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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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를 얻기에는 인내가 너무 쓰다 (1)
[콜로세움 서바이벌을 사랑해주시는 전국···아니, 전 세계의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오전 8시.
오전반 진행을 맡은 캐스터가 교대하자마자 밝은 목소리로 진행을 시작했다.
[오늘은 시즌 12 예선 1차 A조의 5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시청자 여러분들 모두 안녕하세요~!]– 하2
– 안녕하세요
– 콜하
– 콜하콜하~
[콜하~ 콜로세움 하이라는 뜻이죠! 옆자리에는 언제나 제 오전반 옆자리를 책임져주는 김진철 해설위원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늘도 이 시간에 인사드리게 된 김진철입니다.] [벌써 5일 차입니다! 정말 시간 빠르지 않습니까? 김진성 선수가 트윈 헤드 오우거와 20분 넘게 싸우던 장면이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하하하···그 김진성이 이제는 예선 A조에서 가장 강력한 참가자로 꼽히고 있죠?] [그러게 말입니다! 그러면 중계에 들어가기 전에, 현재 생존자 현황에 대해 정리를 한 번 해 드리겠습니다.]곧바로 TV 화면에는 생존자 현황표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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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참가자 : 672명 (선수 322명, 방어군 350명)
통과한 방어군 : 100명
4일 차까지 생존자 : 102명 (기존 선수 25명, 전 방어군 77명)
5일 차 현재 생존자 : 78명 (기존 선수 21명, 전 방어군 5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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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표를 바라보면서 해설진은 중계를 이어갔다.
[음···어제 생존자 102명에 현재 생존자 78명. 즉, 어제 2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군요.] [어제 제작진에게 물어봤는데, 대부분 산불 때문에 질식해서 죽었다고 합니다.] [아! 그렇군요. 보니까 방어군이 5배는 더 많이 사망했네요!] [아무래도 아무 생존 장비가 없었던 방어군과는 달리, 선수 측은 초반 파밍 구간에서 방독면을 쉽게 구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이번 예선전 첫날에 시작 부근 건물에서 유난히 방독면을 발견한 선수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다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쏴아아아···!
[아! 말씀드리는 순간 숲 전 지역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작진에서 소화용으로 뿌리고 있는 모양이군요. 덕분에 빠르게 산불이 꺼지고 있네요.] [그렇습니다! 섬 전체가 콜로세움 소유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산불을 오래 내버려 두는 건 제작진 입장에서도 별로 좋은 광경은 아니죠!]예선전이 열리는 섬의 하늘 전체를 뒤덮은 장대비 같은 물줄기를 TV 화면으로 바라보면서, 해설진은 계속 중계를 이었다.
* * *
‘이야~.’
그 시각, 산 중턱의 어느 구석진 곳에 숨어있던 황윤택 역시 숲 전체에 쏟아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지금 저기 하늘 위 드론들이 물을 쏟아내고 있는 거지?’
물줄기 때문에 잘 보이진 않았지만, 이 엄청난 양의 물들이 쏟아지는 원인은 저 아주 높은 하늘 위에 날고 있는 수많은 드론인 것이 확실했다.
‘이 정도 물을 쏟아내려면 진짜 좋은 마정석을 달고 있어야 할 텐데···역시 콜로세움이구먼.’
황윤택이 콜로세움의 자본력에 감탄하는 사이, 숲을 온종일 뒤덮었던 산불은 어느새 거의 다 사라진 모습이었다.
‘그래도 센스 있게 참가자들 있는 산 쪽에는 물을 안 뿌려서 다행이구먼···흐아암~!’
이내 황윤택은 입이 쩍 벌어지도록 크게 하품을 했다. 행여나 주변에 들리지 않도록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말이다.
‘아, 졸려. 이틀 밤을 새버렸네.’
잠을 못 잔 나머지 퀭해져 버린 두 눈을 비비는 황윤택.
어제는 패자부활전 때문에 해 뜰 때까지 못 잤고, 오늘은 자는 도중 누가 기습할까 봐 불안해서 한숨도 못 잤다.
‘산에 남은 참가자들 다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살 떨려서 잘 수가 있나···.’
직접 와보니, 산 전체 면적이 생각보다 그렇게 넓은 편이 아니었다.
실제로 어제도 안전한 곳을 찾아 이동하다가 마주친 생존자만 10명 가까이 되지 않았던가?
아마 정말 멀어봤자 반경 30m 안에 반드시 한 명의 참가자는 숨어있을 것이다. 그렇게 황윤택은 예상하는 중이었다.
‘일단은 다른 놈들 인기척이 들리기 전까지 움직이지 말자. 아직 이틀이 넘는 시간이 남았어.’
보니까, 예선전이 끝나는 3일 뒤에 헬기가 착륙하는 산 정상까지는 빠르게 뛰면 한 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어 보였다.
그러므로 헬기가 날아올 때까지는 여기 계속 박혀 있어도 된다.
‘문제는 먹을 게···아, 배고파.’
어제 운 좋게 발견한 고목 나무줄기를 이용해 산까지 온 뒤에야 깨달은 사실.
바로 이틀 가까이 한 끼도 못 먹었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어젯밤부터 위에서 음식 달라고 계속 시위하는 중이었다.
‘결국, 탈출하기 전에 한 명은 사냥해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3일 뒤까지는 공복으로 도저히 못 견딜 것 같았다.
* * *
[아, 황윤택 선수의 모습이군요. 제가 어젯밤 TV에서 봤던 장소랑 똑같은데요? 그때부터 전혀 움직이지 않은 모양입니다!] [대부분의 선수가 황윤택 선수와 비슷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산 정상까지는 달려가면 금방 도착하니, 그 전까지 안전하게 숨어있겠다는 생각인 거죠.] [하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까요?]의미심장한 캐스터의 말이 딱 끝났을 그때, TV 화면이 저 멀리 하늘 끝을 잡아주었다.
우우웅-!
그곳에서 큰 엔진 소리를 내며 날아오는, 시청자들의 눈에 아주 익숙한 비행기의 모습.
– 보급?
– 보급 비행기다!
– 나이스 타이밍ㅋㅋㅋㅋㅋ
– 지루해질 때쯤 딱 등장하네···기가 막히다 진짜 ㅋㅋ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함께 캐스터가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날아오는 보급 비행기의 모습입니다! 오늘부터 보급 상자는 무조건 산 근처에 떨어지며, 떨어지면 붉은색 연기와 함께 맛있는 냄새도 같이 풍긴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지금 공복인 방어군 출신 참가자들이 많을 텐데요. 저 식료품이 가득 들어있는 보급 상자를 보고도 참아낼 수 있을까요?]그때였다.
거의 모든 참가자가 날아오는 비행기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송출하던 TV가, 갑자기 다른 화면을 송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캐스터는 그 화면을 보고는 바로 어떤 곳인지 눈치챘다.
[말씀드리는 순간, 모든 참가자 중 지금 유일하게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한 선수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 [김진성 선수네요. 아직도 비밀 통로에 있군요?]* * *
“하아암~!”
아까 전 황윤택과는 달리 대놓고 소리를 내며 늘어지게 기지개를 피는 김진성의 모습.
“오랜만에 푹 잤네.”
실제로 숙면한 그의 얼굴은 매우 개운해 보였다. 이것 역시 아까 전 황윤택의 피곤함에 찌든 표정과는 정반대였다.
‘동굴 전체에 깔린 게 식물 몬스터밖에 없어서, 습격당할 걱정 없이 잘 수 있었어.’
식물 몬스터의 가장 큰 약점은 땅에 뿌리를 박고 있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를 못한다는 점이다.
즉, 몬스터의 위치를 알고 그곳에서 최대한 먼 위치에 자리를 잡으면, 자는 도중 습격당할 일은 절대 없다는 소리다.
‘자, 밤새 마나도 다 회복됐고, 끼니만 때우고 이동하자.’
김진성은 특대 가방에서 밀봉된 도시락을 하나 꺼냈다.
포장지 한쪽 구석의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안쪽의 도시락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오토 워머 시스템이 장착된 식료품이었다.
‘음~! 추운 동굴 안에서 따뜻한 걸 먹으니 너무 좋다.’
음식의 온기를 충분히 만끽하면서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김진성.
황윤택이 보았으면 부러워 죽을 만한 장면을 연출한 김진성은, 밥알 한 톨까지 모두 긁어먹은 후 물까지 마신 뒤에야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이제 다시 비밀 통로 정복하러 가볼까?’
어젯밤 졸음이 쏟아져서 미뤄뒀던 비밀 통로를 공략하기 위해 다시금 동굴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김진성.
그의 걸어가는 뒷모습은 오늘따라 유난히 활기가 넘쳐 보였다.
잠시 후.
한참 더 지하로 내려간 상태에서 김진성은 또다시 식물 몬스터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서걱!
한 마리 식물 몬스터의 중앙 줄기를 베어낼 그때, 바로 옆 벽의 바위 색을 가진 식물 몬스터가 꽃술에서 석화 가루를 뿜어내었다.
그 순간, 김진성은 ‘그림자숨기’ 스킬을 이용해 동굴 바닥으로 숨어버렸다.
‘이렇게 하면 가루를 안 맞더라고.’
어제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식물 몬스터를 처치하면서 얻은 노하우 중 하나였다.
가루를 완벽하게 피한 뒤 다시 솟구쳐 올라온 김진성은, 여유롭게 식물 몬스터의 중앙 줄기를 베어내었다.
그렇게 깔끔하게 두 마리를 처치하자 눈앞에 이런 알림창이 떴다.
▶ 이미 상대 몬스터의 특성인 ‘중독 가루’를 획득한 상태입니다.
▶ 이미 상대 몬스터의 특성인 ‘석화 가루’를 획득한 상태입니다.
이미 어제 두 개의 새로운 스킬 슬롯을 뚫은 김진성은, 그 빈 자리에 ‘중독 가루’와 ‘석화 가루’를 집어넣은 상태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비밀 통로 안에 몬스터가 정말 많았네.’
눈앞의 식물 몬스터 한 마리당 30의 비스 크리마 포인트를 준다는 걸 생각해보면, 어제 최소 67마리 이상은 때려잡은 것이다.
물론 실제로 죽인 숫자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다.
‘조금만 더 사냥하면 스킬 슬롯 하나 더 뚫을 수 있는 거로 아는데.’
남은 비스 크리마 포인트를 확인하면서 김진성은 다시금 통로를 따라 계속 내려갔다.
다시 눈앞에서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초록빛 식물.
그것을 향해 김진성은 한쪽 손바닥을 내밀었다.
▶ 보유 스킬인 ‘석화 가루’를 사용합니다.
그의 손바닥에서 회색 가루가 뿜어져 나와 초록색 식물 몬스터를 덮쳤다.
···그리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퍽!
오히려 더 화난 듯이 줄기를 휘둘러 김진성이 서 있던 자리 쪽을 공격하는 모습.
옆으로 한 발짝 움직여 공격을 피해낸 김진성은 생각했다.
‘역시 안 통하네.’
이상하게 이번에 얻은 스킬들은, 같은 식물 몬스터들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석화 가루를 뿌리는 놈에게 중독 가루를 뿌려도 마찬가지였다.
‘스킬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닐 테고.’
당장 어제 김진성 본인에게는 통한 걸 보면 스킬 문제는 확실히 아니다.
‘설마 같은 식물 몬스터한테는 안 통하는 건가···.’
속으로 의문을 가지면서 김진성은 기계처럼 다시금 칼을 휘둘렀다.
또 한 번 서걱! 베이는 소리와 함께 초록색 식물의 머리 부분인 거대한 꽃봉오리가 툭,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잠시 후.
통로를 타고 한참을 내려가던 김진성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반경 5m 정도 되어 보이는, 끝을 알 수 없는 깊이의 싱크홀.
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었다.
‘안에 무언가가 있다.’
김진성은 싱크홀 안을 바라보며 확신했다.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위치 감지’ 특성을 얻은 그의 감각에는 느껴졌다.
10m 밑쪽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보스 몬스터인가 보군.’
TV에서 봤었다. 이런 비밀 통로 끝에는 항상 문지기 역할의 강력한 몬스터가 꼭 한 마리씩 있더라.
지금 발밑에 느껴지는 이놈도 분명 그런 역할을 부여받은 몬스터이리라.
‘일단 그림자숨기를 사용해서 내려가 보자.’
정말 ‘그림자숨기’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스킬이 아닐까?
다른 사람이라면 목숨을 걸고 다이빙을 해야 했지만, 김진성은 어둠 속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하니까.
어둠 속으로 몸을 감춘 김진성은 천천히 5m가량 밑으로 내려갔을 때였다.
휘익!
갑자기 공기를 묵직하게 가르는 소리가 전방에서 들려왔다.
‘···!’
동시에 김진성은 눈을 부릅떴다.
무슨 트윈 헤드 오우거 몸통만큼 두꺼운 식물 줄기 하나가, 정확히 김진성이 숨어있는 쪽을 향해 휘둘러져 오고 있었다!
김진성은 다급히 옆쪽으로 이동했고,
쾅!
제대로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김진성이 있던 쪽 벽에 식물 줄기가 꽂혔다.
문제는 공격해오는 줄기가 한 개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히익?!’
어둠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두 식물 줄기의 모습에 김진성은 기겁했다.
그가 있는 쪽으로 정확하게 날아오는 양쪽의 그것들을 동시에 피하기엔, 속도가 너무나도 빨랐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김진성은 그림자숨기 스킬을 풀고는 바닥으로 몸을 날려야만 했다.
그건 옳은 판단이었다.
콰광! 소리와 함께 동굴 벽 파편이 후두두 쏟아지는 걸 보니, 가만히 있었으면 절대 멀쩡하지 못했을 것 같았다.
‘근데 바닥이 안 보이는데···아! 있다!’
불안해하던 김진성은 곧 바닥이 눈에 보임에 안심하고는 마기를 활성화했다.
이후 바닥에 한 바퀴 굴러 안전하게 착지한 김진성은,
쾅!
“우앗!”
또 한 번 날아오는 식물 줄기를 피하고자 바로 옆으로 몸을 날려야만 했다.
그 여파로 한참을 옆으로 데굴데굴 구른 뒤에야 김진성은 정면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
김진성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눈앞에 그 식물이 있었는데···엄청나게 컸다.
무슨 식물이 서울의 유명한 고층 빌딩들보다 더 크게 자라날 수가 있지?
머리 부분도 엄청 컸다. 송곳니 같은 날카로운 것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꽃잎은 하나하나의 크기가 거대 몬스터 한 마리 만했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최소 100개는 넘어 보이는 줄기와 넝쿨, 그리고 꽃봉오리들···.
‘이게···뭐야···?’
최대한 머리를 젖힌 상태로 거대한 눈앞의 괴물을 올려다보는 김진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드디어 등장했네.”
모니터실 뒤에서 지켜보던 부대표, 장승욱이 혼잣말을 읊었다.
“현존 지구 최강의 식물 몬스터, 포르기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