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0
10화. 돌아온 사령관
런던 스타디움의 열기는 전반전이 끝난 지금도 뜨거웠다.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갔지만, 관중은 모두 일어선 채 함성을 지르며 기대에 기대를 더했다.
그리고 15분이 지나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 위로 나오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아아-!!!!!!!!!!
라커룸에서 지시가 있었는지 한치우가 하프 서클 아래에 서며 필립과 데이비드에게 손가락을 들어 올리자, 런던 스타디움의 함성은 최고에 이르렀다.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며 울버햄튼의 파울루가 공을 잡았다.
바로 오른쪽 미드필더에게 공을 연결하는 그의 움직임은, 이제 울버햄튼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 끝났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벌써 붙었어! 공을 돌려! 이런!”
하지만 마이크는 쉽게 상대를 놔두지 않았고, 그의 압박에 공은 아웃 라인을 벗어났다.
파울루의 욕이 점점 자신의 동료를 향하기 시작했다.
짝짝!
“좋아! 늑대들이 올라온다! 모두 사람에 신경 써!”
데이비드가 박수를 치며 동료를 격려했다.
울버햄튼은 빠른 시간 안에 균형을 맞추려는지 풀백의 위치가 전반보다 많이 올라와 있었다.
한치우가 중앙을 장악하기 시작하자 양옆을 파고들려는 속셈이 그대로 드러났다.
마이크와 릴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상대 풀백의 움직임을 견제했다.
이미 전 시즌에서도 둘의 전방 압박은 훌륭했다.
비록 그들이 공을 잡은 시간보다 사람을 잡은 시간이 더 길었어도.
스로인을 받아 웨스트햄 쪽으로 길게 차올린 공을 데이비드가 뛰어올라 머리로 걷어냈다.
퉁-
재빨리 내려간 한치우는 파울루가 붙기도 전에 발등으로 가볍게 떨어뜨리며 필립에게 바로 연결했다.
한치우의 귀에 파울루의 욕이 크게 들리자-
“또마 노 꾸(Toma no cu).”
한치우도 포르투갈어로 욕을 갚아 주었다.
“이 새끼가!”
“으악!”
삐익!
욕을 들은 파울루가 한치우를 뒤에서 거칠게 잡아당겼고, 한치우는 얼굴을 감싸며 그라운드 위로 쓰러졌다.
“뭐 하는 짓이야!?”
데이비드가 파울루에게 뛰어가며 그를 위에서 아래로 거친 눈빛을 꽂았다.
주심은 파울루에게 옐로카드를 내밀며 데이비드를 진정시켰다.
파울루가 세상 억울한 표정으로 심판에게 항의했지만.
우우우우우우우우-
휘익! 휘이, 휘이- 휘이익!!
온갖 야유가 그를 향해 쏟아져 내렸다.
필립이 얼른 달려와서 넘어진 한치우를 일으켜 주었다.
“괜찮아!?”
필립은 공을 받자마자 쓰러진 한치우를 보며 깜짝 놀랐지만, 웃으며 일어나는 한치우의 얼굴을 보며 안심했다.
“늑대 두목의 열이 잔뜩 올랐으니까, 너도 조심하는 게 좋겠어. 나만 보지 말고 마이크와 릴, 데이비드의 위치도 확인해. 너는 충분히 그럴 수 있으니까.”
“어, 어! 알았어!”
한치우는 쓰러진 자리에 공을 밟으며 그라운드를 한번 둘러봤다.
화가 뻗친 늑대 무리가 당장에라도 이쪽을 향해 튀어올 것 같았다.
훗-
짧게 웃은 한치우가 공을 길게 찰 것처럼, 오른 다리를 뒤로 길게 뻗었다.
그의 큰 동작에 울버햄튼의 선수들이 뒤로 조금씩 물러났다.
툭-
하지만 공은 왼쪽에 있던 마이크에게 짧게 연결되었다.
간단한 속임수였지만, 울버햄튼 선수 몇몇이 휘청거릴 정도로 효과는 있었다.
마이크는 공을 필립에게, 필립은 다시 한치우로, 한치우는 공을 오른쪽에 있는 릴에게 전환하며 경기장을 전반전보다 넓게 쓰기 시작했다.
마이크와 릴도 한치우의 패스에 적응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수비의 시야에서 사라지려고 애쓰는 둘의 움직임을 한치우는 절대 배신하지 않았다.
양 팀 모두 소득 없이 공을 돌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급한 쪽은 울버햄튼이었고, 웨스트햄은 수비가 강했다. 그리고 한치우는 여유로웠다.
미드필더와의 연계는 패스가 거듭될수록 안정이 되었고, 데이비드 역시 길게 공을 때려 넣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덕분에 울버햄튼 선수들은 빠르게 돌고 도는 공을 따라 계속 뛰어야 했다.
오버래핑과 수비 위치를 오가는 울버햄튼의 풀백들이 점점 지쳐 가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파울루의 거친 견제가 여전했지만, 한치우는 더욱 빠르고 간결하게 공을 동료에게 연결하며 파울루의 견제를 벗어났다.
이미 경고를 받은 그의 입은 적어도 한치우를 자극하지는 않았고, 대신 동료에게 짜증을 내는 말이 많아졌다.
울버햄튼은 포르투갈 출신 선수가 많다.
그렇다고 그들이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한치우에게 욕을 가르쳐 줄 만한 정도였다.
덕분에 한치우의 패스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동료가 잘 쓰는 발 쪽으로 정확하게 연결되었다.
아니, 경기가 시작되고 한치우에게 공만 연결되면 그가 주는 패스에서 문제를 보인 적은 없었다. 오히려 한치우에게 가는 공이 가끔 이리 튀고 저리 튀어도 한치우의 미친 키핑 능력에 가려졌을 뿐이었다.
한치우가 중심이 된 톱니바퀴는 필립과 마이크, 필립과 릴, 그리고 데이비드까지 톱니가 연결되며 경기의 속도를 조절해 갔다.
그리고 한치우는 드디어 카운터의 타이밍을 잡았다.
“주장!”
밑으로 내려간 한치우가 필립에게서 받은 공을 데이비드가 차기 좋게 굴려 주었다.
마치 ‘지금 차 버려!’라고 외치며 구르는 공이 데이비드의 발등에 정확히 맞았다.
퍼엉!
가죽이 터질 것 같은 소리가 들리며, 데이비드가 찬 공이 울버햄튼의 골대를 향해 빠르고 길게 날아갔다.
울버햄튼의 풀백은 이미 하프 라인을 넘어간 채 내려오지 못했고, 무어와 데릭을 한 명씩 맡은 센터백의 수비는 느슨해졌다.
데릭이 이번에는 파울에 조심하며 허리에 힘을 주고 토미의 압박을 이겨 냈다.
위로 뛰어오르는 것이 아니라 팔로 단단히 버틴 데릭은 토미의 몸을 돌아나가며 떨어지는 공을 향해 발을 움직였다.
철렁-
키퍼가 나오려는 것을 확인한 데릭은 왼쪽 골대를 향해 왼발로 감아 찼고, 공은 키퍼의 손을 한참이나 벗어나며 그물을 출렁이게 했다.
해머스의 망치에 얻어맞은 늑대들이 고개를 떨궜다.
“우와아아아아아!”
데릭이 왼쪽 코너로 달려가며 무릎으로 잔디 위를 미끄러졌다.
샤아아아아-
데릭 역시 방방 뛰며 환호하는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몸을 돌렸다.
토미가 주심에게 VAR을 보라고 자꾸 요구하고 있었다.
‘흥! 이게 오프사이드라면, 비디오를 부숴 버리겠어.’
주심이 귀에 꽂은 이어폰에 집중하며 토니에게 떨어질 것을 손으로 지시했다.
“서, 설마?”
“걱정하지 마. 너의 카운터는 완벽했으니까.”
데이비드가 자신의 킥을 믿지 못하자, 한치우가 아니라고 말했다.
‘오프사이드에 걸릴 것 같았으면, 내가 찼다.’
삐익!
역시 주심은 골을 인정했다.
삐! 삐이이이-
그리고 얼마 후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리며, 경기는 2 : 0으로 종료되었다.
“한!”
하프 서클에 서 있던 한치우를 향해 데이비드가 크게 외치며 달려갔다.
“알았지? 카운터가 어떤 것인지?”
한치우가 미소를 지으며 뛰어오는 데이비드에게 말했다.
데이비드는 자신이 흥분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어색한 얼굴로 뛰는 발을 멈춰 세웠다.
아직 한치우와 기쁨을 나누기에는 아직 어색한 감정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다른 녀석은 아니었다.
“하하하하!”
“어!?”
키가 큰 데릭이 한치우를 뒤에서 번쩍 안아 올리며 하프 라인에 섰다.
“한! 너도 아이언에게 인사를 해야지!”
경기장의 전광판에 들어 올려진 한치우의 놀란 얼굴이 크게 잡혔다.
데이비드는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필립과 마이크, 릴이 데릭의 팔을 거들어주며 함께 섰다.
Commander is back!!!!!!!!!!
Commander is back!!!!!!!!!!
Commander is back!!!!!!!!!!
누가 먼저 외쳤는지는 모르지만, 런던 스타디움을 가득 울리는 구호가 그라운드로 쏟아졌다.
사령관이 돌아왔다!!!!!!!!!!
런던 스타디움과 어울리지 않는 구호였지만, 60,000여 명의 아이언은 진심으로 오늘의 승리와 한치우의 복귀를 기뻐했고, 축하해 주었다.
한치우는 오른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는 주먹으로 가슴에 있는 엠블럼을 두드렸다.
사령관이 돌아왔다.
* * *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 위로 카메라와 마이크를 든 사람들이 곳곳으로 뛰어다녔다.
그들이 가장 먼저 찾은 선수는 한치우였다.
“미스터 한. 오늘 경기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웨스트햄으로 이적하고 리그 1라운드를 홈에서 승리했습니다! 몸은 괜찮은 것입니까!?”
“전 시즌보다 몸이 더 가벼워 보이는데 팀 닥터의 영향입니까!?”
기자들이 말을 한꺼번에 뱉어냈다.
“예. 한스 박사님은 훌륭하신 분입니다. 누구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오늘 저는 해머스로서 첫 경기를 뛰게 되었는데, 결과가 좋아서 기쁩니다. 승리의 이유는 함께 뛰어 준 동료와 응원을 보내 주신 아이언에게 있습니다.”
한치우는 간단하게 대답을 하고 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눈이 뻑뻑해지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에 빨리 축구화를 벗고, 씻고 싶은 마음이 컸다.
기자들은 다른 곳에서 진행되는 감독들의 인터뷰 자리로 빨리 이동했다.
“지금 런던 스타디움을 가득 울리고 있는 구호가 들리십니까!? 이것이 오늘 일어난 모든 일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머스는 앞으로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올 시즌 해머스는 반드시 유로파로 갈 것입니다!”
얼굴이 붉게 상기된 그랜트 감독이 감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런던 스타디움의 구호보다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은 코디 그린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흠. 솔직히 커맨더를 주의하지 않은 것은 제 실수입니다. 인정합니다. 그는 확실히 돌아왔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 아스날은 커맨더를 내버려 둔 것인지. 그리고 그와 왜 재계약하지 않았는지! 제가 거너스의 감독이 아니라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스날은 분명히 커맨더를 내보낸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카메라맨들은 그린 감독의 분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을 담았고, 기자들의 마이크는 그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담았다.
기자들은 한스 슐츠 팀 닥터와도 인터뷰하기를 희망했지만, 그의 인터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미 실버 형제가 팀 닥터의 인터뷰를 통제했기 때문이었다.
한스 박사의 인터뷰 대신 웨스트햄과 울버햄튼의 경기가 하이라이트로 계속 방송이 되며, 많은 전문가가 자신들의 의견을 쏟아냈다.
“예전에 많은 클럽에서 한치우의 재활 가능성을 두고 고민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월드컵이 한창 진행 중이라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지만, 재활에 관하여 세계 최고인 뮌헨과 한이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했던 리옹에서도 그의 재활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재활에 어느 정도 시간을 소비하게 될지는 예상할 수 없어서 결국 영입은 이루어지지 않았었죠.”
“아스날의 의료진은 예전부터 종종 오진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죽하면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유능한 의사를 직접 찾아다닐 정도였으니 말이죠. 하지만 아스날은 한치우 선수에게 더 투자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 것이 분명합니다. 보통 일 년 전에는 재계약을 마무리하지만, 커맨더와의 재계약은 계속 미뤘지요. 아! 그들의 심정은 이해합니다. 만일 방출 리스트에 올려 이적 협상을 벌였다면, 구너의 강한 반발을 맞이하게 되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결국 반발은 일어날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일을 얘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아직 리그 1라운드가 끝났을 뿐입니다. 한의 플레이를 보면, 전과는 달리 드리블을 줄이며 동료와 주고받는 패스 위주의 경기를 했습니다.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앞을 예상하는 의견 대부분은 지켜봐야 한다는 쪽으로 쏠렸지만 말이다.
* * *
런던을 동, 서로 나누었을 때.
런던의 서쪽은 부유했고, 동쪽은 가난했다.
그럼에도 웨스트햄의 아이언은 자신의 팀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고, 런던 스타디움에 입장하는 티켓을 구매하는 일에 땀 흘려 번 돈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동런던의 일요일 저녁은 축제 분위기였다.
런던 스타디움 주변뿐만 아니라 곳곳에 자리한 펍들은 이미 사람들이 더 들어올 수 없을 만큼 가득 차 있었고, 거리마다 사람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1라운드 승리를 만끽했다.
내일부터 다시 피곤한 노동의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승리자가 되어 승전가를 부르는 지금을 즐겼다.
사령관이 돌아왔다는 구호는 버블송만큼이나 거리의 곳곳을 울려댔다.
한치우를 믿지 못한 사람 중에는 술에 취해 울며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것처럼 친구의 팔에 매달려 그를 비난했던 과거를 후회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마 칼튼이 가장 많이 후회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템스강 하류 가까이에는 조선소들이 많았고, ICF의 단골 펍 역시 조선소 근처에 노동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쉽(SHIP)이라고 적힌 작은 간판이 걸린 일 층 안에는 이미 ICF뿐만 아니라 지미의 클럽인 리얼 아이언의 멤버들도 함께 하고 있었다.
“지미! 내가 사과한다! 네가 옳았어! 사령관은 돌아왔다고!”
칼튼은 운 듯한 얼굴이었지만, 아무도 그의 얼굴을 가지고 놀리는 사람은 없었다.
“끄억! 솔직히 저도 이 정도까지 잘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는 대단한 남자라고요!”
지미가 거품이 넘쳐흐르는 맥주를 들이켠 후 트림과 함께 말을 쏟아냈다.
“그래! 그는 하늘이 우리 해머스와 아이언을 위해 보내 준 망치야! 토르의 망치라고!”
“그거 대단한데요! 묠니르(‘mjolnir’를 영국식 영어로 발음하면 미오넬 이라는 소리가 되지만, 편의상 묠니르라고 표기합니다.)라고요!?”
“그래! 묠니르! 이제 커맨더의 이름은 옛것이야! 그는 이제 해머스의 묠니르라고!”
칼튼은 어느새 한치우를 추앙하고 있었다.
“자! 약속대로 우리의 배너를 제작하자! 묠니르, 그리고 그의 이름을 함께 넣는 것이지! 어때!?”
“굉장해요! 맞아요! 커맨더는 돌아왔어요! 그것도 해머스의 묠니르가 되어서!”
칼튼과 지미는 눈이 반짝거리며 한치우를 위한 배너를 제작하는 일에 계속 의견을 주고받았다.
지난주의 집회는 잊은 지 오래였다. 여기에 훌리건은 없었다.
그들의 밤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반대로, 런던의 북쪽은 분위기가 묘했다.
아스날은 어제 이미 1라운드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비록 약체인 위건을 홈으로 불러들여 겨우 1 : 0으로 이긴 승리였지만 말이다.
구너 역시 토요일 밤을 승리에 취해 즐겼고,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이름을 함께 부르며 새로운 거너스가 된 것을 축하했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 어제도 펍에 모였던 그들은 다시 하나둘 펍으로 모였다.
“경기 봤어?”
“그래. 커맨더, 젠장! 배신자의 모습이 궁금해서 티브이를 켤 수밖에 없었지.”
“나도 마찬가지야! 오, 세상에! 사령관이 돌아왔다니! 그건 여기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울려 퍼져야 할 구호라고!”
쾅!
누군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맥주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지랄 맞을!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우리가 더 강력하게 한의 재계약을 주장해야 했어!”
“맞아! 충분히 재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고! 이년 전에 한이 부상을 당하며 회복 기간이 길어지지만 않았어도!”
“이미 주주들은 한을 버려 두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어! 이것은 주주들이 우리를 속인 것이야!”
“하, 하지만 우리도 어제는 이겼다고…….”
“럭비팀과 그라운드를 함께 쓰는 위건을 상대로 이기는 것이 당연하지! 커맨, 젠장! 한이 있었을 때 위건은 우리에게 단 한 번도 승점을 가져가지 못했어! 한 번도!”
“이건 정말 말도 안 돼! 어떻게 단단한 것밖에 모르는 아이언의 입에서 그런 구호가 나올 수 있는 거지!? 아이언도 미친 게 분명하다고!”
구너의 불만은 증폭되었다.
“슈미트 감독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끝까지 강력하게 한을 지켰어야지!”
“그래도 계약 기간까지 한을 잡아 둔 것도 슈미트라고.”
“흥! 그래서 이적료도 받지 못하고, 결국 그를 FA로 저 더러운 동런던에 던져 준 꼴이 되었지.”
“이것은 감독의 문제가 아니야! 맨 위부터 이미 썩을 대로 썩었다고!”
“돈만 밝히는 프레딕이 어떻게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거지!?”
“그는 처음부터 한을 사랑하지 않았어! 그리고 그가 보낸 것은 커맨더만이 아니었지! 황금에 눈이 먼 그는 선수를 사랑하지 않아!”
“나, 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어, 어떻게 커맨더가 그렇게 완벽하게 부활할 수 있었지?”
“흥! 저 돌팔이 해리 보틀은 아스날의 암 덩어리에 불과해! 길에서 만나면 가만두지 않겠어!”
동런던과 달리 북런던의 밤은 거칠게 물들고 있었다.
* * *
“예. 지금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런던 스타디움이 한치우 선수의 복귀를 외치고 있습니다. 경기는 2 대 0으로, 웨스트햄이 홈에서 울버햄튼을 무찔렀습니다. 김한식 부장님. 첫날인데 간단한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흠, 흠. 예. 죄송합니다. 목이 메는군요.”
실제로, 경기를 중계하던 김한식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그의 눈도 붉어진 것이 보일 정도로 감정이 올라와 있었다.
앞에 놓인 생수병을 들어 목을 축인 김한식의 입이 다시 열렸다.
“제가 본 것이 맞았다면, 한치우 선수의 상태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괜찮아 보입니다. 한때는 축구 선수였던 저도 한치우 선수의 복귀를 진심으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경기 중계가 벌써 기대가 되는군요.”
기대하는 사람은 캐스터와 해설 위원이 전부는 아니었다.
중계가 끝난 직후, 대한민국 커뮤니티 사이트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