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91
191화. 독주 (2)
내 발에서 떠난 공을 건드려 보려고 다리를 들어 버렸던 가브리엘이 구겨진 얼굴로 허리를 돌리는 모습이 지나갔고,
투 – 웅 –
‘멋을 낼 필요는 없는데.’
찰스가 몸을 돌려 뒤를 확인하지도 않곤 오른발 뒤꿈치로 공의 방향을 바꾸는 모습까지 확인했다.
공은 제임스의 놀란 얼굴을 놀리듯이 그의 다리 옆으로 도망가 버렸고,
나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찰스가 깔아 준 공을 군더더기 없이 정확히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촤아아아 –
위고의 허망한 눈동자가 그때와 비슷해 보였다.
“와아아! 한! 정말 대단해요!”
그리고 그때와 똑같이 찰스가 뛰어오며 나에게 안겼다.
“네가 잘한 거야.”
나 역시 그때와 똑같이 찰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 7라운드에서 우리는 이렇게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골에 성공했었다.
“가자! 아이언들이 부르는 곳으로!”
“예!”
“이제 제법 단단한 망치가 되었는데?”
“열심히 해야죠! 묠니르에게 어시스트를 하려면! 어!? 어!?”
팍! 화악! 파바박!
찰스를 데리고 묠니르의 구호를 외치는 아이언들에게 가려던 우리는 하프 라인에서 멈춰야만 했다.
“한!”
“찰스! 이 녀석!”
“역시! 성공할 줄 알았어!”
“내가 수비까지 내려온 덕분이지!”
“그래! 아쉬! 너도 최고야!”
우리를 덮치려는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는 예상하고 있었기에 살짝 몸을 뺄 수 있었지만, 찰스를 구해 줄 수는 없었다.
* * *
삑!
“선수 교체!”
〈두 골의 차이를 좁히려는 의도로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후반전 시간이 꽤 남았는데도 할스 감독이 승부수를 띄우는 것 같네요?〉
〈그렇죠. 그리고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왼쪽 풀백 콜 도일을 불러들이고, 포워드인 페란 고리스를 내보냈다는 것은 이른 시간에 만회 골에 성공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이번 라운드의 경기는 의미가 크죠? 웨스트햄이 승점 3점을 획득하면 승점 2점 차이로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서고, 맨시티가 승리하면 웨스트햄과 4점 차이까지 벌어지게 되니까요〉
〈과연, 맨시티가 이번 교체로 아이언 실드를 뚫을 수 있을까요?〉
〈음, 조금 전, 실점 상황에서 파블로 미로의 공격 선택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제가 저 자리에 있었어도 거기에서 아슈르 송이 튀어나오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쓰리톱이 모두 있는 상태에서 장신의 고리스까지 들어간 만큼, 미로의 공격 선택이 다양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히카르두 페레이라도 아래부터 흔들겠죠. 이제는 두 골을 지키느냐, 두 골을 만회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웨스트햄이 한 골 더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하하! 예. 그렇게 되면, 이 경기는 사실상 끝난 거나 다름이 없겠죠.〉
〈아! 제가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제 한치우 선수가 프리미어 리그 득점 부분과 도움 부분에서 동시에 선두에 올랐습니다! 반대편에 뛰고 있는 파블로 미로의 기록을 오늘 선제골에 도움을 주면서 넘어섰군요! 득점 선두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지하고 있었으니까요! 정말 대단합니다!〉
“조나단 위로 올라가! 마이크! 릴! 좀 내려!”
데이비드가 하프 라인에 서 있는 페란을 확인하고 다시 수비 위치를 조절했다.
‘페란이 들어온다면, 머리를 노리는 크로스까지 이어질 거야. 페널티 에어리어 주변을 더 단단하게!’
웨스트햄의 포메이션이 이번에는 4-3-1-2로 바뀌었다.
한치우가 마이크, 조나단, 릴 위에 서 있었지만, 언제라도 수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였다.
그리고 데이비드와 로빈의 앞쪽으로 세 명이 페널티 에어리어 주변에서 1차 저지선을 만들며 골대 쪽으로 향하는 각도를 틀어막았다.
삑!
퉁!
히카르두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마자 파블로가 아닌 길게 차는 능력이 뛰어난 프레디에게 공을 밀었다.
페란이 중앙에서, 말렉이 왼쪽에서, 그리고 지몬이 오른쪽에서 골대를 향해 빠르게 뛰었다.
파블로 역시 뒤는 보지 않겠다는 듯이 페트릭과 함께 골대로 향했다.
“사람 놓치지 마!”
“공 보지 마!”
데이비드와 로빈이 불같이 외치지 않아도 달려드는 상대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웨스트햄 선수들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퍼어엉 –
프레디가 굴러오는 공을 망설임 없이 골대를 향해 길게 차올렸다.
팟!
팍!
화악 – 확!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페란과 데이비드가 동시에 몸을 위로 솟구쳤고, 그 주위로 선수들이 엉겨 붙었다.
“큭!”
툭 –
데이비드보다 키가 큰 페란이 날아오는 공을 먼저 머리로 건드리는 것은 성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공은!?”
데이비드는 인상을 구기며 떨어지는 페란과 달리 날카롭게 주위를 훑으며 먼저 상황부터 파악했다.
데이비드를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해서 페란의 머리에 정확히 맞지 못한 공은 오히려 날아온 반대 방향으로 튕겨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히카르두와 조나단이 달려오고 있었다.
“조나단에게 맡기고, 상대에 집중해!”
데이비드가 일어서는 페란의 옆으로 붙으며 외쳤고, 다른 선수들은 빠르게 흩어지는 맨시티 선수들을 놓치지 않았다.
조나단은 지난 시즌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이 날아오는 공에 반응하지 않고, 끝까지 히카르두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멍청하게 덤볐다면, 다시 지난 시즌의 악몽이 되풀이되었을 거야!’
툭 –
척!
히카르두가 다리를 길게 뻗어 발등으로 공을 당겨오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옆에 착 달라붙어 골대를 향해 뛸 수 없게 압박을 시작했다.
휘 – 이. 휘 – 이 –
히카르두의 상체가 복싱 선수의 움직임을 흉내 내며 좌, 우로 크게 흔들렸다.
조나단은 그 움직임에 눈을 부릅뜨며 상체를 숙였다.
‘패스는 놔둔다! 골대로만 가지 못하게 막는 거야!’
동료를 믿는 것이었다.
다른 쪽의 움직임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지만, 조나단은 오직 히카르두의 눈을 보며 상체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후욱 –
차작!
“!”
순간, 히카르두의 얼굴이 조나단의 시야를 가득 메우며 바로 덮칠 듯이 몸이 들어왔다.
‘쫄지마!’
뿌득!
조나단의 아래턱이 불룩해지며 눈이 감기지 않도록 잔뜩 힘을 주고,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툭, 툭 –
‘라 크로케타!’
히카르두는 조나단의 시야를 자신의 상체로 덮어 버린 다음, 두 발로 공의 위치를 바꾸며 왼쪽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공으로 시선이 떨어진 히카르두는 조나단이 눈도 감지 않은 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한의 라 크로케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착, 터억 –
“어!?”
조나단은 재빨리 오른발을 축으로 몸을 뒤로 돌리며 어깨를 뻗어 히카르두의 가슴을 막아 냈다.
훈련장에서 개인 훈련을 도와준 한치우를 막아 내며 수도 없이 반복했던 수비 동작이었다.
둘의 몸이 찰싹 달라붙어 있었기 때문에 진로 방해가 선언되지도 않았다.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빠져나갔다면 조나단의 파울이 될 수도 있었지만, 히카르두는 그만 방심하고 만 것이다.
“잘했어.”
투웅 –
그리고 어느새 나타난 한치우가 히카르두의 발에서 멀어지는 공을 왼쪽 아웃 라인을 향해 길게 밀었고, 조나단에게도 칭찬을 잊지 않았다.
“계속 놓치지 마!”
“예!”
조나단은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하프 라인을 향해 달리는 한치우를 보지 않고, 오직 히카르두만 바라봤다.
‘절대 놓치지 않겠습니다!’
“X팔!”
그리고 귀로 들리는 히카르두의 거친 욕설이 오히려 한치우의 칭찬보다 더 기쁘게 들리고 있었다.
* * *
한치우가 발끝으로 밀어낸 공은 페트릭과 파블로의 사이를 통과하며 아웃라인을 따라 달리기 시작한 페어의 발 앞까지 무사히 잘 도착했다.
‘이제 찰스도, 조나단도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었어. 정말 잘하고 있다!’
한치우의 눈에 히카르두를 수비하는 조나단의 움직임은 마치 아사모아를 보는 것 같았다.
‘이대로만 잘 성장한다면, 분명히 아이언 실드의 중심으로 활약을 이어 갈 거야!’
“아직 공격 숫자가 많지 않아! 포워드 놓치지 말고!”
그때, 프레디의 외침이 한치우의 오른쪽에서 들렸고, 그 사이 웨스트햄의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엉켜있던 선수들도 정신을 수습하며 빠르게 위치를 찾아 달렸다.
하지만 앞에 보이는 한치우의 뒤를 쫓아 달리는 상대는 없었다.
파앙 –
페어의 왼발 크로스가 조르주의 앞에서 길게 휘어지며 빠르게 골대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자존심이 상했나?’
한치우의 시야 안으로 날아오는 공을 향해 아슈르와 제임스, 그리고 위고까지 몸을 띄우고 있었다.
펑!
위고는 골키퍼였지만, 원래 앞으로 잘 나오는 성격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위치는 아슬아슬하게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에 바짝 붙은 곳에서 길게 팔을 뻗어 아슈르의 머리 위에서 공을 쳐 내고 있었다.
아마 한 발이라도 더 앞으로 나왔다면, 바로 핸드볼이 선언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떨어지는 공을 향해 릴과 프레디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파악 – 퉁!
프레디는 릴의 옆에서 겁도 없이 몸을 날려 머리로 공을 밀어냈고, 릴은 발을 뻗다가 깜짝 놀라며 다시 내릴 수밖에 없었다.
프레디의 집념이 다시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 오기 직전이었다.
공은 원래의 위치로 내려오는 조르주를 향해 구르고 있었고, 그 뒤를 페어가 쫓고 있었다.
“침착해!”
프레디가 벌떡 일어나며 조르주를 도와주러 허겁지겁 달리기 시작했지만,
팡 –
뒤에 붙은 사람이 페어인 것이 부담되었는지 조르주는 그만, 공을 발등으로 차올리고 말았다.
정확하게 차지 못한 공이 이상하게 굴절되며 도착한 곳은 하프 서클 앞에 있던 한치우의 발등이었다.
투욱 –
퉁 –
퍼! 어 – 엉 – !!!
살짝 끌어당기는 동작으로 공을 가볍게 떨어트린 한치우는 잔디에 맞아 살짝 튀어 오르는 공을 발등으로 사정없이 때렸다,
위고가 나와 있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골대로 차 버린 것이었다.
공은 프레디의 키를 넘겨 빠르게 골대를 향해 날아갔고,
“히익!”
파박 – !
골대 가운데로 돌아가던 위고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두 다리에 최대한 힘을 주어 왼쪽으로 몸을 날렸다.
툭!
‘마, 맞았어!’
골대 오른쪽 상단 모서리로 떨어지던 공이 최대한 뻗은 위고의 손끝에 걸린 것은 사실이었다.
터 – 엉 –
툭 –
“!”
하지만 공은 얄밉게도 골대를 한 번 건드리고 떨어지면서 역시 떨어지는 위고의 등에 맞고 골라인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다.
위고는 넘어진 자세로 한참을 그렇게 누워 있었다.
등에 맞는 느낌에 실점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골네트를 흔드는 소리는 없었지만,
삐이익!
주심의 휘슬은 골을 선언하는 것이 분명했고,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관중석이 조용한 가운데,
묠니르 – 묠니르 –
다시 오늘의 주인공을 부르는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고 있었다.
* * *
“흠, 흠! 할스 감독님 짧게 소감 부탁합니다.”
“졌습니다. 완벽하게. 오늘은 더 할 말이 없습니다.”
할스 감독은 굳어 버린 얼굴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은 침통한 심정을 눈치챘는지 더는 질문을 이어 가지 않았고, 대신 반대편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한치우를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오늘 경기 만족하십니까?”
“당연하죠. 경기에서 이겼는데요. 무엇보다 이제 우리 해머스가 다시 프리미어 리그 순위표 꼭대기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가장 기뻐요.”
“도움까지 기록하며 이제, 프리미어 리그 득점과 도움 부분에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습니다! 지난 시즌 플레이메이커 상의 영광을 이미 안았었는데요. 최근 경기력만 계속 유지한다면 아시아인으로서는 프리미어 리그 최초로 득점왕은 물론, 개인 타이틀을 두 개나 가져가게 됩니다. 욕심이 나지 않습니까?”
“예. 무척이나 가지고 싶어요. 만일, 제가 그런 영광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모두 동료들 덕분입니다. 팀 선수들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제가 이렇게 욕심이라도 부릴 수가 있겠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리그 선두 자리에 복귀했다는 사실이 가장 기쁩니다!”
“오늘 경기를 돌이켜 보면, 선제골이 터진 이후, 소강상태를 유지하던 경기가 후반전에 들어와 웨스트햄 쪽으로 확 쏠렸다고 느끼지는 않습니까?”
“예. 저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는 한데…… , 뭐랄까? 저를 수비하는 선수들이 공간을 많이 열어 준 느낌도 있어요. 물론, 간격을 중요시하는 시티즌이기 때문에 다른 클럽보다 저를 철저하게 막기보다 전체적인 위치를 잘 잡으려고 움직이죠.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하하! 솔직히 세 번째 골은 운이 좀 많이 따랐거든요.”
“골의 이야기가 나와서 묻겠습니다. 지난 시즌 리그 7라운드에서도 비슷한 골 장면이 있었죠? 기억하십니까?”
“물론이에요. 제가 찰스에게 공을 연결했을 때부터 이미 그때의 기억으로 움직이고 있었으니까요. 찰스뿐만이 아니에요. 세 번째 골의 시작은 조나단의 침착한 수비 덕분이었죠. 조나단 역시 지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히카르두를 끝까지 잘 막아 준 덕분에 우리의 역습이 성공할 수 있었어요. 찰스! 조나단! 잘하고 있어!”
“이번 시즌 웨스트햄은 그 어떤 클럽도 쉽게 이루지 못한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동시에 바라보고 있습니다. 만일, 더블이 달성된다면, 동런던을 떠날 생각입니까?”
한치우는 그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얼굴로 망설이다가 카메라를 보며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