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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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불가결
“이런 개씨발!! 또 당했어, 또 당했다고!!”
양중근이 발악하듯이 악을 질렀다.
이미 한 차례 소동이 이는 소리에 몰려왔던 술래들이 그 모습을 멀찌감치서 지켜보고 있었다.
“김진성, 이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새끼!!”
양중근을 바라보던 술래들이 서로를 보더니 고개를 작게 흔들었다.
반면 양중근은 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튈 노릇이었다.
차라리 시원하게 싸우다가 전투계열 인원 몇 명이 죽은 거였으면 이렇게 화를 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 알 수 없는 스킬에 끌려간 인원들은 하필 정찰 계열 능력자들이었다. 작전을 진행하는데 꼭 필요한 인원들이었던 것이다.
“야, 이 씨발 새끼야!”
양중근의 분노가 자연스럽게 아직 쓰러져 있던 이덕구에게로 향했다.
성큼성큼 다가간 그는 이덕구의 머리채를 우악스럽게 잡은 채로 거칠게 들어 올렸다.
“너 일부러 이랬지? 김진성이 대놓고 납치하게 좋게끔 일부러 정찰 팀 애들만 바깥에 빼내서 모아놓은 거 아냐!”
분노로 불타는 눈동자로 노려보면서 이를 악문 채로 말하는 양중근.
그 말에, 이덕구는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였다.
“이 개새끼야!!”
“······!”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치던 이덕구가 악에 받친 표정으로 소리친 것이다.
예상치 못한 듯 흠칫한 양중근에게 이덕구는 속사포처럼 분노를 쏟아냈다.
“내가 김진성이 이럴 줄 알고 정찰 애들만 따로 모아놨다고? 이젠 하다하다 사람을 스파이 취급을 해?!”
“뭐···.”
“가만히 참고만 있었더니 이제 이유도 없이 배신자로 몰고 가?! 억지 좀 그만 부려, 이 개자식아!!”
자신에게 욕설을 날리는 이덕구를 잠시 멍하니 쳐다보던 양중근.
이내 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이제야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 것이다.
“이 새끼가 간땡이가 쳐 부었나···!”
곧 마나를 전력으로 끌어 올린 그의 몸에서 기운이 폭발하듯 퍼져나갔다.
그 상태로 내려칠 듯 주먹을 들어 올리는 양중근. 하지만,
“그래, 죽여라!!”
그 모습에도 이덕구는 지지 않고 계속 발악하듯 외쳐댔다.
“나까지 죽이고 정찰 인원 한 명도 없이 도둑 잘 찾아보라고!!”
“······!”
양중근의 행동이 그대로 멈췄다.
‘맞다, 씨발···!’
그제야 양중근은 정찰 스킬을 쓸 술래가 눈앞의 이덕구, 단 한 명밖에 안 남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현듯 풍빛가람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도둑들은 모두 생존에 특화된 능력을 보유한 자만 뽑았다고 합니다. 아마 대놓고 숨어있으면 정말 찾기 힘들 거예요.]즉, 도둑을 찾으려면 누구보다 정찰 능력자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양중근 역시 정찰팀을 별도로 꾸려놓기도 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 새끼를 살릴 수는···아냐, 아냐! 이성적으로 생각해, 양중근!’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해 이덕구를 죽여 버린다면 앞으로 도둑 찾기가 엄청나게 고달파질 게 안 봐도 훤했다.
그렇게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크게 갈등하기 시작하는 양중근.
이덕구는 그의 흔들리는 두 눈동자를 보면서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먹, 먹혔다···!’
김진성의 계획에선, 이덕구가 양중근의 옆에 있으면서도 뒤로는 김진성과 교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상황이 필요했다.
– 당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양중근이 절대 내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면 되죠.
처음에는 김진성의 말을 바로 이해를 못 했었는데, 작전을 모두 듣고 나서는 알게 되었다.
정찰 능력자가 한 명만 남게 되면, 절대 이덕구를 내칠 수 없게 된다는 소리였다.
지금만 봐도 계획이 잘 들어 먹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명 양중근의 성격상 거침없이 휘둘렀을 주먹을 아직도 파르르 떨면서 망설이고 있지 않은가.
‘그래, 다른 술래들을 생각하면 절대 나를 죽일 수 없겠지!’
양중근 본인만 생각한다면 이덕구를 지금 죽여도 상관없을 것이다. 왜냐면 양중근은 이미 예선을 통과한 상태니까.
하지만 양중근의 목적은 통과가 아니라 김진성을 죽이는 것이었다.
김진성을 죽이려면 양중근 혼자선 역부족이었고, 많은 헌터들과 함께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들을 이끌려면 자신이 그들을 위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어필이 필요했다.
그런데 단 하나 남은 정찰 인원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죽여 버린다면,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것이 뻔했다.
‘지금 다른 술래들 표정을 보면 더더욱 나를 죽일 수 없게 될걸?’
이덕구가 그렇게 생각할 때, 마치 짠 것처럼 양중근이 힐끗 시선을 본성 쪽으로 돌렸다.
지켜보는 술래들 대부분의 표정이 점차 굳어가거나 냉랭하게 바뀌고 있었다.
‘큭! 망할···!’
고작 개인의 감정 때문에, 저 200명 가까이 되는 술래들의 민심을 잃을 수는 없었다.
양중근이 들었던 손을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그, 미···안하오.”
양중근이 들어올렸던 주먹을 피더니 이덕구에게 내밀었다.
그러더니 무안한 듯 헛기침을 했다.
“화가 너무 난 나머지, 내가 그만···너무 앞서 판단했군.”
순식간에 바뀐 어처구니없는 모습에 이덕구가 속으로 쓰게 웃었다.
이렇게 단번에 태도가 180도 바뀔 줄이야.
욱신거리는 턱을 부여잡으며 천천히 일어나는 이덕구의 모습을 양중근이 힐끗하더니, 이내 설명하듯이 주절거렸다.
“그···때린 건 미안하게 됐소. 근데 그건 당신도 이해 좀 해 줘야 해! 작전 나가기 직전에 술 먹는 건 좀 아니잖소?”
“······.”
“서로 잘못했으니, 퉁 치고 넘어갑시다. 하하하···.”
어색하게 웃는 양중근을 바라보던 이덕구가 차가운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이만 정비하러 가겠소.”
보고 있는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냉랭한 태도로 이덕구가 멀어졌다.
홀로 남은 양중근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하, 상황이 개 좆같아졌네.’
이젠 도둑을 잡기 위해선 이덕구의 능력이 필수였다. 전과 같이 막 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편 본성 안 쪽으로 들어왔던 이덕구는 김진성에게 메시지를 쓰고 있었다.
– 계획대로 되었소.
* * *
‘그럴 수밖에.’
이덕구의 메시지를 확인한 김진성이 스마트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눈 앞에 있는 알림창으로 시선을 돌렸다.
▷ 적외안 : 안구에 마나를 주입하여 일정 시야 앞에 있는 생명체의 적외선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 진동 감지 : 땅에 닿는 진동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특성 보유자의 경지가 높을수록 거리와 정확도가 상승합니다.
▷ 예민한 청력 : 청력 능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지금 눈앞에 떠오른 것들은, 납치했던 정찰 계열 헌터들을 제거하고 획득한 특성들이었다.
이외에 스킬도 두 개 얻었는데, 활용성이 좋지 않아 이미 버린지 오래였다.
‘이걸로 더 민감하게 주변을 탐지할 수 있게 됐어.’
이미 ‘위치 감지’와 ‘동물의 식스센스’ 특성을 가진 상태였지만, 감지 특성은 많을수록 좋았다.
이젠 상태이상 같은 특이 상황만 아니라면 누구에게도 기습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김진성이었다.
이덕구 :
– 이제는 어떡하면 되오?
그때 다시 한번 스마트폰에 알림이 떠올랐다.
김진성은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김진성 :
– 언제 출진합니까?
이덕구 :
– 20분 뒤요.
김진성 :
– 20분 뒤에 다시 연락 주십시오. 그때 다시 지시를 내려드리겠습니다.
이덕구 :
– 알겠소.
내용을 확인한 김진성이 스마트폰을 주머니 안에 챙겨넣고선 몸을 날렸다. 콰그미어들이 있는 하수구 쪽이었다.
늘어난 감지 특성으로 콰그미어들의 존재를 느끼며 김진성이 속도를 올렸다.
‘쉬지 않고 사냥해야겠어. 다음 작전 때까지 5천 포인트를 더 모으려면 시간이 촉박해.’
머릿속에 떠오른 대로 작전을 실행하려면, 한 시도 사냥을 멈출 수가 없는 현재 김진성이었다.
* * *
“자, 나가자!”
20분 후, 양중근의 외침과 함께 백 명이 넘는 대규모의 술래 무리가 본성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이덕구는 슬쩍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아니나다를까 김진성에게 메시지가 와있었다.
김진성 :
– 우선 제가 뿌려놓은 감시의 눈을 절반만 파괴하세요. 낮게 떠올라 있는 것만 제거하면 됩니다.
이덕구는 김진성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
“왼쪽에 감시의 눈!”
펑!
“오른쪽에 하나 더!”
펑!
“됐습니다! 다 처리했습니다.”
이덕구의 외침에 공격 자세를 푸는 원거리 스킬 능력자들.
하지만 사실 하늘 위에는 아직도 3개나 되는 감시의 눈이 떠올라 있는 상태였다.
“정말 다 잡은 거 맞소?”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어오는 양중근.
이덕구는 그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정확하오. 날 믿으시오.”
그리곤 미련 없이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뒷모습이 너무 당당해서, 양중근 입장에서도 더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계속 이동한다.”
결국, 더 이상 말을 얹지 않고 일행들에게 지시하는 양중근.
개운치 않은 그의 표정을 힐끗한 이덕구는 속으로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 이제 마음대로 못 갈구니까 미쳐버리겠지?’
한순간에 갑을 관계에서 이제는 대등한···. 아니, 어떻게 보면 반대로 역전되어버린 둘의 관계.
이덕구 입장에서는 절로 웃음이 새어 나오는 상황이었다.
“야! 뭐해?! 옆에 몬스터들 접근하잖아!”
곧 왼쪽 하늘에서 하강하는 식인 새 무리를 가리키며 버럭 외치는 양중근.
이전에 이덕구를 갈굴 때와 똑같은 톤과 목소리인 것을 보니, 아무래도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듯했다.
왼쪽 술래들이 날아오는 식인 새들을 공격할 그 타이밍에, 이덕구는 다시금 스마트폰을 흘끔 확인했다.
어느새 김진성의 새로운 메시지가 와 있었다.
김진성 :
– 그리고 술래들이 나누는 주요 대화를 기억하신 후, 저한테 수시로 보고해주시면 됩니다.
‘···감시의 눈이 도청까지는 불가능한가 보군.’
이덕구가 그렇게까지 생각했을 때였다.
바로 옆에서 지잉-! 하고 레이저가 발사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퍽!
정말로 레이저 같은 것이 양중근 쪽으로 날아오던 식인 새를 맞춰 격추하는 모습이 이덕구의 시야에 들어왔다.
“잘 했어, 황보경!”
양중근이 레이저를 쏜 젊은 청년의 어깨를 잡고 흔들며 칭찬했다.
“계속 그런 식으로 하면 돼! 넌 꼭 첫 도둑 잡을 때 선두로 달려가라. 알겠지?”
“네.”
황보경의 대답을 들은 양중근은 주변 모두에게 외쳤다.
“다시 말하지만, 아까 내가 뽑았던 ‘에이스 팀’은 계속 내 주위에 모여 있어야 한다! 그래야 행여나 김진성과 마주치더라도 단번에 화력을 집중할 수 있으니까! 알고 있지?”
양중근의 연설을 옆에서 듣고 있던 이덕구는 곧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두들겼다.
이덕구 :
– 양중근 주위에 뭉쳐 있는 20명 정도의 술래들이 ‘에이스 팀’입니다.
이렇게만 보내도, 제거하지 않은 감시의 눈을 통해 에이스 팀의 존재를 김진성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답장이 왔다.
김진성 :
– 확인.
“전방에 또 식인 새떼 무리 옵니다!”
답장을 본 이덕구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전방을 가리키면서 외쳤다.
그 말에 모두 전투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덕구는 생각했다.
‘항상 들키지 않게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김진성과 내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는 것이다.
그러려면 항상 레이더를 통해 감시에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을 양중근 등에게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
* * *
잠시 후.
“여기가 서쪽 강인가 보군.”
눈앞에 보이는 드넓은 강줄기를 바라보면서 양중근이 중얼거렸다.
바다와 연결되는 강줄기의 모습이 보이는 걸 보니, 섬 서쪽 끝인 하류 부근인 것 같았다.
양중근은 풍빛가람을 돌아보았다.
“분명 강 쪽에 한 명이 숨어있었다고 했었지?”
“네. 물론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아니, 있습니다.”
풍빛가람의 대답을 끊는 이덕구의 목소리에, 둘 다 그를 돌아보았다.
“정확히 320m 바깥의 해별 근처 풀숲에 숨어있는 게 레이더에 감지되고 있습니다.”
“···100m밖에 감지 못 하는 거 아니었소?”
양중근의 물음에 이덕구는 뭔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다.
“대충 백 미터라고 말했지, 정확한 거리를 말한 적은 없습니다만?”
아니꼽게 대답하는 이덕구의 모습에 양중근은 이마에 힘줄이 돋아났다.
정찰 능력자가 본인 한 명 밖에 안 남았다고 이제 대놓고 슬슬 기어오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 것이다.
‘시건방진 새끼···도둑만 다 잡아봐라. 바로 온몸을 곤죽으로 만들어주마!’
속으로 이를 빠드득 간 양중근은, 짜증 난 기분을 숨기지 못한 채로 풍빛가람한테 외쳤다.
“뭐 하고 있어?! 방금 말한 위치로 가서 도둑 데려오지 않고?!”
“···.”
갑작스러운 호통에 풍빛가람의 표정이 구겨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대들 수는 없었다. 양중근이 조금만 마음이 바뀌면 자신부터 죽이라고 술래들한테 명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씨발, 내가 진짜 더러워서 참는다···.’
속으로 참을 인을 수없이 새기면서 연기로 변신한 후 강으로 이동하는 풍빛가람.
그때, 이덕구는 김진성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받고 있었다.
이덕구 :
– 말씀하신 위치 그대로 양중근한테 전달했습니다.
김진성 :
– 확인했습니다. 이제부터 양중근 제거를 위한 작전에 돌입하겠습니다.
양중근 제거 작전!
답장을 본 이덕구의 두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