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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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이다
어느새 하늘엔 붉은 석양이 깔리고 있었다.
태양이 서쪽 지평선 밑으로 점점 기우는 그때, 김진성은 산등성이 쪽의 아주 구석진 곳에 쪼그려 앉아있는 상태였다.
‘음···.’
그곳에서 김진성은 간만에 자신의 능력치 창을 자세히 읽어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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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진성
HP : 1800/1800
MP : 892/1490
힘 : 301
지능 : 149
체력 : 180
민첩 : 177
피부 방어력 : 51
※ 현재 보유 스킬
– 방해할 수 없는 돌진
– 그림자숨기
– 둔갑 분신술
– 무효화
– 발도
– 중독 가루
– 석화 가루
※ 종합 특성을 통해 획득한 영구 스킬
– 훔치기 (타고난 도둑)
– 살금살금 (타고난 도둑)
– 벽 타기 (타고난 도둑)
– 혼란 (정신술사)
– 최면 (정신술사)
– 유혹 (정신술사)
※ 현재 보유 특성
– 위치 감지
– 야밤의 사냥 전문가
– ···.
비스 크리마 포인트 : 310
※ 비스 크리마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
– 마기
–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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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은 너무 많아서 한 번에 다 뜨지도 않네.’
김진성은 가지고 있는 특성들도 다 읽어볼까 하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사실 지금 떠올라 있는 ‘위치 감지’와 ‘야밤의 사냥 전문가’를 빼면 거의 다 신체 능력 수치를 올려주는 특성들뿐이었다.
김진성의 시선이 다시 스킬들이 나열된 곳으로 이동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스킬들로는 그 식물을 잡을 수가 없어.’
계속 머리를 굴려도, 아까 사용했던 ‘둔갑 분신술 – 무효화 – 혼란 – 발도’ 콤보를 넘어설 만한 다른 전략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답은 하나.
‘다른 스킬을 구해야겠어.’
김진성은 상태창에서 시선을 떼고 물끄러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느새 해가 완전히 지고, 예선전이 펼쳐지는 섬은 다시금 어둠이 지배하는 땅으로 변했다.
‘그림자숨기’와, 야간에 사물들을 구분할 수 있는 ‘야밤의 사냥 전문가’ 특성이 빛을 발휘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좋아, 사냥하러 가자.’
김진성은 아까 전 한 참가자를 잡고 얻었던 마나 포션을 하나 더 입에 들이부은 뒤, 바로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푹!
“컥···!”
잠시 후, 한쪽 구석진 곳에 숨어있던 참가자의 짧은 단말마가 들려왔다.
김진성의 사냥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다.
▶ 악인을 처치하셨습니다.
▶ 비스 크리마를 20포인트 얻었습니다.
▶ 상대방의 특성인 ‘도주’를 획득했습니다.
▷ 도주 : 영구적으로 민첩이 15 증가.
▶ ‘도주’ 특성으로 인해 민첩이 15 증가했습니다.
‘이놈은 꽝이고.’
알림창을 본 김진성은 바로 눈앞에서 창을 치워버렸다.
민첩 수치가 10 이상 올라가는 특성은 분명 꽤 좋은 특성에 속하지만, 당장 김진성에게 필요한 건 아니었다.
그가 지금 원하는 건 스킬이었다.
‘또 어디 있을까···.’
김진성은 다시 그림자 밑으로 숨은 뒤 주변을 정찰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밤의 사냥 전문가’ 특성으로 인해 조금 흐릿하긴 하지만, 그래도 주변 사물이 모두 확인이 가능한 상황.
‘꼼꼼히 찾아봐야 해. 다들 죽지 않으려고 정말 찾기 힘든 곳에 숨어있을 거야.’
방금 사냥한 참가자도 나무 밑의 움푹 파인 구덩이 안에 있었다. ‘야밤의 사냥 전문가’ 특성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못 찾았을 법한 위치였다.
‘어디 숨어있으려나··· 응?’
그때 김진성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돌아갔다.
‘위치 추적’ 특성이 저 왼쪽 구석에 누군가가 있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데?’
시야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지만, ‘위치 추적’ 특성이 거짓말을 할 리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림자 속에 숨어서 소리 없이 그쪽으로 이동했다.
완전히 근처에 다다른 뒤에야 김진성은 발견할 수 있었다.
‘와···!’
동시에 그는 감탄했다.
한 참가자가 바위와 바위틈 사이에 쪼그려 앉아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피부랑 옷 색깔이 바위 색깔이랑 똑같았다. 마치 바위 보호색을 가진 곤충처럼 말이다.
‘이건 대낮에 봐도 발견하기 힘들겠는데?’
김진성은 감탄을 하는 동시에 가차 없이 검을 내질렀다.
푹! 하고 검이 부드럽게 이마를 꿰뚫었다. 덕분에 상대방은 자는 도중 숨을 거두는, 고통 없는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
곧바로 떠오르는 알림창.
▶ 상대방의 스킬인 ‘카멜레온’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 카멜레온 : 사용자의 피부와 착용한 복장 모두를 근처 사물과 똑같은 색깔로 바꿉니다. 마나를 50 소모합니다.
▶ ‘카멜레온’ 스킬을 획득하기 위해 기존의 스킬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생존에는 매우 좋은 스킬이긴 하군.’
알림창을 보자마자 참가자가 어떻게 5일 간 무사히 살아남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완벽하게 보호색으로 변장할 수 있으면, 몬스터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필요한 게 아니야.’
김진성은 참가자에게서 얻을 수 있는 전리품이 있나 뒤져본 뒤, 이내 빈손으로 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 생존 관련 말고 전투 관련된 스킬 좀 나왔으면 좋겠는데.’
아까 맨 처음 얻은 특성인 도주도 그렇고, 어째 전부 생존 특화된 능력들이다.
하긴 그런 능력이 있으니까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겠지만.
‘가뜩이나 다들 잘 숨어서 찾기도 힘든 마당에 계속 이런 능력들만 뜨면···.’
거기까지 생각하며 이동했을 그때.
오른쪽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그는 행동을 멈췄다.
···이번에도 시야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위치 추적’은 분명, 10m 앞 부근에 누군가가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이번에도 생존 능력자인가?’
김진성은 조금 전 카멜레온 스킬을 가진 참가자를 생각하면서 그쪽으로 이동했다.
아니, 이동하려 했다.
거의 한 발자국 정도 앞으로 움직였을 때 김진성은 분명히 들었다.
무언가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소리를 말이다.
‘위험하다!’
김진성은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곧바로 그림자 안에서 솟구치면서 방어 자세를 취한 것이다.
깡!
산속의 고요함을 깨는 큰 소리와 함께, 김진성의 장검에 막힌 단검이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동시에 김진성도 반격했다.
막아낸 장검을 그대로 단검이 날아온 곳을 향해 집어 던진 것이다.
푹!
정면에서 들려오는 깊게 박히는 소리.
하지만 아쉽게도 검이 꿰뚫은 것은 사람이 아닌, 그 뒤편에 자라나 있던 나무 기둥이었다.
‘도망쳤나?’
김진성은 검집에 꽂힌 또 하나의 검을 뽑아 든 상태로 계속 경계 태세를 취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10m 내에는 어떠한 누구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 숨겨진 위치를 발견하다니.’
지금까지 그림자 안에 숨은 그의 위치를 알아챈 존재는 딱 셋이었다.
폭주 상태의 강민혁, ‘위치 추적’ 특성을 보유했던 방어군. 그리고 지하에 있는 그 거대한 식물 몬스터.
그런데 지금 한 명이 더 추가됐다.
‘나보다 강한 놈이거나, 아니면 위치 추적 같은 능력을 보유했다는 소리인데···.’
둘 중 뭐가 되었든 간에 김진성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어쨌든 그놈한테는 야간 사냥은 불가능하다는 소리니까.
‘일단 이 근처를 빨리 벗어나자. 방금 전 단검을 쳐낼 때 소리가 너무 컸어.’
분명 주변에 있던 참가자 모두가 장검으로 단검을 쳐낼 때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은 기습에 대비하거나, 아니면 더 먼 곳으로 도망치려 할 것이다.
일부는 되려 역으로 기습을 노릴 수도 있는데, 그러면 김진성한테는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차라리 지금은 기습을 와 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처럼 참가자들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김진성은 정면의 나무에 꽂힌 검을 회수한 다음, 다시 그림자 안으로 몸을 숨겼다.
그 시각.
김진성이 있던 곳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장소의 고목 위.
아무도 없던 나뭇가지 위에, 갑자기 검은 복면을 쓴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페이드였다.
‘방금, 그놈···!’
복면 때문에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심하게 떨리는 눈동자는 그가 매우 놀란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분명, 첫날에 식료품 봉투를 들고 도망갔던 그놈이었다.’
식료품 봉투를 빼앗기 위해 기습했다가 역으로 자신도 부상을 입었던 그때의 기억이 다시 페이드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당시 그 녀석의 앳된 얼굴과, 방금 전 어둠 속에서 보았던 녀석의 얼굴이 정확히 일치했다.
‘어떻게 갑자기 그렇게 강해진 거지?’
페이드가 놀란 이유는 이것이었다.
정말 재수 없었으면 방금 전 김진성의 던진 검에 꿰뚫려 한 방에 사망했을지도 모른다.
그 검에 실려 있던 엄청난 마나의 양과, 말도 안 되는 속도를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분명 첫날에 만났을 때는 그 정도의 경지가 아니었는데.’
페이드 정도의 경지가 되면, 공격하는 움직임과 마나의 양만 보더라도 상대방의 경지를 파악하는 게 가능했다.
그가 보기에, 첫날에 봤던 그놈과 방금 마주쳤던 그놈은 아예 다른 차원의 존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둘 중 하나다. 경지를 숨겼거나, 아니면 성장했거나.’
아마 첫날 경지를 숨겼을 확률이 가장 높았다.
5일 안에 지금처럼 말도 안 되게 성장하는 경우는 지구 역사를 다 뒤져봐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더 조심해야겠군. 당분간 괜히 나서지 말아야겠어.’
페이드는 속으로 결심했다. 앞으로 정말 위험한 상황이 닥치지 않는 이상, 헬기가 올 때까지 조용히 숨어 지내자고 말이다.
결심을 마치자마자 페이드는 은신 스킬을 사용했고, 이내 나뭇가지 위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김진성과 페이드가 맞부딪힌 지 30분 정도가 더 지났다.
여전히 ‘그림자숨기’ 스킬을 사용한 상태로 산을 돌아다니고 있는 김진성은, 지금 마음속으로 매우 후회하는 중이었다.
‘괜히 검으로 막아냈나···그냥 어떻게든 피할 걸 그랬나 봐···.’
울적한 기분으로 그렇게 계속 자책하는 이유가 있었다.
30분 째 아무도 못 찾아냈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를 지금 김진성은, 아까 전 검끼리 부딪치면서 난 소리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진짜 그 소리 듣고 다 도망친 게 아니면 지금까지 아무도 못 찾아내는 게 말이 안 되잖··· 어?’
속으로 계속 투덜대던 김진성의 움직임이 순간 멈췄다.
30분 만에 드디어 ‘위치 추적’에 무언가가 걸린 것이다.
김진성은 곧바로 느껴지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토끼잖아.’
작은 토끼굴 안쪽에서 귀여운 흰 토끼 한 마리가, 자신이 있는 쪽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잠깐만. 쳐다보고 있다고?
‘일개 동물이 그림자 안으로 숨은 내 위치를 안다고?’
이건 말이 안 됐다. 흰 토끼가 강민혁처럼 강한 것도 아닐 테고, ‘위치 추적’ 같은 특성을 보유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느껴지는 기운이 평범한 토끼의 기운이 아니야.’
여러모로 수상함을 느낀 김진성은, 이내 마음을 먹었다.
저 토끼를 공격하기로.
그림자 안에 숨은 상태로, 바로 토끼에게 돌진하기 시작한 김진성.
근처까지 도달한 김진성이 검을 뽑아 들 그때.
“에이, 씨! 이럴 줄 알았어!”
갑자기 젊은 남성의 목소리를 내뱉는 흰 토끼.
동시에 토끼의 몸이 순간적으로 화염에 휩싸였고,
콰앙!
이내 토끼굴 주변 전체가 폭발음과 함께 화염으로 뒤덮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