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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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격동하는 마드리드(2)
[] [영원할 것 같았던 페레즈의 레알 마드리드에 조작파문이 일면서 페레즈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이 작년 12월부터 진행된 예산 심의 총회에서, 2년 치에 달하는 무리한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투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페레즈 회장은 이 과정에서 7억 유로상당의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자신의 측근들에게 투표권을 임의로 부여하였다고 알려졌다.
이에 페레즈 회장은 마르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정행위 따위는 하지 않았다.”며 “나는 숨길 것이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한 관계자는 내부감찰이 곧 진행될 예정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의혹이 일고난 뒤, 소시오들은 이 모든 것이 언론과 바르셀로나의 음해공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감찰결과 증언과 증거가 속속히 나오자 여론은 서서히 돌아섰고, 페레즈에게 해명을 규탄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이에 페레즈는 “약간의 실수와 오해가 있었을 뿐, 불법행위는 아니다. 모든 것은 대규모 사업의 과정.”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비쳤다.
그리고 결국 AC밀란·맨유 등 타 클럽간의 빅딜을 내려놓고 당장 시급한 일에 수습을 나섰다.
하지만 사태는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보드진은 결국 페레즈에게 사임할 것을 제안하였다.
소시오들이 들고 일어나 해임투표를 요구하기 전에, 명예롭게 스스로 나가라는 뜻이었다.
“사태가 좀 심각하긴 합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회장실.
페레즈를 독대한 호르헤 발다노(Jorge Valdano) 사무총장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밀었다.
“중동 쪽은 여전히 묵묵부답인가?”
“예. 일단 아부다비 왕가에서 진행 중이던 스폰서십 체결은 반응이 썩 좋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바르셀로나 쪽과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요르단과 바레인은?”
“접촉조차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쪽도 피파(FIFA)의 블래터 회장과 전면전을 벌이느라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현재 중동은 핫 플레이스로 꼽히고 있다.
제프 블래터 피파 회장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해외파 선수들이 중동으로 귀화를 하거나 중동리그로 이적하고 있을 정도.
팀의 90% 이상이 브라질 선수로 이뤄져있는 구단도 있었다.
또한 A매치 평가전에 대표로 출전을 했어도 다른 국가로 귀화할 수 있는 조항이 추진 중이었다.
외국인용병을 극도로 혐오하는 제프 블래터 피파회장이 이를 제제하려고 나섰지만, 세계축구계에서 중동이 가진 파워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탓에 쉽지가 않았다.
페레즈가 중동과 커넥션을 가지려하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요르단과 바레인까지 사업을 확장하여, 세계의 거부들을 라 리가(La Liga)로 끌어들일 생각이었다.
그 과정에서 피파의 주요 인사들까지 구워삶으며 차기피파회장 선거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를 부흥시키려는 장기적인 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즉 예산안을 끌어당겨 갈락티코 2기를 구성하려고 했던 것은, 아부다비 왕조와의 스폰서십 계약을 확정짓기 위한 전초작업인 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세상에 위험하지 않는 사업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설마 그것이 내부에서 터질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후임 회장이 얼마나 잘할지는 모르겠으나, 중요한 상황에 이런 일을 벌인다는 것은 자폭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보드진이 그걸 모를 리 없었다.
단지 그렇게 하면서 페레즈를 몰아내려는 이유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함이었다.
“리스크가 높은 사업이나 해대는 독단적인 회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지. 시기도 시기인 만큼 곧바로 회장선거에 돌입할 수 있고 말이야.”
“회장님······.”
“나흘 뒤에 기자회견을 요청해주게.”
“알겠습니다···.”
그로부터 나흘.
페레즈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현재로서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 동안 해온 게 있는데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지 않은가.
먼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선수들과 믿을만한 축구계종사자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그리고 기자회견이 있기 전날 밤 호영을 회장실로 따로 불러냈다.
“자네를 회장실에서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겠군.”
“아··· 결국 그렇게 되는 겁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네. 그리고 나도 나지만 자네도 자네 스스로를 잘 돌봐야할 거야. 후임 회장이 누가 될지는 완전히 확신할 수 없지만, 그는 아마 선수실력과는 별개로 나의 잔재를 지우려고 할 거야. 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고 싶어 할 테니까.”
“그게 제가 될 수도 있는 거군요.”
팀 위에 존재하는 선수는 없다.
아무리 영웅 같은 존재라도, 단신으로 초거대구단 ‘레알 마드리드’를 이겨낼 수는 없는 법이었다.
하지만 페레즈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자네는 무슨 일이 있어도 팔지 않을 것일세. 바이백조항을 넣는다면 모를까. 자네처럼 유망한 선수가 나의 잔재라고 해서, 무턱대로 팔지는 않을 거야. 그렇게 하다가 소시오들에게 무슨 소리를 들을 줄 알고.”
상식적으로 그게 옳았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는 영웅이 필요했으니까.
“그리고 내일 기자회견이 있기 직전, 미구엘(Miguel)이 찾아갈 걸세.”
“기술이사님이요?”
“그래. 내 마지막 선물일세.”
다음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공식기자회견이 열렸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페레즈가 입을 열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구단의 자세한 상황을 밝힐 수는 없으나, 올해 말까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내년에는 더욱 힘들어질 겁니다. 저에게는 그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장대한 계획이 있었으나 지금은 한 발 물러서게 되었습니다. 비록 각종 루머와 음해에 시달려 억울하게 회장직을 내려놓지만, 이러나저러나 논란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며, 이에 대해 레알 마드리드의 소시오들과 팬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하는 바입니다. 이제부터 저는 한 발 뒤로 물러나, 멀지만 가까운 곳에서 구단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며 지켜볼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더 떳떳하게, 내일부로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안녕을 빕니다.”
그날 두 가지의 뉴스가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다.
하나는 페레즈 회장의 자진사퇴였고, 또 다른 하나는 호영에 관련한 건이었다.
[페레즈의 마지막 유산 ‘우호영’, 파격적인 금액에 재계약을 성사하다.] [우호영, 프로선수에 버금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유소년 계약 체결] [이 모든 것은 레알 마드리드의 자신의 잔재를 깊숙이 남기기 위한 페레즈의 전략으로 파악돼······.]작년 레알 마드리드가 책정한 유소년 급료의 상한선은 2만 유로로, 다른 빅 클럽에 비해서는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유소년 정책강화를 공약했었던 페레즈가 올 시즌 주급예산안을 대폭 상향시켰으며, 이에 재계약을 성사한 우호영이 혜택을 보게 된 셈이었다.
주급은 2만 유로에서 4만 유로로 두 배 가량 껑충 뛰면서 최대치를 경신하였는데, 그에 반해 계약위약금(바이아웃)은 1.4배밖에 오르지 않았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소식에, 호영은 그날 오후 한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게 모두 사실이니?
“네. 구단에서 신경 써준 덕분에 그렇게 잘 됐어요. 페레즈 회장님의 사퇴문제는 저랑 아무런 관련도 없으니 어머니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어머나 세상에······. 그럼······.
“연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부수입까지 다 합치면 연봉 오육십억 정도 될 것 같아요.”
-세상에··· 감사해라······.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던 것도 잠시, 김희선은 이내 화두를 돌렸다.
-호영아. 엄마가 마드리드에 잠깐 가있을까?
“갑자기요?”
-거기서 공부도 하고, 호영이 뒷바라지도 해주고 또······.
“아, 어머니.”
김희선의 말뜻을 이해한 호영은 말을 딱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속마음을 가감 없이 말했다.
“저 이제 뒷바라지 받을 나이 아니에요. 내후년이면 성인이고요. 그리고 프랑스나 이탈리아를 가야지 왜 스페인으로 오세요. 저 때문인 거면 그러지 마세요. 저는 지금 할아버지 할머니랑 잘 지내고 있으니까. 제가 축구하는 게 가족의 걸림돌이 된다면 차라리 축구를 관두는 편이 나을 거예요. 그러니까 하고 싶은 거 하세요. 앞으로는 훨씬 더 많이 벌 테니까 걱정 없이 무엇이든지요.”
-우리 아들··· 언제 이렇게 컸대···.
호영이 예전부터 효자였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상에 부모님을 두 번 고생시키고 싶은 아들이 어디 있겠는가.
과거로 돌아와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철이 조금씩 들었던 것이다.
호영은 수화기에 대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빨리 패션을 배워야 내가 더 유명해지죠.”
-그건 무슨 소리니?
“뭐야. 제 이름으로 패션브랜드 하나 론칭하려고 패션공부 하려는 것 아니었어요?”
-호호호! 그럼, 그래야지!
그날 밤.
모자(母子)는 훗날 론칭할 브랜드명을 함께 고민하며 긴 통화를 나눴다.
간만에 가진 좋은 시간이었다.
6월 초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선거가 진행되었다.
당선자는 80%가 넘는 득표율을 받은 라몬 칼데론(Ramon Calderon)이 되었다.
한때 플로렌티노 페레즈의 사무국장이었던 그는, 레알 마드리드의 임원으로 취임하여 인지도를 쌓아왔다.
2006년 페레즈가 힘을 많이 잃었을 당시, 네덜란드 커넥션을 주도했던 이가 바로 칼데론의 측근이자 현재 구단에 남아있는 보드진 인사들이었다.
때문에 칼데론은 네덜란드 커넥션을 정리할 생각이 딱히 없었다.
그게 본래 자신의 색깔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칼데론이 취임 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페레즈를 따랐던 기존의 인사들을 모두 교체하는 것이었다.
페레즈의 최측근이었던 호르헤 발다노 사무총장과 미구엘 앙헬 기술이사 그리고 유소년 담당관 미첼을 시작으로 줄줄이 해임시켰다.
대외적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영입은 예정대로 진행되었으나, 정통 사업가였던 페레즈와 다르게 변호사 출신이었던 칼데론은 협상능력이 그렇게 좋지 못했다.
그 탓에 맨유와의 협상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호날두를 예상보다 비싼 값에 영입하고 말았다.
이적료는 한화로 약 1880억.
대신 카카에 대한 영입은 잠정 보류하였다.
우호영이 있는데 굳이, 기량이 줄어가는 카카를 1000억씩이나 하는 거금을 주고 영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면 다른 자원을 알아보면 될 것이었다.
예산은 아직 넘치듯 남았으니까.
칼데론은 그때부터, 페레즈가 끌어 모은 예산을 펑펑 써버리며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기 시작하였다.
두 번째로 영입한 선수는, 지단의 대체자로 기용하기 위한 리버풀의 사비 알론소(Xavi Alonso)였다.
공격수로는 리옹의 벤제마와 아약스의 훈텔라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베른트 슈스터를 과감하게 경질시키고, 그 자리에 브라질·포르투갈·첼시의 감독직을 맡았던 루이스 스콜라리(Luiz Scolari)를 임명하였다.
그렇게, 격동의 시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호날두가 마드리드에 당도한 6월 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