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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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240명
“화면 띄워주세요.”
김봉만이 옆에 설치된 TV 스크린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화면이 켜졌다.
화면에는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술래잡기]‘술래잡기?’
김진성을 포함한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다들 놀라신 표정이신데요. 이번 술래잡기는, 콜로세움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경기입니다.”
실제로 콜로세움 프로그램 역사상 술래잡기 관련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제부터 이번 경기의 규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김봉만은 그런 반응들을 예상했는지 씩 웃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러자 TV의 화면에 ‘술래잡기’에 대한 규칙들이 나타났다.
김봉만은 그 규칙들을 처음부터 읽어가기 시작했다.
“술래잡기는 250명이 한 조로 배정됩니다. 이 중 240명이 ‘술래’이며, 술래는 24시간 안에 10명의 ‘도둑’을 잡거나 처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반대로 ‘도둑’들은 24시간 동안 잡히지 않고 생존하면 2차 예선을 통과하실 수 있습니다.”
‘···10명?’
김봉만의 말이 끝나자 참가자들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서로를 쳐다봤다.
여기 정확히 10명이 앉아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예선 2차 A조의 도둑 역할을 맡으실 분들은, 바로 여기 계신 10명의 참가자분들입니다.”
김봉만의 설명이 10명의 참가자의 귀에 이어서 들려왔다.
* * *
[‘도둑’ 역할을 맡은 참가자를 한 명 잡거나 처치할 시, 술래 측은 24명의 예선 통과 인원을 확보하게 됩니다.]이곳은 본성 안.
드넓은 대기실 안은 240명이나 되는 대규모의 참가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늘 술래 역할을 맡은 이들이 현재 한쪽 벽에 놓인 대형 TV 스크린을 통해 규칙을 확인하고 있었다.
TV에서는 계속해서 규칙을 읽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즉, 도둑을 2명 잡거나 처치하면 48명의 술래가 통과, 5명은 120명의 술래가 통과, 10명 전원을 잡거나 처치하면 술래 240명이 전원 예선을 통과한다는 소리입니다.]도둑을 많이 잡을수록 생존하는 술래 참가자들이 늘어난다는 간단한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도둑을 모두 처치하지 못할 시 예선 통과 인원은 어떻게 결정될까요?경기가 끝난 후, 잡거나 처치한 도둑 숫자와 남아있는 술래 숫자를 확인합니다. 도둑을 잡아 확보한 인원이 생존해있는 인원보다 많은 경우 전원 통과합니다.
만일 생존한 인원이 도둑을 잡아 확보한 인원보다 더 많다면, 별도의 선별 경기가 추가로 진행됩니다.]
“···뭔 소리야···?”
온몸이 문신으로 도배된 한 남성이 전혀 이해를 못 했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대답은 뒤쪽에서 들려왔다.
“하암, 그냥 다 죽여버리면 된다는 소리예요.”
피곤한 얼굴로 대답한 설다운에게 일부 참가자들의 시선이 이동했다가, 다시 TV 쪽으로 돌아갔다.
아직 TV 속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도둑을 잡거나 처치하는 데 직접 관여한 술래 분들은 선별 경기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예선 통과입니다.]“오···!”
[예선 1차 때 방어군 소속으로 패자부활전을 진행하신 참가자분들이라면 이런 규칙이 익숙하실 겁니다.]참가자 중 일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5명의 도둑을 100명이서 잡았다면 120명분의 생존 자리가 생긴다.
거기서 100명은 직접 기여를 했으니 무조건 통과가 되는 것이고, 남은 20자리는 남아있는 생존자들이 서로 싸워 차지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아무것도 안 하고 어부지리로 올라가려는 참가자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규칙입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
“도둑으로 선별되신 여러분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뭔지 아십니까?”
김봉만이 10명의 참가자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모두 생존에 특화된 능력을 보유한 분들이라는 거죠. 그 누구보다 빠르게 도망칠 수 있는 분도 계시고, 연기를 피워 모습을 감출 수도 있는 분도 계시고요. 그리고···.”
특정 참가자들을 바라보면서 말하던 김봉만의 시선이 이내 한 명에게 고정되었다.
“그림자 속으로 숨을 수 있는 분도 계시고요.”
김봉만과 시선을 마주친 김진성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여러분들이 생존에 뛰어난 능력자라 해도 240명을 상대로 24시간을 버티기란 힘든 일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김봉만이 참가자들의 뒤편 사물함을 가리켰다.
“여러분들의 생존을 돕기 위한 물품들이 뒤편의 사물함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하나씩 확인해볼까요? 일단 가방부터 꺼내보시죠.”
모두가 가방을 꺼내 입구를 열어보았다.
“가방 안에는 24시간 동안 버틸 수 있는 비상식량과 물, 그리고 생존에 큰 도움이 될 각종 포션들이 들어있습니다.”
김봉만의 말을 들으면서 김진성은 가방 안의 포션들을 하나씩 꺼내 확인해보았다.
‘HP, MP 회복 물약, 상태 회복 물약에···. 연막탄? 이건 투명화 물약 아냐?’
확인해볼 결과, 예선 1차 때 보급 상자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들보다 훨씬 더 다양한 종류의 포션들이 들어있었다.
“다른 물품도 확인해볼까요? 일단 방탄 소재로 만들어진 헬멧과 상·하의가 걸려 있습니다. 전투보다는 생존에 더 도움이 되게끔 최대한 가볍게 제작했다고 합니다.”
‘···싸우지 말고 빨리 도망치라는 소리군.’
“그리고 밑의 서랍을 열어보시겠습니까?”
모두가 서랍을 열어 안의 접혀 있는 종이 한 장을 꺼내보았다.
펼쳐본 김진성의 눈이 커졌다.
‘어? 이건···.’
“바로 이곳, 예선 2차가 열리는 섬의 구조가 자세히 그려진 지도입니다.”
“오···!”
“와!”
처음으로 참가자들의 감탄사가 터졌다.
김봉만은 씨익 웃으면서 설명을 이었다.
“미리 지도를 숙지하고 예선에 참여하시면 확실히 생존 확률이 더 올라가겠죠?”
“······.”
“···그, 아직 물품 소개 다 안 끝났거든요? 지도 볼 시간은 충분히 드릴 테니 다들 조금 이따 보세요.”
정신없이 지도를 살펴보던 참가자들이 고개를 들어 김봉만을 쳐다봤다.
김봉만이 무언가를 손가락으로 쥐고 들어 올렸다.
“마지막 물품입니다! 바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통신전용 이어폰입니다. 서랍 안에서 꺼내보세요.”
서랍 안에는 아주 작은 초소형 미니 이어폰이 하나 들어있었다.
김진성은 귀에 꽂아보았다.
‘엄청 가볍네.’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가벼운 최첨단 통신 이어폰입니다. 귀 쪽의 버튼을 누르지 않고 마나를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통신을 ON/OFF 하실 수가 있다고 하네요.”
“그···저기.”
그때 참가자 한 명이 손을 들었다.
“네?”
“술래들도 이런 통신 가능한 이어폰이 지급되나요?”
질문을 받은 김봉만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술래 쪽 정보는 저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 제가 제작진에게 들은 건 전부 도둑 쪽 정보라서요.”
“아···.”
“왜요? 불안하신가요?”
“네.”
솔직히 대답하는 참가자의 모습이었다.
“사실 10명 대 240명이 대결한다는 것부터 좀···. 숫자 차이가 너무 심해요.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술래 쪽이 너무 유리한 것 같아서···.”
“그것과 관련해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김봉만이 다시 모두를 돌아보았다.
“제작진 측도 도둑 역할이 훨씬 불리한 입장이라는 걸 알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혜택을 하나 드린다고 합니다.”
‘혜택?’
“도둑 역할로 이번 예선을 통과하시면, 예선 3차 때 반드시 만족할만한 큰 보상을 하나 드린다고 합니다.”
김봉만이 자신에게 질문한 참가자를 향해 물었다.
“콜로세움의 이전 시즌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끄덕끄덕.
“그렇다면 지금 제가 드린 말씀이 어떤 말인지 이해하고 계시겠군요.”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이는 참가자.
제작진이 직접 큰 보상을 준다고 약속했으니, 분명 심상치 않은 혜택을 줄 것이 뻔했다.
당장 지난 시즌만 보더라도, 예선 1차 때 가장 많은 몬스터를 잡은 10명은 2차 예선을 치르지도 않고 바로 3차 예선으로 직행하는 어마어마한 혜택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만약 경기 중간에 너무 도둑 측이 불리하다 싶으면, 상황에 따른 특별 규칙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
“이 정도면 만족하시나요?”
참가자는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지금 항의해봤자 규칙이 바뀔 리도 없는 상황. 이 정도의 배려를 미리 해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다.
“또 질문 있으신 분?”
김봉만이 물으면서 모두를 돌아보았다.
곧 한 명이 손을 들었다.
“네, 김진성 씨.”
김봉만이 유난히 반짝이는 눈빛으로 손을 든 김진성을 쳐다보았다.
김진성이 물었다.
“도둑이 술래 측 참가자를 죽여도 상관없죠?”
“네, 상관없습니다.”
“그렇다면 서로서로 죽이는 것도 가능한가요? 술래가 술래를, 그리고 도둑이 도둑을요.”
모두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김봉만의 입에 시선을 모았다.
김봉만은 진행표를 다시한번 읽어보더니, 이내 대답했다.
“가능합니다.”
순간 정적이 흐르기 시작하는 대기실 안.
참가자들 전원은 갑자기 의심하는 눈빛으로 바뀌어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김진성, 단 한 명만 제외하면 말이다.
“그 규칙은 우리 도둑 쪽이 유리하겠네요.”
김진성은 참가자 전원을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는 살기 위해 섬 전체에 따로따로 흩어져야 해서 서로 마주칠 일이 없을 테니까요.”
“······.”
“반면 저쪽은 우리를 잡기 위해 반드시 파티를 짜서 뭉쳐 다닐 테고요. 그러다가 사고가 날 확률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죠.”
김진성의 말에 모두 동조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참가자들.
술래 쪽에서 내부 분열이 일어날지는 확신할 순 없지만, 도둑들이 서로 마주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건 틀린 말이 아니었다.
“듣고 보니 그렇네요. 꽤 예리한 분석인데요?”
김진성의 의견에 감탄하는 김봉만의 모습이었다.
“예선 1차 때도 확실히 남다른 구석이 있다고 봤는데, 역시 예상대로네요.”
“···아닙니다.”
“하하하···. 더 질문 있으신가요?”
김봉만의 이어진 물음에는 더 이상 손을 드는 참가자는 없었다.
“좋습니다. 한 시간 뒤에 경기 시작이니, 그 전까지 개인정비시간을 가지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출발한 뒤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술래들은 움직일 수 있으니, 그 점도 알아두시고요.”
곧 김봉만은 큰 목소리로 참가자들과 벽에 설치된 다수의 카메라를 향해 인사했다.
“지금까지 일일 MC 진행을 맡은 김봉만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가자들의 기계적인 박수 세례를 받으면서 김봉만은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이제 대기실에 남은 건 도둑 역할을 부여받은 10명이 참가자뿐.
“일단 모두 모여주실래요?”
김진성이 먼저 입을 열면서 중앙의 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지도를 펼치면서 그는 참가자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빨리 지도부터 분석하죠. 그래야 각자 어느 구역에 숨어야 할지 각이 나오니까요.”
김진성의 말을 들은 참가자들은 이내 모두 테이블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일단 지도 분석 전에 먼저 드릴 말씀이 있어요.”
김진성은 가까이 다가온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이번 경기는 봉만 님이 말씀하신 것보다 더 불리하다고 생각해야 해요. 왜냐하면, 술래 쪽에는 240명 전원을 혼자서 충분히 통솔 가능한 리더가 한 명 존재하거든요.”
“누구요?”
옆 참가자의 물음에 김진성은 대답했다.
“양중근이요.”
* * *
짝짝짝!
“전부 주목! 주목!”
본성 건물 대기실에서 한 중년의 남성이 손뼉과 함께 커다란 목소리로 모두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그는 양중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