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43
치직-
그 때, 그녀가 어떤 보고를 받고 표정이 굳어졌다.
[사령관님, 파견자가 남은 안구를 스스로 파괴했다고 합니다.] [뭐?]테르카의 무미건조한 얼굴에 처음으로 놀라움에 가까운 표정이 생겼다.
그 정도로 아븨칸인에게 있어 ‘눈’이란 중요한 것이었다.
[한 쪽을 순순히 넘기는 것도 이상했는데, 나머지 한 쪽을 스스로 파괴했다고? 흐음···] [좀 수상하지 않습니까? 다시 잡아들여 고문이라도-] [됐어. 이대로 이동한다. 데이터 보정이 돼 봐야 얼마나 되겠어.] [하지만-] [어차피 아븨칸인이 눈을 포기할 정도면, 죽인다 한들 이유를 말하지 않을 거다.] [그럼 다른 파견자라도 다시-] [생각이 있나! 밤부아 식민지는 이미 거의 끝났어. 하루빨리 대체재를 찾아야 할 시점에, 다시 파견자를 보내서 의태시켜 정보를 모으자고?]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테르카는 분석기에서 꺼낸 아스의 안구를 손에 그득하게 쥔다.
그의 얼굴에 욕심이 어렸다.
[헛수고했으니 이거라도 건져야지. 학자의 눈이라. 이걸 끼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냉정해 보이던 보좌관의 얼굴에도 함께 탐욕이 어린다.
아븨칸에서 안구는 수집기이자, 데이터 저장소이며, 가장 큰 재산이기도 하다.
[그는 실종 처리한다. 이 미개한 행성에서 살아가야 한다니 안 됐군. 빨리 다음 후보지로 이동하지.] [네, 사령관님.]도박은 성공했다.
*
촬영을 마친 마일리 필론이 에르히 데버에게 향했다.
또각또각-
에르히는 사이버틱한 분장을 한 화려한 미인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조금 긴장했다.
그녀는 이미 헐리웃에서 탑 반열에 오른 여배우 중 하나. 아까 저 데렉 맥커디와도 스스럼없이 웃고 떠들지 않던가.
다가오는 그녀의 도전적인 표정을 보고, 에르히는 그녀에게 한소리 들을 각오를 했다.
지금은 덜해졌지만, 촬영 초반에는 지나가는 스탭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눈칫밥을 많이 먹었다. 주로 무슨 빽으로 여주 자리를 꿰찼을까 하는 시선, 혹은 다 차려진 밥상을 엎지 말라는, 조언을 가장한 면박같은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원래 이렇게 생겼어요.] […네?] [시비 걸려는 게 아니고, 원래 인상이 그렇다구요.]뭐지, 마음의 소리라도 들렸나···
그리고 마일리 필론은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말을 훅 던졌다.
[그쪽도 안 됐네요. 하필 첫 작을 카일러 감독님하고 찍어서.]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만.]에르히의 말투가 조금 딱딱하게 변했다.
자신의 부족함을 나무라는 것은 견딜 수 있지만, 이 멋진 작품을, 자신에게 기회를 부여해 주신 감독님을, 함께하는 배우들과 스탭들을 낮춰 말하는 것은 견딜 수 없다.
그녀의 경계 태세를 알았는지, 마일리가 피식 웃었다.
[보기보다 성격이 만만찮네. 긴장 풀어요. 같은 상황을 겪은 선배로서 걱정돼서 하는 말이니까.] […?] [데뷔작을 감독님 작품으로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그 어떤 작을 만나더라도 목마르게 될 걸 각오하라는 의미였어요.]…그러고 보니 마일리 필론이 카일러의 작품으로 데뷔했었지.
당시 19세의 무명 여배우가 주연을 맡은 것으로 구설수가 좀 있었다고 들었다.
물론 개봉 이후로 그 소문들은 싹 사그라졌지만.
[카일러 감독님 시나리오와 캐릭터는 맞춤옷이잖아요.] [네…저한테 딱 맞는 배역을 주셔서 분에 넘치는 행운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과연 행운일까요?] [……] [살아가면서 입을 수 있는 옷 중에, 가장 몸에 딱 맞고 편하고 예쁘기까지 한 옷, 가장 먼저 입었어요. 그 뒤에 다른 옷을 입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 거에요. 아, 이 옷은 불편하네, 나랑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그 때 그 옷 같은 거 또 없을까?]에르히는 깨달았다.
마일리가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그녀는 약간 씁쓸한 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지금 이 행복을 최대한 누리시고, 끝난 후엔 빨리 깨닫기를 바래요. 배우란 맞춤옷을 입는 사람이 아니고, 옷에 자기 몸을 맞추는 사람이라는 걸.아니 어쩌면 배역이 사람이고 우리는 배역에게 입혀지는 옷에 불과하다는 걸. 그래서 위로 올라갈수록 배우가 배역을 고르는게 아니고, 배역이 배우를 고르게 된다는 것을.]
댕- 하고 울림이 왔다.
조용하게 그 상황을 겪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진실을 전해주는 그녀의 모습은, 화려한 스타 마일리 필론이 아닌, 어린 나이에 세상의 온갖 면들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필로소피아의 주인공 소피처럼 보였다.
[하지만 배역을 고를 수 있는 배우도 있죠. 어느 배역을 맡아도, 그 배역에 100% 맞는 옷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진짜’ 배우들. 데렉이나 저 신유명씨같은.]그녀가 저쪽 너머에서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유명을 보며, 욕심어린 표정을 짓는다.
[그거 하난 부럽네요. 하필 인생 배역을 받았을 때, 저런 배우와 파트너로 연기했다는 것이.] […네. 저도 지금의 제가 많이 부러울 것 같아요.] [하하, 재밌는 분이네.]마일리는,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인 윙크를 하더니 사라졌다.
*
마지막 촬영일이 다가왔다.
[아아…오늘이 마지막이라니.] [아스…우리 아스를 이제 다시 볼 수 없어, 흐윽-] [나는 아스가 초반에 온 동네에 끼를 다 뿌리고 다닐 때도 좋았는데, 그렇게 능숙하던 인간이 처음으로 진짜 마음이 생긴 후 헤티에겐 서툴게 애닳아 하는 모습이…하아.] […나도 거기서 세게 얻어맞았어···]촬영장의 여자 스탭들은 한숨을 쉬며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었고, 남자 스탭들은 차마 그 대화에 참가하지는 못한 채 속으로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아스 프리데터의 매력은 남녀를 가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 누구보다도 그의 매력을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이 하나.
에르히 데버.
마일리 필론이 촬영장에 왔던 날 이후, 그녀는 많은 생각에 빠졌다.
‘헤티가 정말 나에게 맞춘 배역일까···?’
아니.
물론 에르히와 헤티는 닮은 점이 많다. 존재감이 부족하여 타인의 시선에 잘 들지 못한다는 것, 피아노를 좋아한다는 것.
하지만 헤티를 헤티로 만드는 강인한 아름다움은 자신에게서 따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신유명씨와 닮았어.’
그의 강한 존재감과 선명한 매력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프레임 안에서 그를 계속 마주해 왔던 ‘헤티’의 눈에는 그것이 보였다. 어째서, 그는 저런 재능을 가지고도 밑바닥에서 발버둥치는 자의 절박함을 가지고 있는 걸까.
하지만 절박한데도 비굴하지 않으며,
단단한데도 모든 걸 던져버릴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걸까.
‘그야말로 헤티.’
그래서 헤티는 에르히에게, 완전한 맞춤복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강인함을 흉내내기 위해 에르히는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했다.
그리고…진심으로 그녀를 닮고 싶었다.
‘딱 맞는 배역은 아니었지만, 나도 저런 배역에 딱 맞는 사람이 되고 싶어.’
앞으로 다른 배역을 맡게 된다면, 마일리의 말처럼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몸부림치게 될까?
아니, 다른 배역을 맡게 된다면이라는 전제부터가 그녀에겐 사치라는 것을 마일리는 모른다.
혹시라도 어떤 기회라도 주어진다면, 헤티처럼 온 마음을 다해.
작은 단역 하나라 해도 소중함을 잊지 않고 연기할 것이다.
그녀는 예전에 깊은 병에 걸려 죽을 뻔 한 적이 있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을 때, 그녀는 ‘하지 않으면 후회할 일’을 하며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어느 대사보다도 헤티의 그 대사만큼은 진심으로 칠 수 있었다.
-나는 내가 원하고 사랑하는 것에 충실하지 못하게 살아가는 것보다는, 죽는 게 나아.
그녀에게 연기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다.
그래서 자신과 비교도 되지 않는 빛나는 스타들 사이에서도 그녀는 좌절하지 않았고,
지금과 비교도 되지 않는 초라한 배역이라 해도, 연기만 할 수 있다면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
마지막 씬은, 눈이 먼 아스와 헤티가 함께 다시 살아가는 장면.
그는 드디어 감정을 담은 ‘진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카메라는 다시 한 번 아스의 시점으로 돌아온다.
이제 그의 시점이란, 암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세계를 앞에 두고, 그의 마지막 독백이 담담히 들려온다.
[감정이 소실되고 있는 아븨칸인은, 이미 원색적인 감정을 잃었다.하지만 나는, 아븨칸인에게는 없는 감정을 직접 느끼고 있다.
헤티, 단 한사람에게 뿐이지만.
의태는 약한 생명체들의 생존 방식이다.
하지만 아븨칸인은 우주에서 가장 강한 포식자인데도 의태한다. 가장 강해 보이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가장 약한 것일까.
내 옆의 여자가 가장 약해 보이지만, 가장 강한 것처럼.]
그렇게 의 촬영이 모두 끝났다.
[컷- 수고하셨습니다!]짝짝짝짝짝짝-
긴 박수를 귀에 담으며, 유명은 천천히 눈을 뜬다.
오래 감고 있던 눈이 빛에 적응하면서, 처음으로 보이는 것은 내내 보고 싶었던 헤티의 얼굴.
아니, 수 개월간 자신과 함께 한 파트너의 얼굴.
‘에르히 데버.’
그녀를 보면 뻐근해지는 것은 아스의 마음일까, 원생의 자신과 비슷한 난관을 겪는 배우를 보고 있는 신유명 자신의 마음일까.
유명은 곁에 다가와 있는 미호에게 물었다.
‘에르히에겐 뭔가 방법이 없을까? 혹시 다른 연귀와 계약한다거나···’
{나 같은 호구가 또 있을 것 같냥?}
그 말에 유명이 멈칫했다.
생기를 얻는 대가라는 것이 원래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닐 것이다. 미호도 처음 유명에게 접근한 것은 의도가 있어서였으니꺄.
{너무 신경쓰지 마랑. 쟤는 너 정도는 아니잖냥. 지금 생기가 40 가까이 될테니 한 10년에서 15년쯤 연기를 계속하면 50 전후로는 올라올 거당. 그럼 생기로 이득을 보진 못해도, 발목을 잡지 않는 수준은 되겠징.}
‘저 상태로 10년에서 15년간 포기하지 않고 연기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너는 했잖냥. 더 상태가 나빴는데동.}
‘……’
{쟤도 너 정도로 연기를 좋아한다면 언젠가는 보상받을 거당. 그러니까 신경꺼랑.}
유명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미호의 얘기도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가장 잘 아는 자신이기에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그는 에르히에게 다가가 물었다.
[에르히, 마치고 시간 있어요?] [어…넵. 그런데 오늘 회식 있다던데요?] [어차피 스탭들 장비 정리하고 다 모이려면 몇 시간 있어야 되니까, 저랑 잠깐 연습할까요?] [연습요?]이미 촬영이 끝났는데 무슨 연습···?
에르히는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군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연습 봐주시면 저야 감사하죠.]그리고 향한 연습실에서, 유명은 에르히에게 한 가지 연습법을 전수한다.
[에르히. 스트라스버그의 ‘지버리시 훈련’ 알아요?] […네, 알고 있어요.] [이건 그걸 좀 응용한 방법입니다.]221 차기작은 정했어요?
지버리시gibberish 훈련.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연기론을 계승한 연출가 리 스트라스버그가 창안한 이 훈련법은, 일상적이고 습관적인 언어를 연기적인 언어로 바꾸기 위한 연습 방법이다.
gibberish란 ‘횡설수설’이라는 의미의 단어.
배우들은 일반적인 대사가 아닌, ‘르-르르’ ‘빠빠-빠’ 등의 의미없는 음절의 나열, 혹은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 등을 대사로 사용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성공시켜야 한다.
‘나는 너를 죽이고 말겠어.’
[빠빠- 빠- 빠아빱 빠!]말을 말이 아닌 소리로 하면 분명 처음에는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 단어에 진짜 의미와 감정을 실을 수 있다면, 상대에게 정확한 의사소통은 무리더라도 얼추 의미를 이해시키는 것은 가능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손짓발짓을 섞어, 그 뒤에는 몸의 표현을 제한하고 순수하게 음절에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담아.
이 연습법은 그냥 뻔하게 치는 대사에 의미를 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버리시 훈련법을 사용하되, 그 중 가장 포인트가 되는 단어는 좀 더 과장해서 해 볼까요?] [르르- 르르 ‘르’’르’ 르르-]에르히는 진땀을 빼며, 유명의 요구를 따른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과도할 정도로, 유명은 평범한 대사에도 일일이 의미를 싣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적응이 되고 나자, 그 톤으로 원래의 대사를 쳐 보라고 했다.
[로미오, 당신은 ‘왜’ 로미오인가요-]뭔가 어색하다. 희극을 공연하듯 너무 과장된 대사.
하지만 유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에르히. 에르히는 분명 재능이 있어요. 이런 무리한 요구도 바로 해내잖아요.] [……] [이거 좀 이상하게 느껴지죠?] […네.] [하지만 문제는, 에르히가 그 정도 과장된 톤으로 쳐야, 대사가 겨우 귀에 들어와요.]유명이 조금 서글픈 표정으로 말하자, 그녀는 기분이 이상해졌다.
왜 저 말을 하면서 그는 슬퍼보이는 걸까.
[두 가지를 다 연습해 봐요. 기존의 방법과 지금 제가 알려준 방법. 명심해야 할 건, 제가 알려준 방법은 편법이라는 거예요. 조금이라도 에르히가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한 편법.] […편법.] [네. 편법에 빠져서 정도를 잊으면 안 돼요.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편법을 쓰지 않더라도 훌륭하게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날이 올 거에요.] […네.] [너무 힘들면 포기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왠지 에르히는 포기하지 않을 사람 같아서…제가 도와줄 수 있는 건 고작 이 정도밖에 없네요.] […감사합니다.]편법을 알려주고, 포기를 논하는 것은 어찌보면 그녀를 무시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수 개월간 함께 촬영해 오며 저 남자의 성품과 연기에 관한 진지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런 그가, 마지막까지 자신을 걱정한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에르히는 그 말을 가슴 속 깊이 담았다.
[…함께 연기하는 내내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신 것, 정말 감사드려요.] [연기를 하고 있는 한은, 계속 보게 될 거에요. 언제나 새로운 세상을.] [네!] [이제 갈까요, 회식?]아스와 헤티는 그렇게, 유명과 에르히로 돌아갔다.
*
촬영이 끝난 밤, 스탭들과의 회식은 즐거웠다.
집에 와서는 미호와 2차를 했다.
캘리포니아의 특산 맥주를 잔뜩 사와서 미호와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고, 카일러의 대본이 어떻게 그렇게나 그들의 관계를 대변하고 있었는지의 이유도 들었다.
‘그랬구나. 어머님께서···’
{이번엔 오지랖이 심하셨어.}
‘나는 너무 감사한데···’
미호는 대답을 않고 맥주를 홀짝 마셨다.
‘또 하나…끝났네. 담번엔 뭘 하면 좋을까.’
{그거 촬영 끝난 다음 날에 할 생각은 아니지 않냥?}
다음날 느지막히 일어나 해장토스트를 먹은 후, 하루도 빼먹을 수 없는 스트레칭과 웨이트를 하고 있을 때, 숙소의 문이 덜컥 열렸다.
“어, 대표님? 이 시간에 여긴 왜…”
“저랑 잠시 가시죠.”
유석은 싱글벙글한 얼굴로 유명을 재촉했다.
조수석에 탄 유명이 어딜 가는지를 다시 한 번 물었지만, 유석은 가 보면 알게 된다며 쉽사리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러자 유명은 다른 얘기를 물었다.
“대표님, 다음 작품 제안 뭐뭐 들어왔어요?”
“어제 촬영 끝났는데, 무슨 그런 험악한 질문을 벌써 합니까?”
“아니…당장 뭘 하겠다는 게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유명이 찔끔하며 입을 닫고 창 밖을 본다.
과연 LA의 날씨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고, 산이 담은 푸르른 녹지와 웅장한 저택들…응? 저택?
“유명씨 집입니다.”