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03
203화
203.
서현준은 그렇게 치밀한 성격은 아니었다.
더욱이 정신 연령이 고등학생 때여서 생각보다는 단순했다.
황태자는 아니라지만 왕자였던 신분이었으니 자기 멋대로였다.
술과 담배 등 학생 때 해서는 안 되는 것도 하는 불량스러움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자유로웠다.
“이야! 이것이 내 차란 말이지!”
주차장으로 내려온 서현준은 가장 멋져 보이는 차에 올라탔다.
운전을 해 본 적은 있었다.
무면허이기는 했지만 아버지의 비서에게서 운전을 배워 운전을 해 보았다.
그리고 얼핏 현준의 기억 속에서 운전을 하는 법을 조금 떠올릴 수 있었다.
“이거 시동 어떻게 거는 거지?”
물론 모든 기억이 다 떠오르지는 않았다.
서현준의 본래 인격이 존재했던 시기에는 아직 스마트폰도 존재하지 않던 시기였다.
지금이야 꽤나 흔했지만 과거에는 벽돌만 간신히 벗어난 핸드폰 시기였다.
그러니 당장 스마트폰도 꽤나 버벅댈 수밖에 없었다.
서현준은 최신형 스포츠카의 시동을 걸기 위해 한참을 고생해야만 했다.
“이건가?”
그러다가 누른 버튼에 마침내 시동이 걸렸다.
의기양양한 서현준은 차를 출발시켰다.
우지끈!
“아! 씨! 뭐야?”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역시나 운전 미숙으로 인해 주차장의 앞에 있는 차를 때려 박아 버린 서현준이었다.
10억도 넘어가는 비싼 차와 타고 있는 차보다는 저렴해 보였지만 외제 차로 보이는 차가 박살이 났다.
서현준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운전에 인상을 구겼다.
“어쩌지?”
사고 수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서현준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돈 많은 놈이니 알아서 수습하겠지. 아! 몰라! 수고해라!”
서현준은 박살이 난 차를 내버려 두고서는 밖으로 나왔다.
언제 다시 현준의 심연 속으로 잠겨 들어갈지 알 수 없었다.
놀 시간이 얼마 없었기에 서현준은 집 밖으로 나와서는 택시를 잡아탔다.
집에서 나올 때 현준이 현금 뭉치를 잔뜩 넣어두는 곳이 있는 것을 알기에 돈 걱정은 하지 않았다.
정 안 되면 카드라는 것을 써도 되었다.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어디로 모실까요?”
“클럽 이지스로 갑시다! 최대한 빨리.”
서현준은 지갑에서 백만 원짜리 수표를 꺼내어서는 택시 기사에게 내밀었다.
“빨리 도착하면 한 장 더!”
호기롭게 돈을 쓰는 서현준에 택시 기사는 수표를 빤히 바라보았다.
혹시나 가짜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이내 현준이 입고 있는 고급스러운 옷과 방금 수표를 꺼냈던 지갑에서 본 가득 들어차 있던 현금 더미에 택시 기사는 이내 액셀을 밟았다.
정신없이 밟아 도착한 클럽 이지스에 서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입구로 향했다.
클럽의 입구에는 덩치들이 서 있었다.
고등학생 때였다면 자신이 호성 그룹의 막내아들이라고 해도 들어갈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눈앞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클럽의 실질적인 주인이 바로 자신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오셨습니까! 대표님!”
허리를 반으로 접으며 인사를 하는 덩치들에 서현준은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어서는 덩치들의 정장 앞주머니에 꽂아줬다.
“고생하는 데 용돈 써!”
“가…… 감사합니다! 대표님!”
평소의 현준과는 너무나도 다른 행동에 가드들은 당황했다.
엄한 술주정뱅이라면 건방진 짓거리 하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았겠지만 상대는 자신들의 지배인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존재였다.
서현준은 가드들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서는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고!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오늘은 물 좀 좋냐?”
“아이고! 그럼요! 대표님 오셨는데! 가장 물 좋은 애들로 모셔야지요!”
“일단 제일 좋은 방으로 하나 잡아 놔.”
“알겠습니다! 대표님!”
전에 왔을 때는 바로 룸으로 들어와 웨이터가 넣어준 여자들과 질펀하게 놀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구경을 하다가 놀 생각이었다.
밤은 꽤나 길었으니 아직은 충분히 시간이 있었다.
더욱이 술에 너무 취하면 의식을 잃고 현준이 깨어날 터였기에 오늘은 좀 더 조절을 하면서 놀 생각이었다.
“혼자만 이렇게 좋은 데서 놀고 말이야!”
신이 난 서현준은 홀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다들 하나같이 신이 나 있었다.
그나마 혼자 온 이는 자신뿐인 것에 서현준은 다른 친구를 불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떻게 노는지를 모르는 서현준이었다.
날라리이기는 했지만, 고등학생 그것도 1학년 때의 서현준의 상상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땅히 연락을 할 만한 이가 떠오르지 않았다.
“철호? 철호 그놈 부르면 오려나?”
현준은 괜히 자신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전에 한 번 걸기는 했는데 역시나 아직도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냥 룸으로 가서 놀아야 하나 생각하던 때였다.
“어? 서현준?”
“응?”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는 것에 서현준은 자신의 이름을 부른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나이 또래쯤으로 보이는 남자들이었다.
여자도 사이사이에 껴 있었지만 남자들에게서 서현준은 자신과 비슷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인지는 기억을 하진 못했다.
“누구?”
“뭐야? 이 새끼. 잘 나간다고 무시하냐?”
“진짜 기억이 안 나서 그래. 너 누구야?”
“하! 한성 그룹 최창희!”
“아! 최창희! 아! 맞다! 맞아! 기억나네. 야! 오랜만이다!”
서현준은 그제야 기억이 떠올랐다.
호성 그룹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기는 했지만 나름 재벌가였다.
최창희는 조금 멍청해 보이는 듯한 서현준에 기가 찼다.
“내가 너보다 나이 많은 건 아냐?”
“아! 그랬나?”
“하! 그래. 돈 많은 쪽이 형이지. 혼자 왔냐?”
“어.”
“미친놈. 혼자서 뭐 한다고. 앉아라!”
최창희는 서현준에게 자신들과 함께하자고 자리를 내주었다.
그런 최창희에 서현준은 혼자 노는 것보다는 같이 어울리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넌 주변에 여자도 넘치면서 뭐 하려고 혼자 여길 왔냐? 너 여자 좋아해서 연예 기획사도 차렸잖아.”
“어머! 연예 기획사 대표세요?”
“아! 얘, 호성 그룹 막내아들인데. 그 베스트 프렌드인가? 공민지 소속되어 있는 기획사 대표야.”
“어머! 진짜요? 오빠! 나 연예인 데뷔 좀 시켜 주면 안 돼요?”
최창희가 여자들에게 서현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자 합석했던 여자들은 깜짝 놀라며 서현준에게 자신들도 연예인으로 키워 달라며 아양을 떨어대었다.
서현준은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이 그리 싫지는 않았다.
“야! 연예인이 뭐 아무나 되냐!”
“오빠 내가 뭐 어때서?”
“그러게 말이야! 오빠 우리 진짜 잘 할 수 있는데.”
“하는 거 봐서. 일단 와꾸는 괜찮네.”
서현준은 진짜 데뷔를 시켜 줄 것처럼 여자들을 살폈다.
“일단 한 잔 마셔! 술이 좀 들어가야 여자들은 예뻐 보이는 법이야!”
최창희는 서현준의 술잔에 술을 가득 부어주었다.
그리고서는 신나게 노는 서현준이었다.
그렇게 생각보다는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제법 얼큰하게 취해가고 있던 서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때 서현준의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걸려 왔다.
꽤 시끄러운 클럽이었지만 옷 속에서 부르르 떨리는 진동에 서현준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었다.
“뭐야?”
“뭐긴 전화 받어.”
“음!”
“이 새끼 취했네. 이리 줘 봐!”
서현준이 전화를 못 받고 질질 끌자 최창희는 대신 서현준의 스마트폰을 빼앗아서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시끄럽기는 했지만 어찌어찌 목소리는 들려왔다.
“어? 일본어인데? 야! 현준아! 일본에서 전화 왔다.”
“어? 줘 봐! 모시모시!”
서현준은 일본에서 온 전화라는 말에 전화를 받았다.
잔뜩 취해 있는 서현준의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존재는 꽤나 당황한 듯했다.
-죄송해요. 서 대표님. 회식 중이셨나 보네요. 전에 일은 사과를 드리고 싶어서 전화를 드렸어요.-
“예?”
-조만간 한국에 방문할 때 정식으로 만나서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전화를 건 주인은 리리나였다.
공민지와의 일에 오해를 했던 리리나는 공민지와 현준의 관계에 대해서 듣고서는 자신이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현준과 자신이 사적으로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현준에 이성적인 호감이 생긴 것이다.
“콜록! 콜록!”
서현준이 있는 곳이 시끄러워서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서현준의 기침 소리에 리리나는 다시금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그렇게 전화를 끊은 리리나에 서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 전화야?”
“몰라.”
서현준은 대충 호주머니 안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구겨 넣었다.
머리 아프고 골치 아픈 일은 지금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더 놀고 싶었다.
“아우! 시끄럽네. 야! 내가 아까 룸 잡아 뒀는데 그리로 가자!”
“네가 쏘는 거냐?”
“당연하지! 나한테 돈 빼면 뭐가 있냐?”
현준은 룸으로 데리고 가서는 또다시 질펀히 마셨다.
그렇게 이성의 끈을 놓아 버릴 만큼 마시고서는 만족스럽게 잠에 빠졌다.
서현준의 인격이 잠들어 버리면 당연히 현준이 깨어나야 했지만 워낙에 많이 마신 술과 육체의 피로로 인해 현준도 깨어나지는 못했다.
그렇게 현준이 깨어났을 때는 술 냄새가 진동하는 낯선 장소였다.
“…….”
현준은 엉망이 되어 있는 방 안의 소파에서 눈을 뜨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테이블 위에는 치우다 만 술과 안주 그릇들이 가득했다.
어디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도 충분히 짐작을 할 수 있었다.
“빌어먹을!”
역시나 이번에도 기억 따위는 나지 않았다.
술을 마시고 돈을 얼마나 썼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가 걱정될 뿐이었다.
그냥 술만 퍼마신 것이라면 상관없을 터였다.
현준은 자신의 지갑을 꺼내 보았다.
“이 새끼는 돈 아까운 줄을 모르네.”
얼마가 들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깔끔하게 현금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룸 곳곳에 지폐들이 굴러다니는 것으로 봐서 저번처럼 돈깨나 뿌려댄 모양이었다.
곧 스마트폰을 확인해 본 현준은 통화 목록에 리리나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이를 악물었다.
무슨 통화를 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그놈이 일본어 할 줄 아나? 제길! 그래도 재벌가 자식인데.”
망나니에 대책 없는 인간이라고 해도 재벌가의 교육 시스템이라면 외국어 정도는 알 가능성이 클 터였다.
현준이 룸에서 나오자 청소 중이던 직원이 현준을 발견하고 달려와 인사했다.
“일어나셨습니까! 대표님!”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입이 열리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될 수도 있었기에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결국 말없이 클럽을 나온 현준은 몸 상태가 도저히 출근을 할 상황이 아님에 결국 가까운 사우나로 걸음을 옮겼다.
거기서 씻고 근처의 해장국집에서 속을 풀어낸 현준은 힘겹게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서는 주차장에서 결국 폭발을 해 버렸다.
“이! 개자식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복수의 대상을 세영이나 아중 그룹 가문이 아닌 서현준에게로 돌리고 싶을 정도였다.
그나마 돈으로 해결을 할 수 있는 사고여서 다행이었다.
현준은 왠지 모르게 서현준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