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63
Chapter 163 – 축제(1)
‘매달 300씩만 있어도 괜찮겠지.’
설화련의 능력은 고작 그 정도가 아니지만 너무 큰 돈이 한 번에 생기면 설화련의 금전 감각이 망가질 위험이 크다.
설화련에게는 따로 줄 통장을 파서 그녀의 능력에 따라 대우를 해줘야 함이 옳았다.
‘줄 수 있는 게 돈밖에 없어, 미안하다.’
그걸 설화련에게 말하니 설화련은 오히려 화들짝 놀랐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어르신과 함께 있고, 거기서 어르신에게 도움을 받는 걸로도 과분한데 돈까지…….”
설화련이 촉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지금까지 돈이 없었던 서러움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이겠지.
“그런데 저들을 그대로 두어도 괜찮겠습니까?”
설화련의 시선은 마공녀와 일장로에게 향했다.
“저들 한 명 한 명이 어르신에게 미치지 못하지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 휘하의 수하들은 전문적인 훈련은 받지 못했지만, 잠행용으로 키운 것 같군요.”
“……그렇지.”
나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지만, 설화련에 미치지는 못한다.
단박에 알아보는 설화련이 이상한 수준. 그러고 보면 그녀는 병사를 키우는 데에 재능이 있었다.
‘키우게 하지 않을 거지만.’
설화련의 재능은 활짝 피어야 한다.
그녀가 가진 재능, 얼어붙은 세계와 그림자 왕이 될 자격을 동시에 개화시킨다면 그녀는 남부럽지 않을 존재가 될 테니까.
“화련이, 너는 모르겠지만, 저들은 나름 믿을만한 존재들이란다. 더 정확하게는 믿을 수 있는 족쇄를 채워놨지.”
“과연. 역시 어르신입니다. 원래 빌런들은 마인과 한통속일 수 있는 존재들. 세간에서는 그들을 회계해서 ”
설화련과 적당히 이야기하며 으슥한 곳으로 갔다.
내가 지금까지 모아놓은 특수 스탯 영(影)을 이용해서 만든 공간이다.
그림자 공간.
이곳에서 설화련을 훈련시킬 속셈이었다.
“이곳은?”
“화련이를 위해서 내가 만든 공간이라고 볼 수 있지. 오늘부터 이곳에서 그림자를 다루는 훈련을 할 거다.”
뚜둑. 뚜둑.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그림자 속에서 병사가 몸을 일으킨다. 그 힘은 미약하다. 마인을 잡아먹고, 이제 막 만들어진 수준의 병사.
나는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주려고 하려다가 멈췄다. 설화련이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련?”
“네? 네. 아, 아닙니다.”
생각해보니 설화련을 화련이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흠, 이 칭호가 별로였던 건가.
“미안하군. 내가 성급하게 말했어. 앞으로는 주의하도록 하지.”
“네?”
“화련이라고 불러서 기분이 나빴던 게 아닌가?”
“아닙니다! 오, 오히려 좀 더 가, 가까워 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가.”
그런 것인가…….
“그렇다면 앞으로 화련이라고 부르겠다.”
“네, 어르신.”
설화련은 내 말에 활짝 웃었다.
나는 설화련을 잠깐 멍하니 바라봤다. 그녀는 대부분의 일에 무감정하게 행동한다. 그것은 그녀의 감정이 적은 게 아니라, 후천적인 훈련 때문이었다.
암살자.
암살 가문의 모든 총력을 기울여 만든 최종 병기. 그것이 바로 설화련. 그렇기에 그녀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훈련을 했다. 설화련은 일족의 보물이라 다른 암살자들이 받는 감정 말소 과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그런데도 감정을 드러내는 게 적었다.
‘웃은 건가.’
뭔가 안쪽의 있는 것이 간질거리는 기분이었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감정을 추슬렀다.
그리고는 앞으로 있을 훈련방식에 관해서 설명했다.
“오늘부터 화련, 네가 할 훈련에 관해서 설명하겠다. 일주일 동안 그림자에 관한 훈련을 하고, 그 다음 주에는 화련이가 가진 재능을 위주로 훈련하겠다.”
“주마다 다른 재능을 단련하는 것이군요.”
“그렇다. 이번 주에 할 훈련에 대해서 가르쳐 주겠다. 우선 이 그림자 병사의 제어권을 가져가 봐라.”
“알겠습니다.”
설화련이 그림자 병사를 노려본다.
무언가 움직임이 느껴졌지만, 그림자 병사의 통제는 온전히 내 손에 있었다.
-주인, 저거 괜찮은 건가?
‘그래. 원래 이런 훈련법이야. 상대의 그림자 제어권을 뺏어서 지배력을 늘리는 식이지.’
-서하 님, 근데 그건 서하 님이 하기에 맞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무슨 소리야?’
-서하 님은 스스로에 대해서 잘 모르시지만, 속성 지배력이 굉장히 뛰어나십니다.
‘그건 그렇지.’
-굉장히, 굉장히 뛰어나세요. 자신보다 격이 높은 존재들만 싸운 덕분에 서하님의 격 자체도 어마어마하게 높은 편이고요. 거기에다가 온갖 보조로 재능을 얻는 힘에 기예도 있어요.
‘…….’
-거기까지면 그나마 괜찮을 건데, 심장을 대체해서 만든 흑염휘성신이라는 그릇은 모든 것을 포용하며 존재 자체로도 격을 갖춘 이상한 그릇이에요. 물론 지배력을 할당해서 언젠가는 성공하겠지만, 평범한 사람이라면 저 지배권을 뺏어 오기 위해서는 평생을 다해도 모자랄 거예요.
‘……그 정도라고?’
-네. 어쩌면 그녀는 너무 커다란 벽을 갑작스럽게 맞닥트려서 절망할지도 몰라요.
영천의 말에 나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모르는 건지 흑천이 가슴을 내밀며 우쭐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라. 주인에겐 천상천하, 가장 뛰어난 이 몸이 붙어 있지 않은가.
‘흑천은 무슨 방도가 있어?’
-그럴 때야 말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제자를 향한 믿음…….
‘…….’
[미다스의 손(A+)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흑천과의 인연이 깊어집니다.]-흐아아아아앗♡
흑천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오르가검, 조용.
흑천을 조용히 시키고 설화련을 바라봤다. 설화련의 몸에는 어느새 땀이 가득했다.
그러나 푸른 색의 눈동자에 새겨진 의지는 굳건했다.
움찔.
그림자 병사의 팔이 순간 움찔거렸다.
-그림자 병사의 제어력이……?
영천이 당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아이의 재능도 상당하네요. 과연 서하 님이 눈여겨보실만한 재능이군요.
‘그렇지?’
영천은 걱정했다.
이 수련법은 맞지 않는다고. 설화련이 너무 큰 벽을 맞닥트려서 절망할지도 모른다고.
그러나 그녀는 내 수련법을 잘 따라오고…….
주륵.
설화련의 코에서 코피가 흘렀다.
“어?”
나는 재빠르게 설화련에게 다가가서 아공간에서 휴지 한 장을 꺼내어 그녀의 코피를 닦아 줬다.
“머리 젖히지 말고.”
“……죄송합니다.”
“아니야, 화련이는 잘했어.”
설화련의 안색이 창백했다.
무리한 탓이었다. 영천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아직 특수 스탯을 익힌 지 얼마 안 되었다고는 하나, 그녀가 이렇게 무리한 모습을 보이는 건 거의 없었기 떄문이다.
‘이건 효율이 높지만, 가끔씩 해야 하겠군.’
설화련의 부담이 심했다.
나는 설화련을 다독이며 훈련을 끝마쳤다.
*
축제(祝祭).
축이 동반된 제사. 간단하게 무언가를 기념하는 날.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한국 영웅학교는 학교답게 이른바 축제라는 문화가 존재했다.
이날만큼은 학교를 외부에 개방한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의 실기처럼 외부에 공개하기 때문에 학생들보다는 선생들이 바짝 긴장하는 날이기도 했다.
사고가 일어나면 그대로 학교의 명예가 땅으로 추락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 연도는 특히나 사고가 잦았다. 한국 영웅학교를 마인들이 대놓고 침공한 사태가 있었고, 미국이 마인들의 침략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축제는 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하도록 하지.”
서예빈의 말 하나로 축제가 진행되었다.
지엄하고 고귀한 황제의 말이었다. 교사들은 일을 진행했다.
“어떻게 될까, 교감.”
“뭐가요?”
“놈들이 이곳에 쳐들어올까?”
“이곳에 방벽은 너무 튼튼해서 놈들이 올 것 같지는 않은데…….”
교감은 말끝을 흐렸다.
놈들이 노리는 바를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워프의 피를 따른 직감은 묘하게 불길했다.
“간 보기로 올까. 아니면 제대로 올까.”
“놈들이 올 거라는 걸 확신하는 모양이로군요.”
“그래. 놈들은 올 거다.”
왜냐하면 이 학교에는 그녀가 있으니까.
마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고 싶은 존재가 있으니까.
서가연.
어떻게 그 재능을 발견했는지 모르겠다. 이서하가 발견한 그 재능은 꽃을 피웠다. 마인들을 절멸할 재능이 마인들에게 올바르게 겨눠지고 있었다.
서예빈이 할 것이란, 그녀가 올바르게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
“끌끌, 자신이 넘치는 모양이로군. 새로 얻은 인형이 그리 마음에 들었더냐?”
“그렇지.”
갑작스럽게 나타난 천견의 말에 황제는 고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교감과 이서하가 망가진 별을 수리하면서 이서하가 별들을 강화했다.
‘진리였었나.’
이서하의 숨은 신분 중 하나였다.
음지에서 연금술사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며, 그 수준을 최소 두 단계는 높였다고 평가받는 인물.
과연 연금술사들의 추앙을 한 몸에 받을만한 능력이었다.
별의 기본적인 능력부터 시작해서 온갖 능력들이 이전보다 훨씬 강화되었으니까. 덕분에 학교의 재정이 잠시 휘청거릴 정도로 많은 돈을 썼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그럼 문제는 다른 인간들의 안전이겠군.”
“그래. 안전이 위험하지.”
두 초월자가 나누는 대화에 교감의 얼굴이 서서히 굳었다.
왜냐하면 생명에 관한 문제가 나오면 대게 일회용 방어구를 준비해야 하는데, 그것은 교감의 몫이기 때문이었다.
“자, 잠깐. 나도 요즘 할 일이 많아서 손을 쓸 수가 없는데? 진리 님하고 미팅도 가져야 하고…….”
“팬클럽이라고 했었나? 굳이 만날 수 있는데 그곳에 갈 이유가?”
서예빈은 평온한 어조로 교감에게 말했다.
교감은 절망했다.
황제는 인간의 마음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