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94
194화. 한미 대전 (1)
2028년 4월 26일 수요일.
대한민국 시각 오후 10시 30분.
스포츠 티브이의 스튜디오에서는 중계방송 준비가 한창이었다.
“흠…….”
“선발 출전 선수 명단이 신경 쓰이세요?”
김한식이 아까부터 들여다보고 있는 종이는 오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의 선발 출전 선수 명단과 포지션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웨스트햄의 수비력이라면 당연히 파이브백으로 전환이 쉬운 쓰리백이나, 4-4-2를 들고나온다는 예상이 많았었죠. 하지만 축구 팬으로서는 상당히 기대되는 진형이 나왔어요. 그야말로 누구의 공격력이 더 강한지 확실히 알 수 있으니까요.”
“오늘 속옷을 한 벌 더 챙겨 왔어야 했어.”
“하하하!”
김한식의 농담 아닌 농담에 문언변이 소리를 내 웃었다.
하지만 일부러 크게 웃어야 할 만큼 문언변 역시 벌써 손이 땀으로 젖는 중이었다.
“그리고 오늘 멘트에 신경 좀 쓰셔야겠어요. 미구엘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선배님의 팬이라고 공언했으니까요.”
“후 – 유! 말도 마라. 그것 때문에 사무실이 난리가 났다. 뭐, 덕분에 칼럼 조회수 신기록을 달성했으니까.”
“오늘 방송의 시청률도 기대가 큽니다. 경기가 끝이 나면 내일로 시간은 넘어가겠지만, 그래도 다음날 무리를 줄 만큼의 시간대는 아니니까요.”
“문제는 경기 후에 바로 잠을 잘 수 있을지 모른다는 거지.”
“다 선배님께서 분위기를 잘 띄워 주신 덕분이 아닙니까. 흐흐흐! 그리고 이건 선배님만 알고 계세요. 저 다음 인사에서 승진이 내정되었다고 합니다. 사장님께서 직접 말씀하셨어요!”
“나도 국장님께 대충 들었어. 축하해. 이제 팀장으로 올라가는 거지?”
“예. 그래도 중계방송은 계속 제가 맡기로 했어요. 대신, 이것저것 잡일 비슷하게 하던 업무가 사라지는 거죠.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기려나?”
“책임자의 자리로 올라가면, 그만큼 자네 어깨가 무거워지는 거야. 쓸데없이 여기저기 공수표 남발하지 말고, 안사람에게도 더 잘하고. 곧 있으면 딸 돌잔치도 해야지?”
“역시 선배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다 기억해 주시고. 선배님을 만난 이후로 제가 더 잘되는 기분이에요. 정말 두고두고 갚겠습니다!”
“이것 봐. 벌써 공수표를 던지네. 가족에게 잘해. 그랜트 감독님의 이야기는 들었지?”
“아! 예. 그래도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시게 되어 다행이에요. 그렇게 단단해 보이시던 분께 그런 사정이 있었을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러니까. 팀장 명찰을 받으면 더 바빠질지도 몰라.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고, 일에 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사람은 가족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예!”
[스튜디오. 삼 분 후에 프리미어 리그 하이라이트 방송이 종료됩니다. 광고 후에 십 분 동안 경기 예상 설명을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준비하세요.]상황실에서 준비 안내 멘트가 흐르고, 문언변과 김한식은 물을 마시거나 자료를 검토했다.
[셋, 둘, 하나! 고우!]“축구를 사랑하시는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잠시 후, 열한 시에 시작할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 웨스트햄과 바르셀로나의 경기 중계 진행을 맡은 캐스터 문언변입니다.”
“안녕하세요. 해설에 스포츠 내일 김한식입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얼떨떨한 마음인데요. 위원님. 한미 대전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기분이 좋으시겠어요.”
“하하하! 예. 사실 한미 대전을 처음 생각하신 분은 박용우 박사님이십니다.”
“전 국가대표팀의 팀 닥터 박용우 박사님 말씀이시죠?”
“예. 저는 그분께 힌트를 얻고, 칼럼을 기고했을 뿐이죠. 저작권이 있다면, 박용우 박사님께 있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칼럼의 내용은 위원님께서 쓰신 게 아닙니까?”
“그것은 맞습니다.”
“예. 그럼 묻겠습니다. 오늘 대망의 한미 대전 일 차전이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리게 됩니다. 오늘 경기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먼저, 선발 선수 명단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바르셀로나는 역시 기존 포백 위에 티토 로드리게스를 공, 수 조율의 키로 두고, 왼쪽에 줄리아누 모우라, 오른쪽에 리누스 라몬. 그리고 쓰리톱으로 헨리크 욜슨, 아리 얀센, 마지막으로 축구의 신 미구엘 에르난데스가 선발로 나옵니다. 뭐, 굳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바르셀로나 최강의 라인업이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웨스트햄은 어떻습니까?”
“아마 선발 선수 명단을 확인하신 분께서는 놀라셨을 것입니다.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바르셀로나의 포메이션과 똑같은 4-1-2-3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렇죠!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쉽게 설명하자면 맞불 작전입니다. 실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여 득점을 올리겠다는 생각인데, 중요한 것은 한치우가 처음부터 윙 포워드 자리로 출전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 경기에서 포워드와 미드필더 자리를 오가며 활약을 이어 왔지만, 오늘처럼 선발부터 윙 포워드로 출전한 경기는 처음입니다.”
“그랜트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변칙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웨스트햄의 의도대로 경기가 이어질 것 같습니까?”
“음, 먼저 많은 분께서 놀라신 만큼 바르셀로나의 예상 범위에서도 벗어나지 않았을까요? 당연히 바르셀로나는 수비력이 강한 웨스트햄을 상대로 아이언 실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점을 잘 파고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세계 최강의 팀으로 평가받는 바르셀로나인데요. 성급한 판단은 아니겠죠?”
“저는 웨스트햄이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오늘 이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이 전술이 통하게 된다면, 웨스트햄의 공격 전술은 더 늘어나게 되고, 앞으로 웨스트햄을 상대해야 하는 팀들은 더 머리가 아파질 테니까요. 그리고 오른쪽 풀백에 레온 베르너. 홀딩에 조나단 퀵. 오른쪽 미드필더에 맥스 드레이크. 오른쪽 윙 포워드에 찰스 미들턴까지 웨스트햄이 자랑하는 유망주들이 모두 선발로 나왔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미래를 보여 준다는 의미이겠죠.”
“맞습니다. 웨스트햄의 미래를 별들의 전장에서, 그것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보여 주겠다는 자신감! 경기의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오늘! 이 어린 선수들이 전 세계에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 주기만 한다면, 웨스트햄의 장래는 더 밝아질 테니까요.”
* * *
“페어. 저 너무 떨려요.”
레온의 얼굴이 보기 좋게 달아올라 있었다.
하지만 보기 좋은 것과 달리 지금 레온의 심장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네 꿈이 뭐라고 했지?”
페어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묻는 말에 레온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페어처럼 훌륭한 축구 선수가 되는 게 꿈입니다.”
“잘 들어. 내가 열아홉 살이었을 때는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은 고사하고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뛰어 본다는 생각은 꿈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너는 나보다 낫다고 할 수 있지. 오늘, 네 앞에는 릴이 없어. 로빈, 조나단, 그리고 맥스를 잘 봐. 그리고 훈련장에서 이야기했듯이 절대 미구엘을 혼자 막을 생각은 하지 말고.”
“예.”
슥 – 슥 –
페어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레온의 금발을 쓰다듬어 주었다.
‘이 녀석이 잘 성장해 준다면, 독일 국가대표팀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침착하고, 시야도 넓어. 해머스에서 기본기는 단단하게 가르쳐 주었으니 이런 큰 무대에서 몇 번 뛰어 본다면, 잠재력이 폭발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페어는 레온에게 기대가 컸다.
한치우가 맥스에게 거는 기대만큼.
페어와 레온을 시작으로 웨스트햄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나와 그라운드로 나가는 통로로 향했다.
“어?”
“뭐야? 왜 저기 저러고 서 있는 거야?”
“도발인가?”
그런데 맞은편 복도 벽에 미구엘이 팔짱을 낀 채 기대고 서 있는 모습이 선수들의 눈에 들어왔다.
“한? 한!”
그리고 한치우가 라커룸에서 데이비드와 함께 나오자 미구엘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한을 기다리고 있었구나.”
“한. 너를 기다린 모양인데?”
“응?”
“저기 미구엘이 너를 부르잖아.”
한치우의 시선이 미구엘로 향했다.
두근 – 두근 – 두근 – 두근 –
이미 라커룸을 나왔을 때부터 느끼고 있었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기분 좋게 한치우를 자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만났구나. 미구엘 에르난데스.’
한치우는 흥분이 드러날 것만 같아 표정 관리에 신경을 더 썼다.
잘못하다가는 눈까지 붉어질 것 같은 느낌에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옷 갈아입었으면, 빨리 나와야지?”
미구엘의 얼굴이 장난기로 가득했다.
“넌 전술 지시도 받지 않는 거야?”
“내가 바르사의 전술 그 자체야. 어차피 나는 전술에 구애받지도 않고, 너도 마찬가지잖아. 네 경기 영상을 보면 느낄 수 있어. 넌 나와 비슷해. 안 그래요, 페어?”
미구엘이 그래도 안면이 있는 페어에게 친한 척을 했다.
“한. 저 녀석 수다는 귀가 아플 정도이니까, 적당히 상대하는 게 좋을 거야. 저기 봐. 말리는 동료가 아무도 없잖아.”
탁 –
“어?”
페어가 웃으며 한치우의 등을 밀었다.
미구엘과 일부러 눈도 마주치지 않던 한치우의 얼굴이 몸과 함께 미구엘의 정면으로 향했다.
“우와! 화면으로 본 것보다 더 말랐네? 내가 단백질 보충제라도 좀 보내 줄까? 알지? 내가 모델로 나오는 단백질 음료가 효과가 좋다는 거.”
“아니. 미안하지만,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오! 세상에! 그 몸에 좋은 걸 안 먹어 봤다고!? 티토도, 알렉스도, 뮌헨의 카이저도, 모른 척하고 있지만, 저기 페어까지 내가 광고하는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다고!”
미구엘이 한치우의 몸을 살피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갑자기 축구 선수가 아니라 광고 모델이 되어 영업을 시작했다.
‘알렝과 비슷한 녀석인가? 조나단이 귀찮아하겠는데?’
“그래도 경기 중에는 말수가 줄어드는 편이니까. 너무 신경 쓸 것 없어.”
“예.”
한치우의 마음을 봤다는 듯이 페어가 조나단에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고 있었다.
“음, 말이 없는 성격이야?”
“미구엘. 이제 입장할 시간이야. 나와 친해지고 싶다면 다른 시간을 이용해.”
“하하! 여자들이 딱 좋아할 스타일이긴 해. 모델의 외모에 까칠한 성격까지! 너 여자 친구는 있어? 여름이 되면 이비사(이비자 섬)에 함께 갈까?”
미구엘은 한치우가 미간을 찌푸려도 전혀 개의치 않고 한치우의 구석구석을 계속 살폈다.
“칼럼은 읽어 봤어? 그 칼럼니스트와 친한 사이라고 들었는데.”
“왜? 연락처라도 알려 줘? 참고로 그분은 영어로 대화하는 데 문제가 전혀 없으시지.”
“와우! 네 연락처도 함께 알 수 있을까? 티토! 네가 머리가 좋으니까 잊어버리지 말고 내게 알려 줘!”
‘이거 어떻게 생겨 먹은 놈이야?’
한치우는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미구엘이 어이가 없었다.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경기를 앞둔 선수가 맞는지 헷갈릴 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평소에 차갑기로 유명한 티토가 전혀 이쪽의 대화에는 관심이 없었고, 미구엘의 쏟아지는 수다에 두근대던 심장도 제 속도를 찾기 시작했고, 흥분도 가라앉았다.
“선수들 입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저 앞에서 그라운드로 나가도 좋다는 신호가 들렸고, 대기하던 카메라맨들이 선수들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 !!!!!
그라운드로 나온 선수들을 반기는 것은 엄청난 환호성이었다.
이미 표는 열리자마자 매진되었다는 소식만큼, 빈 좌석 하나 없이 가득 메운 관중은 한미 대전의 시작을 알리는 오늘 경기에 대한 기대를 목소리로 강하게 표현했다.
* * *
“맥스, 마이크. 공의 운반도 중요하지만, 조나단의 앞에서 일 차 저지선을 만들어 줘야 해. 바르사의 스리톱은 수시로 위치를 바꾸기 때문에 조나단이 미구엘을 전담으로 맡으며 생기는 공간을 빠르게 해결해 줘.”
“한의 말이 맞아! 나와 레온은 공격할 때, 오버래핑을 쉬지 않을게. 한과 찰스는 중앙으로 파고들어. 로빈은 측면으로 카운터를 날릴 준비도 하고.”
내 말에 페어가 맞장구를 치며 몇 가지를 더 얘기했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수비적인 쪽을, 페어가 공격적인 쪽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자! 바르사의 선공이고, 위치는 그대로!”
그때, 데이비드가 동전 던지기를 마치고 돌아왔다.
“잠깐! 미구엘은 경기 초반에 움직임이 거의 없어. 항상 오 분에서 십 분 정도의 시간 동안 상대의 움직임을 살피며 파고들 틈을 계산하지. 특히 우리는 처음 겪는 상대인 만큼 그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페어가 자리로 흩어지기 전에 빠르게 이야기를 쏟아 냈다.
“그 전에 우리가 선제골에 성공하면 오늘 경기를 쉽게 풀어 갈 수 있겠어!”
나는 페어의 말에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간단하게 정리했다.
우리의 말에 선수들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며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래. 상대의 공을 빨리 빼앗아 내게 연결해! 반드시 묠니르를 꽂아 줄 테니까!”
“좋아!”
“가자!”
“후 – 우!”
타다닷 –
나는 흩어지는 동료를 뒤로 두고, 하프 라인에 맞춰 섰다.
“비눗방울은 언제 나와?”
“응?”
미구엘이 내 앞으로 오며 쓸데없는 것을 또 묻기 시작했다.
아직 경기 시작 전이라 저 수다가 계속되는 모양이었다.
‘페어가 한 말이니까, 사실이겠지.’
“휘슬이 울리면.”
제발 경기 중에는 녀석의 수다가 멈추기를 바라며 일부러 짧게 대답했다.
오늘은 챔피언스 리그 경기이기 때문에 리그 데 샹피옹이 우선이었다.
“네가 버블송을 부르는 것을 보고 싶었는데.”
표정을 보니 진심인 것 같았다.
하긴, 이 녀석도 바르사의 응원가를 잘도 부른다.
삑!
‘다음 기회에 라고 대답하려는데 주심의 휘슬이 먼저 울렸다.
“멋지게 싸워 보자!”
“그래! 멋지게!”
우리는 서로 하프 라인을 넘어가며 인사를 잊지 않았다.
I’m forever blowing bubbles.
Pretty bubbles in the air. They fly so high, Nearly reach the sky.
그리고 우리의 머리 위로 비눗방울이 솟아올랐고, 버블송은 쏟아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