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50)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50화
최근 들어 수플레들의 일과는 비슷했다.
“꺄륵!”
아침에 일어나면 선우주식 미소를 한 번 지어 주고.
“꺄르륵!”
양치를 하면서 한 번 더 웃어 주고.
출근을 하거나 등교를 하면서 핸드폰에 얼굴을 파묻고는 마음속으로 큰 웃음을 터뜨렸다.
‘꺄르르르륵!’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현재 대한민국 온라인의 모든 떡밥은 뉴블랙으로 통하고 있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완전히 뉴블랙만의 떡밥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사운드 오브 선, 800만 돌파.. 출연진 “정말 감사합니다”
삽시간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대한민국 영화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
-ㅊㅋㅊㅋ
-흥행 추이 미쳤네ㄷㄷ
-역대 최단 800만ㅋㅋㅋㅋㅋ 진짜 미쳤다
-어제 보고 왔는데 넘 좋았음ㅠㅠㅠㅠ 4호선 더더 흥해라
-진짜 잘되야 함
그야말로 고공행진 중인 영화였다.
이게 뉴블랙과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수플레들에게는 좋아할 이유가 충분했다.
우선 최애의 아버지가 주인공이고, 우주가 직접 프로듀서와 음악 감독으로 일한 영화였으니까.
특히나 말로만 프로듀서가 아니라 정말 제작 전반에서 뛰어다닌 우주였다.
[이번 영화에서 우주가 프로듀서로 맡았던 역할]감독 인터뷰나 비하인드 등에서 우주가 영화의 자본을 끌어오기 위해, 그리고 인력들을 어떻게 데려왔는지 글들이 올라오면서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와 완전 우주가 이 갈고 준비한거였구나
-걍 제작자로 이름만 올린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참여했었네.. 아니 근데 시간이 어케 난겨???
-프랭크 차우도 우주가 데려온거였구나ㅋㅋㅋㅋ
-갠적으로 김보라 감독 영입이 신의 한수였던거 같음
-ㄹㅇ 보아라 개쩌는 태양을
-실버 스크린은 진짜 한게 뭐냐ㅋㅋㅋㅋㅋ 뭐 도움 하나 안줫네
여기에 음악은 또 어떤가.
지금 실시간 음원 차트 1위를 달리고 있는 곡은 김중현의 감자친구도 아니고, 뉴블랙의 곡도 아닌 이었다.
-최고임
-영화도 좋았지만 음악이 미쳤다
-여러분 이거 극장에서 꼭 보세요!!! 진짜 벅차올라요
-너무 좋아ㅠㅠㅠ
-몇 번이나 가슴이 울컥하고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 솔직히 내 기준 인생 뮤지컬임
-슬픈 장면이 없는데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모두가 눈물을 흘린 그 영화.. 개인적으로 선명주가 남긴 최고의 유산이 바로 이 영화 음악을 만든 아들이 아닐ㄲ ㅏ싶음
-선우주 진짜 도랏냐.. 어케 이거 만든거냐구
지금도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음원 사이트의 앨범 리뷰 창에 댓글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모두가 이 영화 음악을 만든 이가 누군지 알고, 칭찬을 퍼붓고 있었다.
수플레들 입장에선 행복한 나날이었다.
‘꺄르르륵!’
음원 차트에서는 힙합 감자가 활약하고 있고.
극장에서는 4호선이 미쳐 날뛰고 있었다.
그렇다면 TV는 또 어떤가?
-뉴블랙의 ‘좌충우돌’ 알래스카 여행기.. ‘1화부터 시청률 대박 터졌네’
NBS에서 뉴니버스의 후속작으로 방영을 시작한 .
이번에 알래스카 지진과 봉사활동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첫 회부터 시청률이 터진 여행일기였다.
수플레들로서는 살짝 당황스러웠다.
‘뭐지?’
‘뭐야. 머글들이 왜 이걸 보는 거지??’
기분이야 좋지만 는 지금까지 팬들만 보는 컨텐츠였다.
‘아이돌 자컨이잖아?’
그런데 머글들의 인식은 다른 모양이었다.
“뉴블랙 새로 여행 예능 나온다며.”
“아, 그 알래스카??”
아이돌 리얼리티가 아니라 그냥 예능 출연진들이 알래스카에서 찍은 여행 예능 정도로 인식하는 머글들.
거기에 인기 예능 뉴니버스의 후속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이 합쳐지면서 아무도 이걸 아이돌 리얼리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걸 본 수플레들은 불안했다.
‘여행일기 시리즈는 좀 슴슴한 맛인데.’
짭플레나 머글들이 볼 것도 염두에 두어서 자극적으로 만든 여타 컨텐츠와는 다른 슴슴한 맛이었다.
뉴블랙이 힐링 여행을 하는 걸 보는 맛.
그랬기에 거실 소파에 앉아 눈을 반짝이는 부모님에게 수플레들이 말했다.
“아빠, 엄마.”
“엉?”
“이거 막 엄청 웃기고 그런 건 아닌뎅…. 그냥 뉴블랙이 여행 가서 힐링하고 그런 얘기야.”
“……저렇게 입고?”
“어?”
TV로 고개를 돌린 수플레들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바로 오프닝 때문이었다.
[지금부터 뉴블랙 여러분은 역할 바꾸기를 합니다.]길 찾기 담당 김비주.
재무 담당 왕지호.
리더 서리혁.
계획 담당 김중현.
그리고 최악은 패션 부장 선우주.
[아하하하하하하핳!!!!]세상 호탕한 얼굴로 배를 잡고 웃는 선우주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같이 호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TV 속에서 알록달록한 요정처럼 차려입은 4블랙이 허공을 보며 이를 악물고 있었다.
수플레들이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믄흐르그..
-선우주 웃지마
-저 웃음 왤케 열 받지ㅋㅋㅋㅋ
-엄빠한테 이거 예능 아니라고 말하자마자 이러면 어떡하냐구ㅋㅋㅋㅋㅋㅋ 누가 봐도 개꿀잼 예능이자나
-시작부터 엉망진창
-리더 서리혁ㅋㅋㅋㅋㅋㄱ 길찾기 김비주ㅋㅋㅋㅋ
-여포의 지능과 제갈량의 무력인가.. 벌써부터 이 팀워크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시작부터 엉망진창으로 진행되는 여행일기에 수플레들은 가족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
“?”
“이거 예능이야.”
그렇게 알래스카 편은 순항을 시작했다.
1화의 시청률은 준수한 편.
하지만 시작치고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수플레들이 턱을 쓰다듬을 때.
1화가 끝나고 나오는 예고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기 시작했다.
[어이! 문라이트! 알래스카에 온 걸 환영한다! 흐하하!]‘너네 한국인이잖아.’
‘얘들아. 쟤네가 미국인이이야.’
꼬질꼬질한 문라이트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는 한국인 꽃미남들이라든가.
[그… 금이다!!!]“금?
“뭐야. 금이 왜 나와?”
[지금 뉴블랙이 금본위제를 도입했어요.]‘어?’
‘문명 건설…?’
[속보입니다.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지진이…….] [피해 복구를 위해 뉴블랙이….]CNN 자료 화면과 함께 뉴블랙이 봉사활동에 나서는 장면이 나오고.
감동적인 BGM과 함께 미국 각지에서 온 수플레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도시를 복구하고 뉴블랙과 함께 노래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벌써부터 얼마나 감동적일지 짐작이 가는 영상이었다.
마치 ‘자, 봤지? 지금부터 정주행해라’ 하고 말하는 듯한 예고편.
[지금부터 뉴블랙의 여행 일기가 시작됩니다..!]그러니 시청률이 폭발하는 건 당연지사였다.
수플레들이 핸드폰을 보며 그 뜨거운 반응에 미소를 지었다.
“근데 뉴블랙은 왜 알래스카에 갔대?”
‘그야 여행일기를 찍으러 간 거지~’
마음속으로 대답하던 수플레들의 귀에 머글들의 아찔한 대화가 들려왔다.
“남극이네.”
“아. 남극.”
“그거 남극 가기 전에 추운 데 먼저 가 보려고 했나 보다.”
“그러네. 애들이 준비성이 철저하잖아.”
왠지 모르게 남극의 전초전처럼 여겨지는 분위기였다.
그런 자신들의 말을 확인하듯 주변의 머글들이 수플레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맞지? 남극 가기 전에 가는 거?”
그에 수플레들은 정확히 대답했다.
“어 맞아….”
솔직히 그들이 생각해도 아니라고 말하기는 애매했던 것이다.
뉴니버스의 공약에서 단계적으로 알래스카, 남극 공약을 걸기도 했으니까.
어쨌거나.
‘주, 중요한 건 잘 되고 있다는 거지!’
중현의 솔로 앨범도 잘 되고 있고, 오버쿡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고.
지금 는 서구권에서 캐럴로 히트를 치고 있었다.
여기에 선우주가 제작에 참여한 아버지의 전기 영화까지.
굳이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은근히 우주 후려치는 사람들이 있는 거 같은데.’
영화가 국내에서 굉장한 흥행을 기록하면서 일시적으로 선명주의 팬덤이 커졌다는 거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선명주 뽕에 찬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
겉으로 보기엔 굉장히 좋은 일 같지만 그게 항상 좋은 쪽으로 작용하는 건 아니니 문제였다.
[솔직히 우주랑 아버지 재능 비교하면 닥후 아닌가요??]-밸붕이죠
-아버지가 넘사인 듯
-솔직히 우주가 대중음악이라 인기가 더 많은거지 재능만 치면 선명주씨가 더 위죠ㅎㅎㅎ
-제가 봤을 땐 우주는 딱 수재 수준.. 선명주씨처럼 하늘이 내린 기재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선명주님이 제갈량이면 우주는 간손미 정도ㅋ
-글쎄요. 팬심은 좋지만 선명주씨가 과연 이런 글을 좋아할지 의문이네요
영화를 보고 선명주에 입덕한 이들이 그 아들인 우주를 후려치는 일들이 은근히 벌어지고 있었다.
마치 견제하듯이.
수플레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내비둬야지.’
영화의 붐이 가라앉으면 저런 사람들도 사라질 거란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일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수플레들은 다시 한번 꺄륵! 웃으며 행복 덕질을 즐겼다.
매일 새로운 떡밥이 쏟아지니 먹을 것도 많았다.
[박스 오피스에 성적 추가된 슈테른 공국 시사회]총 15명 관람했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우리 아기 곤듀님ㅠㅠㅠㅠㅠㅠ
-공주님 행복해하는 거 왤케 귀엽지.. 찐 애기미소다
-충격) 로판 아기 영애 실존
-막컷 왤케 흑막 아기님 같이 나왔지ㅋㅋㅋㅋㅋㅋㅋㄱ
귀염뽀짝한 슈테른 공국의 시사회를 보면서 수플레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모든 것이 순조로운 상황.
‘모든 게 완벽해.’
그런 생각을 하던 수플레들이 고개를 돌렸다.
새로운 관심사는 바다 너머.
이제 곧 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미국이었다.
-구름단아!
-네! 언니들!
-거긴 어떠니? 흥행 성적?
-…….
하지만 구름단으로부터 들려온 소식은 정말이지 그 어떤 수플레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 * *
슈테른 공국에서 시사회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나는 잠시 휴식을 즐겼다.
“싫어! 우주 일할 꼬야!”
“선우주.”
“왜!”
우리 수학귀신이 이를 악물고 웃었다.
“나가서 당장 쉬어.”
“네.”
“너 진짜 고장 나.”
하루 정도는 반드시 쉬라는 석환 형의 강권에 나는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자, 비주야. 그럼 우리 다 같이 휴식을 취하면서 일 이야기를 나눠 볼까?”
“좋아요. 형.”
“뉴블랙 2인 이상 모임 금지.”
다 같이 드러누워서 일 이야기를 하려는 것까지 제지당했다.
그리하여….
“나랑 놀겠다?”
“응.”
“내가 형이 오라고 할 때마다 와야 되는 사람이야? 그렇게 쉽게 보여?”
“싫음 말고.”
“아아아아아-!”
내 팔을 덥석 붙잡으면서 그건 아니라고 하는 장모 씨.
그렇다.
졸개들과의 모임을 금지당한 나는 (구) 졸개, 현 선후배 관계인 나의 친구 장한별 씨를 찾았다.
캡 모자 아래로 마스크를 쓴 한별이의 눈이 불만족스러워 보인다.
“아니. 근데 솔직히 말해서 이게 휴식은 아니지 않아? 쉬려면 제대로 식당 하나 빌려서 밥 먹든가 해야지.”
“이게 휴식이지. 특별한 게 휴식이냐.”
“아니 그래도….”
한별이가 전광판을 가리키며 투덜거렸다.
“한태현 콘서트가 휴식은 아니지 않아?”
손가락에 붉은 실을 감은 태현이가 매혹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포스터.
그렇다.
내가 휴식을 위해 방문한 곳은 바로 절친한 친구의 콘서트장이었다.
“어머, 우주 안녕~”
“안녕하세요. 어머님.”
초대석 주변에 앉아 있는 태현이네 가족과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잘 지내냐, 할머님 잘 계시냐 하는 이야기들.
연습생 시절에만 해도 꽤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예전 같은 거리감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머니~ 아버지!”
“아이고. 한별이도 있었구나?”
연습생 시절에는 둘이 별로 왕래가 없었지만 같이 TNT로 데뷔해서 활동했던 한별이와 훨씬 더 친근해 보인다.
한별이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많이 바뀌었네.”
오늘 콘서트가 열리는 곳은 바로 KSPO돔, 즉, 과거에는 체조 경기장으로 불린 공연장이었다.
뭐, 지금도 나는 여전히 체조라고 부르긴 하지만….
“뭐 봐?”
“리모델링하고 예전이랑 달라진 거.”
주변에서 ‘뭐가 달라진지 모르겠다-’ 하는 관객들의 대화가 들려왔지만 공연자인 내 입장에선 달라진 게 많이 보였다.
확실히 공사를 1년 넘게 할 만했다 하는 느낌.
“천장도 바뀌었고.”
“아, 그러네. 조명이랑 스피커 리깅 되고… 3층도 블랙이고.”
천장을 바뀌어서 기기 설치도 편해졌고, 기존 색깔이 빛 반사가 심했던 것과 달리 3층이 이제는 블랙이라 조명색이 연출대로 잘 나올 듯했다.
과거처럼 돌출무대 주변에 조명을 따로 기둥을 세워서 설치 안 해도 될 거 같고.
우리 둘이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마침내 콘서트가 시작됐다.
“한태현! 한태현!”
“태현아아아아-!”
무대 위를 신명나게 누비며 콘서트를 하는 태현이를 바라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솔로로 체조 경기장이라니.
그룹으로도 하기 힘든 일을 홀로 해내는 옛 동생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분명 나보다 선배 가수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데도 그런 기분이었다.
“그거 형이 너무 성공해서 그래. 우리가 이제 선배 같지가 않은 거지. 오히려 요새는 내가 형 보면 선배 같은걸.”
“그게 뭔 소리야, 내가 선배 같다니.”
“있어. 그런 느낌이.”
한별이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쨌거나 팬들의 힘찬 응원을 받으며 앵콜의 앵콜까지 마무리한 태현이를 응원하기 위해 우리 둘 다 꽃다발을 들고 대기실을 찾았다.
“어, 뭐야. 왔어?”
객석과 무대에서 서로 눈을 마주쳤는데도 천연덕스럽게 왔냐고 하는 동생에게 꽃을 내밀었다.
“오다 주웠다.”
“무드 없게스리.”
“나도 오다 주웠다.”
한별이까지 꽃을 내밀면서 태현이가 즐거운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가볍게 포옹을 해 주며 말했다.
“콘서트 진짜 축하한다. 네가 자랑스러워.”
“그치? 나도 오늘 첫 콘 하면서 눈물 났다니까. 이게 그룹으로 할 때랑은 또 부담감이 다르네.”
너무 무서웠다면서 너스레를 떠는 태현이.
얼마 안 가 다른 지인들도 오면서 자리를 비켜 주고는 연신 행복한 얼굴로 웃는 태현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렇게 회사로 가기 위해 차량으로 돌아갈 때.
“…….”
문득 나 홀로 걷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무언가 생각에 잠긴 얼굴로 뒤따라오고 있는 한별이.
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왜 그러는지 알 것 같았으니까.
사실 그것 때문에 일부러 얘를 데리고 여기에 온 거기도 하고.
“왜 그래?”
“아니, 그냥… 한태가 콘서트하는 거 보니까.”
도련님 같은 외모의 미남이 뺨을 긁적인다.
“기분이 싱숭생숭하기도 하고. 이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좀 그러네. 질투는 아니고 이걸 뭐라고 해야 되지?”
“부러움?”
“솔직히 부러움이라고 보기에는 내가 중국에서 콘서트 규모도 더 컸고, 팬들도 훨씬 많고…….”
하지만 자기가 데뷔할 때부터 그토록 원했던 한국의 인기는 아니었으니까.
내가 계속해 보라는 듯 조용히 미소만 짓자 한별이가 짜증을 내며 손을 저었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내가 뭘?”
“그냥 솔직하게 말하라는 거 아니야. 부럽다고.”
난 아무 말도 안 했다며 어깨를 으쓱였지만 상대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솔직히 부러워. 그냥 체조에서 쟤를 응원하겠다고 저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게… 나는 못하는 일이니까.”
“왜 못해?”
“나는 아직 뭐가 없잖아.”
“그렇지. 아직은.”
내가 웃으며 툭 쳤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하면 되잖아.”
“…그런가?”
오늘 태현이의 공연에 같이 오자고 한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이제 곧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그리고 내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가수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서.
원래 이맘때쯤이면 가수의 자존감이 맨틀을 뚫고 내핵으로 들어갈 시즌이었다.
내 곡을 아무도 안 들을 거 같고, 나의 성적은 바닥을 칠 것 같고, 준비를 아무리 해도 부족한 거 같고.
“……되려나.”
“돼.”
잠시 곰곰이 생각에 잠겼던 한별이가 물었다.
“나도 하다 보면 체조 콘서트 가능할까?”
“가능할 거야.”
“…….”
“중국 팬분들이 올 거니까.”
찌릿- 하고 째려보는 동생의 모습에 깔깔 웃으며 걸었다.
따라붙는 한별이가 뭐라고 쫑알쫑알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기분 좋게 웃으며 넘겼다.
중요한 건 한별이의 눈에 들어온 불꽃이었으니까.
무언가 의욕에 가득 차 있는 사람의 눈빛이었다.
그렇게 내 담당 가수이자 절친한 친구의 사기를 끌어 올려 주며 행복한 기분으로 돌아왔을 때.
“……네?”
나는 미국에서 들려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영화가 망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