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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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양중근과 에이스들 (1)
양중근의 계획은 간단하고도 명료했다.
서로 통신이 끊긴 도둑을 풍빛가람을 이용해서 유인해낸 후 제거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풍빛가람이 한명의 도둑을 만나 도와주는 척 유인하고 있는 중이었다.
“역시 내내 혼자 있다가 같은 도둑을 만나니 쉽게 속는군.”
양중근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면서 중얼거렸다.
현재 도둑들은 서로 통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외롭게 24시간을 버텨야 하는 상태였다.
무엇보다 작전 지시를 내리던 김진성과의 연락이 끊긴 것 때문에 아주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러니 풍빛가람의 설득에 쉽게 넘어와 따라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이다.
“100m 앞에 다가왔소.”
드디어 자신의 레이더 거리 끝자락에 도둑들이 잡히자 이덕구가 양중근을 향해 말했다.
“아직 아니야. 조금만 더 오면···.”
양중근은 혼잣말하듯 대답하면서, 조금 더 가까워질 타이밍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지켜보던 이덕구는 조금 전에 왔던 김진성의 메시지를 떠올렸다.
– 풍빛가람과 저 도둑을 이용해서 양중근을 납치할 계획입니다.
‘같은 도둑을 미끼로 쓸 생각이라···.’
좋은 판단으로 보였다.
사실 김진성 입장에서 같은 도둑 하나가 없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어 보였던 것이다.
잠시 후, 이제 양중근을 포함한 술래들의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풍빛가람과 뒤따르는 도둑과의 거리가 50m 이내로 가까워졌다.
그때, 양중근은 스마트폰 이어폰을 통해 지시를 내렸다.
“지금이야! 시작해.”
지시를 들은 풍빛가람은 곧바로 연기로 변신했다.
순식간에 퍼져나간 연기가, 도둑을 중심으로 한 드넓은 공간을 완벽하게 에워쌌다.
주변의 시야를 완전히 방해하는 ‘연기 마법진’이 완성된 것이다.
“···뭐, 뭐 하는 겁니까?”
따라오던 도둑이 당황해서 연기로 뒤덮인 주변을 돌아봤다.
하지만 풍빛가람은 대답 없이, 바로 번개 공격을 사용했다.
콰르르릉!
“크아악···!”
비명과 함께 온몸을 부르르 떠는 도둑.
하지만 그도 그대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바로 고유 스킬을 사용한 것이다.
“······!”
연기로 변신한 풍빛가람이 화들짝 놀랐다.
갑자기 도둑 주변의 연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심지어 범위 밖으로 전력을 다해 뛰쳐나가기까지 하는 모습이었다.
누가 봐도 ‘연기 마법진’이 완벽하게 풀린 것이 확실해 보였다.
‘마법진도 마법진인데, 감전 상태는 어떻게 풀었···아!’
경악하던 풍빛가람이 그제야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아이튜브에서 예선 1차 때 비슷한 능력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던 저 도둑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이다.
‘저 자식 디스펠 능력자였었어!’
자신에게 걸린 모든 마법을 무효화시키는 스킬, 디스펠.
그렇다면 순간적으로 마법진과 감전 상태 이상에서 모두 벗어난 것이 이해가 된다.
풍빛가람이 곧바로 큰 목소리로 외쳤다.
“오른쪽으로 도망친다!”
“알아, 인마!”
언제 다가왔는지 바로 근처에서 양중근의 대답이 들려왔다.
주위를 둘러보자 이미 풍빛가람과 도망치는 도둑 주위를 완벽하게 포위하고 있는 술래들의 모습이 보였다.
풍빛가람이 ‘연기 마법진’을 펼치고 있는 동안 발 빠르게 움직인 모양이었다.
“헉···!”
적지 않은 숫자의 술래들을 본 도둑은 기겁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나마 포위망이 얇은 해변 쪽으로 다시 몸을 날렸지만, 뚫어내기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지잉-!
“아악!”
순간 허벅지를 관통하는 레이저에 도둑이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술래 측 에이스 팀원 중 한 명인 황보경의 공격이었다.
“잘 했어! 그럼 모두 동시에 스킬을 쏟아부을 준비!”
양중근의 외침에 주변을 감싼 술래들이 일제히 스킬을 도둑에게 사용할 준비를 했다.
“3, 2, 1. 발사!”
양중근의 외침과 동시에 술래들의 스킬들이 일제히 쓰러진 도둑을 향해 어마무시하게 쏟아졌다.
수십 가지의 스킬이 한 곳을 향해 쏟아지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 그 자체였다.
그 여파로 우레와 같은 소리가 연이어 터지듯 들려왔다.
잠시 후 스킬들의 여파로 일어난 연기가 서서히 흩어졌다.
곧 처참한 모습이 되어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의 모습이 술래들의 눈에 들어왔다.
“됐어! 이제 누가 예선을 바로 통과했나 들어보자고!”
양중근의 말을 들은 술래들이 일제히 기대 가득한 얼굴로 안내 방송이 나올 본성 쪽을 돌아볼 그때였다.
갑자기 양중근의 기감이 순간 위기 신호를 보냈다.
‘···어?’
그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발밑으로 향했다.
갑자기 거대한 원형 블랙홀이 생성되고 있었다.
그 익숙한 모습에 양중근이 눈을 부릅떴다.
창고에서 정찰 팀이 납치되었을 때 봤던 그 구멍과 똑같았던 것이다.
‘워프 홀이다!’
양중근이 크게 외치면서 옆으로 몸을 날렸다.
“김진성이다!! 모두 피해!!”
그 소리에 주변에 있던 술래들이 반사적으로 멀찌감치 몸을 날렸다.
거의 동시에 양중근이 서 있던 쪽에 드넓은 워프 홀이 생성되었다.
워프홀은 술래들이 모두 피한 곳에 홀로 남아있던 도둑의 시체를 집어삼키곤 사라졌다.
그 살벌한 광경에 술래들이 식은땀을 흘렸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휴우···!”
“간발의 차이로 살았네.”
“전부 다 피한 거야? 대박인데?”
정말 운 좋게도 술래 중 아무도 워프 홀 범위 안에 휩쓸리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안도하고 있을 때였다.
우우웅-!
갑자기 한쪽에서 마나가 퍼질 때 들을 수 있는 울림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양중근이 몸을 날린 장소였다.
“어어?!”
“뭐, 뭐야?!”
언제 생겼는지 검은색의 마나 구름이 양중근과 몇 명의 술래들을 집어 삼키고 있던 것이다.
안의 술래들은 재빨리 벗어나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이미 늦었다.
검은 마나 구름 범위 안에 있던 양중근과 술래들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헉···!”
“어디로 갔지?”
“순간 이동 스킬 같은데?”
“이것도 김진성의 짓인가···?”
혼란에 빠진 술래들이 놀란 표정으로 한 마디씩 내뱉을 그때.
이덕구는 경악한 표정으로 양중근이 사라진 장소를 계속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감시의 눈이 땅에 닿자마자 마나 구름이 생겨났어!’
레이더 스킬을 활성화 중인 이덕구는 방금 전 상황을 완벽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워프 홀을 피해 몸을 날리는 양중근 쪽을 향해 하늘 위에 떠 있던 감시의 눈이 순식간에 떨어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마나 구름이 생성되었고, 이후는 모두가 목격한 그대로였다.
‘감시의 눈이 원래 저렇게 빨랐었나? 아니, 그것보다 어떻게 감시의 눈으로 순간 이동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자세한 과정을 목격한 이덕구는 더더욱 방금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감시의 눈을 중심으로 검은 마나 구름이 뿜어져 나온 것을 이덕구는 똑똑히 목격했다.
절대 따로 텔레포트 같은 스킬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걸, 이덕구는 모든 걸 걸고 맹세할 수 있었다.
‘김진성, 이 인간은 도대체···!’
이덕구의 마음속에 김진성에 대한 공포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 * *
“놀랐나 보지?”
김진성의 목소리가 지하 4층을 은은하게 울렸다.
여유로운 자세의 김진성 주위는, 그가 미리 만들어 놓은 수많은 콰그미어 소환수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큭···!”
“망할···!”
포위한 소환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를 악물고 있는, 양중근을 포함한 다섯 명의 술래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등을 맞대고 있는 그들을 향해 김진성은 속으로 생각했다.
‘솔직히 나도 놀라긴 했어. 한 번 융합해서 완성한 스킬을 또 융합할 수 있을 줄은 몰랐거든.’
그러는 김진성의 눈앞에는 스킬 융합 알림창이 떠올라 있었다.
▶ 스킬 융합을 통해 ‘마나 매 – 텔레포트 스킬 장착’ 스킬과 ‘감시의 눈’ 스킬이 융합되었습니다.
– ‘감시의 눈’ 소환수의 비행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집니다.
– 이제부터 ‘감시의 눈’을 사용하고 있을 때만 ‘텔레포트’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텔레포트’ 스킬 사용 시 ‘감시의 눈’ 소환수를 중심으로 넓은 범위 안의 생명체가 즉시 사용자가 지정한 위치로 순간 이동합니다.
– 역으로 지정한 위치에서 ‘감시의 눈’이 있던 장소로 순간 이동도 가능합니다.
– ‘텔레포트’ 스킬을 사용하면 해당 ‘감시의 눈’ 소환수는 즉시 소멸합니다.
– 최대 40m 거리를 순간 이동할 수 있습니다.
▶ ‘마나 매 – 텔레포트 스킬 장착’ 스킬이 소멸했습니다.
▶ 스킬 융합 비용으로 비스 크리마 포인트를 5,000 사용했습니다.
이번에 김진성은 기존에 텔레포트와 융합했었던 업그레이드 된 ‘마나 매’ 스킬에 ‘감시의 눈’ 스킬을 한 번 더 융합했다.
그로 인해 ‘감시의 눈’ 스킬이 기존 ‘마나 매’ 스킬의 장점과 ‘텔레포트’ 스킬까지 사용 가능하게 되었고, 기존의 업그레이드되었던 마나 매 스킬은 재료가 되어 소멸한 것이다.
‘기존 융합 스킬에 이런 식으로 계속 융합이 가능하면, 이론상으로 무한대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겠는데.’
실제로 2차 융합으로 얻은 업그레이드된 ‘감시의 눈’은 세부 능력치도 훨씬 상승한 상태다.
당장 최대 거리도 40m로 두 배 증가한 상황. 여기에 ‘마인체질’ 특성으로 인해 최대 80m 거리까지 순간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양중근 등을 이 깊은 지하 4층까지 무난히 옮기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나저나 큰일 났네? 숫자만 믿고 나대다가, 이제 고작 네 명만 데리고 싸우게 되었으니.”
“윽···!”
김진성의 도발에 양중근은 으드득 이를 갈면서도 한 마디도 대꾸하지 못했다.
그러더니, 곧바로 스마트폰 이어폰의 마이크 버튼을 누른 뒤 크게 외치는 모습이었다.
“술래 전원, 지하 통로로 빨리 내려와!! 김진성이 여기 있다!!”
이어지는 양중근의 외침은 다급하다 못해 절박하게까지 느껴졌다.
“사냥 팀이랑 방어 팀 전부 하수구 쪽으로 내려오라고!! 당장!!”
* * *
“뭐? 방어팀까지?”
“본성에 있는 인원까지 전부 다요? ···여보세요?”
술래 여럿이 무슨 상황인지를 되물었지만, 이어폰에서 더 이상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어···.”
“어쩌지···?”
곧 술래들은 서로를 돌아보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결정하던 양중근이 사라지자 순식간에 혼란이 찾아온 것이다.
그때였다.
“저기, 그러면···.”
이덕구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모든 술래의 귀에 들려왔다.
모두가 쳐다보자 이덕구가 말을 이었다.
“일단 지하 통로로 이동하죠? 중근 씨도 도울 수 있고, 또 김진성 말고 다른 도둑이 숨어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 말에 또다시 서로를 쳐다보는 술래들.
하지만 딱히 뭐 다른 방도가 없었는지, 이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었다.
“그럼 빨리 갑시다.”
곧 이덕구는 몸을 돌린 후, 미리 외워놓았던 지하 통로 위치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의 뒤를 백 명이 넘는 술래들이 자연스럽게 뒤따라 갔다.
흘끗 뒤를 돌아본 이덕구는 벅차오르는 감정에 입술을 깨물었다.
‘드디어 다시 리더 자리를 되찾았다!’
비록 양중근 때문에 ‘실패자’라는 낙인이 제대로 찍힌 상태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이번 라운드에서 지금까지 리더 역할을 해본 사람은 양중근을 제외하면 그밖에 없었다.
물론, 뜬금없는 사람이 튀어나와 리더 자리를 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까 전 김진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 양중근에게 멸시당하던 당신의 모습을 모두 봤을 겁니다. 리더 역할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다들 알고 있기에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을 거에요.
그런 상황에 이덕구가 다시 나선다면 못이기는 척 따라올 것이라는 게 김진성의 생각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고 말이다.
‘일단 김진성의 지시대로 지하 통로로 이동한 뒤에···.’
거기까지 이덕구가 생각했을 때였다.
[술래 측에서 도둑을 처치하셨습니다. 술래 측은 24명의 예선 통과 인원을 확보하셨습니다.]본성 쪽에서 안내 방송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이덕구는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방송 내용도, 이후 작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김진성이 말했었지.’
술래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멈춘 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직접 처치에 관여한 술래 측 참가자를 발표하겠습니다···.]곧 본성 스피커에서는, 예선 통과 확정 인원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 * *
“방어 팀까지 부른다고?”
김진성이 피식 웃었다.
“본성에 있는 방어 팀까지 부를 정도면 내가 좀 많이 무섭긴 하나 보지?”
“입 닥쳐, 이 개새끼야!!”
발악하듯 외치는 양중근.
“넌 실수한 거야, 이 새끼야. 나 혼자면 몰라도, 여기 넷이면 너 따위는 그냥 찜 쪄 먹을 수 있어!”
“호오···그래?”
“나 혼자가 아니라 다섯 명이나 한꺼번에 순간 이동시킨 걸 후회하게 될 거다, 이 개 쓰레기만도 못한 새끼야!”
양중근의 두 눈동자는 살기가 넘쳐 흘러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진성은 그 모습에 오히려 기대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한 번 후회하게 만들어 보라고.”
김진성이 말을 마치자마자, 콰그미어 소환수들이 움직였다.
일제히 양중근 등을 향해 몸을 날리는 콰그미어들의 모습!
동시에 양중근이 움직였다.
“흐아아아!”
기합과 함께 손바닥으로 땅을 찍어, 순식간에 아공간 마법진을 생성해내었다.
동시에 김진성 주변 환경이 뿌연 안개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아공간 마법진의 영향 때문이었다.
“멍청한 새끼! 내가 원하지 않으면 외부에서 아공간 안으로 절대 들어올 수 없다는 걸 몰랐구나!”
양중근은 득의의 미소를 지으면서 그리 외쳐댔다.
그의 말대로, 진작에 양중근 등을 덮쳤어야 할 콰그미어 소환수들이,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마법진 안으로 한 명도 들어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자, 한 번 혼자서 우리 다섯 명을 상대해 봐라! 그것도 내 홈그라운드 안에서 말이다!”
양중근의 외침과 함께, 옆에 서 있던 술래들이 일제히 홀로 남은 김진성을 향해 공격 자세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