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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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새 식구(3)
과르디올라는 근 1년간의 휴식기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축구경기를 지켜봐왔다.
특히 우호영이 출전하는 빅매치는 꼬박꼬박 챙겨봤는데, 그러면서 특별하고 재미있는 취미가 하나 생겼다.
그것은 바로 우호영을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것이었다.
나쁘게 말하면, 증오에서 비롯된 악취미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존경심에서 피어난 연구였다.
그날부터 과르디올라는 호영을 관찰대상으로 삼고, 마치 외계인을 탐구하듯 본격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다.
만약 나중에 우호영을 상대할 날이 온다면 반드시 효과가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게 지금에 와서는 그를 다루는데 많은 도움이 돼주었다.
다만, 적이 아닌 같은 팀으로서 말이다.
과르디올라가 우호영을 주장으로 선임하겠다고 밝힌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였다.
1년간 호영을 관찰한 결과 많은 사실을 깨달았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우호영의 훌륭한 멘탈리티였다.
경기가 잘 풀릴 땐 활발한 플레이로 시너지를 돋우고, 팀이 곤경에 처할 때는 직접 나서서 선수들의 의지를 불태운다.
지금까지 그와 같이 지내온 선수들의 말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예컨대 그와 유소년 시기를 같이 보냈던 브레누와 오스카는, 작년 발롱도르 시상식 직전에 언론에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오스카 :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훨씬 어른스러웠고, 심지어는 나처럼 삐딱거렸던 어린 선수들의 멘탈을 잡아주는 역할까지 해주었다. 그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는 정말 신비한 선수였다. 애늙은이라고 해야되나.
-브레누 : 많은 이들은 모르겠지만, 사실 그의 최고 장점은 겸손함이다.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도 자만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실력을 활용해 팀원들을 끌어올린다. 나는 그 덕분에 어린 네이마르를 막을 수 있었다.
파도 파도 미담뿐.
당사자가 들으면 되레 민망해질 수도 있는 발언이었지만, 그 모든 것들은 허구가 아닌 사실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우호영은 제라드, 푸욜, 델 피에로, 토티, 라울처럼 리더로서의 자격이 충분했다.
밖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필드에서만큼은 모든 동료들이 우호영을 존경한다.
과르디올라는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를 몇 번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필드 전체를 누비는 헌신적인 플레이와 각종 경이로운 원더 플레이로서, 팀원들로 하여금 강제적으로 존경심을 유발하는 그런 선수였다.
보이지 않는 리더십.
즉, 세상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실력에서 비롯된 리더십은 그만의 무기였다.
과르디올라는 이러한 이유로 우호영을 클럽 주장으로 임명하였다.
물론 문제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기자회견 이후 의견이 엇갈렸다.
우호영이 클럽의 주장을 맡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지적과 그 반대의 의견.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구단의 보드진 역시 과르디올라에게 전권을 맡겼기 때문에 일체 간섭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걱정하는 건 호영의 주장임명이 아닌 과르디올라의 감독 임명이었다.
그도 그럴 게, 과르디올라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감독이다.
그의 변태 같은 전술능력은 빅 클럽도 탐낼 만큼 대단했지만, 챔피언스 리그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게 매우 큰 흠이었다.
호영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터였다.
가장 큰 우려는 그의 클럽 운영방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소집 첫날부터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이런 젠장.”
“이제 겨우 7월 10일인데 뭔 벌써부터 소집이야?”
올 시즌 EPL은 8월 둘째 주에 개막될 예정이었다.
그렇기에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더욱이 맨유와의 FA커뮤니티 실드(슈퍼컵)가 8월 7일에 예정돼있었고, 7월 셋째 주부터는 미국투어를 떠나야했다.
그런 상황에서 과르디올라는 선수들을 조기 소집하는 초강수를 띄었다.
팀이 대대적인 개편을 앞둔 만큼, 다가오는 시즌에 대비할 시간이 평소보다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작정하고 나선 것이다.
단 7월 1일부터 7월 24일까지 벌어지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 참석한 테베즈와 호비뉴는 당연히 제외였다.
하지만 휴가에서 일찍 복귀한 선수들은 죽을 맛이었다.
물론 그들을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은 배제하였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들을 위로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소집에 불응한다면 과르디올라의 눈 밖에 날 것을 각오해야할 터였다.
“이러다가 우리만 죽어나겠네.”
“펩이 원래 바르셀로나에 있었을 때부터 독하기로 유명했잖아.”
몇몇 선수들은 과르디올라의 흉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편에서는 우호영이 추천한 감독이니 잘 되겠지, 라는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그런데 이 작자는 왜 이렇게 안와. 첫날부터 지각한 사람에게는 엄벌에 처한다고 그렇게까지 협박하더만.”
과르디올라는 약속시간으로부터 10분이 지날 무렵에서야 도착하였다.
자기 자신에게 매우 엄격하고 철두철미 사람으로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가 지각을 한 것은 의도된 행동이었다.
“이제 단합이 좀 됐나?”
“!”
과르디올라는 일부러 10분을 늦었다.
안 그래도 팀 분위기가 흉흉할 거란 걸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희생양이 되어서라도 그들을 단합시키고자 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들을 통째로 자신의 품안으로 끌고 오면 되는 것이었다.
과르디올라는 인사대신 자기소개부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완벽주의자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나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게 아니야. 완전함을 바라는 것이지.”
“망할 그 두 단어는 대체 뭐가 다른 거죠?”
아데바요르가 삐딱한 투로 묻자, 과르디올라가 주머니에서 손을 빼 그를 가리켰다.
“너는 개인의 노력으로 완벽해질 순 있어도 완전해지기란 힘들 거다.”
“예?”
“애매한 말이지. 저 슈팅은 ‘완벽해’라고 말하지, ‘완전하다’라고는 하지 않는 것처럼.”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세계에 빠진 철학자마냥 도통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기 시작하였다.
“완벽함은 문자 그대로 한정된 공간 속에서 결함이 없음을 뜻하는 말이지. 반면 완전함은 그 외의 영역이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뤄낼 수 있는 게 아니야.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지.”
애매모호한 말.
오히려 그것이 선수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시켰다.
‘열심히 해보자’, ‘노력해서 우승을 노려보자’와 같은 말만 듣다가, 철학자나 할법한 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심지어는 사람이 달라 보이기까지 했다.
선수들의 눈빛이 뒤바뀐 순간이었다.
“우리는 무엇보다 완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한다.”
과르디올라는 무리 한 가운데에 우뚝 서있는 호영이 흘겨보며 말을 이었다.
“어느 누구 하나가 완전하다고해서 전체가 완전해질 수는 없어. 따라서 너희들은 오늘부터 완전한 하나가 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할 것이다.”
그날부터 선수단합을 위한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중 첫 번째는 언어였다.
과르디올라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영어로 통일시켰고, 만일 지키지 않을시 벌점 제도를 통해 선수들을 엄격하게 관리하였다.
만약 기준 벌점을 넘는다면 훈련장에서 내쫓는다는 것이 첫 번째 조치였고, 그래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방출할 것을 예고하였다.
과르디올라가 그 다음으로 통제하기 시작한 것은 음식이었다.
선수들이 자주 즐겨먹는 피자나 포테이토칩은 물론, 기름기가 있는 음식이나 탄산음료는 손도 못 대도록 만들었다.
만약 의료진이 제시한 몸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훈련장에조차 들여보내지 않았다.
또 아침에 일찍 도착하여 클럽하우스에서 무조건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규율을 만들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훈련장 내에서는 인터넷 사용을 금지시키며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훈련을 해온 기존의 선수들에게는 고역이 따로 없었다.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에 있었을 당시, 특정 선수의 사생활을 감시하기 위해 스파이를 보냈다는 루머까지 있을 정도였으니 괜히 변태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몇몇 선수들은 며칠도 채 가지 않아 제 풀에 지쳐 떨어졌다.
그러면서 미국투어에 오를 선수들의 명단이 간추려졌다.
[과연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 상륙작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많은 기대와 우려······. 곧 펼쳐질 미국투어에서 드러날 전망]에티하드 캠퍼스.
미국투어를 앞두고 본격적인 팀 훈련이 시작되었다.
이제부터는 선수들이 팀에 필요한 존재인가에 대한 여부를 파악하는 단계였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였다.
‘이거 참 답답한 노릇이군.’
작년 바르셀로나와 비교하자면 그야말로 오합지졸이 따로 없었다.
이런 선수들이 미니 트레블을 달성했다는 게 도무지 믿겨지지 않았다.
물론 모든 선수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한 선수도 있었고, 크게 다듬을 필요가 없는 선수도 있었다.
‘차분하게 하자. 이제 시작이니까.’
과르디올라는 여유를 가지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다.
문제가 있어야 해결을 할 것이고, 해결을 해야 더 나아질 테니까.
“선수들이 규율은 잘 지키고 있나?”훈련장의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던 과르디올라가 수석코치에게 물었다.
그러자 애매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불평이 더 많아요.”
“당연히 그러겠지. 그럼 우호영은?”
“그는 따로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어째서?”
“그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에요. 어린 나이답지 않게 매우 엄격하고 철두철미하죠. 심지어는 1년에 마실 콜라의 양을 정해놓기도 하고, 중요한 경기를 앞둔 날에는 스파게티를 양념 없이 먹습니다.”
모범 그 자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독한 녀석이었잖아.’
그런 점에 있어서 둘은 분명 통하는 점이 있었다.
“허허.”
참 우스운 일이지 않은가.
팀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잘하는 선수가 팀에서 가장 열심히 한다니.
‘그럼 이제 슬슬 시도해보자.’
지난 1년간 우호영을 보면서 연구해온 전술들.
이제부터 그것들을 차례차례 꺼내들 작정이었다.
‘어쩌면 그를 위한 최고의 전술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모르긴 몰라도 그와 함께라면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프리시즌이 다가왔다.
첫 번째 일정은 다음 주에 예정된 미국투어.
7월 15일.
선수들은 미국투어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났다.
첫 경기는 LA갤럭시와의 대결이었다.
7월 17일.
캘리포니아 주 LA에 위치한 스텁헙 센터(StubHub Center).
경기장을 가득 채운 3만여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소리와 함께 선수들이 입장하였다.
이내 양 팀 주장들이 대표로 나와 선축을 정했다.
“예전부터 만나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만나는군. 오늘 잘 부탁한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주장 우호영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악수를 받은 이는 LA갤럭시의 주장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이었다.
날짜는 7월 16일.
호영이 태어난지 18번째 해가 되는 날이자, 그를 묶고 있던 족쇄가 풀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