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249)
평소 말투와는 완전히 다른 귀여운 척하는 말투와 함께 윙크하는 세이라.
“와아아아아아아아!”
“이사장님 귀여워!”
“이사장님한테 이런 갭 모에가!”
“크흑······. 이사장님······.”
“최고다! 이사장님!”“이사장님 수영복 너무 위험해!”
관중석에서 열렬한 환호가 터져 나온다.
“후후. 다들 세라땅의 매력에 흠뻑 빠졌구나. 그렇다면 미스 슈오우의 왕관은 이 몸, 아니 세라땅의 것이야!!”
세이라가 의기양양하게 웃는다.
“맞습니다!”
“이사장님 최고!”
“두근두근!”
광기에 가까운 열광을 보내는 관중석.
“세라세라땅땅☆ 세라땅의 매력에 전부 빠지는 것이야!”
환호에 들뜬 세이라가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한다.
“세라세라땅땅!”
“이사장님 귀여워!”
계속되는 환호.
원작에서도 없던 끔찍한 광경이다.
원작에서 세이라가 본격적으로 히로인으로 합류하는 건 11권 이후.
지금은 7권 시점이기 때문에 세이라가 미인대회에 나오는 장면은 원래는 나오면 안 되는 장면이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더라면 미스 슈오우 선발대회 참가자 자격은 슈오우 학원 생도로 한정됐을 텐데.
세이라 실격 아닌가?
[그럼 참가번호 1번, 세라땅에 대한 심사위원 평가를 듣겠습니다.]사회자를 맡은 아마노 노도카가 관중석으로 화살을 돌린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건 마유즈미 선생님.
“이사장 선생님······.”
“어허, 이 몸은 지금 이사장이 아니라 세라땅이니라. 아니 세라땅이에요! 모두의 귀여운 아이돌☆”
찡긋.
세이라가 윙크한다.
그 모습을 본 마유즈미 선생님이 어색하게 웃는다.
“세라땅 엄청 귀엽네요. 마유즈미 선생님은 세라땅한테 10점 만점에 10점 드릴게요.”
어색하게 웃으며 버튼을 누르는 마유즈미 선생님.
10이라는 숫자가 마유즈미 선생님 아래 떠오르던 그때.
카미야 리츠코가 마이크를 잡는다.
“이게 뭡니꺼? 이사장 할마시. 쪽팔리지도 않습니꺼?”
“어허, 리츠코······. 이 몸은······.”
“대회 참가 자격은 생도한테만 있습니더. 이사장 할마시는 실격입니더. 실격!”
팔랑.
리츠코가 품에서 포스터를 꺼내 흔든다.
모니터를 통해 경기장 전역에 미인대회 포스터가 휘날린다.
참가 자격이 카메라 클로즈업을 통해 대문짝만하게 확대된다.
“그, 그건······. 아하하하하하······.”
어색하게 웃으면서 머리에 스스로 꿀밤을 먹이며 혀를 내미는 세이라.
“이 몸은 몰랐느니라. 데헷☆”
세이라의 데헷페로라니.
슬슬 속에서 뭔가 올라오려고 한다.
[누님······. 세상에······. 저는 보지 않겠습니다······.]탄식하는 흑태자.
오늘만큼은 흑태자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
나도 별로 보고 싶은 모습은 아니다.
“사회자! 뭐하노! 지금! 규정에 따라서 실격처리해라!”
항의하는 리츠코.
그 모습을 본 노도카가 당황하며 말한다.
[아하하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안타깝게도 1번 참가자는 실격하는걸로······.]노도카의 말에 관중석에서 야유와 응원이 쏟아진다.
“우우우우우우······.”
“이사장님과 세라땅은 별개의 인물이야!”
“이사장님! 기죽지 마세요!”
“이사장님이 최고로 귀여워!”
“이사장님 파이팅!”
응원을 들은 세이라의 얼굴이 붉어진다.
“고, 고맙구나. 다들······.”
감동 받은 것 같은 표정.
쓸데없이 훈훈한 분위기다.
[그럼 세라세라땅땅, 아니 이사장님. 심사위원석으로 가주세요.]“알겠느니라.”
세이라가 웃으면서 수영복 차림 그대로 걸어서 무대를 빠져나온다.
스윽.
그녀가 의자를 당겨서 앉는다.
하필이면 내 옆자리가 세이라라니.
촤르륵.
세이라가 검은 레이스 부채로 얼굴을 가린다.
“오랜만이구나. 꼬마야. 이 몸의 매력은 어떠하였느냐?”
찡긋.
그녀가 내게 윙크한다.
매력이 어땠냐니.
그걸 굳이 물어보는 이유를 모르겠다.
[파트너. 이럴 때라도 우리 누님 듣기 좋은 말 좀 해 주자. 관중들이 보고 있다고.]흑태자의 목소리가 머리를 울린다.
고개를 돌린다.
정말로 관중들이 이쪽을 보고 있다.
돌겠네.
“검은 귀축이랑 이사장님, 무슨 대화를 나누는 걸까?”
“마이크가 꺼져서 안 들려.”
“설마 이사장님까지 검은 귀축의 손아귀에 떨어진 건······?”
“아, 안 돼! 이사장님은 모두의 천사여야 한다고!”
내용은 안 듣는 게 좋을 뻔했다.
천사?
속이 안 좋아진다.
“아, 뭐. 괜찮았습니다.”
간신히 대답을 내뱉는다.
내 말에 세이라의 눈가가 휘어진다.
“후후. 역시 이 몸의 매력이란······. 꼬마를 홀릴 정도라니,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위험하구나.”
위험하긴 하다.
내 정신 건강이.
그녀의 말에 더 대꾸할 필요도 없다.
자리에 앉으려던 그때.
덥석.
세이라가 내 옷자락을 잡았다.
그녀가 말한다.
“꼬마야.”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고개를 돌린다.
거기에는 얼굴을 붉히면서, 입술을 우물대는 세이라가 있었다.
“그······. 고맙다. 아-쨩을 구해줘서.”
아리스와 세이라는 친밀하다는 설정이었지.
“별거 아닌 일이었습니다.”
“흠흠.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일이니라.”
내 대답을 들은 세이라가 부채를 촤르륵 펼쳐서 붉어진 얼굴을 가리던 그때.
[그럼 2번 참가자를 모시도록 하겠습니다!]귓가에 사회자 노도카의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린다.
시야에 드디어 2번 참가자의 모습이 보인다.
*
슈오우 영웅 학원.
메인 아레나.
미스 슈오우 선발대회 무대 뒤쪽.
참가자 대기실에는 이번 미인대회에 참전한 히로인들이 한군데 모여 있었다.
올리비아, 린, 에리, 마코토, 카스미, 하루에 아리스까지.
총 7명의 미소녀가 침묵을 지킨 채 자리에 앉아 있다.
모니터에는 무대 화면이 나오고 있었다.
세이라가 막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우승은 안 봐도 뻔하지. 이 은하 제일 미소녀 에리링이 이길 거야. 이 자리에서 주인님을 최고로 많이 사랑하는 것도 에리링이라구!”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에리.
그녀가 브이자를 그리면서 웃으며 개목걸이를 매만진다.
지금도 에리의 머릿속에는 온통 김덕성뿐.
에리는 본인이 김덕성을 가장 사랑한다고 자부했다.
그 모습을 본 시노자키 린이 눈썹을 꿈틀한다.
그녀가 에리를 바라보면서 말한다.
“빨래판. 그게 무슨 헛소리지? 덕성을 가장 사랑하는 건 나, 시노자키 린이다. 나는 덕성을 위해서라면 시노자키 성씨를 버릴 각오까지 되어 있다······!”
린이 비장한 목소리로 말한다.
김 린.
언젠가는 그의 성씨를 물려받고 싶다고 이미 각오한 린이었다.
그 모습을 본 에리가 웃는다.
“에리링은 매일 아침 된장국과 고기감자조림을 만들 각오가 되어 있다구! 여자력이 낮은 젖소는 흉내낼 수도 없는 일이지!”
“큿······. 그, 그건······.”
에리의 말을 들은 린이 입술을 깨문다.
요리 실력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일등 신붓감이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린이었다.
“분하군······.”
원통하게도 에리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모름지기 현모양처라면 매일 아침 맛있는 된장국과 고기감자조림을 남편에게 알몸 앞치마 차림으로 대접할 수 있어야 하는 법.
알몸 앞치마라면 자신 있는 린이었지만, 된장국과 고기감자조림은 아직까지 자신이 없었다.
시노자키류 비전 된장국과 고기감자조림을 제대로 구현해야 승산이 있었다.
‘앞으로 시노자키류 신부수업에 더 철저히 임해야겠군.’
린이 주먹을 불끈 쥐며 각오를 다진다.
“후후. 그럼 주인님에 대한 사랑은 도내 최고 미소녀 에리링의 승리네☆”
말이 없어진 린을 본 에리가 어깨를 으쓱하던 그때.
“잠깐, 니시자와 양. 후배 군의 첫 번째 노예는 나야. 니시자와 양이 아니라. 나는 니시자와 양보다 후배 군을 먼저 만났어. 내가 선배 노예야. 엣헴. 나쁜 남자에 검은 귀축인 후배 군을 사랑하는 마음도 내가 제일 커!”
카스미가 얼굴을 붉히면서 헛기침했다.
“부장 선배가 먼저라도 주인님이 아끼는 노예는 에리링이야.”
카스미의 말을 들은 에리가 볼을 부풀리며 항의하던 그때.
“으으, 에리쨩. 이번만큼은 나도 에리쨩한테 양보할 수 없어. 나도 주군의 1등 노예는 내가 될 거야! 내가 주군을 제일 사랑해!”
마코토가 끼어든다.
마코토의 말에 놀란 에리가 뭐라고 하려던 그때.
“꺄하하하하하. 언니들 초 웃겨.”
저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모두의 시선이 웃음소리가 향한 쪽으로 쏠린다.
거기에는 적색과 흑색이 섞인 투톤헤어가 인상적인 사이드 테일 미소녀, 쿠로사와 하루가 있었다.
“뭐야. 쿠로사와. 에리링한테 불만 있어?”
“아니 그냥 언니들 초 웃겨서. 니시시시. 불만? 아 그것도 완전 있어.”
하루의 붉은 눈동자가 가늘어진다.
“쿠로사와가 아니라 하루. 하루가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했는데 왜 안 불러줘?”
“에베베베베벱 메롱롱롱롱롱. 에리링은 절대 쿠로사와 이름으로 안 불러줄 거지롱.”
“뭐야. 에리링 언니 초 유치해. 흥.”
혀를 내미는 에리의 모습에 하루가 볼을 부풀린다.
“아무튼 하루는 덕성 오빠의 모든 모습을 사랑하는데, 그런 하루 앞에서 언니들이 오빠에 대한 사랑을 논하니까 초 어이없어서 완전 웃겨. 니시시시. 하루 스코어 대량 감점이야!”
하루의 눈동자가 히로인들을 훑는다.
‘역시 하루뿐이야.’
그의 전부를 아는 건.
그의 본모습을 아는 건, 이 세상에서 오직 자신 혼자뿐이다.
“오빠의 최애캐가 될 사람, 오빠를 가장 사랑하고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언니들이 아니라 초 귀여운 갸루 여동생이자 유일한 연하 캐릭터인 하루뿐이라구!”
그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초 귀여운 자신이다.
하루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윙크하면서 혀를 메롱하고 내밀었다.
그 모습을 본 에리가 입술을 깨문다.
그녀의 시선이 하루를 향한다.
“쿠로사와, 역시 건방져······. 황녀님, 황녀님은 무슨 할 말 없어? 회장 선배는?”
에리의 목소리를 들은 올리비아와 아리스의 얼굴이 동시에 붉어진다.
“저는······.”
아리스가 입을 다문다.
연심을 자각하긴 했다.
오래전부터 실은 그를 좋아해 왔었다.
그걸 오늘에서야 겨우 인정했다.
하지만 타인 앞에서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
역시 자신이 없다.
그녀보다 오래 그를 좋아한 소녀들, 그것도 후배들 앞에서 자신이 이제 와서 그를 좋아한다고 고백할 수 없다.
부끄러우니까.
아리스가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그녀가 고개를 숙인다.
아리스와 마찬가지로 에리에게 지명당한 올리비아가 입술을 우물거린다.
“으으으으으······.”
올리비아의 얼굴이 잔뜩 붉어진다.
그녀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누가 김덕성을 더 좋아하는지.
지금 이 대화 주제에 있어서 츤데레인 올리비아는 한없이 불리했다.
스스로의 연심을 자각하고 인정은 했지만, 그렇다고 그걸 솔직히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는 건 별개의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솔직하지 못한 올리비아는 아직 본인의 마음을 타인에게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
“무, 무무무무슨 저, 저저저저한테 왜 그, 그그그런 쓸데없는 걸 묻는 건가요?! 그 바보를 제, 제가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 어, 어어디까지나 전속 시녀로서!! 그의 곁에 아무나 들일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참여하고 있는 것뿐이니까요! 흥!”
올리비아가 고개를 돌린다.
그녀의 얼굴이 뜨거워진다.
‘조, 조조조좋아한다니, 그, 그런 부끄러운 말을 제가 입 밖에 낼 수는 없는 거잖아요!’
좋아한다.
하지만 그 말을 솔직하게 내뱉을 수 없다.
두근, 두근.
올리비아의 심장이 뛴다.
“올리브 언니는 여전히 초 츤데레구나? 니시시시.”
“다, 닥쳐요! 전속 시녀의 자격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한테도 그의 옆자리를 허락할 수 없으니까요! 이 올리비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인정한 남자의 곁에 어중이떠중이를 둘 수는 없어요!! 흥!”
올리비아가 모두를 바라보면서 볼을 부풀린다.
그녀의 얼굴이 빨개진다.
올리비아의 말에 하루가 웃으며 뭐라 하려던 그때.
끼익.
대기실 문이 열린다.
모두의 시선이 열린 입구로 향한다.
거기에는 회색 단발 검은 정장 미녀, 한서진이 서 있었다.
한서진의 차가운 눈길이 대기실을 훑는다.
그녀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린다.
‘때가 무르익었습니다.’
한서진의 머릿속에 방금 엿들은 그녀들의 대화 내용이 머릿속에 재생된다.
김덕성을 향한 애정의 크기를 두고 싸우던 히로인들의 대화.
그분을 향한 그녀들의 마음이 이 정도로 커졌다면.
‘하렘 계획의 다음 단계를 진행할 때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 무방할 것이다.
모든 것은 그분의 하렘을 위해서.
마음속으로 짧게 구호를 읊은 한서진이 공손한 태도로 목례하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2번 참가자분, 무대 위로 올라갈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