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9
Chapter 29 – 귀공녀
중간평가가 곧 시작된다.
그래서일까.
애들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옆에서 공부하고 있는 홍유화.
앞에서 열심히 무언가 끄적이는 에르실과 김서현.
‘다들 필기를 열심히 하고 있군.’
……태연자약하게 말했지만 가장 급한 건 나였다.
전생에서 나는 나름 알아주는 명문대학교에 갔었다.
그런데 여기 필기는 그 이상이다.
한국이란 땅덩어리에서 나름 알아주는 명문대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학교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배우는 학문 역시 다르다.
국영수가 기본이었다면, 여기는 통계 마나학이라던가, 괴수 공략학과 던전 통계학 등이 존재한다.
‘전부 뭔지도 모르겠는데.’
그럼에도 걱정은 별로 안 든다.
흑천마검을 이용해서 커닝을 한다는 생각도 하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게 있기 때문이다.
재능 열람(-).
이게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은 재능이었다.
“이 문제는 좀 어렵지만, 영웅이 되고 싶다면 익혀야 하는 풀이 방식이기도 하다. 여기에서는……이서하 학생이 풀어보도록 하지.”
“네.”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갔다.
칠판으로 가서 문제를 바라보고 재능을 발동시켰다.
열람.
그러자 풀이방식과 답안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것은 그것을 고스란히 적어 넣는 것.
교수가 준 전자 분필을 이용해서 칠판에 적자니 공중에 뜬 홀로그램에 그것이 그대로 적히기 시작했다.
“훌륭하다. 정말 완벽한 해답이다.”
교수가 뿌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마치 훌륭한 예비 노예를 바라보는듯한 표정이었다.
“자네 혹시 미래 진로에 대해 걱정이 되는 게 있는가?”
“없습니다.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영웅이 되고 싶었습니다.”
“아쉽군.”
교수의 소름이 끼치는 물음에 바로 답했다.
교수가 아쉬워하며 나를 자리에 보냈다.
“진짜 대단하시네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별거 아니야.”
에르실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눈 안의 별이 에르실의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나중에 가르쳐주실 수 있어요?”
“응.”
에르실의 물음에 답해주니, 옆에서 시선이 또 느껴졌다.
홍유화는 지겹지도 않은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띠링.
톡이 왔다.
서가연
-서하 공부 진짜 잘한다!
-나중에 모르는 문제 물어봐도 될까??
-햄스터가 조심스레 바라보는 이모티콘.
이서하
-ㅇㅇ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봐.
답장을 해주고 나는 공부하는 척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
수업을 받고 수련하고, 수련하고, 수련하고.
일과가 넘치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하루는 긴데, 정작 일주일은 빨리 가니 원.’
토요일.
드디어 필기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영웅학교는 중간 평가 때, 1주일 필기 시험을 보고, 그 다음 주에 실기 시험을 본다.
실기 시험을 대비해서 나는 연금실 부실에서 물약들을 만들고 있었다.
바깥에서 물약이나 무기, 아티팩트 등을 반입하는 것은 금지지만, 학교 내에서 학생들이 만들었다면 그것을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굉장히 좋은 시스템이지.’
그리고 내 눈앞을 가득 채운 상태창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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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근력의 비약(A)
붉은빛을 띠는 스탯 상승 비약.
마시는 순간 근력이 상승한다.
:30분 동안 근력 수치가 5 증가한다.
:근력 수치가 20 이하라면 5 추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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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민첩의 비약(A)
초록빛을 띠는 스탯 상승 비약.
마시는 순간 민첩이 상승한다.
:30분 동안 민첩 수치가 5 증가한다.
:민첩 수치가 20 이하라면 5 추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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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체력의 비약(A)
노란빛을 띠는 스탯 상승 비약.
마시는 순간 체력이 상승한다.
:30분 동안 체력 수치가 5 증가한다.
:체력 수치가 20 이하라면 5 추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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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마력의 비약(A)
푸른빛을 띠는 스탯 상승 비약.
마시는 순간 마력이 상승한다.
:30분 동안 마력 수치가 5 증가한다.
:마력 수치가 20 이하라면 5 추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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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근력의 비약을 만들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3,000P를 증정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민첩의 비약을 만들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3,000P를 증정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체력의 비약을 만들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3,000P를 증정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마력의 비약을 만들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3,000P를 증정합니다!]‘이걸로 12,000p를 얻었고.’
비약들을 모두 아공간에 넣었다.
마력의 비약은 나에게 쓸모가 없지만, 다른 이한테 급할 때 전해주면 되는 용도로 쓸려고 하나 만들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
‘공급받은 재료들을 거의 다 써가는군.’
슬슬 학교에 공급용으로 만들 물약을 몇 개 만들어야겠다.
바깥에서 시킨 재료가 있긴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내가 사용해야 할 것들이니까.
‘어쩔 수 없지.’
비상런을 달릴 수밖에.
나는 바깥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부실을 정리하고 바깥으로 나가는 길.
서가연이 보였다.
“…….”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조그맣고 왜소해서 존재감이 옅은 그녀와는 다르게.
지금은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검은색 머리카락이 별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옅은 보라색을 띠기 시작한다.
서가연이라는 인물이 별빛의 마력을 개화하기 시작한다는 증거였다.
서가연 주변으로부터 마력이 넘실거린다.
희미한 어둠속에서 그녀로부터 뿜어진 별빛들이 어둠을 몰아내기 시작한다.
마치 희망으로 이루어진 빛처럼.
서가연은 발전할 거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무서운 속도로 순위를 올릴 테지.
이제 방향만 잘 잡으면 그녀는 인류를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어, 서하야?”
별빛이 사그라진다.
별빛으로 물든 머리카락이 다시 검게 칠해진다.
보랏빛을 띠는 눈동자가 검은색으로 돌아왔다.
“벌써 개화하려는 거야?”
“응, 서하가 도와줬으니까.”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나는 묘한 기시감을 느끼고 있다.
“근데 이제는 좀 알 것 같아. 서하가 왜 나한테 마법을 추천해줬는지를.”
서가연이 양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화악.
별의 구체가 떠올랐다.
별의 마력은 마라는 존재를 불사른다.
그러나 별의 마력은 고작 마를 불사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저 상상하는 것으로 마력을 일으키고 마법을 발현한다.
“그런데 오늘도 훈련하고 가는 거야? 훈련장에서는 못 봤는데?”
“응? 아니, 잠깐 연금술 부실에서 비약을 만들고 있었지.”
“비약? 어떤 비약인데?”
서가연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기시감의 정체를 눈치챘다.
서가연이 말을 더듬지 않고 말하고 있었다.
뭐, 좋은게 좋은 거겠지.
“이번 실기 시험 때 쓸려고, 비약 몇 개 만들었어. 아, 마력의 비약 하나 만들었는데 줄까?”
“응.”
나는 마력의 비약을 하나 건넸다.
“그, 그러면 나도 뭘 줘야 하는데.”
“괜찮아.”
“아니야. 나도 염치가 있지. 서하한테 계속 받기만 했는데. 아직 저녁 안 먹었지? 나랑 같이 밥 먹을래? 맛있는 거 사줄게.”
서가연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거절했다.
지금은 재료 수급을 위해서 비상런을 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미안,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 내일은 어때?”
“내일? 그래.”
서가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묘한 느낌을 받으며 나는 서가연과 인사를 하고 바깥으로 나왔다.
-주인, 조심하는 게 좋겠다. 저런 소심한 여자가 갑작스레 바뀌면, 많이 위험하다고 전대 주인이 말했다.
‘괜찮아. 서가연은 착한 애야.’
-전대 주인도 그렇게 말을 하고 다녔지. 천마라고 불렸지만, 그 시체는 25등분이 되었었던 전대 주인도.
어딘가 아련한 말투로 흑천마검이 말했다.
학교 바깥으로 나온 나는 서울로 향했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면, 금방 도착하지만, 일부러 전철을 이용했다.
한국영웅학교 학생이라면 공짜인데다가 편하긴 한데, 위치가 특정 당하기 때문이다.
비상런은 최대한 안 들켜야 하니까.
-이번에 도착할 역은 서울역. 서울역입니다.
목표로 한 곳은 금세 도착했다. 시간대가 시간인지라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나는 념을 이용해서 근처 화장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주인, 이렇게 보니 꽤 몸이 좋군.
‘…….’
흑천마검에게 본의 아니게 능욕을 당했지만, 어쨌든.
3번이나 옷을 갈아입고 모자를 푹 눌러 썼다.
검은색 후드티에 검은색 진. 검은색 모자.
거기에 검은색 마스크까지.
흑천마검이 질린 눈으로 나를 바라봤지만, 이건 어쩔 수 없다.
하얀색은 너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역천을 몸에 둘렀다.
몸 전체에 검은색의 힘이 둘린다.
이 세계는 과학과 마법이 결합한 마도공학의 세계이다.
그렇기에 과학이 있는 곳에 마법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역천을 이용한다면 CCTV 같은 것들을 미리 회피할 수 있다.
아마 화면에는 안보일 거다.
‘역천지체를 고른 게 진짜 신의 한 수였어.’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근처에서 가장 높이 보이는 건물로 올라갔다.
최대한 사람들은 피했다. 수상한 사람이라고 오해받을 수 있으니까.
-주인은 충분히 수상해 보이는데……?
흑천마검의 말을 무시하며 건물의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에서 본 경치는 퍽 괜찮았다.
거리에는 네온사인이 가득하였고, 술을 마시거나 벌써 떡이 돼서 뒷골목에 뻗은 사람들도 보였다.
‘비상런을 하기 좋은 날이군.’
비상런은 간단하다.
에픽 월드에서 싸움에 최적화된 고인물들이 급하게 재료를 수급할 때 쓰는 방법이다.
다른 게임이라면 괴수를 잡고 재료를 수급한다.
그러나 에픽월드는 현실을 지독하게 반영했다.
한국은 북한까지 점령하면서 통일 한국이라고 불린다.
거기다가 한국은 영맥이 가장 모이는 장소라서 특출난 영웅들이 정말 많다.
그들로 인해 괴수들은 이미 씨가 마를 지경.
괴수를 잡을려면 멀리 외국까지 나가야 잡아볼 만 하다.
그렇다면 비상런은 무엇일까.
한 뉴비가 올렸던 질문이 떠올랐다.
-님들 질문 있음
에픽 월드 공지 따라가서 재료 수급하려고 괴수 둥지 치려는데 거기 사람밖에 없음.
내가 잘못들 간 거야?
[대충 위치가 찍혀있는 사진.]-잘 갔네. 거기 다 파밍할 잡몹들 있잖아.
ㄴ?
ㄴ 쟤네들 다 마인이라고.
그렇다.
에픽 월드에서 마인이란 괴수보다 못한 존재.
아니, 괴수랑 비교하는 것도 실례인 쓰레기 놈들이다.
그놈들은 오중국(五中國)에 사는 오크 놈들과도 같은 몰살당해도 싼 종족들.
나는 다차원 상점에서 사놨던 가면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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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혹의 무면탈(A-)】
전설적인 의적, 괴도 뤼팽이 사용한 가면. 사용자의 모든 정보를 가려준다.
:사용자의 인상을 흐릿하게 바꾼다.
:다른 이가 사용자를 바라볼 때 상대에 맞춰, 가장 이상적인 분위기로 바꾼다.
:A등급 이하의 ‘관찰’스킬을 무효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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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면을 쓰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제가 정의로운 도둑이 되게 해주세요.”
오늘 밤, 마인들의 창고를 털어먹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