운 것이다.
[그러면 당분간은 둘이 마주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예선전 최고의 기대주로 뽑히는 둘의 방향이 이렇게 엇갈리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데요?] [하하하··· 아직 일주일이나 더 남지 않았습니까? 전 왠지 둘의 만남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해설자님의 감! 한 번 믿어보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김진성과 페이드의 첫 만남은 식료품 주머니를 빼앗은 페이드의 판정승으로 끝나게 됩니다.]* * *
촤악!
“끄르륵···.”
또 한 마리의 다크 울프가 목이 절반 이상 베이면서 힘없이 자리에서 쓰러졌다.
어김없이 김진성의 눈앞에 바로 떠오르는 알림창.
▶ 몬스터를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15포인트 얻었습니다.
▶ 이미 상대 몬스터의 특성인 ‘야밤의 사냥 전문가’를 획득한 상태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곧 해가 지지 않나?’
알림창을 본 김진성이 문득 고개를 들어 올렸다.
어느새 서쪽 숲 지평선 쪽에 도달한 태양의 모습이 보였다.
어느 새부터 숲속이 어두워진다 싶었더니, 벌써 시간이 저녁까지 흐른 것이다.
‘이제 슬슬 노숙할 적당한 곳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부터 찾지 않으면, 해가 완전히 진 후 깜깜해진 숲속에서 꽤 고생할 수가 있다.
하지만 급할 건 없다.
▷ 야밤의 사냥 전문가 : 빛이 없는 어두운 공간 안에서도 주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두운 공간 안에서 싸울 시 민첩이 10% 상승합니다.
방금 전 죽였던 다크 울프한테서 얻은 특성 때문에, 밤이 되어도 시야는 큰 문제가 없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심은 금물이다.
‘괜히 야밤에 돌아다니다가 아까 그놈한테 또 습격당할 수도 있어.’
아까 전 죽을 뻔했던 그 경험은, 김진성의 경계심을 한층 높여 주었다.
실제로 그때 이후, 최대한 조심하면서 움직이는 바람에 생각보다 많은 거리를 이동하지는 못했다.
예선 시작 직후부터 정오까지 이동한 거리랑 비교하면, 그 이후에 이동한 거리가 절반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옳은 판단이다. 방심하다가 한순간에 개죽음당하는 것보다는 말이다.
‘이 속도면 일주일 안에 산 정상까지 가는 건 문제는 안 돼.’
대충 저 멀리 산까지 거리를 가늠해 본 김진성은, 이내 주변에 괜찮은 노숙 자리가 있나 하고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우워어어어!
저 멀리서, 누가 들어도 초대형 몬스터인 것을 알 수 있을 법한 커다란 괴성이 들려왔다.
김진성의 귀가 솔깃했다.
‘처음 듣는 괴성인데?’
트윈 헤드 오우거와 목소리 굵기는 비슷하지만, 음색이나 발음이 확연히 달랐다.
지금까지 잡은 적이 없는 몬스터다!
곧바로 김진성이 괴성이 들리는 쪽으로 막 움직이려는 그때.
“꺄아악!! 살려주세요!!”
여성의 비명이, 괴성이 들려온 쪽에서 이어서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