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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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들려오는 소리가 같은 장소인데?’
아마도 몬스터가 어떤 여성을 공격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비명을 들었음에도, 김진성의 발걸음 속도는 전혀 빨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두워진 숲속 주변을 최대한 경계하면서 이동한 김진성은, 소리를 들은 지 5분이 지난 뒤에야 목표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운 좋게도 여성은 아직도 살아 있었다.
우워어어어!
쾅! 쾅!
“꺄악!”
커다란 바위틈 사이로 숨어든 20대 여성을 향해 연신 두꺼운 몽둥이를 휘두르는 대형 몬스터.
양쪽 바위를 거의 절반 이상 박살을 낸 거대한 몬스터의 정체를, 김진성은 단번에 알아보았다.
‘미노타우르스!’
B급 던전 이상에서만 발견된다는, 소의 머리 모양을 한 그 전설의 몬스터.
보통 콜로세움 예선전에서 최종 보스 격으로 등장하는 이 희귀한 몬스터가, 산 정상에서 한참 떨어진 이곳에 벌써 등장했다.
‘덩치가 트윈 헤드 오우거 급인데?’
심지어 몸 상태는 근육질인 미노타우르스가 훨씬 더 좋아 보였다.
하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이미 트윈 헤드 오우거를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 상태니까.
‘좋아, 해보자.’
김진성은 계속 기회를 엿보다가, 미노타우르스가 완벽하게 자신에게 등을 보인 그 타이밍에 달려들었다.
촤악!
등을 깊숙하게 베인 미노타우르스가 고통스러운 괴성을 질렀다.
상처를 보면서 김진성은 속으로 가늠했다.
‘일단 피부는 트윈 헤드 오우거보다는 약하고.’
곧바로 미노타우르스가 반격을 해왔다.
우워어어!
괴성과 함께, 머리의 커다란 두 뿔을 내세운 채로 전력을 다해 돌격해오는 미노타우르스.
김진성은 바로 옆으로 훌쩍 몸을 날렸고, 정말 아슬아슬하게 돌진 공격을 피해낼 수 있었다.
빠각! 하는 소리와 함께 김진성 뒤편에 있던 나무들이 일제히 박살이 났다.
그 잔해를 바라보며 김진성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스피드는 훨씬 빠르다!’
오늘 온종일 몬스터를 잡으면서 얻은 특성으로 인해 민첩 수치가 늘어나지 않았다면, 방금 돌진 공격을 절대 피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초반에 미노타우르스 대신 스피드가 느린 트윈 헤드 오우거를 만난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속도로 붙어선 안 되겠어.’
속도로는 승산이 적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김진성은, 이어진 미노타우르스의 공격을 직접 막아내려 했다.
두 손으로 장검을 들어 몽둥이를 막는 순간,
터엉!
커다란 타격음이 두 무기 사이에서 터졌다.
안전하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서, 김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힘은 트윈 헤드 오우거가 조금 더 세네.’
이러면 앞으로 어떻게 싸워야 할지 방향성이 딱 정해졌다.
피하지 않고 대놓고 전면전을 펼치면 된다.
‘그럼 전력으로 한 번 싸워볼까?’
곧 김진성은 ‘불굴의 투지’ 스킬을 활성화한 후, 다시한번 방어 자세를 취했다.
터엉! 하고 몽둥이가 다시 한 번 들어 올린 검에 막혀 튕겨 나갈 그때, 김진성은 바로 ‘일격 필살’ 스킬을 사용해서 반격했다.
촤악! 하고 크게 베이는 소리와 함께 미노타우르스의 왼쪽 옆구리에 깊은 검상이 생겼다.
우어어어!
괴로워하면서도 연신 공격을 멈추지 않는 미노타우르스.
김진성은 그 모든 공격을 전부 막아내면서, 틈을 보일 때마다 한 번씩 반격으로 큰 상처를 내는 모습이었다.
한편, 방금 전까지 미노타우르스한테 죽기 일보 직전이었던 여성은,
‘세상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혼자 상대하는 것도 놀라운데, 심지어 일방적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니!
‘이 프로그램에 저 정도 실력자도 참여할 수 있었어?’
사실 콜로세움은 유난히 눈에 띄는 강자는 출연시키지 않는다.
밸런스 문제 때문이다.
혼자서 다 쓸어버리고 싱겁게 승리하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최악의 결말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즌 4가 그래서 망했었다. 당시 대한민국 최고의 유망주로 유명했던 참가자, 유준호 때문에 말이다.
‘대박이야···!’
지금 여성의 눈에는, 김진성이 그 시즌 4의 유준호처럼 보였다.
어느새 전투 장면이 아닌, 김진성에게 시선을 고정한 여성.
‘···아! 이럴 때가 아니지.’
곧 그녀는 정신을 차린 후, 메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은 뒤 무언가를 주섬주섬 찾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 둘의 전투는 슬슬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었다.
한 번도 맞지 않은 김진성과는 달리, 꾸준하게 큰 상처를 입은 미노타우르스는 어느 순간부터 행동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빈혈 증세가 나타난 것이다.
그 기회를 김진성이 놓칠 리가 없었다.
촤악!
기어이 한쪽 다리가 잘려버린 미노타우르스가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곧바로 김진성이 미노타우르스의 머리 쪽으로 뛰어올랐다.
서걱.
일격 필살 스킬을 사용한 김진성의 공격이, 깔끔하게 미노타우르스의 목을 양단했다.
이내 힘없이 쓰러지는 목을 잃은 거대한 근육질 신체.
동시에 김진성의 눈앞에 알림창이 좌르륵 떠올랐다.
▶ 몬스터를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50포인트 얻었습니다.
▶ 상대 몬스터의 특성인 ‘신이 내린 강인한 육체’를 획득했습니다.
▷ 신이 내린 강인한 육체 : 힘, 체력, 민첩, 방어력이 영구적으로 20 증가.
▶ ‘신이 내린 강인한 육체’ 특성으로 인해 힘, 체력, 민첩, 방어력이 20 증가했습니다.
▶ 상대 몬스터의 스킬인 ‘방해할 수 없는 돌진’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 방해할 수 없는 돌진 : 1분간 민첩 수치가 20% 증가하며, 모든 신체적 상태 이상 면역 상태가 됩니다. 마나를 100 소모합니다.
▶ ‘방해할 수 없는 돌진’ 스킬을 획득하기 위해 기존의 스킬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좋아!’
김진성은 속으로 기뻐했다.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았을 때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어마어마한 보상.
특히, ‘방해할 수 없는 돌진’ 스킬은 아주 유용해 보였다.
‘모든 신체적 상태 이상 면역 상태? 이거 상태 이상 포션을 복용했을 때랑 큰 차이가 없잖아?’
정신 쪽 상태 이상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쉽긴 하다.
그래도 시중에서 신체 쪽만 보호하는 상태 이상 포션의 가격만 해도 엄청나게 비싸다는 걸 생각해보면···.
‘절대 버려서는 안 되지.’
김진성은 고민도 없이 ‘방해할 수 없는 돌진’ 스킬을 획득했다. 대신, 기존에 가지고 있던 ‘휘감기’ 스킬을 버렸다.
“저기···.”
그때, 바위틈 사이에서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
김진성이 돌아보니, 그녀가 꾸벅 허리를 숙인다.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 근데 정말 죄송한데 한 번만 더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여성이 매우 난감한 얼굴로 자신의 발목 쪽을 가리켰다.
“발목이 바위에 끼여서 나올 수가 없어서···. 정말 죄송해요. 한 번만요···.”
애처로운 목소리로 애원하는 여성.
말없이 바라보던 김진성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다가서기 시작했다.
가까워져 오는 김진성을 본 여성은, 갑자기 주저앉으며 고통스러워했다.
“아··· 발목이 너무 아파···.”
그러면서 상체를 김진성 쪽으로 숙이는 모습.
자연스럽게 여성의 가슴골이 김진성의 시야에 노출되었다.
* * *
TV 화면에도 그 모습이 송출되었다.
-ㅗㅜㅑ
-왐마
-오우 쉣
-누나 나죽어어ㅓㅓㅓㅓㅓㅓ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물론, 채팅창만 난리가 난 건 아니었다.
“순간 시청률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럼 좀 더 확대해.”
PD의 지시를 받은 카메라맨이, 노골적으로 가슴 쪽 부위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옆의 여성 PD가 핀잔을 줬다.
“확대하는 건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니에요?”
“아니,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잖아! 철저한 비즈니스적인 지시라고! 크흠.”
변명하는 PD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백준 대표는, 곧 피식 웃었다.
‘뭐, 가끔 이런 장면도 넣어줘야 시청자들이 좋아하지.’
사실 저 정도 노출은 아무것도 아니다.
실제로 생방송 진행 도중에 서로 눈이 맞아서 성관계를 맺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힌 적도 많으니까.
그런 게 가능했던 건 콜로세움 서바이벌이 엄연히 만18세 이상만 시청할 수 있는 성인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백준의 시선이, 노골적인 장면을 송출하는 모니터의 바로 옆으로 향했다.
옆 모니터에서는 어느새 여성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김진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 * *
“어느 발목이에요?”
김진성의 물음에 여성이 왼쪽을 가리켰다.
“여기, 왼쪽 발목···.”
푹.
“컥···!”
여성의 눈이 부릅떠졌다.
김진성이 갑자기 여성의 목을 칼로 찔러버린 것이다.
목을 관통당한 여성이 눈빛으로 물었다. 도대체 왜?
김진성은 대답했다.
“아까, 일부러 발목을 그곳에 끼우는 걸 봤거든.”
“···!”
“가방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챙겨서 뒷주머니에 차는 것도 봤고.”
김진성은 살기가 일렁이는 눈동자로 말을 이었다.
“나를 도와주기는커녕, 전투가 끝날 때까지 무언가를 준비한 뒤 나를 끌어들이려 했어.”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도와주려고 발목 쪽에 손을 뻗을 그때, 분명 자신을 기습했을 것이다.
“뒤져.”
촤악!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김진성의 검이 아치를 그렸다.
동시에 날아간 여성의 머리가 뒤편에 떨어지는 게 보였다.
그리고 눈앞에 또 떠오르는 알림창.
▶ 악인을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10포인트 얻었습니다.
▶ 상대방의 종합 특성인 ‘타고난 도둑’을 획득했습니다.
▷ 타고난 도둑 : 다음과 같은 특성과 영구 저장 스킬을 얻습니다.
– 훔치기 : 0.5초간 민첩 수치가 100% 증가합니다. 마나 50을 소모합니다.
– 살금살금 : 5분 동안 사용자의 발소리를 제거합니다. 마나 50을 소모합니다.
– 벽 타기 : 5분간 두 손바닥을 끈적하게 만들어, 벽 위에 붙어있을 수 있게 만듭니다. 마나 50을 소모합니다.
– 영구적으로 민첩이 10 증가합니다.
‘종합 특성?’
처음 보는 특성 유형에 김진성의 눈이 커졌다.
보니까, 스킬 세 개와 신체 능력 수치 상승 특성이 같이 포함되어서 ‘종합’이라는 단어가 쓰인 모양이었다.
‘종합 특성으로 얻은 스킬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스킬과 중복이 안 되나 본데?’
왜냐하면 스킬명 앞에 ‘영구 저장’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는 것도 그렇고, 지금 종합 특성을 얻었음에도 기존 스킬을 제거하겠냐는 알림창이 안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해서 ‘살금살금’ 스킬을 사용해보았다. 발소리가 아예 안 들리는 걸 보면 제대로 사용된 것이 맞아 보였다.
‘개꿀인데?’
이러면 앞으로 ‘훔치기’, ‘살금살금’, ‘벽 타기’ 스킬은 평생 지우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소리 아닌가?
대박이 터졌다.
‘좋아! 전리품도 잊지 말고 챙기자.’
김진성은 목만 남은 여성의 허리춤을 확인해보았다.
허리 뒤편에, 여러 색깔의 투척용 유리병이 달린 것이 눈에 들어왔다.
HP 쪽의 붉은색이나 MP 쪽의 푸른색이 아닌 걸 보니, 일단 회복쪽 포션은 확실히 아니었다.
‘역시, 저걸 던져서 기습하려 했군.’
확실히 바로 여성을 처치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김진성은 그 유리병들을 모두 수거한 후 자신의 배낭에 담기 시작했다.
* * *
김진성이 막 여성의 목을 날리던 그 순간.
– 헐
– 앗···.
– 그렇지!
– 휴~당하는 줄···.
– 안돼ㅐㅐㅐㅐㅐㅐ
– 누나ㅏㅏㅏㅏㅏㅏ ㅠㅠ
“헉!”
“나이스!”
“와, 저렇게 냉정하게?”
“아···.”
“왜 아쉬워하세요?”
“내, 내가 언제?”
채팅창과 모니터실에 있는 수많은 이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백준 역시 반응했는데,
‘좋아!’
그는 기뻐하는 쪽에 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책상 위에 놓인 또 한 명의 프로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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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영은
나이 : 만 25세
신장 : 162cm
신분 : 강제노역자
특이사항 : 총 17건의 절도 및 청부살인 혐의로 몬스터 위험지역에서 근무 중이었음.
‘맹독의 꽃뱀’이라는 별명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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