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67
Chapter 167 – 축제(5)
인형사는 사람의 혼을 인형에 불어넣는다.
지배력.
이라는 특정한 힘을 다룬다.
사람의 혼을 지배하고 그곳에 인형을 넣어, 인형을 지배한다. 간단한 말이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계약에 의했다고는 하나 사람의 혼을 다루는 것은 아직 사람이 다루기에 불안전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계약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끝이 아니다.
인형사는 사람의 혼을 가둘 인형을 필연적으로 필요로 했다. 살아생전 그 사람이 이룬 격과, 그 격에 어울리는 인형을 필요로 했다.
황제는, 서예빈은 자신의 인형을 위해서 인연을 맺은 교감을 억지로 자리에 앉혔다.
그녀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었다. 드워프의 혼혈로 태어나 복수를 이루고자 하는 그녀의 복수를 들어주었다. 이것이 바로 교감이 교감이란 자리에 안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서예빈은 마침내 최강의 별을 만들었다.
‘어처구니가 없었지.’
인공 마도학.
교감은 대장장이 일과 연금술의 결합을 그리 불렀다. 지금까지 나왔던 마도 공학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물건이라고 했다. 그 수혜를 받은 서예빈은 그 말에 동의 했다.
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팔이 길쭉한 형태. 이전에 있던 사슬은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의 생김새에서 인형의 생김새로 바뀌었다. 새하얀 몸뚱아리의 얼굴. 이목구비는 없다. 마치 마네킹처럼 그것은 하늘에 고고하게 떠 있었다.
‘뭐지?’
에리히 폰 만슈타인은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인형사, 세예빈을 쉽게 본 것은 아니다.
나치 제국은 그녀의 전력은 대폭 깎였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그녀가 가진 심상 세계가 문제였다. 이면 세계의 제왕. 수십만 단위의 인형이 잠들어 있는 그녀의 제국은 그 자체로도 폭력이었다.
그렇기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뭐냐.’
에리히뿐만 아니었다. 주변의 모든 이들이 멍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에는 수백 가지의 마법진이 명멸하고 있었다.
‘초월자라도 저게 가능한가?’
가능은 했다.
천견이 아직 초월에 들기 전에 일이었다. 칠악이 팔악으로 늘어날 뻔한 사건이 있었다. 그 존재를 저지하기 위해서 천견은 그 수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건 이상하다.
왜냐하면 황제는 인형사이기 때문이다.
본체의 무력은 약하나, 인형에 많은 것을 투자한 존재.
그 인형은 초월을 바라볼 수 없다.
그녀가 강한 이유는 그녀의 별들이 초월자와 동급으로 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녀의 인형은 초월자가 될 수 없다.
“잔챙이들.”
황제는 관중들을 오연하게 내려다보았다.
“으득.”
잔챙이라는 말에 에리히는 이를 물었다. 그러나 그 말에 대꾸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곳에 있는 나치들의 목줄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황제의 별이 대폭 강화되었어.’
그 수준은 못해도 최소 2배 이상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었다.
인형을 어떻게 저리 강화했는지 모르겠다. 마치 새로운 힘을 적용한 듯했다. 그러자 불현듯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다.
‘……진리인가.’
한없이 오만한 이름이었다.
그러나 진리라는 존재는 그 오만한 이름에 어울리는 존재이기도 했다. 연금술이라는 학문을 몇 차원이나 드높인 인물.
‘황제와 진리가 손을 잡았다.’
나치 제국 내에서 S등급 이상으로 분류되는 둘이 손을 잡았다. 악신호였다. 그 둘이 힘을 합친 시너지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이기에.
이건 좋지 않았다. 홀로 독보하는 존재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서로 힘을 합치지 않았다. 천견과 패왕, 황제는 손을 잡았지만 다른 초월자들이 조용한 것이 그 이유다.
천의 마도사와 검성, 검마가 나타나지 않음이 그 증거였다.
진리는 초월자가 아니지만 그만한 위세를 가지고 있다. 그가 원한다면 전 세계에 있는 연금술사들이 그를 위해서 모일 것이다.
연금술사들이 현재 세계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그는 초월자라고 봐도 무방했다.
‘좋지 않군.’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거슬린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들이 받은 명령은 황제를 묶는 것.
그 동안 SS 단의 단장인 하인리히 힘러가 마인을 멸할 운명을 타고난 소녀를 죽이는 것이 이 작전의 핵심이다.
‘오랫동안 묶는 건 불가능하다.’
에리히 폰 만슈타인은 머리를 굴렸다. 어떤 수법을 쓰든 간에 힘을 회복하다 못해 강화된 황제를 묶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2차 세계대전에서 한순간에 파리를 끝장낸 명장인 에리히는 황제를 묶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했다.
혹시 몰라 싶어서 황제가 무리를 하는 것도 한 과정에 집어넣었다. 무리를 이끄는 명장의 기본이었다. 그러나 저렇게까지 강화된 별을 상대로 묶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에리히는 바랐다.
조금이라도 빨리 힘러가 소녀를 죽이기를.
***
-핫, 어처구니없는 놈이로군!
힘러가 사납게 울부짖으며 말했다. 죽음의 기운이 치솟으면서 그의 지팡이 끝자락에 머물렀다.
흑천을 휘두른다.
검은색의 검광이 흑천에 머물렀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듯한 검기와 함께였다. 죽음의 기운이 한 점으로 응축. 그것이 나를 향해 쏘아졌다.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이 울려 퍼졋다. 죽음의 기운이 나를 압박한다. 흑천을 쥔 손이 떨렸다.
‘이런.’
역천의 기가 부정한다. 죽음의 기운은 그러나 너무나도 많은 힘을 담고 있었다. 힘러는 마법사지만 그 위계는 최상격이다. 내 역천의 검기가 세상의 이치를 부정하듯, 그의 힘도 세상의 이치를 부정했다.
부정한 힘과 부정한 힘이 부딪친다. 서로를 부정한 힘이 동격을 이루었다.
으득.
폭발과 함께 나는 몸을 뒤로 힘껏 날렸다.
콰득.
검은색의 촉수 같은 것이 내가 있던 자리를 노렸다. 힘러의 등 뒤에 수십에 달하는 촉수가 문어 다리처럼 솟았다.
-판단이 빠르군. 나이답지 않게 경험이 풍부해. 그것도 자기보다 강한 존재들과 쌓아 올린 경험이야.
힘러의 눈에 흥미가 일렁거린다.
이해할 수 없는, 그런데도 굉장히 탐나는 보물을 보는 눈빛이었다.
-너, 황제가 총애하는 아이야.
힘러가 나를 바라봤다.
촉수를 거뒀다. 지팡이의 끝을 하늘로 향했다. 나를 공격하는 것을 멈추었다. 공격의 의지가 없는 듯이.
-너에게 하나의 선택을 권하겠다.
“그쪽에 합류하라고?”
-…….
힘러가 침묵했다.
-네놈이 우리 제국에 적의를 가진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너를 총애하는 황제가 깨끗하리라고 믿는 건가?
“설마”
고고한 모습과는 다르게 황제는 고귀하지 않다.
초월자가 되기 이전 인류의 주적이 될 뻔한 이였다. 살아남기 위한 행동과 보이지 않는 적의가 그녀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황제가 보인 행보는 선역이라기보다는 악역에 가까웠다.
‘아무리 그래도 저놈들과는 비교가 불가능하지.’
하지만 저놈들은 다르다.
민간인을 납치하고, 그들을 숙주로 삼아 강제로 마인으로 변화시킨다. 그들은 이지를 상실하고, 그들의 명령에 충성하게 되는 존재로 변한다.
그리고 나치는 그들을 이용해서 인신 공양을 하는 놈들이다.
“황제가 마냥 착한 존재는 아니란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너희가 말하기엔 웃기지 않나?
-그런가.
힘러는 아쉬운 눈으로 나를 훑었다.
-그런 충만한 재능을 고작 병사로 사용할 수밖에 없음이 아쉽다.
“너는 내가 죽을 거라고 얘기하는데?”
-무얼, 당연한 소릴.
놈은, 나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상대해 왔기에 자기 주제를 높게 치지 마라.
죽음의 기운이 솟구친다.
외계에서 흡수한 마력이 힘러에게 머물렀다.
죽음.
의 힘이라고는 했지만, 저것의 기원을 따지자면 생명의 힘이었다. 검은 태양이 상징하는 것은 불멸과 생명력. 그것은 태양이지만 열기를 품지 않는다. 오히려 봄의 검처럼 어마어마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음에 가까웠다.
뿌득.
힘러의 모습이 변화한다. 지금까지 마른 몸에 가까운 외형이 뒤바뀌기 시작한다.
‘미친.’
힘러가 이곳에 쳐들어온 이유는 그 힘에 자신이 있어서다.
힘러가 나치 제국에 가진 위치는 종교로 따지자면 추기경과 비슷했다. 아돌프 히틀러라는 인물이 제사장의 위치에 있다면 그는 그 아래 단계에 있는 존재.
검은 태양의 힘을 그만큼 잘 다룰 수 있다는 의미다.
힘이 응축된다. 죽음의 힘이 힘러의 얼굴에 모였다.
거대한.
순간적으로 어떤 거대한 것이 이쪽을 주시함을 느꼈다.
지잉─.
얼굴의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선이 생긴다.
뻐끔.
선이 갈라진다. 거대한 눈동자가 그곳에 나타나 있었다. 검은색 자위의 금색의 눈. 기괴하기 그지 없었다. 그것이 나를 바라봤다.
눈동자는 기괴했다. 동시에 어마어마한 힘을 품고 있었다. 어지간한 도시는 저 눈동자가 가진 힘에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
놈은 무어라 말했다.
아니, 말이 아니다. 영언(靈言)이다. 그가 무언가 말을 내뱉자 내 영혼에 새겨지듯이 해석이 되었다.
재밌게 놀고 있구나, 형제여.
놈은.
사도가 했던 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
-……주인이시여?
힘러가 멍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힘러의 눈동자가 나를 비췄다. 그의 표정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바라본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