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131)
“김덕성. 내가 너를 돕기 위해 프랑스까지 직접 왔다! 그래서, 해치워야 할 적은 누구지? 맡겨만 다오.”
평소처럼 커다란 가슴 위에 손을 올리며 의기양양하게 웃는 시노자키 린.
“주군. 주군의 검인 마코토가 왔어.”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얼굴을 붉히는 마코토.
“오쓰. 형님. 프랑스는 좀 어떠심까? 저는 형님과 함께라면 지옥까지 함께하겠슴다!”
“나도 널 도우러 왔어. 김. 우린 친구잖아.”
껄렁대며 웃는 이시하라와 옆에서 소년만화 주인공처럼 싱긋 웃는 쿠로사와 유지.
유지가 다가와 내 어깨를 툭 친다.
평소라면 질색할 상황이었지만, 워낙 갑작스러운 전개였던 탓인지 제대로 반응조차 할 수 없었다.
“김덕성 군. 감히 슈오우의 학생회장인 제 허락도 맡지 않고 프랑스까지 오다니, 용납할 수 없습니다. 교칙을 어긴 대가는 학원에 돌아가서 치르도록 하세요. 아시겠습니까?”
마지막으로 학생회장 완장을 찬 사이온지 아리스까지.
모두가 거기 있었다.
“이게 뭔······.”
주인공이 사라진걸 히로인과 조력자들이 뒤늦게 알고 따라와 현지에서 합류하는 라노벨 클리셰 같은 상황이야.
어안이 벙벙하다.
“주인님. 에리링 주인님 갑자기 사라져서 무서웠어. 그래서 주인님 어디 간지 알아보다가, 주인님이랑 황녀님 소식을 들었어. 그래서 다 모아서 주인님 도우려고 프랑스까지 왔어. 잘했지? 역시 에리링이 주인님의 1등 노예지?”
엣헴.
에리가 뿌듯한 듯 헛기침하며 웃는다.
그녀가 개목걸이를 만지작댄다.
에리의 말에 뒤에 있던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전후사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방금까지 국뽕으로 가득 찼던 벙커에 라노벨 특유의 나사 빠진 꽃밭 분위기가 뒤섞인다.
라노벨이 차라리 낫다고 한 거 취소다.
라노벨이나 국뽕이나, 별로인 건 똑같지만.
[파트너의 친구들, 다 좋은 사람들만 모여 있구만. 속이 배배 꼬이고 이기적인 데다 사람도 못 믿고 솔직하지 못한 누군가랑은 다르게 말이야. 파트너 하나 보고 일본에서 프랑스까지 올 정도라면 보통 의리가 아니라고.]흑태자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린다.
라노벨 특유의 무지성 신뢰와 결합한 전형적인 동료 합류 클리셰.
냉혹한 웹소설이라면 어림 반푼 어치도 없을, 오직 상냥한 라노벨 세상에서만 가능한 기적이다.
이런 분위기와 감성, 오글거리긴 하지만 나쁘지 않다.
나쁘지 않다고?
라노벨이?
내가 정신이 나간 모양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녀가 내게 다가와 주황빛 머리를 내민다.
“에리링 칭찬해줘! 칭찬!”
머리를 쓰다듬어달라는 의미.
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에휴, 하여간.
쓸데없이 상냥한 세상 같으니.
‘이러니까 다들 제 명에 못 살지.’
뭐, 그래도.
쓸데없이 오글거리긴 하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다.
[하여간, 솔직하지 못하긴. 너, 역시 그 츤데레인가 뭔가 맞지?]흑태자가 또 헛소리한다.
츤데레는 무슨.
그런 소리를 들으니 속이 메스껍다.
[아무튼 저 에리라는 소녀한테 칭찬이라도 해 줘라.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 파트너.]뭐라 답하려고 하기도 전에, 흑태자가 다시 말을 건다.
시선을 돌리자, 아직도 머리를 쓰다듬어달라는 듯 내밀고 있는 에리가 보인다.
내가 앓느니 죽지.
손을 뻗어 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헤헤헤헤. 에리링은 주인님이 해주는 쓰담쓰담이 제일 좋아.”
에리가 얼굴을 붉히며 웃는다.
누가 세계관 최고 미소녀 아니랄까 봐, 웃으니까 쓸데없이 예쁘긴 하다.
그녀의 머리에서 손을 뗀다.
에리가 우쭐거리며 웃는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여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향한다.
이거 좀 불안한데.
“잠깐. 후배 군. 니시자와 양만 쓰담쓰담 해주는 건 반칙이야. 나도 해줘. 검은 귀축인 후배 군.”
“김덕성! 나도, 나도 해 다오! 쓰담쓰담! 너만 원한다면 머리가 아니라 허벅지, 가슴도 상관없다!”
“주군. 나도 쓰담쓰담 받고 싶어. 안 될까?”
카스미 선배, 린, 마코토가 어질어질한 멘트를 내뱉으며 경쟁적으로 내게 달려든다.
“과연 김덕성님! 벌써 생도들의 마음을 이렇게나 휘어잡다니!”
“당신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이 광경을 직접 두 눈으로 보게 되다니, 감격이야······.”
거기에 한술 더 떠 귓가에 요원들의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니, 저긴 왜 또 저래.
머리가 아프다.
아까 고맙다고 한 말 취소다.
염병.
엿 같은 라노벨 세상, 빌어먹을 국뽕 같으니.
구하러 왔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프랑스는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거대하고 아름다운 규모의 궁전.
여기에 프랑스를 통치하는 보나파르트 황실이 입주해 있었다.
슈오우 영웅 학원 기숙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방 안에서, 올리비아는 벨라의 도움을 받아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신부를 상징하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올리비아의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표정은 우울했다.
약혼식을 치르는 예비 신부라고는 믿을 수 업을 정도.
“오늘······. 이군요.”
올리비아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말대로 오늘이었다.
그녀가 윌리엄과 약혼식을 치르는 날짜가.
영국과 프랑스의 주요 인사들뿐만 아니라 서독, 이탈리아, 네델란드, 벨기에, 미국 등 서방세계 주요 인사들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치러질 예정이었다.
“그렇습니다.”
슥슥.
그녀의 뒤에서 올리비아의 전속 시녀인 벨라가 조용히 올리비아의 아름다운 백금색 머리를 빗질한다.
‘정말로 오늘이군요.’
벨라가 조용히 주먹을 말아쥔다.
윌리엄 스튜어트.
그의 실체를 아는 벨라로서는 올리비아를 약혼식에 보내기 싫었다.
하지만 윌리엄의 완전한 파멸과 약혼의 완전한 파기를 위해서라도 올리비아는 반드시 약혼식에 참여해야만 한다.
그 사실이 벨라는 안타까웠다.
“······이런 건 싫어요.”
올리비아가 고개를 숙인다.
그녀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인다.
약혼식이 점점 다가올수록, 올리비아는 깨달았다.
그녀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올리비아의 머릿속에는 온통 그의 모습만 가득했다.
“그 바보는······. 그 사람은······. 와주겠죠?”
올리비아가 손을 떤다.
귀국 전, 도쿄의 여름 축제 불꽃놀이에서 들었던 말이 아직도 그녀의 귓가에 맴돈다.
“반드시 저를······. 저를 구하러 오겠다고 했으니까요. 아무한테도 저를 못 넘겨준다고 했으니까요······. 자기를 믿으라고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올리비아의 말이 작아진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 사람을······. 믿으면 되겠죠? 벨라?”
“믿으십시오.”
벨라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주인님의 주인님께서는 오늘 반드시 아가씨를 구하러 오실 겁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올리비아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낸다.
올리비아의 입가에 약한 미소가 걸린다.
“믿을게요.”
그녀의 손떨림이 멈춘다.
“그 사람은 바보 변태에 여자의 마음 따위는 알지도 못하는 은하 제일 둔탱이에 무드도 눈치도 센스도 꽝인 최저최악의 해삼 멍게 말미잘이지만······.”
올리비아가 눈을 감았다 뜬다.
“그래도 한 번 내뱉은 말은 지키는 바보니까요. 그러니까 그 바보를 전 믿을래요. 벨라.”
두근.
올리비아의 심장이 뛴다.
그가 믿으라고 말했으니, 믿을 것이다.
김덕성.
그가 반드시 자신을 구하러 올 거라고.
“게다가 그 사람은, 저, 저를 채, 책임져야 하니까요! 저, 전속 시녀로 만든 책임을······.”
올리비아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녀가 부끄러운 듯 입술을 우물댄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아가씨.”
벨라가 희미하게 웃는다.
그녀가 올리비아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있던 그때.
드르륵.
방문이 열리며 메이드복을 입은 시녀가 들어온다.
“황녀 전하. 황제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그 말을 들은 올리비아가 입술을 깨문다.
“저, 다녀올게요. 벨라.”
“알겠습니다. 아가씨. 잘 다녀오시길.”
벨라의 배웅을 받으며 올리비아가 방에서 나간다.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도착한 곳은 황제 집무실.
똑똑.
올리비아 대신 시녀들이 문을 노크하며 말한다.
“황녀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들라 하라.”
끼익.
문이 열린다.
나폴레옹 1세, 나폴레옹 3세를 포함한 역대 프랑스 황제의 초상과 삼색기, 보나파르트 가문의 상징인 독수리 문양이 걸려 있는 집무실 아래 명품 정장을 입은 백금발의 중년인이 앉아 있다.
올리비아의 아버지이자 프랑스의 황제, 알베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였다.
그 옆에는 금발 롤빵머리 미녀이자 프랑스의 황후, 지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있다.
“안녕하세요. 아바마마, 어마마마.”
올리비아가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한다.
“오, 어서 오너라. 올리비아. 오랜만에 집에서 푹 쉰 기분은 어떠냐?”
알베르가 말한다.
“글쎄요······. 그럭저럭, 나쁘진 않았어요.”
올리비아가 어색하게 웃는다.
“오늘은 가장 행복해야 하는 날이니만큼, 아무 걱정 없이 너에 대해서만 생각하거라. 올리비아. 이제 그만 그 빌어먹을 극동의 검은 머리 난봉꾼 따위는 잊거라.”
알베르의 손이 파르르 떨린다.
“아바마마. 하지만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올리비아가 입술을 깨물면서 반발한다.
귀국한 이후 올리비아는 계속해서 김덕성을 변호했지만, 알베르는 믿지 않았다.
“시끄럽다. 내가 전부 알아봤다. 그 양아치가 대체 어떻게 우리 착한 딸을 그렇게 홀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학원의 여자란 여자는 전부 건드리고 다닌 난봉꾼에, 감히 고귀한 프랑스의 황녀를 전속 시녀로 삼아 부려 먹은 양아치······.”
알베르의 손이 파르르 떨린다.
“거기다 학원에서 이명이 ‘검은 귀축’이라지? 세상에······. 그런 무뢰한과 네가 한 공간에서 살아 숨 쉬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진절머리가 난다. 그런 빌어먹을 양아치한테 내 소중한 딸을 내줄 수는 없는 일이지. 암 그렇고 말고. 앞으로는 이 아비가 지켜주마. 올리비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으으으으으······.”
올리비아가 앓는 소리를 낸다.
딸바보 중의 딸바보인 그녀의 아버지가 김덕성의 평판을 듣는다면 저런 반응을 보일 거라는 사실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그렇지만 그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말하는 건 참기가 힘들었다.
아무리 부모님이라 하더라도.
“그래. 올리비아. 그런 난봉꾼 양아치 따위는 잊고 앞으로는 윌리엄만 바라보렴.”
옆에 있던 어머니 지젤이 우아한 목소리로 말한다.
올리비아는 입술을 깨물면서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였다.
차마 입 밖으로 그렇다고 대답하는 건 싫었던 그녀의 미약한 반항이었다.
‘빨리 오라고요. 바보.’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믿고 기다리는 것뿐.
“이거 우리가 예비 신부를 너무 오래 붙들었군. 오늘은 황실에도,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인데 말이지.”
“맞아요. 여보. 올리비아. 이제 시간이 다 되었으니 약혼식장으로 향할 채비를 하렴.”
“알겠······. 어요.”
올리비아의 대답을 들은 프랑스 황제 내외가 웃는다.
약혼식 시작 당일 오전에 있었던 대화였다.
*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고딕 건축 양식의 정수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보나파르트 황실의 시조이자, 초대 프랑스 황제인 나폴레옹 1세가 대관식을 치른 역사적인 장소.
지금 바로 여기서 영국과 프랑스, 서유럽을 대표하는 두 강대국의 국혼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철의 장막 너머, 소련이 중심이 된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위협이 선명하게 살아있는 지금 시대에서, 영국 왕실과 프랑스 황실의 약혼식은 자유 진영의 결속을 상징하는 하나의 상징적 행사였다.
그리고 영국 왕위를 노리는 2왕자, 윌리엄 스튜어트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이기도 했다.
‘드디어 이날이 왔군.’
금발에 푸른 눈을 지닌 미남, 윌리엄 스튜어트가 비틀린 미소를 짓는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형형색색의 빛이 비치는 예배당.
프랑스가 자랑하는 성녀 잔 다르크의 성상이 내려다보고 있는 예배당 벽면에는 영국과 프랑스의 국기가 엇갈려 걸려 있다.
영국 왕 내외는 물론, 프랑스 황제 내외와 영국 수상, 프랑스 총리, 그 외 수많은 내외귀빈이 참석한 성당 내부는 숨 막힐 듯 고요했다.
‘올리비아만 손에 넣으면······. 다음은 왕좌다. 흐흐흐흐······.’
윌리엄이 속으로 음산한 미소를 흘린다.
그가 속으로 침을 삼킨다.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그녀와의 약혼식을 성공적으로 치러낸다면, 거사에 있어 프랑스의 도움을 얻을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녀의 가치는 고귀한 혈통과 정치적 가치에만 있지 않다.
신이 빚어낸 듯한 완벽한 미모에도 있다.
‘드디어 그녀를 내 손에 넣을 수 있게 되는군.’
이 약혼식을 치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가.
김덕성이라는 극동의 영웅 후보생에 관련되어 부정적으로 과장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프랑스 황제에게 공급해서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고, 최종적으로 올리비아 본국 소환을 유도한 것도 윌리엄이었다.
윌리엄의 시야에 단상과 약혼식을 주관할 가톨릭 추기경이 보인다.
이제 하느님의 축복 아래, 두 사람의 약혼식이 거행될 것이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고귀한 프랑스의 황녀이자 흑태자의 후계자, 백금의 기사공주,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황녀님 입장하십니다!”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은 윌리엄이 고개를 돌린다.
활짝 열린 노트르담 대성당의 문.
거기에는 새하얀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올리비아가 있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올리비아가 등장하자마자 수없이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
올리비아가 무표정한 얼굴로 시녀들의 시중을 받아 천천히 걸어온다.
“저 사람이 프랑스의 황녀님······.”
“진짜 아름다워······. 동화 속 공주님 같아······.”
“과연 우리 황녀님······.”
“윌리엄 왕자님도 멋있지 않아? 정말 선남선녀 커플이야.”
주변인들의 웅성거림이 예배당 안에 울려 퍼진다.
마침내 자신의 옆에 선 올리비아를 보며 윌리엄이 말한다.
“오랜만이군. 올리비아. 이게 몇 년 만이지?”
“······별로 답하고 싶지 않네요.”
올리비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저 남자의 시선을 받는 것조차 역겹다.
“그래. 올리비아. 너는 항상 그런 모습이 매력이었지. 이제 앞으로는 내가 신사적으로, 피앙세로서 잘 대해주도록 하지.”
윌리엄이 조용히 속삭인다.
올리비아가 입술을 깨문다.
한 시도 이런 자리에 있고 싶지 않다.
“지금부터 약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단상에 있던 추기경이 말한다.
“용살의 왕자, 스튜어트 왕실의 제2왕자 윌리엄 스튜어트. 그대는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아내로 삼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가난할 때나 건강할 때나 변함없이 사랑하며 부부의 예를 다하겠다고 하느님께 맹세할 수 있는가?”
“예, 당연하죠.”
윌리엄이 싱긋 웃으며 말한다.
추기경의 시선이 옆에 있는 올리비아에게 향한다.
“백금의 기사공주, 보나파르트 황실의 제1황녀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그대는 윌리엄 스튜어트를 남편으로 삼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가난할 때나 건강할 때나 변함없이 사랑하며 부부의 예를 다하겠다고 하느님께 맹세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