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02
Chapter 102 – 신앙의 의미(5)
설화련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길거리를 거닐었다.
'나 혼자 남았어.'
이유는 별거 없었다.
어르신과 오랜만에 마인을 사냥하자고 말하려고 했는데, 어르신이 이미 떠난 뒤였다.
아니, 어쩌면 자신이 귀찮게 한걸지도 모른다. 어르신도 주말의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한걸지도 모를 테니.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른들은, 특히 남자들은 자기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하다고 어디선가 들었었다.
설화련은 잠깐 자신의 옷을 바라봤다.
팔 부분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소매를 자른 민소매 와이셔츠에 하이웨스트 블랙 스커트. 그리고 검은색 스타킹. 스커트 옆에 찬 검 두 자루는 행인들의 시선을 잡은 채였다.
"야, 어딜 봐!"
"와, 미친. 존나 예쁘네."
설화련은 길거리를 거닐었다.
어르신이 없는 마인 사냥을 나서는 것은 이토록 외롭다.
'처음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혼자여도 괜찮았다. 가끔씩 강한 마인들이 나타나서, 그녀가 죽을 위기를 겪기는 했었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이 세계에서 자신과 연결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롯이 마인을 죽인다. 그것은 설화련에게 반드시 풀어야 할 숙명이기도 하였다.
어르신과 함께 도시를 다니면서 마인들을 죽이는 것은 그녀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운 행위였다.
누군가는 살인에 불과하다고 말하지만, 마인은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이 세계를 좀 먹는 해충이었다.
자신은 그저 어르신과 함께, 이 세계를 조금 더 이롭게 하려면 마인을 사냥한다.
그렇게 길거리를 거닐던 와중, 그녀는 보았다.
'…….'
어르신이 마인과 싸우고 있는 모습을.
황금의 불꽃을 두른 채, 마인들과 싸우고 있었다.
***
신성은 이 세계를 구성하는 믿음의 힘이다.
신앙은 신성이 되기 전에 발버둥치는 힘을 의미한다. 이 힘은 본질은 같지만, 그 성능은 차원이 다르다.
마치 자전거와 비행기를 나란히 두고, 둘 다 사람들의 이동을 편히 해주는 것과 같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 특수 스탯과 개념 스탯의 차이였다. 특수 스탯이 아무리 높아도, 개념 스탯을 이기지 못한다.
‘천천히.’
신성과 신앙은 별빛의 마력과 비슷하다.
자신을 향한 믿음이라는 순수한 힘으로, 그것을 상상하는 힘으로 채워나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신성이나 신앙의 힘은 자신의 힘을 채워 넣어야 한다.
천공의 신은 번개의 힘을.
투쟁의 신은 투쟁의 힘을.
빛의 신은 빛의 힘을 담았다.
별빛의 마력이 이미 완성된 명화라면.
신앙과 신성은 '나'라는 존재가 주체가 되어 그 힘을 채워 넣어야 한다. 새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린다. 나의 힘으로.
'역천은…….'
나는 역천의 기를 황금빛의 힘에 섞었다. 역천이 반발한다. 오롯이 자신이 주체여야 한다는 듯, 신앙의 힘을 부정했다. 신앙의 힘은 반발이 적었지만, 융합할 수 없었다. 역시 역천의 기는 신성을 포옹할 수 없다.
'아직은.'
이 두 개의 힘을 섞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대체한다. 내가 가진 다른 힘으로. 검귀의 재능과 결합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신앙에 염상의 불꽃을 더했다.
[「염상의 불꽃(S-)」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화르륵!
황금의 불꽃이 내 손에 머물렀다.
염상의 불꽃. 그것이 신앙이라는 미약한 힘에 불꽃의 성질을 담았다.
"신성……?"
마인은, 빌런은 멍하니 두 손을 모은 불꽃을 향했다. 황금의 불꽃. 이 세계의 법칙에서 태어난, 믿음의 힘. 그리고 불꽃의 '태우는'성질과 결합한, 신성한 불꽃.
신앙은 외계에서 온 힘의 대척점이다.
그 힘이 지구의 법칙에 근간을 둔 까닭이다. 법칙을 다루기 위해서는 신성이 필요하다. 이따금, 영웅이라 불리는 존재들은 그것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법칙을 세계에 강요하며, 그것을 일그러트리지만.
이 세상의 모든 법칙은 신성이 되어 '신'이 될 가능성을 만들어 준다.
'천천히.'
[「영웅의 심화 영력 강화술(B)」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손재주(B+)」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손재주(B+)」의 숙련도가 통달했습니다. 「손재주(B+)」가 「미다스의 손(A)」으로 진화합니다.]신앙과 염상의 불꽃을 융화한다.
내가 가진 역천의 지배력은 개념 스탯의 힘으로부터 나온다. 개념 그 자체를 지배하는 스탯이지만, 신앙은 좀 달랐다. 염상의 불꽃 역시 마찬가지. 이 둘은 나에게 낯설기 그지없는 힘이다.
느릴지라도, 확실하게.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내디뎌야 한다.
그런 내 낌새를 눈치챘는지, 빌런이 소리쳤다.
"저 개새끼 죽여!"
“쿠오오오!”
마인이 포효했다.
빌런의 말에 긍정하듯이 말이다.
콰드득!
팔의 근육이 기괴하게 부풀어 올랐다. 마인의 팔은 어지간한 성인 허벅지만 했었는데, 어지간한 트럭만 한 크기로 커졌다. 무지막지한 기파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능히 상격이라고 봐도 좋았다.
'상관없어.'
어차피 죽여야 할 적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끼이이익!
근육이 압축된다. 아마 마인이 가진 특수한 힘일 거다. 트럭같은 근육이 일 순간 작아지고.
일권(一拳).
──────!
충격파를 동반하며, 마인의 팔이 나를 향해 내질러 졌다. 기교도 깊이도 없는 그저 내지를 뿐인 강권(鋼拳). 그러나 마인의 압도적인 육체로 그것은 턱없이 위험한 일권이 되었다.
빌런 역시 움직였다. 품에서 검을 꺼낸 채였다. 경파가 줄기차게 검을 따라 흐르며, 그것이 칼날의 형상을 만들었다. 그것을 나를 향해 휘둘렀다. 쾌속하기 그지없는 검이었다. 기교는 꽤 있는 수준. 검은 순식간에 분열하면서 수십 개의 그림자를 만들어내었다. 일격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은 기세를 담은 채였다.
빌런 역시 상격에 들었다는 증거다.
알 바 아니야.
속으로 뇌까리며 전투에 집중했다.
검귀의 감각을 북돋았다.
끝 없이 날카로운 감각이 내게 길을 보여줬다.
'집중.'
황금의 불꽃을 만들면서, 흑천을 빼 들었다. 땅을 크게 내디딘 채, 역천의 기를 흑천에 불어넣었다. 극에 달한 역천 지배력이 검기를 모방했다.
위검기(僞劍氣)였다. 역천의 기가 요동친다. 팔의 근육을 격발시키듯 검을 휘둘렀다.
쩌어어어어어엉!
수십개의 잔영이 일검에 박살이 났다.
"커헉!"
빌런이 피를 토해내며 파편으로 만들어진 검과 날아가 버린 자신의 왼 팔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내 몸도 성치 못했다. 피가 역류하며, 역천의 기가 흐트러졌다. 그리고 마인의 주먹이 지척까지 다가왔다.
화르르륵!
황금의 불꽃이 움직였다.
신앙은 이 세계를 이루는 법칙이다. 이 세계의 것이 아닌것에 특히나 강한 힘을 발휘하고, 적대한다. 황금의 불꽃이 마인의 주먹과 맞부딪쳤다.
치이이익!
황금의 불꽃이 일 권의 기세를 꺾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었다. 아직 완벽하게 융화되지 않은 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을 벌었다.
그거면 충분했다.
흑신무로 근육을 움직였다. 뇌보다 빠르게 육신이 반응하며 흑천을 휘둘렀다. 역천의 기가 요동친 채로 마인의 팔과 부딪쳤다.
콰아아앙!
검과 주먹이 부딪쳤지만, 폭탄이 터지는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를 악물었다. 왼쪽 눈 부위의 깨진 가면 사이로 마인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표정이 다급해 보였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절박한 표정이었다.
'겨울의 검은.'
쓰지 않는다.
흑천도 특이하지만, 위천의 여단의 부단장이 쓰는 겨울의 검은 유명하기 그지없다. 위천의 여단과는 아직 제대로 싸울 때가 아니다.
성신안으로 상대를 통찰한다.
흑신무로 육체를 조율하며 상대에게 맞춘다.
역류하는 피를 억지로 붙잡았다.
혈액의 흐름을 조율한다. 깨끗한 피가 원활하게 순환하며 죽은 피를 한쪽으로 몰아 역천의 기로 태웠다. 근육을 압축시키고 움직인다. 체력을 최대한 보존한다. 근골을 더 강맹하게 만들었다.
흑신무는 애초부터 이런 무공이다.
한계를 부수는 신체였다. 성신안은 모든 것을 통찰한다. 두 개의 힘으로도 게임에서는 적수를 찾기 힘들었다.
'상대가 강해도.'
"쿠오오오오!"
콰앙!
마인이 포효하며 크게 도약했다. 두 팔을 위로 올리며 도착하는 순간, 팔을 내려찍었다. 파편에 마기가 깃들며, 무수히 많은 파편이 내 육체를 공격한다.
흑섬보의 묘리로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한다. 성신안으로 통찰하며, 흑천으로 위험한 공격들을 쳐냈다.
화악!
그리고 다시 신앙의 힘을 모은다. 믿음의 힘이 오른손에 뭉친다.
화륵.
불꽃이 피었다. 황금의 신성에 불꽃의 성질이 깃들었다. 악을 처단하는 힘이 악을 불사르는 힘으로 치환된다.
마인의 팔이 내 목을 노려왔다. 몸을 측면으로 비틀며 무게를 실었다. 황금의 불꽃을 응축한다. 흑신무로 조율한 강맹해진 육체가 탄력을 머금으며 일순간 폭발적인 힘을 실어줬다. 마인의 표정이 다급해졌다. 역천의 기도 위험하지만, 황금의 불꽃을 더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마인이 균형을 흩트리며 억지로 몸을 돌렸다.
기괴할 정도로 반대쪽으로 기울여버린 육신이 보였다. 그대로 역천의 기를 발에 응축. 그대로 오른쪽 다리를 걷어찼다.
"컥!"
마인의 다리가 걷어찬 만큼 늘어났다. 역천의 기를 북돋았다. 걷어차여 진 다리를 그대로 찢어버릴 기세로.
쩌억.
불쾌한 소리와 함께 마인의 오른쪽 다리가 그대로 찢어져 버렸다.
"안 돼……!"
죽음을 직감한 듯 마인이 소리쳤다. 나는 무표정한 눈으로 마인을 바라봤다. 오른손을 들었다. 황금의 불꽃이 응축된 채,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마인의 머리를 내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