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36
136화. 마리아 소냐
오랜만에 러시 그린 훈련장의 스탠드가 한산했다.
그랜트 감독의 전술을 비난하거나 최근 웨스트햄의 훈련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팬들의 목소리가 훈련장의 그라운드를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반대편에 기자들이 모이는 스탠드는 반도 차지 않았다.
계속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훈련에 흥미가 떨어진 것일 수도 있지만, 오늘은 이번 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국가대표 소집 훈련에 차출될 선수 명단이 발표되는 날이었기에 런던의 기자 대부분이 그쪽에 가 있었다.
8월 30일 월요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미디어 홀.
“웨스트힐 감독님. 굳이 상대하는 팀이 없는데도 대표팀 훈련을 진행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예. 많은 분께서 어떤 점을 걱정하고 계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시즌이 시작한 마당에 굳이 대표팀 훈련까지 소화하며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이유가 없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저는 소중한 A매치 데이 기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개최국 자격으로 예선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고 해서 가만히 2030년을 기다리고 있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죠.”
“앞서 발표한 28명의 선수 구성을 보면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모두 어린 선수 위주로 이번 훈련 소집에 차출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감독님의 의도는 알겠지만, 굳이 따로 훈련하지 않아도 리그에서 뛰는 유망주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방금 질문하신 기자님께 묻겠습니다. 다음 월드컵 저희가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예. 물론입니다. 지난 월드컵에서도 아쉽게 프랑스에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지만, 다음 월드컵은 다릅니다! 무엇보다 영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 아닙니까?”
“영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니까 우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는 그런 생각으로 지금까지 축구 기자를 해 오신 거라면, 지금 당장 다른 일을 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무, 무슨!?”
“이봐요! 우리가 축구의 종주국이기는 하지만, 월드컵에서 그에 맞는 성과를 이루었다고 보십니까!? 올림픽에서는 어떻습니까? 2012년도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때 우리는 축구 종목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습니까!?”
“죄, 죄송합니다.”
“저도 흥분했습니다. 물론, 각 클럽의 아카데미에서 뛰어난 유망주들이 매년 발굴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이번에 어린 선수 위주로 차출한 것은 월드컵도 있지만, 내년 유로도 미리 준비한다는 뜻도 있습니다. 이런 기회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성인 대표팀의 훈련에 참여하게 된다면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우리 잉글랜드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믿습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 디그 웨스트힐.
지난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월드컵 4강으로 이끈 젊고 유능한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는 보수적인 축구 협회 안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리치몬드와 대립하는 일이 많기로 유명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가오는 영국-아일랜드 월드컵에 우승하기 위해서 프리미어 리그에 소속된 클럽들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소속팀의 이익과 성적을 먼저 생각하는 클럽의 수뇌부와 감독으로서는 웨스트힐 감독의 발언이 마음에 들 수가 없었다.
이번 월드컵 예선 기간에도 웨스트힐 감독은 평가전을 치를 상대를 구하는 대신, 대표팀 훈련 일정을 진행한다고 발표했었고,
오늘 발표한 명단에는 기존의 주축 선수들 대신에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여 기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감독님. 발표한 명단을 살펴보면 웨스트햄의 선수들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현재 웨스트햄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게 사실인데요. 지난번 대표팀에 소집된 찰스 미들턴의 이름도 보이지 않고요.”
“예. 웨스트햄의 선수들은 차출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현재 그들이 대표팀 훈련 일정까지 소화하기에 무리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지금 소속 클럽 안에서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을 제대로 배우고 있더군요. 데이비드 벨과 찰스 미들턴 선수에게는 아쉽겠지만, 다음 기회에 함께 훈련할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예? 죄송합니다.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필요한 부분이 어떤 뜻입니까?”
“마음가짐. 그랜트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던 투혼! 우리 잉글랜드는 이제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내려놓고,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 한 골이라도 더 넣겠다는 욕심! 그리고 절대 질 수 없다는 투지! 이 모든 것들이 투혼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더군요. 다가오는 월드컵은 한 세기의 역사를 기념하는 대회입니다. 우리가 이 대회에서 월드컵을 들어 올린다면, 그때! 축구의 종주국으로서 새로운 한 세기를 당당하게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파바바바- 파밧!
“뭐야? 설마, 삼사자 군단(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의 별명)도 좀비 군단이 되는 거야!?”
“윽! 상상만 해도 토가 나올 지경이야.”
“우리가 이런 식으로 유명해질 줄은 몰랐는데.”
“흥! 그러니까, 한스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스포츠 마사지를 제대로 끝까지 받으라고, 도망칠 궁리만 하지 말고! 회복 속도가 너희 둘만 가장 더디잖아!”
“아픈 건 싫다고.”
“맞아. 그 고통은 정수리를 뚫고 올라가는 느낌이야! 으으으!”
“그래도 지친 근육을 풀 수 있을 때, 잘 풀어 둬.”
“한! 너는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어떻게 시원한 느낌이 든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거지!?”
“시원한 것을 시원하다고 하는데 뭐가 잘못됐지? 릴. 나중에 한국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아무나 잡고 물어봐. 마사지를 받고 나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무엇인지.”
“됐어!”
러시 그린 훈련장의 휴게실에서도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의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휴우! 역시! 차출되지 않았어! 찰스! 다행이다!”
“예! 진짜 대표팀 훈련까지는 무리예요! 그리고 저런 분위기라면 더더욱! 정말 감사합니다! 감독님!”
선수들이 방송을 시청하며 저마다의 소감을 이야기하는 와중에 데이비드와 찰스는 이번 소집에서 제외된 것을 다행이라 여기고 있었다.
지금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웨스트힐 감독은 둘이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을 꿈에도 모를 것이다.
* * *
[아스날. 세비야의 플레이메이커 영입에 결국, 성공하다.] [미에라 감독. 원하던 선수의 영입으로 아스날은 예전의 모습을 점점 찾아갈 것.] [세비야의 수소 나바스. 무난하게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할 듯.]이날은 이적 시장이 닫히기 전날이었기 때문에 여러 클럽에서 이적과 영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 중, 아스날은 미에라 감독이 요청한 선수 자원 가운데 세비야의 유망주 수소 나바스를 영입하는 데 성공하며 미드필더 자원을 보강할 수 있었다.
“예. 아직도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팬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당장 프리미어 리그 순위표 최상단에 아스날의 이름을 올릴 수는 없겠지만, 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순위까지 끌어올리는 게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커맨더를 그리워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스날을 정상으로 올리는 것도 있지만, 커맨더의 흔적을 지우는 데도 있습니다. 그 시작이 수소 나바스의 영입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아스날의 미에라 감독은 어수선한 아스날의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대부분의 구너들은 미에라 감독의 발언에 반발하는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그래도 조금씩 미에라 감독을 지지하는 세력이 생겨나고 있었다.
과연, 미에라 감독의 계획대로 아스날을 예전의 명가로 되돌려 놓고, 한치우의 흔적을 지울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알게 되겠지만 말이다.
파비오 사키 감독을 데려오며 3라운드까지 승점 9점을 획득한 첼시는 이날까지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일 이적 시장이 닫히기 전까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었다.
8월 31일 화요일 오전.
첼시의 마리아 소냐가 기자들 앞에 섰다.
“안녕하십니까. 첼시의 영업 이사 마리아 소냐입니다. 오늘 첼시의 공식 발표를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른 시간에 찾아 주신 분들게…….
그동안 블루스를 위해 뛰어 준 브르노 졸라가 AC 밀란으로 이적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부디 밀라노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신, 저희는 역시 AC 밀란의 미드필더 디에구 알렉스와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습니다. 사키 감독님과 함께한 시간이 긴 만큼 블루스에서도 좋은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바바 아사모아를 맨유로, 요망 라르케를 친정팀인 보르도로…….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키 감독님께서는 아카데미에서 훌륭한 유망주들로 빈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첼시 아카데미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합니다. ……저는 이제 스위스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해서 구체적인 질문은 감독님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
잠시 기자회견장에 정적이 흘렀다.
마리아 소냐는 이적 시장 마지막 날, 폭풍과도 같이 선수들의 방출을 발표했다.
회견장을 떠나는 마리아를 잡을 수 있는 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타닥! 타다닥!
[브라질 출신의 디에구 알렉스! 사키 감독의 부름을 받다!] [블루스의 앵커 바바 아사모아 라이벌 맨유로 전격 이적! 그 누구도 블루스의 선수가 레드 데블스의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을 것.] [요망 라르케. 고향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혀.]대신 금방 발표한 마리아의 발언을 토대로 빠르게 기사를 올리기 바빴다.
“사키 감독님! 바바 아사모아는 훌륭한 수비형 미드필더인데요. 얼마 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가나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그 중심에는 아사모아 콤비라고 불리는 바바 아사모아와 아사모아 파티의 더블 볼란치가 있었습니다. 아쉽지 않겠습니까?”
“흠, 예. 솔직히 그의 능력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제 전술에 맞지 않는 선수는 분명합니다. 제 축구의 기본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지역 방어, 그리고 빠른 공, 수 전환입니다. 제게 맨 마킹이 뛰어난 선수는 오히려 팀 전술에 방해될 뿐입니다.”
“디에구는 피지컬이 좋으면서 시야가 넓고, 브라질 출신답게 탈 압박에도 능하지만, 브르노보다는 수비적인 위치에서 공, 수 조율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리고 오늘 발표한 방출된 선수 중에는 바바를 제외하면 공격적인 위치에서 득점에 관여하는 선수가 대부분인데…… 추가로 영입하는 자원이 없다면, 스쿼드가 얇아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제가 추구하는 축구의 방향은 열한 명이 한 명처럼 움직이는 데 있습니다. 굳이, 누가 득점을 올린다? 누가 수비에 전념한다? 이런 일차원적인 개념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배울 것이 많은 어린 선수들이 제 가르침을 더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신의 스타일이 굳어 버린 선수는 제 전술을 받아들이기 힘들 테니까요. 그리고 언제나 모든 것은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법입니다.”
“선수 욕심이 많기로 유명한 나발리 구단주로서는 이번 이적 시장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결과가 아닙니까?”
“흠. 제게 주어진 시간이 많았다면, 필요한 선수들을 더 영입했을 수도 있었겠죠. 그리고 우리는 충분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구단주 역시 클럽의 수뇌부와 감독이 바뀌는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고, 쓸데없는 지출을 막았다는 데에는 동의했습니다.”
“혹시 겨울 이적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지금 상황으로 보면 첼시는 지출이 거의 없고, 오히려 막대한 수익이 예상되는데요. 고액의 연봉을 받았던 선수들도 다수 정리가 되었고, 그 자리에는 주급이 얼마 되지 않는 어린 선수들이 채워진 것이 아닙니까?”
“수익이라? 저는 선수들을 장사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을 계산하는 사람은 따로 있지요. 하지만 클럽의 재정이 풍족해지면 제가 원하는 선수를 겨울에 데려오기가 수월해지지 않겠습니까?”
“혹시 한의 영입을 계속 추진할 생각입니까?”
“뭐,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키 감독은 딱 잘라 말하지 않았지만, 기자들은 첼시가 겨울 이적 시장에서 반드시 한치우를 노리고 거액의 베팅을 할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마리아가 스위스행 비행기를 언급한 이유.
오늘은 스위스 니옹에서 2027–2028 챔피언스 리그 조 추첨이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 * *
스위스 니옹 UEFA 본부 특별 행사장.
“유럽을 대표하는 챔피언 여러분. 오늘같이 아름다운 밤 이렇게 여러분을 뵙게 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지난주,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마침내 본선 경기를 치르게 될 32개 팀이 결정되었습니다. 이제 오늘 밤 이곳에서 조 추첨이 끝나게 되면 우리는 다시 별들의 왕! 빅이어의 주인공을 가리는 별들의 전장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넓은 홀에는 쳄피언스 리그 본선에 진출한 32개 팀의 관계자들이 앉아 있었고, 맞은 편에 설치된 대형 무대에는 중년의 백인 남자가 조 추첨식의 시작을 알리는 멘트를 하고 있었다.
“보얀 체사르. 저 사람의 손에 우리의 운명이 달려있군요?”
“후! 떨립니다. 이제 좀 실감이 나는군요.”
“하하하! 감독님께서 이렇게 긴장하시는 모습은 처음 봐요!”
휴 실버가 긴장한 그랜트 감독을 보며 밝게 웃어 주었다.
긴장을 풀어 주려는 것이다.
“웨스트햄은 네 번째 포트여서 더 긴장되겠군요?”
“뭐, 아직 클럽 랭킹이 바닥이니까요.”
“챔피언스 리그에서 괜찮은 성적을 거둔다면, 순식간에 오를 테니까 준비를 잘하는 게 좋을 거요.”
“충고 감사합니다. 미스터 나발리.”
그리고 둘의 양옆으로는 맨시티의 나스르 구단주와 할스 감독, 첼시의 나발리 구단주와 마리아가 앉아 있었다.
마리아의 옆으로는 리버풀의 뮐러 감독과 중년의 신사가 귓속말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나도 성공했어. 나스르와 나발리 사이에 앉아 있다니. 그리고 포트의 순서가 무슨 상관이야. 일찍 뽑힌다고, 먼저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휴는 나름대로 추첨식을 즐기고 있었다.
클럽 랭킹이 낮아 마지막 포트에 배정되었다고 해도, 지금 자리에 앉아 있는 순서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 순위 그대로가 아닌가.
“전차군단의 대장이 은퇴할 때까지 계속 주급을 주려면, 못해도 8강까지는 진출해야 할 것이오. 아무리 실버 인베스트먼트가 잘 나가는 투자 회사라 할지라도 직원들을 굶길 수는 없으니. 그리고 이제 경험해 보면 알게 되겠지만, 장거리 원정을 떠나는 비용도 무시 못 하지. 안 그렇습니까? 나스르 구단주?”
“우리가 걱정할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해머스 역시 프리미어 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입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끼리 견제할 이유가 없어요. 적어도 조별 리그에서는 만날 일이 없으니까요.”
나발리 구단주가 여유로운 웃음을 보이며 나스르에게 물었지만, 나스르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휴 실버 역시 나발리 구단주의 말에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미소로 일관했다.
‘흥! 잘난 척은! 두고 봐라. 기필코 너의 그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게 해 줄 테다. 그리고 나스르. 다음 시즌에는 내가 그 자리에 반드시 앉아 있게 될 거야!’
드미트리 나발리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휴 실버의 두 눈은 옆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나스르 역시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현재 웨스트햄의 재정 상태로는 돌아오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선수들의 정리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 런던 스타디움의 티켓 가격을 인상하거나, 이번 챔피언스 리그에서 준결승 진출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할 거예요. 이것도 현재 웨스트햄 선수들의 주급만을 계산한 정도이죠.”
이 말에는 휴 실버도 계속 시선을 앞으로 두고 있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랜트 감독 역시 놀란 눈으로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나스르와 관심이 없던 뮐러 감독까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었다.
“첼시의 새로운 영업 이사께서는 저희 선수들의 주급을 정확히 알고 계신가요?”
“계약서를 제가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적어도 묠니르의 주급보다 대장의 주급이 더 많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어요.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는 최고 연봉자 중의 한 명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웨스트햄의 선수들의 주급 인상은 한때, 런던을 시끄럽게 했었죠. 제 말을 오해하지는 마세요. 저는 여기 계신 모든 분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든지 서로 도울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어요.”
마리아의 파란 눈동자가 휴 실버의 파란 눈동자와 마주쳤다.
“제가 그들을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시는군요?”
“물론, 현재 선수들의 클럽 하우스 공사를 연기하며 어느 정도 자금을 묶어 두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결국, 임시방편일 뿐 정상적인 대안이 아니죠. 실버 인베스트먼트는 투자 기업이죠. 투자 기업이 투자하지 못하고 악조건의 환경에 묶여 있다 보면, 결국! 고객은 떠나게 되고, 기업은 도산하고 말 것이에요.”
“소냐 이사님께서는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전차군단의 대장과 묠니르. 둘 중의 하나는 포기하세요. 하나를 포기하면 열을 지킬 수 있고, 포기하지 않으면, 전부를 잃게 될 거예요. 그리고 겨울에 저희가 도와드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