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57
Chapter 57 – 강의(2)
처음에는 적당히 결과물을 던져두려고 했다.
왜냐하면 이 세계에 대해서 파악하기에는 내가 떨어진 시간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레시피 수준은 낮지만, 다른 것이 뛰어날지도 모른다.
게임이 현실이 된건지, 현실을 게임으로 만들어서 공략한 나를 떨어트린 것인지.
그 과정은 불분명하지만, 나는 후자일 거라 생각했다.
‘학문의 수준이 게임이라고 치기에는 너무 뛰어나 가지고.’
각기 다른 재료들을 이용해서 만드는 연금술.
그것에는 하나의 규칙이 있다.
독성이 강한 것들을 조합하면 어떻게 마력을 조율하고 키트로 분배를 하느냐에 따라서 성질이 달라진다.
아예 다른 약이 될 수도 있고, 혹은 반대의 성질을 가진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재밌었다.
그러나 이 세계에서 재료들은 정말로 다양했다.
다른 고인물들은 연금술을 고르는 것보다 초반의 이점이 확실한 요리나, 극후반에도 강점을 지니는 대장장이 일에 몰두하기 마련이었다.
이도저도 아니면, 마법 학문을 전공해서 아티팩트를 만들던가.
연금술은 위의 언급한 것들보다 명백히 어려운 학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떨어진 다른 놈들은 대장장이 짓이나, 요리를 했지만, 나만은 꾸준히 연금술을 팠다.
어떻게 보면, 나는 고인물들 중에서 연금술에 특별한 감정을 품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까 적 도마뱀의 혀와 석유나무잎 세 뿌리와 섞어서…….”
“독과 독을 결합하면 보통은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뉩니다. 독성이 섞여서 해독제도 통하지 않게 되는 독과 이상한 작용으로 엉켜서…….”
전부 엉망이었다.
이건 아니다.
고급 재료들을 이상한 조합식으로 사용한다.
그 과정에서는 진리는 이렇게 했으니까 혹시 모른다-라는 저열한, 운에 기대는 마음이 있다.
이건 마치……그런 방식이었다. 랍스타를 사왔는데 동생이 라면에 랍스타를 넣고 맛있다고 하는 것과 같았다.
혹은 스테이크를 구웠는데 짜파게티 위에 올린다거나.
물론 그 재료들은 고급지고 맛있는 것들이기에 충분히 맛있을 수 있다.
다만 그것들을 다루다 보면, 그것보다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이었다.
‘…….’
그래서 어지럽다.
그들의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나는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았다.
-주, 주인?
-서, 서하 님, 괜찮으신가요?
흑천과 영천이 나를 걱정스러운 어조로 불렀다. 그러나 나는 괜찮……지 않았다.
‘흑천.’
-……왜 그러지?
‘만약 화나는 일이 있다면, 어디까지 허용될까?’
-흠.
흑천이 고민에 잠긴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그건 주인 자신이 스스로 정해라. 주인은 천마다. 전대 천마는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존재였다. 다른 이들은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역천의 기운을 가지고 있고, 전대 천마의 흑신무를 고스란히 계승했다.
-맞아요. 남자인데 소녀 행색을 하거나 늙어빠진 뚱뚱보 여자가 아름다운 여자를 하는 이 썩어빠진 세계를 부수자고요!
영천이 불쾌해하며 말했다.
주제가 좀 다른 것에 화난 모양이다.
아무튼.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해.’
직접 겪어본바, 저들은 우물 속의 개구리 수준이었다.
나름 세계에서 노는 명인들이 꽤 괜찮은 발표를 했다고 ‘만족’하는 것이 보인다.
……참을 수가 없었다.
“진리 님. 곧 올라오셔야 합니다.”
“질문이 있습니다.”
“네.”
“정해진 시간이 있나요?”
“원래대로라면 30분이 끝이지만……청중들이 더 원한다면 연장할 수 있습니다.”
그럼 됐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많은 분이 기다리시던 그분이 오늘 이 모임에 참석하셨습니다.”
사회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진리 님이 입장하십니다.”
나는 무대 위로 향했다.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묘하게 경쾌하게 들렸다.
조용히 패혼을 발동했다.
순간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이곳이 가상이라고는 하나, 패혼은 영혼에 직접 힘을 가하는 방식. 그것은 일종의 신비神秘에 가깝다.
아마 이것은 내가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말해줄 테지.
‘어쩔 수 없군.’
가면을 썼지만,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쩔 수 없다.
이 세계의 연금술 수준이 낮다면, 내가 끌어올려 줄 수밖에.
‘비랩실을 영입해야겠군.’
머릿속으로 계획을 정립했다.
더는 레시피를 푸는 하수 같은 짓은 하지 않겠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보자면, 이 세계의 연금술사들은 뉴비 수준을 겨우 벗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내 기준으로 보자면 제발 도와달라고 간절하게 바라는 뉴비들로 보였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겠군.’
원래 뉴비를 가르치는 것은 고인물의 숙명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연금술이라는 학문이, 역사에 기록 될, 거대한 분기점이기도 하였다.
***
“너희들은 모두 틀렸다.”
진리라는 존재가 등장하자마자 한 첫마디는 그것이었다.
“……뭐라?”
처음에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들 대부분이 명인은 아니더라도 장인, 혹은 길드에서 치켜세워주는 존재들이기에.
불신. 그리고 경악이라는 감정이 스쳤다.
오만한 존재라는 둥, 터무니없는 소리를 한다는 둥.
연금술사라는 놈들이 제멋대로 말하고 있었다.
관중석에서 푸른색 머리카락의 남성이 손을 들었다.
“당신이 대단하다는 것은 압니다. 그런데 당신이 무슨 수로 모두가 틀렸다고 하는지 알 수는 없겠군요.”
그 주변의 있는 이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기실, 저 남자가 내놓은 레시피는 그들 기준에서 정말 괜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괜찮다. 그것들 모두 차근차근 짚어줄 테니.”
이서하는 정말 따스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이제 걷기 시작하는 아이를 보는 부모처럼.
“우선 저 남자가 내놓은 레시피의 문제들을 지적해주지.”
홀로그램 화면이 공중에 띄워졌다.
“이 레시피의 문제가 무엇인지 아나? 서로 융화하기 좋은 재료들을 섞었지.”
그것을 제법 다른 성질로 바꾸는 연금술의 솜씨는 나름 볼만했다.
문제는 볼만 하다는것 뿐일 뿐.
“이 정도면 기초 중의 기초다. 서로 융화되기 좋은 약초들을 이용해서 좀 더 괜찮은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지. 그리고 이런 기초적인것을 너희가 괜찮다고 평한다는 것 자체가…….”
이서하는 고개를 돌렸다. 가면 너머의 눈이 그들을 내려보고 있었다.
“너희가 틀렸다는 것이다.”
또각.
한 걸음 걸었다.
“여기 샐러맨더의 불꽃과 사초사의 독낭이 있다. 이걸 결합하면 어떤 식으로 바뀔까?”
“불 내성이 있는 사초사의 독낭과 불꽃이 결합해서 화상속성을 입히는 독이 제조됩니다.”
누군가 발끈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은 아니다.
“너희들이 아는 상식으로는 그렇겠지.”
연금술은 마력으로 어떻게 조형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이서하는 손을 뻗었다.
념이 의지대로 움직이며 근처에 있는 샐러맨더의 불꽃과 사초사의 독낭을 가져왔다.
일전의 비약을 만들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다.
역천을 조율하는 게 마력으로 조율해서 연금을 하는 것보다 쉽단 것을.
어쩌면 개념 스탯의 힘 덕분인지도 모른다.
혹은 현실 보정이라던가.
“그럼 여기서 문제를 내겠다. 샐러맨더의 불꽃과 사초사의 독낭을 이용하면 정말 화상 속성을 입히는 독이 제조될까? 답은 틀렸다.”
념.
으로 그것들을 띄웠다.
여기에 연금술 키트가 있으면 완벽할 수 있지만.
‘멋이 없지.’
념으로 재료를 으깬다.
그리고 간단하게 역천으로 조율했다. 역천을 미약한 힘으로 조율했다. 미약한 힘이 재료의 성질을 부정하고 밀어낸다.
역천이 부수는 것보다 부정하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
그리고 나온 액체의 성질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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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내성의 비약(C)】
뛰어난 연금술사가 재료의 성질을 반발시켜 성질을 조금 다르게 바꾸었다.
:복용 시, 화염 내성이 소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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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재료는 필요 없지. 조율만 조금이라도 한다면 말이지.”
이곳에서 연금술은 재료가 3할, 레시피가 6할, 마력 조율이 1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틀렸다.
재료가 3할이고, 레시피가 3할이며, 마력 조율이 3할에 해당한다.
“기초중의 기초를 답습하고, 그걸로 비약을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너희다. 그렇기에 나는 너희가 틀렸다고 했다.”
기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분야이기도 했다.
저 정도의 마력을 조율하려면 마법이라는 학문을 따로 파야 했다.
뛰어난 마법사가 연금술사로서의 관점으로 보며, 새로운 학문에 입문해야 했다.
‘그제서야 진정한 연금술이란 학문이 되는 거지.’
연금술은 그동안 너무 폐쇄적이었다.
마탑 역시 마찬가지.
난이도 탓인가. 원래대로라면 어느정도 교류가 있었어야 할, 기본적인 방식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걸 좀 더 응용할 수 있게 된다면.”
우우우웅!
역천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념으로 재료들을 으깨고, 액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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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염의 폭탄(C)】
뛰어난 연금술사가 재료의 성질을 반발시켜 성질을 조금 다르게 바꾸었다.
:빙결 속성을 품은 화염속성의 폭발이 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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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더 잘됐는데.’
부정하는 힘을 지닌 역천인 탓인가.
나는 액체를 흩뿌렸다.
파직파직.
허공을 얼리며 그 위로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
“……미친.”
온갖 감정들이 느껴졌다.
그러나 대부분은 같았다. 경악하는 감정, 믿을 수 없는 감정이라는 것에서 말이다.
“흠, 30분이 지났군.”
이서하는 연금술사들을 훑어봤다.
“아쉽게도 나는 그대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여기에 있을 수 없다.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하게도 발표를 빙자한 강의는 연장되었고.
그리고 이서하는 그 후로 광기에 가까운 연금술사들의 질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